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제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활동을 자주할 때는 하루에 2~3개씩 포스팅을 하기도 했었죠. 굳이 긴 글이 아닐지라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SNS에 올릴 법한 사진들과 함께 짤막한 글 한 토막이라도 꼭 올리곤 했습니다.


사실 블로그에 글을 쓸 정신이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 제 블로그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이야기들을 꺼내놓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새 들어 제 개인적으로 정신이 없을 만큼 바빠서 도저히 블로그에 글을 쓸 짬이 생기지를 않는군요. 


개강한 탓이 가장 큽니다. 지지난 주에 개강했는데 웬 과제가 이렇게 쏟아지는지 원. 원래 학기 초에 이렇게 과제가 많았나 의아할 정도로 과제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대충 하고 싶어도 학점과 장학금이 달려 있는 문제라... 약간의 완벽주의적 성향도 한 몫 합니다. 대충 하고 놀고 싶어도,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영 흡족스럽지가 않으면 계속 마음이 그쪽에 쏠려서 다른 일에 집중을 못 합니다. 


아무래도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긴 버릇이 아닐까 합니다. 기사를 쓰다보면 보다 완벽한 글쓰기를 위해 끊임없는 퇴고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좀 부족해보인다 싶으면 절대 글을 내보내지 않습니다. 저 스스로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글이, 다수를 만족시킬 리는 만무하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이 생각이 과제에도 고스란히 투영이 되어버렸네요. 덕분에 쉽게 끝낼 수 있는 과제를 계속 고민하다보니 오래도록 붙들게 됩니다. 덕분에 과제 하나 끝내놓고 나면 시간이 훌쩍 가버려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도 해야하니 블로그에 글을 쓸 여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기사쓰기에 온 정신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국에, 블로그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 셈이죠. 특히 <오마이뉴스>에 기사 한 편 송고하고나면 온 몸의 진이 빠져버리는 터라, 어떤 글조차 쓰고 싶지가 않습니다. 잠시 글쓰기를 잊고 정신을 쉬게 하고 싶은 거죠. 그렇게 쉬고나면 또 기사를 쓰고 과제를 해야하고... 그런 식의 순환이 이뤄지다보니 블로그는 계속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그래도 블로그는 글쓰기를 다듬을 수 있는 공간이자 제 개인적인 얘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 '끈'을 아예 놓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좀 많이 뜸하더라도 종종 찾아와서 서로 안부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

1. 진로에 관하여


사실 자나깨나 제일 근심걱정이 많은 부분은 바로 '진로' 문제입니다. 전역하기 전부터 계속 고민을 해왔던 문제지만, 확실히 군대를 갔다오니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내년에 정상적으로 복학하게 되면 1년을 더 다녀야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지금으로서는 학교를 더 다니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전공인 역사학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끼고 있고, 대학원에 가려는 생각도 없습니다. 마음이 내키지 않는데, 당장 취직할 자신이 없어서 대학원에 가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자퇴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일단 "그래도 졸업장은 따두는 게 낫다"고 주위에서 만류하는 통에, 이 부분은 저도 현실과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내키지 않는 학교를 1년 더 다녀야 한다는 게 상당히 고역입니다만, 지방대 4년제 졸업장조차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한국 사회의 현실이라고 하니까요.


진로에 관해서는 제가 뚜렷하게 하고 싶은 일들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은 많지만 그 일들을 직업으로 삼았을 경우,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커피가 좋아 카페를 차리고 싶어도, 자본도 없거니와 대형 프렌차이즈가 장악하고 있는 정글 같은 카페시장에서 살아남기가 힘들고, 무예 전수관을 차리자니 무예 전수관이 잘 된다는 보장도 없고요.


그런데 요즘 고민이 생겼습니다. 재입대에 관한 고민입니다. 군필자들이라면 눈이 휘둥그레질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사실 요즘은 취업난 탓에 대위로 전역한 사람이 하사로 재입대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하죠. 물론 저는 취업난 때문에 재입대를 꿈꾸는 건 아닙니다. 


원래부터 꿈이 직업군인이기도 했고, 실제로 군 생활을 해보니까 군대나 사회나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거기나 여기나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건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생각없이 재입대하는 사람에 비하면 동기 자체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군복만 보면 마음이 많이 설레고, 제가 입고 있어야 할 옷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군대에서 워낙 훌륭하고 모범적인 지휘관들을 많이 봤는데, 그런 분들 영향도 있고요. 군 복무 시절, 직속상관으로 모셨던 중대장님 역시 "너는 군인 체질이야"라고 하시면서, 진지하게 재입대를 권하시더군요. 


일단 아무리 요즘 군대가 편해졌다고는 해도, 재입대라는 게 엄청난 각오와 결심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인지라, 계속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냥 고민만 하다가는 시간만 어영부영 보내고 이도저도 안될 것 같아서, 일단 간부사관 시험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미리 시험공부는 하고 있다가, 원서접수할 때 되어서도 이 길을 가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뒤돌아보지 않고 전진하려고 합니다.


2. 요즘 하고 있는 일들


뚜렷하게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젊으니까 이것 저것 부딪쳐봐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특히 군대에 있을 때 했던 생각들이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에서 1년 9개월 동안 지내다보니,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바깥에 나가면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거든요. 그래서 말년 병장 시절, 밖에 나가서 하고 싶은 것들을 '버킷리스트'로 작성했고, 전역하자마자 실제로 실천에 옮기고 있는 중입니다.


커피가 좋아 커피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은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남자라면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해금'을 배우고 있고요. 군대 있을 때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막상 나오니까 이런 저런 유혹들이 많아 책을 들여다보질 않게 되더군요. 얼마 전부터는 작정하고 독서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전역하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에 듣게 된 '열정대학' 같은 경우, 결과적으로 안 좋게 끝맺음을 하고 말았지만, 어찌되었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또 '기자학과' 수업 같은 경우는 매우 유익했어요. 하지만 다음 학기 등록은 안 할 생각입니다.


글쓰기는 제 평생의 또다른 취미 중 하나라, 이렇게 개인 블로그를 열심히 운영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려 노력합니다. 소통도 소통이지만, 블로그에 글을 매일 써주는 것만으로도 필력이 많이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사람들이 반응하건 안 하건 간에 거의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오마이뉴스>에 가끔씩 기사를 쓰면서, 원고료로 용돈을 충당하는 등 제법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원고료가 36만원 정도 들어오는 덕분에, 보고 싶었던 책도 사고 스타벅스 원두도 샀더랬지요)


저는 주로 서평 기사를 쓰거나, 제가 활동하던 역사단체에서 개최하는 행사의 홍보기사를 써주곤 합니다. 얼마 전부터는, 동작문화원에서 수강했던 홈바리스타 강좌를 바탕으로 '어느 청년의 좌충우돌 홈바리스타 도전기'라는 시리즈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8월 말부터는 서울 소재 모 중학교에서 자유학기 체육프로그램 강사로 선발되어, 당분간 제 앞가림은 충분히 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무예 수련


무예24기를 수련하면서 권술적 한계를 느낀 뒤로는, 이를 보완해줄 만한 무술을 찾고 있습니다. 어떤 무술이 제게 맞을지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레 여러 도장을 참관하게 되었죠. 지금까지 형의권, 영춘권, 위대태껸 등 평소 관심 있던 무술 도장을 찾아가 참관도 하고, 지인들로부터 정보도 계속 수집했더랬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에 드는 무술을 아직까진 찾지 못했습니다. 일단 금전적 여유도 부족하고, 이래저래 벌려놓은 일들도 감당하기 버거워서 당분간은 무예24기 수련에만 전념할까 합니다.


사실 제가 정말 배우고 싶은 무술은 홍가권입니다. 홍가권을 배우러 홍콩 쪽으로 무술 유학을 갈까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이 역시 젊으니까 할 수 있는 고민인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고 직장이 생기고, 부양해야 할 가정이 생긴다면 실천에 옮기기 힘든 꿈이죠. 그래서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정말 무술로 업을 삼을 수 있을지, 홍콩에 가면 제대로 홍가권을 배워올 수 있을지... 계속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Posted by 가베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