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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4.25 [근황] 중앙대학교 국궁동아리 활터 '단풍골' 정비작업 봉사!



어제 무예24기 수련을 마치고, 오후 2시부터 중앙대 뒷산에서 활터 정비 공사(?)를 했다. '단풍골'이라 불리는 이 활터는 중앙대학교 국궁동아리 <쏜살>에서 운영하는 간이 활터로, 인근 대학인 숭실대 국궁동아리에서도 같이 이용하는 활터라고 한다.


보직이 보직인만큼, 군대에서 '삽질'하나만큼은 제대로 배워왔다고 자부하고 있기에, 예전부터 전역하고 종종 삽질할 일이 있으면 불러달라고 사부님께 약속드린 터였다. 전역하자마자 곧장 내 재주가 쓰일 일이 있다니 오랜만에 '삽질의 혼'이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해, 두 팔 걷어붙이고 공사에 자원봉사로 참여했다. 그래서 오늘 이 작업을 위해 특별히 발굴할 때 입던 발굴복과, 전투화로 무장하고 출동했다.


공사는 간단했다. 그냥 땅 파서 흙을 모은 뒤에, 과녁을 설치할 사면에 부어 두텁게 쌓은 뒤 다지는 단순 작업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사면의 경사가 워낙 심해서 부어도 부어도 쉽사리 메꿔지지 않았던 게 함정. 약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었다. 결국 2시간여의 공사에도 불구하고 복토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 할 수 없이 다음 주로 기약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삽질하다보니 힘들기보다는 옛 추억도 생각나고, 삽질이 서투른 미필자들 앞에서 삽질의 정석을 보여주며 혼자 뿌듯해 했다는...



그런데 땅 파다가 이런 게 나와버렸다 (...)


처음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발굴현장에서 워낙 자주 목격하는 거라... 근데 포장지도 없고, 겉면이 다 벗겨져서 시레이션인지 음료수캔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설마 시레이션일까 싶기는 한데, 6.25전쟁 당시에 이 부근에서 실제로 전투가 있었기도 하고, 또 혹시 모르는 일이라 우리 단에 제보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된다. 발굴병 출신들과 상의해보니 그래도 한 번 제보해보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 다수인데. 근데 내 제보 받고 출동했다가 아무 것도 안 나오면 그것도 문제일 터. 


음... 고민 좀 해봐야겠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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