엊그제 멀리서 온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랑은 군대에서 만난 사이인데, 원래 나보다 한참 선임이었지만 내가 남들보다 군대를 좀 늦게 간 편인지라, 이 친구는 나보다 나이는 어리다. 그래서 전역하고서는 친한 형, 동생으로 지내고 있다. 


전역하기 전에도 종종 만났는데, 그 친구 집이 군산이라 자주는 못 본다. 그러던 차에, 엊그제 일자리 설명회를 들으러 서울에 올라온다기에, 바로 약속 잡고 만난 것이다.


기왕 멀리서 오는데, 좀 맛있고 색다른 집에 데려가고 싶어서 홍대 근처 맛집을 알아보다보니 둘 다 '인도요리'를 먹자는데 동의했다. 그래서 인도요리 전문점 중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산띠(SHANTI)'를 방문했다.



인도 여행자들이 인정한 맛집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 문구가 적힌 판넬이 식당 출입문 앞에 붙어있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하고, '홍대 인도요리' 하면 이곳의 이름이 가장 많이 노출되니, 맛을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식당에 들어서니 인도풍 인테리어에,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인도음악이 정말 인도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주었다.



확실히 인도요리가 가격이 쎄긴 쎄다... 돈도 안 벌고 있는 남학생 둘이 나눠 내기에도 참 벅찬 가격이었는데, 어쨌거나 여기까지 와서 그래도 제대로 먹고 가긴 해야겠어서, 가장 무난한 세트 A로 2인분 주문했다. (1인분이 21,500원이었다)


우리가 주문한 세트A는 '샐러드, 사모사(인도식 만두), 난(인도식 빵), 탄두리치킨, 커리, 밥, 라씨(인도식 요거트)'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커리는 '닭고기', '쇠고기', '양고기' 중에 택일을 하게 되어있어, '양고기'로 정했고, 라씨 역시 친구는 망고로, 나는 블루베리로 주문했다.


중국식 코스요리처럼 차례차례 나오는데, 일단 보기는 참 좋았다. 먹어보니 맛도 나름 괜찮았다. 사실 몇 달 전에도 인도요리가 너무 먹어보고 싶어서, 혼자 여의도 IFC몰 푸드코트에서 인도요리를 사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푸드코트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맛이 별로여서 실망스러웠었다. 그러나 확실히 인도요리 전문식당인지라, 맛은 괜찮았다. 그중에서도 양고기 커리맛이 일품이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카레, 커리와는 차원이 다른 듯...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의 양은 아니었지만, 나는 딱 적당히 먹은 것 같다. 원래 부족하게 먹어야 몸에도 좋다지 않은가. 너무 배부른 느낌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여하간 친구는 계속 양이 부족하다고 아쉬워 하긴 했는데... 둘 다 맛에 있어서는 인정했다.


아무튼 오랜만에 그 친구와 만나, 사치스러운 인도요리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 친구 역시나 앞으로 먹고 살 문제로 고민이 많은 듯 싶다. 오늘 서울에 올라온 것도, 직업 설명회 참석 차 올라온 거고... 전역하고 자격증 따랴, 직업 설명회 들으랴 그래도 자기 앞길 찾아서 저렇게 열심히 동분서주하는데.. 나는 한 달이 넘도록 뭘 하는지... 자꾸 반성만 할 게 아니라 실천을 해야하는데 게으른 내 자신이 부끄럽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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