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흥미로운 소식입니다.


조선시대 권법에 관한 논문이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군사> 101호에 등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수원 무예24기시범단의 최형국 박사님께서 쓰신 논문입니다. 



(사진 출처: muye24ki.com)


그렇게 긴 분량의 논문도 아니고, 문화사적 관점에서 쓴 논문이라 읽기 어렵지 않습니다. 무예를 수련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조선시대 군사들은 맨손무예를 어떻게 익혔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동작의 고증은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보고 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지만, 이렇게 남아있는 사료들을 통해 학술적으로는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합니다. 조선군이 병영에서 어떻게 권법을 익혔고, 권법에 대한 그들의 인식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면 논문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만, 아래 논문 PDF 파일을 따로 첨부해뒀습니다. 편하게 다운받아서 읽어보시면 됩니다.



조선후기 권법의 군사무예 정착에 대한 문화사적 고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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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입문 이후로 5년 가까이 애정을 갖고 수련해왔던 무예24기를 잠시 관두기로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태극권, 홍가권, 영춘권 등 다양한 무술을 수련해왔음에도, 제일 오랜 시간 그리고 제일 열심히 수련했던 무예가 바로 무예24기였습니다. 군 복무 중에도 짬짬이 수련을 해왔고, 휴가 중에도 반드시 수련터에 나가 사부님께 교정을 받았을 정도니까요. 물론 그 애정은 지금도 식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옮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저 칼과 창을 휘두르는 맛이 좋아서 무예24기를 해오긴 했지만, 제 마음 속에는 여전히 맨손무예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요즘 시대에 칼이나 창을 들고 다니며 호신을 하기는 힘드니까요. <무예도보통지>의 권법 수련을 열심히 해보기도 했지만, 애시당초 <무예도보통지> 자체가 맨손무예의 비중이 낮은 데다가 완벽한 복원이 이뤄지지 않아 제가 원하는 수준의 수련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수 개월 전에 "타 문파의 권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포스팅을 한 바 있었죠. 다만 그 시기와 권종을 정하지 못해 계속 견학이나 다니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더 미루다간 영영 기회를 놓치겠다는 생각에, 이제 정말 새로운 문파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며칠 전에 갑작스럽게 "떠나겠다"고 선언하고, 사부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처음엔 농담처럼 얘기를 꺼냈고, 저 역시도 이번 달까지는 좀 더 고민해볼 요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마당에 무예24기 수련이라고 제대로 될 리가 없더군요. 결국 더 미룰 것 없이 당장 다음 주부터 새로운 도장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사부님께서는 "성장을 위해서는 떠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기꺼이 떠나는 것을 허락해주셨지만, 그래도 시원섭섭해하는 눈치셨습니다. 저도 그게 참 마음에 걸렸지만, 어쨌든 제 개인의 성장과 무술적 욕망의 해소를 위해서라도 떠나는 것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무예24기 수련을 병행할까도 고민해봤지만, 오히려 사부님께서 "무리해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리시더군요. 오히려 제게 "제대로 된 정종 문파에 가서 성공하면 그걸로 된 거다"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어제 일요일 정규수련을 마지막으로 무예24기 수련을 중단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사부님께서 진검을 빌려주시며 "대나무베기나 실컷 하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덕분에 대나무 여럿 쪼개고 왔습니다. 조촐한 송별회(?) 겸 부대찌개로 다같이 점심 먹고 헤어지는데 참 미안한 마음도 들고,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뭐 집도 가깝고 어차피 무술 외적으로도 자주 만날 일이 많지만, 오랜 시간 몸 담았던 문파를 떠난다고 하니 마음이 공허하네요. 그래도 가끔씩 송년회 등 경조사는 참여하면서 인연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어찌됐건 내일이면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납니다. 어떤 무술을 배우게 될 지는 이미 결정했지만, 아직까지 밝히기가 좀 그렇습니다. 입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제자가 된 것마냥 떠들고 다니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요. 정식으로 입문하고 수련을 시작하면 수련일기를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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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지난 주부터 서울 소재 모 중학교 자유학기 선택과목 '전통무예 권법' 반이 개강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교실에서 간단하게 자기소개하고 몸풀이랑 기본적인 호신술 몇 개만 지도하고,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장에 나가 무예를 지도했습니다. 


아, 그런데 정말 한 번 수업할 때마다 진이 빠지는 듯 합니다. 확실히 성인들에게 무예를 지도할 때와는 달리 몇 배는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야 대개 본인들이 하고 싶어서 온 데다가, 성인이라 굳이 제가 목소리 높일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 시키니까 온 거고, 더욱이 한창 혈기왕성할 때 아닙니까. 더욱이 인원은 어찌나 많던지... 


다른 애들 교정해주느라 잠깐 한 눈 팔고 있으면, 그새 딴 짓하고 있고, 그 딴 짓 하는 애들에게 주의주려고 하면 또 그 사이에 다른 애들이 딴 짓하고 있고... 딴 짓의 양상도 천차만별입니다. 핸드폰 꺼내서 게임을 하질 않나, 자기들끼리 철조망에 매달려서 메뚜기를 잡지를 않나, 땅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있지를 않나... 그런 거 보면 맥이 탁 풀리는 느낌입니다.


최대한 재미있고 흥미롭게 진행하기 위해서 초장부터 공방 연습을 시켰지만, 애들한텐 그것도 지루한가 봅니다. 몇 번 깔짝깔짝하더니 그새 지루하다고 "새 기술 가르쳐주세요!" 하는데... 어린 애들 붙잡고 "무예란 반복 숙달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교하는 것도 별무소용일 것 같고요. 여러모로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을 지도해야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듯 합니다.


어떤 애들은 첫 만남부터 어이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뜬금없이 "피자 사주세요!"하질 않나, 자기를 일진이라고 소개하지 않나... 저한테 "선생님 싸움 가르쳐요? 싸움 잘해요?" 당돌하게 질문하기까지.. 이쯤 되면 제가 얼마나 힘들지 감이 오시죠?


그래도 애들은 순수한 것 같더군요. 저런 모든 행동에 특별히 악의가 있는 것 같진 않고, 중학교 1학년 다운 순수함이 많이 보입니다. 나름대로의 편견도 있었지만 막상 얘기하다보면 애들답게 순진하다는 걸 금세 느끼겠더라고요. 그리고 개중에 열심히 하는 친구들도 꽤 있고요. 여기도 희한하게 여학생들이 더 많은데, 몇몇 여학생들 중에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 친구들 보면서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주어진 시간 동안 지도 방식을 계속 고민하면서, 더 재밌게 해봐야겠습니다. 애들에게 진지하게 무예를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애시당초 포기한 상태입니다. 그냥 재밌게.. 무예란 게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걸 가르쳐주고 싶네요.


PS. 역시 교직이수 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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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쯤이던가요, 갑자기 사부님으로부터 "중학교에서 무예를 가르쳐보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내용인즉슨, 서울 소재 한 중학교에서 자유학기 예·체능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무예24기 중 권법(拳法)을 지도해달라며, 사부님께 강사 의뢰를 했다고 합니다. 사부님은 본인 일도 바쁘고 하셔서 저한테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많이 망설였을 것 같은데, 전역한 직후 백수 신세라 늘 비어있는 통장 잔고 탓에 한숨만 쉬고 있는 터에 좋은 기회다 싶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현실적인 문제가 가장 컸죠. 거기에 사부님께서 믿고 맡기시는데 거절하는 것도 예의는 아닌 것 같고요. 또 자유학기 강사 경험이 훗날 전수관을 차린다거나 할 때 여러모로 좋은 경험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덥썩 한다고 수락했죠.


지원부터 계약 체결까지는 일사천리였습니다. 학교 측에서 먼저 강사 직을 제의한지라, 면접도 형식에 불과했습니다. 나름 면접이라고 자기소개서 한 번 쭉 검토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준비해서 갔는데, 교감 선생님께서 "바로 계약 체결합시다"하고 쿨하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어제 해당 학교에 방문해서 계약 체결하고 왔습니다. 알바를 한 번도 안 해본지라, 계약서를 쓰는 경험 자체가 처음이었어요. 여긴 학교라서 계약 절차가 좀 더 복잡한 것 같았습니다. 신체검사 결과도 내야해서, 계약 맺기로 결정나자마자 곧장 보라매병원가서 부랴부랴 '공무원 채용신체검사'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학교라 그런지 '성범죄 및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 조회 동의서'란 것도 즉석에서 자필사인한 뒤에 제출했습니다. 경찰서에서 신원조회도 한다고 합니다. 세상이 흉흉하니 이런 절차는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진: 계약서 사진입니다)


아무튼 여름방학 끝나고 2학기부터 수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내년 2월까지가 계약 기간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이고, 6, 7교시 2시간 수업이라고 합니다. 한 반에 20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많은 수의 학생들에게 뭔가를 가르쳐보는 게 처음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교원자격증이 있는 강사의 경우, 혼자 지도할 수 있지만 없는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과 Co-teaching 한다고 합니다. 애들을 가르쳐보기는커녕, 어울려 본 적도 없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노련한 선생님께서 옆에서 보조해주신다면 훨씬 수월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사진: 예시로 작성해 본 수업계획서입니다)


여하간 당분간은 금전 사정이 해결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취미 생활도 당분간은 맘 놓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더 이상 집에서 논다고 눈치보지 않아도 되고요. 아무튼 열정대학에서의 무예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열심히 지도해 볼 생각입니다.


PS. 점점 아이들이 교육 받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제가 중학생, 고등학생 때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물론 제가 다녔던 성남고등학교에서는 검도와 유도가 필수과목이긴 했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종목을 선택할 자유가 없었습니다. 일부러 무예24기를 배우고 싶어 멀리서 찾아오는 이들도 있는데, 이제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접할 수 있다니, 학생들은 복 받은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영춘권, 무예24기, 태껸 등 다양한 무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제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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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열정대학에 야심차게 개설한 무예24기 과목 '함께 무예 배워볼과' 1강이 열렸다.


마침 그날은 불광동 근처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열정Class'가 열리는 날이라, 클래스 강연이 끝난 뒤에 바로 모여서 수련하기로 했다.


화요일반 멤버 제외하고, 또 오늘 갑자기 사정이 생긴 한 명이 결석하니, 수강생은 두 명밖에 없었다. 단촐하니 오히려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우선 몸풀이와 입선(참장)을 복습하고, 이번에는 둘이서 짝지어 함께 푸는 몸풀이도 새로 지도하였다. 이어 주먹을 쥐는 법부터 주먹을 지르는 법, 발차기(단퇴), 발차기 막기, 보법(진/퇴보)을 지도하였다. 하나 하나 배울 때마다 계속 반복 연습하고, 어느 정도 잡혔다 싶으면 다시 새 진도를 나가다보니 1시간 30분이 훌쩍 흘러버렸다. 쉬는 시간 없이 1시간 30분 동안 계속 떠들면서, 수강생들의 자세를 봐주다보니 끝나고나면 나도 진이 쭉 빠진다.



사실 야심차게 과목을 개설했고, 스타트가 좋아서 아직은 순항 중이지만, 그럼에도 개설자 입장에서 여러모로 고민이 많다. 진도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다.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권법 자체가 일반적인 중국권법에 비해 초식의 수가 적은 편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7주 안에 이것을 다 지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바로 투로를 들어갈 수도 없다. 무예를 수련하기 위한 기본공을 확실히 떼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걸 지도하는 데만도 몇 주가 걸릴 것이다. (아니 사실 몇 주 안에 뗀다는 것도 불가능하지)


가르쳐주려면 하루에도 다 가르쳐 줄 수 있지만, 그건 굉장히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까. 어느 무술이든 기본이 잡힌 후에야 다음 기술을 배우는 것인데, 아무리 취미반이라고 해도 기본공을 대충 지도하고, 바로 진도를 빼버리면... 기본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수련하다가 몸까지 망칠까 저어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온전히 지도자의 책임이다.


그렇다고 기본기만 주구장창 지도하자니, 수강생들 입장에서 맥이 빠져서 무예 자체에 흥미를 잃을까봐 그것도 걱정이 된다. 지금 당장은 기본기도 새로 배우는 동작이기에, 다들 재밌다고 하지만... 7주 동안 이것만 시키면 아마 중간에 다 '과목포기'하고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일단은 '취미반'으로 개설했기 때문에, 기본기를 중점적으로 수련하면서도 적당히 진도를 나가는 쪽으로 절충하긴 해야할텐데, 그 절충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커리큘럼 상으로는 권법 진도를 다 나가자고 했지만, 그건 욕심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권법에서 간단한 기술들만 뽑아서 지도할까? 


아무튼 개인수련하기도 정신 없는데, 여러모로 머리가 복잡한 요즘이다. 


그래도 수강생들이 열의를 갖고 수업에 임해주니, 그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오늘은 수련 마치고 함께 집에 가는데, 한 학생이 가방에서 「조선무사」 책을 읽고 있다며 보여준다. 일전에 내가 열정대학 커뮤니티에 '무예 수련하면서 참고하면 좋을 서적 리스트'에 올려둔 책인데, 잊지 않고 책을 빌려서 읽는 것이었다. 



요새 열정대학 커뮤니티에 '수련하면서 참고할 서적'을 비롯해 매 수업이 끝난 뒤에 '수련일지'도 작성해서 올리고, 이런 저런 유용한 정보들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수강생들이 하나 같이 나에게 "개설자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지금까지 이렇게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개설자는 못 봤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웃으면서 "여러분이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주니까 저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는거죠"하고 대답한다.


실제로 수강생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을 때마다 절로 힘이 난다. 특히 나는 수강생들에게 매 수업이 끝난 뒤에 '수련일기'를 써서 각자의 블로그에 올릴 것을 주문하였다. 그런데 하나같이 열심히 써주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그들의 수련일기를 읽으면서, 나는 행간에서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수강생들이 이토록 열의를 보여주니, 개설자 입장에서 어찌 열심히 하지 않으리오한 편으로, 나 역시 열심히 수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우리 사부님도 또한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PS. 이미 지난 화요일 첫 강의를 지도한 바 있지만, 그때는 인증샷을 찍지 않은 관계로... 벼르고 벼르다가 이번에서야 수강생들의 양해를 구하고 수련하는 사진을 찍어 짤막한 후기와 함께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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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날짜 : 2015년 6월 6일(토), 7(일), 8(월), 9(화), 11(목), 12(금)

 

수련 장소 : 군대

 

수련 내용 :

- 몸 풀이

- 주먹지르기

- 끄집어치기

- 단수훈련(일삽보, 당두포)

- 발차기

- 권법 3회씩

- 잼잼이 100회씩

- 무릎들어올리기 200회씩


정말 오랜만에 수련일기를 써보는 것 같다. 사실 군 입대 이후 여건 상(장소, 시간 등등...) 제대로 된 무예수련을 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밖에 있을 때도 남의 이목을 피해서 수련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이 늘 고민이었는데, 군 부대의 특성상 보는 눈이 없는 곳이 없기 때문에 정말 수련하기 어려운 여건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어쩌다 기회를 봐서 수련을 한다 치더라도 수련도구(검이나 창 등...)가 없었기에 맨손무예로만 만족해야했기에 늘 불만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읽게 된 최형국 선생님의 기사를 보고서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목표를 군대에 있는 동안에는 초학입예지문(初學入藝之門: 본격적인 무예에 입문하기 전 배워야 할 기본기)의 기반을 확실히 다지자는 것으로 삼고 지난 주 토요일부터 무예수련을 시작했다.


다행히 현재 주둔 중인 숙영부대에 남의 이목을 피해 수련하기 적당한 장소를 알아냈기에, 저녁 식사 후 짬을 내어 4~50분 정도 수련을 하고 있다. 일주일 정도 수련을 했는데(수요일은 몸이 무거워서 휴식) 지난 주말에는 칼 없이 무형검(無形劍)으로 보법(진보, 체보) 수련과 병행하여 기본기(들어베기, 갈겨베기, 허리베기, 걸쳐베기, 타법, 격법)까지 연습해보았으나, 평일에는 일과와 일과 종료 후 행정 작업 등으로 수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곤란하므로 오로지 맨손무예에만 충실했다.


본격적인 수련을 하기 전에 고민을 한 부분은, 수련을 처음 시작할 때는 독한 마음 먹고 열심히 하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의지가 흐트러져서 언제부턴가는 "오늘은 피곤해서 못 하겠다", "오늘은 하루 종일 산 탔으니 수련은 좀 건너뛰자", "제대 후에 본격적으로 하지 뭐.."라는 식으로 변명거리를 만들어 수련을 게을리 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 문제의 원인을 곰곰이 되씹어보자면, 천성적으로 게으른 탓이 주 원인이겠지만서도 너무 숫자에 연연하는 수련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주먹지르기는 100회씩, 권법은 5회씩 해야한다는 이상한 강박관념) 숫자에 얽매이다보니 몸은 힘든데도 횟수를 맞추려고 억지로 주먹을 내지르다보니 점점 수련에 대한 부담도 늘어가고, 나중엔 자세마저 흐트러져 하나마나한 수련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잼잼이나 무릎들어올리기 같은 기초체력을 단련하는 운동에 대해서는 기존 방식처럼 100회, 200회씩 하는 것으로 하되 주먹지르기나 발차기는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내키는대로 수련하기로 마음 먹고 그렇게 수련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10번 내지르고 끝내는 식으로 대충 하지는 않는다..) 특히 권법만큼은 완벽하게 마스터해서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그나마 실전에서 효용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기술(일삽보, 당두포)들을 뽑아서 단수 훈련을 하고 있다.


PS. 무엇보다 현재 부대에서 온수를 안 틀어줘서 빡시게 수련해 땀을 흘려 몸을 덥히지 않으면, 도저히 찬물샤워를 못할 지경이다. 억지로라도 수련을 하게 해주니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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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년 5월 25일 일요일

장소: 중앙대학교 야외수련장

수련내용:

- 몸풀이

- 권법

- 체보

- 타법

- 기본타 (들어베기, 갈겨베기, 허리베기, 걸쳐베기)

- 왜검 4류 (토유류, 운광류, 류피류, 천유류)

- 본국검

- 제독검

- 쌍수도

 

오늘은 체보와 기본타 중 들어베기 연습에 주력하였다. 특히 체보의 경우 개인수련 때는 꾸준히 해주고 있지만, 정규수련 때는 잘 안 하다가 오늘 해서 점검을 받았는데, 그동안 내가 잘못된 보법으로 수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체보를 제대로 하려다보니 왼발에 통증이 느껴졌다.

 

아울러 들어베기시 곧게 들어올리지 못한다는 지적, 왼손이 꺽이고 오른팔에 힘이 너무 들어서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랜만에 받는 지적인데다가, 그간 개인수련을 꾸준히 했기에 지적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어차피 군대 가면 도루묵이 될 확률이 높지만 가기 전까지는 최대한 열심히 공을 쌓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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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년 5월 24일 토요일

장소: 중앙대학교 야외수련장

수련내용:

- 몸풀이

- 쌍수도

- 주먹지르기

- 끄집어치기

- 권법

- 수벽

- 기본타 (들어베기, 갈겨베기, 허리베기, 걸쳐베기)

- 제독검

- 간격 및 칼 피하기 연습

 

오늘 북한인권학생연대에서 주최하는 2014 통일법연구회 3강이 있는 날이었는데, 또 늦잠을 자서 결석하고 말았다. 1강, 3강을 연이어 결석했으니... 참 참가비가 그렇게 저렴한 것도 아닌데, 돈 아까운 줄도 모르고 여전히 정신 못차리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하여간에 결석은 결석이고... 강의 결석한 대신에 정규 무예수련에 참석하였다. 햇빛이 없었음에도 이젠 완연한 여름인지 날이 더워 조금만 움직여도 평소보다 배로 지치는 것 같았다. 오늘 쌍수도 진도를 다 나가서 기뻤다. 확실히 멋진 검법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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