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마시던 소타차(작은 바가지처럼 둥글게 말아놓은 형태의 차)가 아직 남았지만, 보이차도 한 종류만 마시려니 영 물리더군요. 좀 다양한 종류의 차를 한꺼번에 구비해놓고 그때 그때 마시는 게 좋지 않나 싶어서 엊그제 지유명차 종로점을 찾았습니다.


보이차의 종류가 워낙 많은 터라 시음을 해보지 않고서 함부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사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막상 우려냈을 때 내 입맛에 정말 안 맞을 경우 후회할 수도 있죠. 음식이니 환불이나 교환도 안될 테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보이차 전문점에서는 고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차를 시음해보고 구매하게끔 권합니다.


저 역시 이날 앉은 자리에서 1시간 가까이 점장님이 내려주시는 다양한 종류의 보이차를 마셔봤습니다. 새로 입고된 원미소타부터 맹송숙전, 강성숙전까지... 새로 나온 원미소타는 마시자마자 땀이 주륵주륵 나는 등 열감이 장난아니었습니다만, 약간 밍밍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점장님은 강성숙전이라는 차를 추천해주셨는데 딱히 몸에서 열감이 별로 안 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맹송숙전'이라는 차를 구입했습니다. 예전부터 맹송숙전이 좋다고 해서 한 번 마셔보고 싶었거든요. 가격은 한 편에 7만원입니다. 아껴 먹으면 두고 두고 꽤 오랜 시간 마실 수 있으니 비싼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저도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 뒤로는 가급적 차에는 지갑 여는 걸 마다하지 않으려는 편이라...


그리고 1만 5천원짜리 지유소타차도 한 통 구입했습니다. 이건 아마 지유명차에서 가장 저렴한 보이차에 속할 겁니다. 가끔씩 생각나는 맛이라 맹송숙전이나 원미소타가 물릴 때 입맛 전환용(?)으로 마시기 위해 샀습니다.


여하간 보이차를 마시면서부터 술을 멀리하게 됩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밤마다 혼술하는 게 인생의 낙이었는데요, 보이차를 마시면서부터 이상하게 알코올이 별로 안 땡깁니다. 어쩌다가 한 잔 마셔도 몸이 술을 거부합니다. 지난 번 회식 때 소맥을 몇 잔 마셨는데 금세 머리가 아프고 속도 울렁거리더라고요. 술이라면 환장하는 편이었는데 놀라운 변화죠. 


반면에 보이차는 계속 마시고 싶어지네요. 요즘에는 학교 갈 때도 아침에 한 잔씩 우려서 보온병에 담아가기도 합니다. 마시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신체적 변화는 못 느끼고 있습니다만... 꾸준히 마시다보면 천천히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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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습니다.

뭐 더 할 말이 있겠습니까. 사실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헌법재판소의 인용에 따른 파면, 그리고 구속까지... 모든 게 순리대로 흐른 것일 뿐입니다. 다들 예상했던 부분들이고요. 그럼에도 가슴이 아픕니다.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룩한 민주주의가 무능하고 부패한 후대 대통령에 의해 어떻게 무너져버렸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한국현대사의 또 다른 비극인 셈이죠.

박근혜가 구속되면서 오늘 아침 가수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노래가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하여간 네티즌들의 재치란. 그 노래보다는 이 노래를 한 번 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어 공유합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찾은 영상인데, 18대 대선 직전에 제작된 노래 같습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의 일이라 아마 누가 됐든 다음 대통령만큼은 부정축재 및 측근비리가 없는 훌륭한 지도자이기를 바라며 쓰여진 곡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염원이 무색하게도, 끝내 우리는 또 한 명의 '범죄자'로 전락한 대통령을 보고야 말았네요. 역대 대통령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존경할 만한 지도자가 몇 없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낄 따름입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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