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즐겨 보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불란셔 제빵소'라는 이름으로 파리바게뜨의 PPL 상품들이 등장합니다. 왕사탕, 무지개 카스테라, 꽃빙수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이걸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입에서 군침이 떨어지곤 합니다.




제일 처음에 산 '왕사탕'입니다. 극중에서 고애신(김태리)과 구동매(유연석)가 먹었던 사탕입니다. 옛날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싸구려 눈깔사탕이랑 다를 바가 없지만, 드라마 탓인지 뭔가 더 달달하게 느껴지는 맛입니다.




고애신과 쿠도 히나(김민정)가 먹던 '무지개 카스테라'입니다.


원래 카스테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드라마를 보니 왜 그리 당기던지. 그런데 이거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근처 파리바게뜨에 매일 같이 들락날락했는데 갈 때마다 품절입니다. 다른 지점에 가도 항상 품절 소식만... 드라마 자체가 인기가 많다 보니 저처럼 이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오늘도 운동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삼각지역 파리바게뜨에 들렀는데 역시 품절이더군요. 오기가 생겨서 동네 파리바게뜨에 전부 전화를 돌려 재고를 물어봤는데, 마침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 재고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비를 뚫고서 딱 하나 남은 재고를 집어왔습니다.


달달하니 제법 맛납니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머그컵'에 가배당 커피를 담아서 마셔보았습니다. 기가 막힌 대한제국 풀세트의 완성입니다.


가배당 역시 PPL 상품인데, 이건 파리바게뜨가 아니라 달콤커피에서 내놓은 한정 상품입니다. 드라마에서 각커피를 뜨거운 물에 풀어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은 박스에 딱 두 알 들어 있습니다. 커피가루와 설탕을 뭉쳐서 네모난 조각으로 만든 상품입니다. 이 커피 역시 달달하니 괜찮습니다. 사실 보이차와 놓고 보면 헷갈릴 정도로 비슷합니다 (...)


가배당도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입고된 지점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엊그제 미팅 때문에 강남역에 갈 일이 있어 갔다가, 마침 근처 지점에 재고가 있길래 두 세트 구해왔습니다.


커피잔은 스타벅스에서 올해 광복절 및 대한제국 선포 121주년 기념으로 한정 출시한 '오얏꽃 머그컵'입니다. 드라마 PPL과는 무관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대한제국 시절이라 무척 어울립니다. 마침 어제 방영분에서는 '오얏꽃' 이야기가 등장하기도 하더군요.


오얏꽃 머그컵에 가배당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니 가배를 사랑하던 고종 황제가 생각납니다.



이런 거 사올 때마다 "돈 쓸 데가 그렇게도 없냐"는 가족들의 핀잔이 쏟아집니다. 그래도 뭐 저만 즐거우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이런 거 사먹으려고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돈 버는 건데. 소확행이 따로 있겠습니까.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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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광복절 및 대한제국 선포 121주년 기념 MD를 출시했더군요.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무궁화가 감싸고 있는 모양의 머그컵입니다. 텀블러와 티스푼, 스벅카드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오얏꽃 머그컵이 제일 이쁜 것 같습니다. (가격도 착하고)



솔직히 광복절과 대한제국 선포 121주년은 약간 어거지로 엮은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만, 가배(커피)를 즐겨 드시던 고종 황제를 생각하면 대한제국 선포 기념 MD로는 적절한 컨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출시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근처 스벅 매장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실물을 보니 사진에서 본 것과는 달리 별로 끌리지가 않더군요. 매장까지 가놓고서도 만지작 거리다가 그냥 돌아섰는데... 그날 이후로 계속 이 컵이 눈 앞에 아른거렸습니다.



결국 다시 마음을 바꾸어 가까운 스벅 매장을 찾아갔습니다만, 하루 만에 벌써 품절됐다는 소식이... 다른 매장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빨리 매진될 줄 알았더라면 그냥 그때 바로 사는 거였는데...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는데, 어제 보라매공원에 수련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스벅 매장을 보았습니다. 큰 기대 안 하고 들어섰는데, 운 좋게도 아직 재고가 남아 있었습니다. 두 개 남은 것 중 하나를 데려왔습니다. 가격은 17,000원.


이번에 통인동 커피공방에서 공수해온 시그니처 블렌딩 원두 '경복궁의 가을'을 핸드드립으로 내린 뒤에 친구가 캐나다에서 사온 '메이플 시럽'을 타서 아이스 커피로 한 잔 마셨습니다.



요새 <미스터 션샤인>을 재미나게 보고 있는데, 극중에서도 고종 황제가 가배차를 즐겨마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머그잔에 커피를 마실 때마다, 망국의 설움과 굴욕을 감내해야만 했던 고종 황제가 생각날 듯 싶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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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대망의 출국일이 밝았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오후라 아침에 비교적 여유 있게 출발했습니다. 친구와 김포공항에서 만나 공항철도로 환승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래도 출국 절차가 복잡할 것 같아서 꽤나 일찍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일사천리로 금방 끝났습니다. 티켓 끊고, 미리 예매한 포켓와이파이와 교토행 하루카(고속철도) 티켓도 수령했습니다. 일본 고속철도 티켓을 한국에서 미리 예매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수령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여행 준비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참 신기하고 편리하더군요. 출국 심사 마친 뒤, 점심 먹고 면세점 구경 좀 하다가 오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동해 상공을 날아 마침내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바깥에 나가는데, 훅 끼쳐오는 덥고 습한 공기. 확실히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덥고 습하다던데 피부로 확 느껴졌습니다. 과연 3박 4일 동안 무사히 보고 다닐 수 있을지 슬슬 걱정이 되더군요.


어쨌거나 저희는 바로 교토로 가기 위해 하루카를 타러 이동했습니다. 사실 저나 친구나 일본어도 영어도 할 줄 몰라서 이번 여행 기간 동안 '직감'에 많이 의지했습니다. 버스를 어디서 타야할지 몰라도 직감적으로 여기다 싶으면 그냥 들이대고 본 거죠. 무식하면 용감하달까. 


그런데 생각보다 이 직감이란 놈이 대단하더군요. 여행 중 구글 맵이 잘못 알려준 길을, 직감적으로 이상하다고 느끼고 반대로 가니까 제대로 도착하는 그런 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하루카를 탈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 사실 교토행 하루카인 줄 알고 열차를 탔는데,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검색해보니 다른 블로거가 올린 하루카 내부 사진하고 지금 저희가 타고 있는 열차 사진하고 전혀 다르더군요. 


"야, 우리 잘못탄 것 같다"하고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서 간사이국제공항으로 돌아가는 반대편 열차를 탔습니다.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보니 하루카행 열차는 하루카 전용 탑승구가 따로 표기되어 있더군요. 다른 관광객들도 거기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우리는 '저 사람들 왜 열차 왔는데 안 타고 서있지' 하면서 다른 열차를 탔던 겁니다.


결국 도착하자마자 뻘짓을 하는 바람에 지체되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전화위복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하루카는 자유석으로 운영이 되는 터라 티켓이 있어도 좌석이 차면 입석으로 가야 합니다. 만약 앞서 하루카를 탔더라면 이미 줄이 길어서 꼼짝없이 서서 갈 뻔 했는데, 한 번 보내놓고 나니 줄이 리셋되어 저희가 비교적 앞줄에 자리잡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하루카에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원래 오사카에서 교토까지는 일반 열차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하루카를 타니 1시간 20분 만에 교토역에 도착했습니다. 교토역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6시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교토타워부터 들르는 거였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막상 교토타워를 보니 그닥 가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서 그냥 역 앞에서 감상하는 걸로 마무리하고 바로 숙소로 길을 잡았습니다.





숙소는 교토역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저녁이라 날이 선선해서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뭐 이렇게 낯선 땅 구석구석을 도보로 이동하는 것도 자유여행의 묘미 아닐까요.





한 30분 정도 걸으니 목적지가 나타났습니다. 교토에 있는 동안 머물 숙소는 '다나카-야-인'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료칸 분위기가 나는 숙소로 일부러 예매했는데, 이런 형태의 숙소들이 거리에 밀집해있더군요. 인적 드물고 조용하면서도 깔끔한 거리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면서 은은하게 울리는 풍경(이 맞는 용어인지 모르겠습니다)소리도 무척 좋았구요.




숙소에 도착해서 뭐라고 말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 주인 아주머니의 한국어가 유창하시더군요. 알고 봤더니 재일교포라고 합니다. 아주머니의 아들인 '마사토'라는 이름의 청년이 저희를 숙소로 안내해주었는데 무척 밝고 경쾌한 청년이었습니다. 이후로 한 번도 보지는 못 했지만...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여장을 풀고 곧장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산조역 근처에 있는 '이케다야'라는 술집이 바로 목적지였습니다. 


여기도 도보로 2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숙소가 위치한 지역은 조용하기 짝이 없었는데, 좀 걷다보니 시끌벅적한 번화가가 나타나더군요.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삐끼들이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성진국답게 유흥업소들이 많이 보이는데, 솔직히 이런 장면은 저희 동네 근처 신림동만 가도 볼 수 있는 모습이라... 크게 이색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생각 없이 걷고 있는데 낯 익은 사진이 보였습니다. 메이지유신의 기반을 닦은 사카모토 료마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 앞에 비석이 있길래 한자를 해석해보니 이곳이 료마의 거주지였다는 것 같군요. 나중에 안 사실입니다만 이 부근에 료마가 암살당한 현장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 제 관심사는 오로지 신선조에만 꽂혀 있어서 그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마침내 신선조 투어의 첫 번째 목적지, 이케다야에 도착했습니다.




이케다야는 원래 여인숙이었습니다. 막부 말기에 막부에 적대적이었던 조슈 번과 도사 번의 존황양이파들이 이곳에 숨어 지내면서 교토수호직이었던 아이즈번 영주 마츠다이라 카타모리의 암살과 교토 시내 방화, 천황 납치라는 어마무시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첩보를 입수한 신선조 대원들이 1864년 7월 8일, 야밤에 이케다야를 습격해 이들을 처단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 사건이 바로 '이케다야 사건'입니다. 신선조가 유명해진 계기가 된 사건이기도 한데, 위키백과에 따르면 '메이지유신을 1년 늦춘 사건'이라고 평할 정도로 대단한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그 당시의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그저 이곳이 과거 이케다야 사건의 현장이었다는 비석과 함께 지금은 동명의 이자카야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에 담긴 의미가 남다르다보니 술집에서는 적극적으로 신선조 마케팅을 하고 있더군요. 아예 내부에 신선조 관련 그림과 모형 등을 전시해놓고 있었고, 신선조 특유의 톱니바퀴 모양 하오리를 입어볼 수 있게끔 복장들을 걸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점원들도 신선조 하오리를 입고 서빙을 하더군요.





그외엔 딱히 신선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과거 신선조가 활약했던 역사적 현장에서 사케를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즐거웠습니다. 첫 잔은 우선 이곳에서 죽어간 신선조 대원들을 위해 추모의 잔으로 올렸습니다. 그리고서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케다야에서 가볍게 1차를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술과 안주를 사서 숙소에서 2차를 달렸습니다. 깊은 밤, 교토의 료칸에서 친구와 마시는 사케 맛이 참 달더군요. 그렇게 일본에서의 첫 날이 저물었습니다.



- 3부에서 계속 -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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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팅 때문에 역삼동에 갈 일이 잦은 편입니다.

디지털 마케팅·IT 비즈니스 업계는 대부분 역삼동 쪽에 밀집되어 있는 모양이더군요.


이번에 아마존 직원을 만날 일이 있어 이베이가 입주한 '강남파이낸스센터'에 갔습니다. 처음엔 그렇게 큰 건물인 줄 몰랐는데, 지하 8층에 지상 43층 규모라고 하더군요. 고층건물에 갈 일이 별로 없는 터라, 좀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서울촌놈' 티 제대로 내고 왔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초고속으로 올라가는데, 흔들흔들거리니까 괜히 심장이 쫄깃하더군요. 그리고 올라가다보면 비행기 탈 때처럼 귀가 멍멍해지는 현상이... 서울 한복판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그런 경험을 하니 신기했습니다.


저자 미팅 끝내고 미팅룸에서 창밖의 서울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미팅룸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기가 막히더군요. 외부인들에게는 개방이 안된 공간인데, 여기 직원들 입장에서는 최고의 휴식처가 아닐까 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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