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생애 첫 노트북을 장만했다. 기종은 삼성 노트북 9 라이트 시리즈다. 부천 일렉트로마트를 아이쇼핑하면서 직원에게 안내도 받았지만, 심한 기계치라서 들으나 마나 뭔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했다. 그냥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작은 노트북을 골랐다.


사실 살면서 데스크톱 컴퓨터가 주는 익숙함에 젖어 노트북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것보다는 데스크톱 컴퓨터로 글을 쓰는 손맛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노트북의 필요성을 처음 느꼈다. 교수님의 말씀을 받아적느라 손 아프게 필기하고 있을 때, 휘리릭 노트북으로 받아적는 학생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도 4학년이 될 때까지 꿋꿋이 데스크톱을 고수했다.


하지만 전역하고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노트북의 '휴대성'이 간절하게 요구됐다. 어디든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취재한 즉시 원고를 보낼 수도 있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오랜 시간 집을 비울 때도 언제 어디서든 노트북으로 글을 쓸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찌는 듯했던 올 여름, 찜질방 같은 집 안방에 틀어박혀 글을 쓰려니 그 자체로 고통스러웠다. 내년 여름엔 스타벅스 같은 시원한 카페에 가서 글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다소 안심이 된다. 복학해서 수업을 들을 때도 예전처럼 손 아프게 필기할 일도 줄어들테고. 나름 비싸게 주고 산 물건이니만큼 오래도록 유용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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