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4년 9월 2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2014년도 후반기 유해발굴작전 개시 2일차(강원도 철원). 훈련소에서 완전군장 20km 행군도 거뜬히 해냈기에 산 타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정말 힘들다. 진짜 토할 것 같다. 전투화 신고 산을 타니 발뒤꿈치는 다 까지고 숨은 턱까지 차오른다. 정말 하늘이 노래진다는 게 어떤 뜻인지 알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산에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쉴 시간도 없이 바로 삽 들고 땅을 열심히 판다. 이걸 매일 해야 한다. 유해발굴병이면 편한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내 앞에서 그런 소리 하면 꼭 때려줄테다.

그래도 금속탐지기로 유품을 찾아내는 과정도 신기하고, 마침내 유해를 발견했을 때의 감격도 새롭다. 어리버리 이등병이라 고참들 옆에서 짐 나르며 보조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았지만 처음 발견한 유해를 정성스럽게 관에 모시고 태극기로 관포(관을 싸는 것)한 뒤에 봉송하며 경례를 붙일 때 그 감격이란...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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