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무예24기 수련에 빠져있던 지난 가울, 이태원대학교라는 곳에서 <조자룡창술배워볼과>라는 과목을 개설해 무예24기 중 기창(창술) 과목을 지도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7월에 이태원대학교 2학기 개강을 앞두고 고민 끝에 전혀 다른 성격의 과목을 개설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시민기자해볼과>라는 과목입니다. 기존의 무술 과목은 그닥 인기도 없거니와 사실 무예24기 수련을 관둔 이후로 전혀 수련을 하지 않고있다시피 하는 터라 어디 나가서 가르치기는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과목은 제가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경험을 한 번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개설을 결심했습니다. 저 역시 저널리즘을 말하기엔 매우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시민기자라는 플랫폼을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시민기자 제도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이 세상의 프로불편러들을 모두 시민기자의 세계로 인도해보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시작합니다.


따라서 이번 과목은 정말 가볍게, 그리고 글쓰기나 저널리즘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는 분들이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분들이나 이미 글쓰기 기초가 탄탄하신 분들은 오히려 제 과목을 들으면 우습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정말 글 한 번 써보고 싶고, 세상에 목소리 한 번 던져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시는 분들이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학기에도 좋은 강좌들이 많이 개설됐습니다. 이번엔 제 동기를 꼬드겨 '음식으로 본 세계문화사'라는 역사강좌도 하나 개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좋은 과목들도 수강인원이 충족되지 않으면 모두 폐강이니 아무쪼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태원대학 수강신청 링크: https://goo.gl/jZcq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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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동안, 아니 준비와 홍보 기간까지 포함하면 올 여름부터 꽤나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이태원 대학교'가 어제부로 종강을 했습니다. 실질적인 강의는 고작 한 달 남짓 이루어졌을 뿐이지만, 막상 종강을 했다고 생각하니 아쉬움과 허탈함이 남습니다. 그만큼 전역 후 이렇다 할 활동 없이 지내던 제게 강렬한 기억을 안겨준 활동이 아니었나 합니다.


어제는 특히 제가 개설했던 <조자룡창술배워볼과>의 마지막 강의가 있었습니다. 제 수업만을 듣기 위해 멀리 청주에서부터 올라왔던 대학생, 취재로 바쁜 와중에도 창술 수업만큼은 꼭 듣겠다며 꾸준히 나오던 현직 기자, 가녀린 체구에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던 유일한 여자 수련생까지. 면면은 다양했지만 수련할 때만큼은 모두 한결 같이 뛰어난 집중력과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제는 그래서 기창(旗槍) 진도를 다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속성으로 진행한 것이라 엄밀히 말해서 다 배웠다고 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제 강의의 기본 목적은 '무예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함'이었기에, 맛만 보라는 식으로 기창 투로를 끝까지 한 번씩은 해볼 수 있게끔 지도했습니다. 고기맛도 먹어봐야 알 수 있는 법이니까요.



사실 저는 누군가를 가르쳤다는 데 의의를 두기 보다는, 제 스스로의 경험을 쌓는 데 더 큰 의의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솔직히 매 강의에 앞서 꾸준히 수련하면서 수강생들에게 지도할 부분을 점검했지만, 막상 지도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헷갈리는 부분이 생기더군요.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드러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실력의 부족함을 스스로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더 자극을 받았습니다. 매 수업이 끝나고나면 평소보다 배는 더 열심히 수련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어제 4강을 끝으로 <조자룡창술배워볼과>는 종강했습니다. 다른 강의들도 공식적으로는 어제 종강을 했는데요, 저녁에는 강의실인 용산문화예술창작소 연습실에서 종강 파티가 열렸습니다. 각자 음식을 갖고 와서 나눠 먹는 포트럭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각종 주류(와인, 맥주, 소주)와 퀄리티 있는 안주(빵, 치킨, 도너츠, 케익, 과자, 피자 등)가 있어 입이 우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종강파티에서는 그동안 수강생 혹은 학과장들이 간단하게 공연을 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세월호에서 죽은 아이들을 추모하는 전통춤사위, K-POP 댄스, 가야금 연주, 버스킹 공연 등등... 다채로운 공연들로 눈과 귀마저 즐겁더군요. 이렇게 다재다능한 학과장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스럽고, 또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조자룡창술배워볼과>를 대표해서 '무예24기 삼국검술'이라는 공연명으로 시범을 했습니다. 조선의 검술인 본국검과 중국의 검술 제독검, 일본의 검술 왜검을 차례로 선보였습니다. 급하게 결정된 공연이라 벼락치기로 연습했더니 실전에서 초보적인 실수를 한 게 마음에 걸리네요. 역시 여전히 수련이 부족함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긴장 좀 풀겠다고 와인 한 잔 마시고 취중검술을 펼친 게 실수의 원인일지도... 쿨럭)



마지막엔 다함께 플래시몹을 추는 것으로 공식 행사를 마쳤습니다. 다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태원대학교는 아마 내년 3~4월 쯤에나 2학기가 개강할 예정입니다. 무려 4개월 가까이 긴 방학을 맞이한 셈이죠. 그 전에 노량진대학교, 신촌대학교 등 다른 대안대학의 새 학기가 시작합니다만, 제가 처음 발을 담근 곳이 이태원대학이기에 유달리 정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인 듯 합니다. 11월 중순에는 '노량진대학교'에 <조선제일검 되어볼과>를 개설합니다만, 내년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태원대학교에 또 한 번 강의를 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6년 동안 살면서 이태원 갈 일이 별로 없었는데, 올해 한 달 동안 이태원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더니 이제 낯익은 동네가 되었네요. 앞으로도 이태원을 가게 된다면 이태원대학교 생각이 제일 많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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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디어 이태원 대학교 과목인 <조자룡창술배워볼과>가 개강했습니다. 강의장소는 이태원에 위치한 한남동 공영주차장/문화센터 옥상이고요. 학과장인 저를 포함해서 총 6명이서 단촐하게 수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사실 다른 과목들 중에서도 인기강좌 아니고서야 대부분 평균 수강인원이 3~4명을 웃돌더라고요. 그에 비춰보면 꽤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계속 이태원 대학교나 신촌대학교에서 활동하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꾸준하게 자리잡아가게 된다면, 입소문을 타고 점점 늘어나겠죠.


아무튼 날씨가 좀 쌀쌀해서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오후에는 수련하기 알맞은 날씨였습니다. 너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가장 수련하기 좋은 날씨여서 스타트부터 기분 좋게 끊었던 것 같습니다.


첫 수업은 가볍게 자기소개와 각자 수업을 듣게 된 동기를 발표하고, '무예도보통지'와 기창(旗槍)에 대한 소개로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체술(몸풀이), 창술의 가장 기초가 되는 '봉 돌리기', '반월', '찌르기', '보법' 등을 지도했습니다.


제 수강생 중엔 현직 기자부터 과거에 마상무예를 오래 수련했던 분, 군대에서 만났던 무예24기 마니아,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안 해보셨다고 하는 분까지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수준의 수강생들을 한꺼번에 지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소수인원인데다가 다들 열정적으로 잘 따라오고 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를 지도한다는 건 개인수련에 비해 몇십 배는 힘든 일이 분명합니다. 개인수련할 때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해왔던 부분들이 초학자들에겐 '당연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간의 괴리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아주 차근차근 기초부터 설명해야하는데, 여기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지도하는 제 자신조차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존재하거나, 몸으로는 이해하고 있는데 말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강의가 있을 때면 항상 전날에 미리 지도할 부분을 생각해보고, 혹시라도 초학자들이 의문을 품을 법한 부분을 떠올려봅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고민도 해보고, 제가 하고 있는 자세에 대해 스스로 점검을 해봅니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사부님께 긴급 S.O.S를 청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서, 예상치 못한 곳에서 훅 치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설명을 해야하는데, 아직 그런 스킬이 부족합니다. 그렇다는 건 제 실력이 많이 미진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아직 지도자로서의 관록이 덜 쌓였다고도 볼 수 있겠죠.


솔직하게 밝히거니와, 여전히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제 자신 스스로 '단기 세미나'를 통한 지도자 연수 등의 방식을 매우 싫어할 정도로, 무예란 단시간 내에 성취를 이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렇게 오랜 기간 무예를 수련했다고도 볼 수 없고, 스스로 소성(小成)조차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한 제 자신이 누군가에게 감히 지도를 한다는 게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사부님께서 허락을 해주셨고, 누군가를 지도하면서 제가 얻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계속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은 분명히 세워두려고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모르게 모르는 걸 아는 척할 때가 있어서 항상 경계하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만약 제멋대로 한다면 그야말로 사이비 무술가나 다름 없겠죠.


아무튼 수강생들에게 올바른 자세와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제 자신도 수련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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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블로그에 포스팅을 자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블로그 방문자 횟수도 자연스럽게 많이 줄어들었네요. 방문자 횟수 늘어가는 맛에 블로그를 운영해왔는데 말이죠. 


사실 요즘은 <오마이뉴스>에서 주로 활동하다보니까 블로그 활동하기가 좀 벅찬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같은 경우는 글 하나 쓰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능력이 없으니 그런 것이겠지요. <오마이뉴스>에 글 한 편 쓰고 나면, 진이 빠져버려서 며칠 동안은 키보드를 두드리고 싶은 생각조차 나질 않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블로그도 자연스럽게 소홀해지는 것 같습니다. 여하간 오랜만에 짬을 내서 블로그에 근황을 전달합니다.


이번 주에 드디어 '이태원 대학교'가 개강했습니다. 제가 개설한 <조자룡창술배워볼과>를 비롯해서, 다른 학과장님들이 개설한 흥미로운 강좌들이 많이 열렸습니다. 이태원 대학교 학과장의 가장 큰 혜택은, 다른 학과장님들이 개설한 과목을 무한대로 청강할 권한이 생긴다는 겁니다. 저 역시 듣고 싶은 강의가 많았으나, 스케쥴을 고려하여 제일 듣고 싶은 과목 네 가지만 청강하고 있습니다.



먼저 금요일 저녁에 열리는 <난 언제 제대로 연애해볼과>라는 과목은, 연애를 하고 싶지만 아직 하지 못하는 연애초보들이나, 연애 중 느끼는 권태기를 극복하고 싶은 커플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목입니다. 26년차 모쏠인 저로서는 과목명만 듣고도 구미가 당기더라고요. 그래서 청강을 신청했는데, 꼭 연애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과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시간에 서로 자기소개를 하면서, 서로의 매력포인트를 얘기해주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내 스스로 내 매력을 얘기한다거나, 남들로부터 돌아가면서 내 외모의 매력을 듣는 일이, 살면서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처음엔 쑥스럽고 민망했지만 그 과정을 겪고 나니 한층 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진 것 같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에 열리는 <나도 아나운서 해볼과>라는 과목은 실제 아나운서 출신 학과장님이 하는 강의였어요. 사실 이 과목이야말로 제일 실용적인 강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였는데, 전 아나운서를 할 건 아니지만 '스피치' 부분에 있어 교정을 받고 싶었거든요. 사실 남들 앞에 서면 너무 긴장을 많이 해서, 말을 좀 더듬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음도 많이 새고요. 말주변 어눌하다는 게 제 일생의 콤플렉스였는데, 어제도 남들 앞에서 발성연습하는 가운데 그런 문제점이 가감없이 드러나더군요. 그래서 아나운서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아나운서님이 "그럼 앞으로 수업 전에 스피치 한 번씩 하자"면서 "오히려 경험을 많이 해봐야 극복이 된다"고 하시더군요. 제 스스로의 콤플렉스를 드러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어제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제 문제점을 직시하고, 극복하기 위해 도전했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4주 동안 발성연습과 스피치 연습을 통해 남들 앞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법을 터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에 열리는 <커플대화 배워볼과>는 말이 커플이지, 사실은 그냥 '소통'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저도 그 점에 주목해서 수강 신청을 했고요. 오늘 막 첫 수업을 듣고 왔는데, 역시 처음에는 낯설고 민망하고 여러모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수강생 분들과 터놓고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게임도 하고, '감정카드'라는 도구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면서 남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특징을 '관찰'하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갈수록 소통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더할 나위 없이 유익한 강의가 아닌가 합니다.



그외에 명상 관련 학과도 청강 신청했는데, 아쉽게도 어제 학과장님 사정으로 휴강해서 아직 들어보진 못했습니다. 명상도 꼭 듣고 싶은 강의 중 하나이므로, 기대 중입니다.


PS. <조자룡창술배워볼과> 이야기는 따로 빼서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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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위한 대안대학 '이태원대학'이 10월에 정식으로 첫 개강을 합니다. 



저 역시 이태원대학에 과목 하나를 맡아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제가 개설하려는 과목은 <조자룡창술배워볼과>라는 과목인데, 무예24기 중 기창(旗槍)을 지도하는 과목입니다.


○ 기창(旗槍)


- 깃발이 달린 단창(短槍)으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의 무예 중 하나

- 고려시대 임금의 수레를 호위하던 군사들이 사용하던 병장기

- 조선군 원앙진의 대장이 사용하던 병장기

- 평시에는 군사신호용으로 활용, 위급 시에 호신용으로 활용


○ 이런 분들이 수강하면 좋습니다


- 무예에 관심이 있는 분

- 창술에 관심이 있는 분

- 뭔가를 들고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분

- 근력, 체력, 유연성 등 전반적으로 몸 상태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으신 분

- 남들과 다른 색다른 취미를 갖고 싶은 분



수강료 8만원을 납부하면, 두 가지 과목을 선택해서 수강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제 과목 말고도 각계각층에서 실력이 쟁쟁한 분들이 나서서 재능기부로 멋진 과목들을 만들어주셨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망설이지 말고 수강신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수강신청: http://goo.gl/Zfc2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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