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겨울인 것마냥 찬 바람이 아주 쌩쌩 불더군요. 특히나 저희 집의 위치가 산을 등지고 있는 데다가, 고층 아파트인지라 평소에도 바람이 제법 잘 통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전국적으로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가, 집 안은 완전히 겨울 느낌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당황하긴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니 전부 겨울인 줄 알았다고 벙찌는 반응들이네요. 지구온난화 탓에 이제 정말 가을은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 양 극단의 계절이 뚜렷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습니다. 아무튼 더운 것보단 추운 게 훨씬 낫죠. 제 생각에 이것도 잠깐이고, 다음 주부터는 다시 더워질 것 같긴 한데... 오늘 날씨는 생각보다 매우 선선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에어컨도 필요 없고, 피서갈 필요도 못 느꼈어요.


무엇보다 무예 수련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다죠. 오늘 같은 날 무예 수련을 안 하면 왠지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보라매공원에 갔습니다. 가서 선선한 밤바람 쐬가며 무예 수련을 했습니다. 확실히 그동안 덥다는 핑계로 수련을 게을리 했더니, 체력이 예전만 못한 느낌입니다. 그동안 더워서 실내 수련 위주로 했거든요. 그냥 기본기 정도만 점검해주는 정도로요.


오랜만에 날도 풀렸겠다, 전반적으로 점검하듯이 한 번씩 돌려봤습니다. 기초체력단련부터 발차기, 연환충권, 소념두, 공자복호권, 호학쌍형권 그리고 무예도보통지 권법까지... 거기에 창 들고 가서 창 기본기부터 기창 투로까지 했지요. 칼만 빼고 오늘은 다 수련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했더니 체력적으로 지치긴 했는데, 그래도 날이 선선하니 할 만한 느낌입니다. 아마 이렇게 꾸준히 수련해주면 다시 봄 당시의 체력으로 금세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날 좀 더 풀리면 오랫동안 중단했던 뜀걸음(구보)도 다시 시작할 생각이에요. 말년 병장 시절 혼자서 현충원 일대를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뜀걸음이 힘들긴 해도 꾸준히 하면 그것만큼 체력 확장에 도움되는 운동도 없는 것 같더라고요. 무예로 체력단련을 할 수도 있지만, 뜀걸음과 병행하면 훨씬 도움이 됩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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