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속상하네요.


국악사에서 대여한 해금인데, 어제부로 2개월 약정기간이 끝나서 연장 계약을 했더랬습니다. 연습하려고 켰는데... 이 지경이 되어버려서 무진장 속상하네요.


박살난 부분은 해금의 '주아'라는 부분인데, 해금의 현(줄)을 팽팽하게 감거나 느슨하게 푸는 역할을 하는 부위입니다. 약간 레버 같은 느낌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뻑뻑해서 잘 안 돌아가더라고요. 있는 힘껏 누르면서 돌리는데 '뚝' 하고 부러져버렸습니다.


머릿 속이 하얘졌습니다. 대여 악기를 박살냈으니... 당장 연습을 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수리비 걱정부터 들더군요. 바로 국악사에 전화해보니 "요령으로 돌려야하는데 너무 힘주면 부러질 수 있다"고 하네요. 일단 내일 당장 가서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수리비가 얼마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속상하네요. 안그래도 돈 없어서 쪼들리는 상황에...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는지.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원래 주아 부분은 여름철에 쉽게 뻑뻑해진다고 합니다. 그럴 때는 선풍기 바람도 쐬어주면서 느슨하게 만들어준 다음에 슬슬 돌려야 한다는데, 모르고 완력으로만 돌리려고 했으니... 이번 참에 좋은 교훈 얻었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속상한 건 어쩔 수 없네요.


수리비가 많이 들지 않기만을 기도할 뿐입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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