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팅 때문에 역삼동에 갈 일이 잦은 편입니다.

디지털 마케팅·IT 비즈니스 업계는 대부분 역삼동 쪽에 밀집되어 있는 모양이더군요.


이번에 아마존 직원을 만날 일이 있어 이베이가 입주한 '강남파이낸스센터'에 갔습니다. 처음엔 그렇게 큰 건물인 줄 몰랐는데, 지하 8층에 지상 43층 규모라고 하더군요. 고층건물에 갈 일이 별로 없는 터라, 좀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서울촌놈' 티 제대로 내고 왔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초고속으로 올라가는데, 흔들흔들거리니까 괜히 심장이 쫄깃하더군요. 그리고 올라가다보면 비행기 탈 때처럼 귀가 멍멍해지는 현상이... 서울 한복판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그런 경험을 하니 신기했습니다.


저자 미팅 끝내고 미팅룸에서 창밖의 서울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미팅룸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기가 막히더군요. 외부인들에게는 개방이 안된 공간인데, 여기 직원들 입장에서는 최고의 휴식처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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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파미에스테이션 국숫집 '면주방'에서 사먹은 갈비국수(9,000원)


진한 육수가 일품이었으나, 조리 시간이 너무 길고 갈비가 적어 아쉬웠다. 아무리 물가가 비싼 강남이라지만 9천 원짜리 국수에 어울리지 않는 적은 양이 아쉽기만 하다. 


근데 여기만 탓할 문제는 아닌 것 같기도. 고속터미널역 근처 식당 밥값은 서울 변두리 식당보다 곱절 이상 비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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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통장 잔고가 1,000원 밖에 안되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교통비 등등 돈 나갈 데를 생각하지 않은 채, 계획에 없던 돈을 펑펑 써대다보니 통장 잔고가 바닥이 나버렸죠. 당장 교통비 3만원 지불할 돈이 없어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할 정도로 쩔쩔 매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돈이 떨어지니 사람들 만나는 것 자체가 꺼려지더군요. 어디 가서 커피 한 잔 하자고 할까봐. 그런 상황이 실제로 오면 굉장히 난감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에서야 간신히 숨통이 트였습니다. 중학교 자유학기 강사 월급이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엊그제는 <오마이뉴스>에 쌓아둔 원고료도 들어왔습니다. 통장 잔고가 한 순간에 바닥을 찍었다가, 지금까지 보유해 본 적 없는 거액의 돈이 쌓였네요. 그래봤자 100만원 좀 안 되는 돈이지만, 저한텐 이 정도도 거액이군요.


계획에 없는 돈을 펑펑 써댄 후폭풍이 얼마나 무서운지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돈을 좀 아껴 쓰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혹시 모를 충동구매를 방지하고자, 일부러 자주 쓰는 통장에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겨두고 다른 곳에 돈을 옮겨놨습니다. 그리고 물건을 사거나 할 때는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두 번 세 번 꼼꼼히 점검합니다. 그래도 돈이 들어오니 다시 마음이 풀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아무튼 월급도 들어왔겠다, 오늘 하루는 나만을 위한 고퀄리티의 힐링타임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휴식이 좀 필요한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서평기사 하나를 써야했는데, 글이 유난히 안 풀리더라고요. 지난 번에도 살짝 언급했지만, 글쓰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해도 계속 집중이 안됩니다. 내내 그 글만 생각나거든요. 좋아하는 무예 수련조차 집중이 안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어제 저녁에 송고를 마치고 나니 너무 홀가분하더군요.


그래서 하루 종일 일이 없던 오늘, 강남 센트럴시티 메가박스에 가서 조조로 영화 <럭키>도 보고 점심도 럭셔리한 중화요리 뷔페에서 해결했습니다. 


제가 간 곳은 반포역 뉴코아백화점 5층에 위치한 '샹하오'라는 뷔페입니다. 제가 중국요리라면 환장을 해서, 평소에도 자주 가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가난한 휴학생 주머니사정으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어서 자주 가지는 못했죠. (점심이 15,900원이고 저녁이 22,900원입니다) 하지만 월급도 들어왔겠다 오늘만큼은 정말 나를 위해 써야겠다 싶어서 혼자서 다녀왔습니다.





깐풍기, 고추잡채/꽃빵, 만두, 꿔바로우, 유산슬, 마파두부, 청경채볶음, 토마토계란볶음 등등 제가 좋아하는 중국요리들이 한가득입니다. 뷔페라고 해서 음식들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웬만한 중국집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평소에 먹어보지 못하는 요리들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배가 작아서 다 맛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지만...





내친 김에 와인까지 곁들였습니다. 무제한 와인이 3,000원이고 글래스 와인 1잔이 1,900원인데 백주대낮부터 와인으로 배 채울 건 아니라서 '까베르네 메를로' 라는 와인으로 글래스 한 잔만 시켰습니다. 혼자서 와인에 뷔페에... 누가 보면 <혼술남녀> 찍는 줄 알겠습니다. 하석진 같은 외모가 아니라서 아쉽군요.





퀄리티 있는 혼밥으로 나만의 힐링타임을 충분히 즐겼으니, 내일부터는 다시 빡세게 읽고 또 쓸 준비를 해야겠죠. 


이제 돈도 좀 아끼고요.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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