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omn.kr/rvdw


공동의 역사를 통해 의식의 분단부터 극복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취지에는 적극 공감한다. 적어도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역사학도들이라면 '통일사학'의 기치를 들고 갈라진 남과 북을 하나로 봉합할 수 있는 역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줄기차게 주창해온 터다.


그런데 남과 북이 공동으로 기념할 수 있는 독립운동사업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이다.


북한에서는 기본적으로 우리와 독립운동사를 전혀 다르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목적이 일본에 맞서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항일투쟁이었다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투쟁을 이끌어 간 주체에 대해서 북한은 오로지 '위대한 수령 김일성 장군' 한 명만 추앙하고 있다.


사실상 북한에서는 '독립운동사=김일성 일대기'라고 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외에 다른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실패한 인물로 묘사한다. 심지어 김일성이 그렇게 존경했다던 안중근조차도 김일성보다 아래로 보고 깎아내린다.


독립운동사의 상징적 존재인 백범 김구 선생도 예외는 아니다. 김구 선생을 민족의 스승으로 높이 추앙하는 남한 사람들에겐 매우 불쾌할 수밖에 없는데, 북한에서는 김구 선생이 김일성에게 '귀의'했다고 가르친다.


노령의 김구 주석이 30대의 젊은 김일성을 만나 "수령님의 탁월한 영도력에 감명을 받았다. 저는 지금까지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 이제부터 수령님의 품에 안기겠다"며 무릎 꿇고 임정 주석의 인장을 갖다바쳤다고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생각하는 지점이 확연하게 다르다. 특히 어느 지점에 있어서는 함부로 얘기를 꺼냈다가는 자신들이 받들어 모시는 수령님의 신성한 권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되레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내년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번 사업을 제안했다.


임정은 북측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역사다. 대한민국은 국호(대한민국), 국기(태극기), 국가(애국가) 그리고 정체성(민주공화정)까지 임정의 법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수립되었는데 만약 임정의 역사를 인정한다면 북측 스스로 자신들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우려일 뿐이다. 남북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역사학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100% 공감하는 바이다. 그저 정부에서 잘 추진해서 이런 우려가 그냥 헛된 망상에 불과했음을 증명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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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엑스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국제차문화대전' 참관을 위해 갔었는데, 작년보다 별로 볼 게 없더군요. 원래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인도 등 해외 각국의 차를 시음하고 판매하는 부스가 많았는데, 어째 올해는 국산차와 중국차 부스만 가득합니다. 그런 차들이야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여기까지 온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돌아다니며 시음만 하다가 금방 나왔습니다.


이대로 가기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C홀에서 '2018 대한민국 라면박람회'란 걸 하고 있더군요. 라면박람회라는 건 처음 들어봤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여기까지 온 김에 한 번 구경이나 하자는 심산으로 입장권을 끊고 들어갔습니다.





박람회장에서는 한국 라면, 일본 라멘, 태국 라면 등등 전세계 라면을 팔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라면 한 잔'이라는 브랜드의 티백도 팔고 있더군요. 라면국물을 먹고는 싶은데 면은 먹기 싫은 사람들을 위해 국물만 우려주는 티백이라고 합니다. (아니 잠깐, 그러면 그냥 스프만 따로 빼서 팔면 되는 거 아냐...?)





입구에서부터 라면 티백 같은 기상천외한 상품을 보니 뭔가 대단한 라면들이 있지 않을까 크게 기대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단 라면박람회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정체성이 모호한 박람회였습니다. 


라면이 아닌 메밀국수 같은 국수류도 판매하고 있더군요. 뭐 거기까진 같은 '면'이니만큼 이해할 수 있는데, 뜬금없는 북한 화폐 판매 코너는 왜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아이스크림 코너, 맥주 코너, 된장/고추장 코너까지... 라면박람회가 아니라 그냥 잡화점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남북정상회담 특수 탓인지 북한 문화 체험 부스가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라면박람회라면 북한 라면을 팔던지 그도 아니면 평양냉면이라도 팔던지 해야하는데 전혀 상관 없는 주먹밥과 떡만 팔고 있더군요. 참 이 박람회의 정체성이 뭘까... 누가 기획한 걸까... 심경이 복잡해졌습니다. 





아무튼 점심을 안 먹은 터라 '북한 간이식당' 부스에서 즉석음식을 사먹었습니다. 


두부밥, 인조고기밥, 속도전 떡 이렇게 세 가지 메뉴를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두부밥은 예전에 동국대 북한학과 축제 때 먹어본 적이 있었습니다만, 별 거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조고기밥과 속도전 떡을 사먹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분들이 직접 만들어서 팔고 있더군요. "탈북한 재료를 쓴다"는 홍보 멘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솔직히 인조고기는 콩고기를 의미합니다. 그냥 콩고기를 얇게 저며서 그 안에 밥을 싸고 양념장을 발라 먹는 주먹밥입니다. 맛은 그닥 별로였습니다. 두부밥이랑 그닥 맛 차이도 없더군요. 그래도 속도전 떡은 먹을 만 했습니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떡인데 일명 '퐁퐁이 떡'이라고 한답니다. 달달하니 괜찮더군요.





배를 채우고서 다른 부스들도 둘러봤는데... 그닥 볼 게 없었습니다. 차라리 무료시식코너라도 많으면 좋겠는데, 여기 깔린 푸드트럭들은 대부분 돈 내고 사먹어야 합니다. 메뉴도 마라탕, 돈코츠라멘, 메밀소바 등등 길거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이어서 굳이 여기서 돈을 내고 사 먹을 이유를 못 찾겠더군요. 


박람회장을 나서기 전에,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 아쉬워서 랍스터 라면인 '랍면' 두 봉지를 사들고 나왔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식으로 기획된다면, 그닥 또 오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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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10047363


2018 남북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사상 최초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방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듯 합니다. (비록 판문점 구역 안으로 제한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쟁점 중 하나가 바로 김정은이 우리 대한민국 국군을 사열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였습니다. 보통 외국 정상이 국빈으로 방한하게 되면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서서 우리 국군 의장대를 사열합니다. 김정은 역시 우리 정부가 '국빈 대우'를 한다고 알려졌기에 우리 의장대의 사열을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가 화두로 떠오른 것이지요.


설마 설마 했는데 결국 김정은이 국군 사열을 받는다고 보도가 나왔네요. 이건 가벼이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댓글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여론들도 좋지 않습니다. 저 역시 민주당원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통일지상주의자지만 이번 문제만큼은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는 말 못 하겠습니다.


아직까지 북한은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목함 지뢰 설치 등 각종 도발을 자행한 주적이며, 김정은은 그 수괴입니다. 지금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해서 적국의 수괴가 아닌 건 아닙니다. 적국의 수괴에게 우리 군이 사열을 받는다는 것은 감정적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는 생각합니다. 아마 이번 사열은 북측에서 먼저 강하게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정부가 굳이 국민 여론이 나빠질 게 뻔한 김정은의 사열을 앞장 서서 추진했을 리는 없고 북한이 '선례'를 들어 자신의 최고령도자에 대한 남측의 예우를 요구했겠지요.


그 선례란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각각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던 것을 말합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도 너희 최고지도자로부터 사열을 받았는데, 왜 우리 지도자는 못 받느냐"고 나설 명분이 있는 셈이죠.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이러한 논리 앞에서 딱히 반박할 명분을 찾기 힘들었을 겁니다.



더욱이 한반도에 봄이 오려는 마당에, 그깟 의전 문제 하나가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무릎을 꿇고 건달의 다리 사이를 기어간 한신의 고사처럼 두 눈 질끈 감고 잠깐 고개 한 번 숙이는 게 훨씬 실리적인 태도일 수도 있습니다. 사열 한 번 해주는 대가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논의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까짓거 한 번쯤 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국제사회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법이니까요.


그럼에도 이번 결정을 지지하기 힘든 건, 역시 그들의 도발에 꽃다운 생명을 잃은 우리 국군 용사들과 남은 유족들 때문입니다. 특히 자식과 형제들을 가슴에 묻은 유족들 입장에서 김정은이 우리 군을 사열하는 장면을 보면 가슴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질 듯 합니다. 그런 유족들의 감정을 생각하면, 이번 결정을 덮어놓고 잘했다고 지지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에 달렸을 듯 합니다.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래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된다면 이번 사열 문제도 평화를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이자 빅픽처로 재평가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다시 태도를 바꾸어 우리의 뒷통수를 치는 순간, 이번 문제는 문재인 정부를 레임덕에 빠트리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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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드디어 역사적인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우리 대한민국 가수들로 구성된 예술단이 평양에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보도된 선곡 리스트를 보니 대부분 남한 가요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남한의 최신 가요들을 부르는 것도 좋지만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좀 더 회담의 성격에 맞는 의미 있는 노래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낸 남북한은 그동안 군사적 대치와 문화적 단절로 한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 주민들의 동질성 회복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한때 한민족이었음을 상기시켜주는 노래를 이번 공연에서 부를 것을 제안합니다.


대표적으로 독립군가가 있습니다.


독립군가는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독립군들이 만주 벌판에서 일제와 맞서 싸울 때 부르던 노래입니다. 그 당시에는 남도 북도 없었습니다. 그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에 똘똘 뭉쳐 한 목소리로 군가를 부른 '한민족'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러한 독립군가를 우리 예술단이 부른다면 서로의 역사적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북측 영접단도 독립군가의 일종인 '용진가'를 연주한 바 있습니다. 이는 남과 북이 함께 일제와 맞서 싸웠던 역사를 되새기며 다시 하나로 나아가자는 뜻이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공연에서 독립군가가 공연된다면, 독립군가를 점점 잊어가는 우리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도 의미 있는 역사교육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러한 뜻을 청와대에 전달코자 국민청원을 올렸으니 동의하시는 분들은 적극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주변에도 널리 퍼뜨려주세요!


▶ 청원하기: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7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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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철비


Daum 웹툰 '스틸레인'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북한 군부의 쿠데타로 최고지도자의 유고(有故) 사태가 발생한다는 시놉시스 아래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개인적으로 개봉 전부터 무척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던지라 개봉 당일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영화 내내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눈에 자주 띄는군요. 북한이 드론을 이용해 청와대를 공격하는 것도 웃겼고, 북파공작원 몇 명이 계엄령이 떨어진 수도 서울을 들락날락하면서 국군 부대를 가지고 노는 것도 황당했습니다. (사실 제 친구는 '우리나라 군대라면 충분히 뚫리고도 남을 거다'라며 역설적으로 너무 현실적인 반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만...)


다소 뻔하고 허무한 결말이었지만, 그럼에도 한반도 현실에 빗대어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들인지라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북한 군부의 쿠데타와 남한에 대한 핵미사일 발사 위협,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면서 철수하는 미국, 일본, 중국까지...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못내 우울함과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북한의 잦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여전히 북한의 위협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북한의 존재를 가벼이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턱대고 책임 지지도 않을 전쟁을 부르짖는 것도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잠시 빌린 땅일 뿐이며, 먼 미래의 후손들에게 평화롭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바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딜레마를 푸는 해법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분단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평화라는 화두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합니다.

2. 신과함께 - 죄와 벌


이 작품 역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을 너무 재미있게 봤던 터라 영화화 소식이 들렸을 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공개된 예고편만 봐도 영 아니다 싶었습니다. 원작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캐릭터(진기한 변호사)는 아예 빠져버렸고, CG 등만 보면 그냥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봉 전부터 원작 팬들 사이에서 원성이 높았는데, 막상 개봉하고나니 연일 호평이 쏟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제 친구도 "영화 보다 울었다"면서 "꼭 보라"고 강추를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확실히 원작과는 다른 전개로 이어집니다. 애시당초 원작을 스크린에 옮기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인지 감독이 아예 원작과 다른 노선을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험 부담이 큰 도전이었을텐데, 나름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내용은 아이를 구하다 죽은 소방관(차태현)이 저승차사들과 함께 49일 간 7번의 재판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습니다. 7개의 지옥마다 심판하는 테마(거짓, 천륜, 폭력, 불의, 배신, 살인, 나태)가 있고 각각을 관장하는 대왕들이 등장합니다. 검사 역할을 맡은 판관들로 오달수와 임원희가 등장하는데 시종일관 진지한 상황에서 둘이 깐족거리는 게 눈에 거슬렸습니다. 나름 영화를 스무스하게 끌어보려는 감독의 설정이었을텐데, 저는 별로였습니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저승(신)도 이승(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걸 부각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망자가 무죄선고를 받아야 자신들도 환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변호하는 차사들이나, 반대로 망자가 유죄를 선고받아야 보너스를 받는 탓에 아무리 정의로운 망자여도 어떻게든 죄를 부풀려보려는 판관들을 보면 오늘날 인간사회의 재판제도를 에둘러 비판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찔러서 피 한 방울 안 나올 정도로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 아니라면 손수건 한 장씩 준비하고 가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보고 나온 사람들이 펑펑 울었다길래, '나는 절대 울지 않겠다'며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들어갔습니다만... 아주 두 눈이 벌개지도록 질질 짜면서 나왔습니다. 끝날 때쯤 객석도 훌쩍이는 소리로 가득하더군요. 감독이 사람 울리는 데 아주 재능이 탁월한 듯 합니다. (왜 그렇게 다들 우는 지는 직접 확인해보시길...)


극중에서 염라대왕(이정재)이 남긴 대사가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서 하지 않은 일을 죽어서 하겠다고 한다" 죽어서 후회하지 말고 살아있을 때 잘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죽어서 지옥 가지 않으려면 정말 착실하게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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陰....... 그냥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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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내가 대학교 1학년 때였던 2011년에 작성한 글이다.


어제 교양 수업 시간에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국경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시청하였다.


북한과 중국이 맞닿은 국경 지역... 즉 개산툰, 단둥, 연길 등 주요 국경 지역을 남한의 PD들이 목숨을 걸고 밀착 취재를 한 것인데, "만약 중국 공안에게 발각되면 바로 북한으로 호송된다. 그러나 저들은 그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를 한 것이다."라는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서 소름이 돋는 한편으로, 이 다큐를 만든 PD와 스태프들의 목숨을 두려워 하지 않는 용기와 불굴의 의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에 잠시 감동을 받았다.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찍은 만큼, 다큐멘터리의 완성도는 높았으며 담당 PD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PD상까지 수상하는 등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다큐멘터리는 얼어붙은 두만강 위에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도망가다가 미처 다 건너지 못하고 죽은 여성의 시체가 며칠째 방치되어 있는 참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미 죽은 지 며칠 지난 북한 여성의 시체가 방치되어 있는 모습에 함께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던 학생들도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1시간 동안 나는 충격과 공포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국경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인신매매, 마약 거래의 처참한 광경을 여과 없이 그대로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당 간부라는 자마저 먹을 것과 돈에 굶주려 취재진에게 "가지고 있는 것 아무거나 좀 달라."고 호소하는 일까지 있었다.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며 가장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자매의 이별'이었다. 북한에서 간신히 탈북하여 중국으로 넘어온 한 자매가 있었는데, 언니는 자유와 행복을 찾아 대한민국으로 가고자 하였으나 동생은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다. 끝까지 동생을 설득하여 함께 데려가고자 하는 언니와, 끝끝내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동생의 대화를 그대로 담아내었는데 그 대화를 듣고 보니 동생에게 한심함을 느끼기보단 연민을 느끼게 되었다. 동생 역시 북한 사회의 참상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고, 다시 돌아가면 굶어 죽든 어떻게 죽든 제 명에 살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끝까지 북으로 돌아가고자 한 것은 다름 아닌 '조국'에서 살고 싶다는 간절함 때문이었던 것이다. 북으로 돌아가면 당장 부모도, 집도, 땅도 없는 상황에서.. 아무 것도 없음에도 그녀가 북으로 가고자 했던 것은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에서 살다가 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다. 그것이 바로 조국이다. 아무 것도 없지만 내게 정신적 위안을 주는 삶의 터전이 바로 고향이고 조국인 것이다. 그곳이 비록 북한과 같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지옥이어도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결국 '통일'을 해서 하나의 조국을 만들어 이와 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결국 남매는 국경에서 서로 부여잡고 한참을 운 뒤에 헤어졌는데 언니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대학생이 되어 새 삶을 시작했지만, 동생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 둘에게 '이별의 기억'은 살아가는데 있어 영원한 아픔으로 남을 것이다.

 

다큐멘터리가 끝난 뒤, 내가 느낀 감정은 분노와 연민이었다. 우리와 같은 땅에 살며, 같은 역사를 가졌고, 같은 아픔을 공유하며, 같은 피가 흐르는 북한 민족들의 참상을 보며 그들에게 한 없는 연민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반면에, '인간 사파리'나 다름 없는 지옥으로 인민들을 내던지고, 본인들은 호의호식하는 북한의 기득권층에 강한 분노를 느낀 것이다. 북한이 못산다는 소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이처럼 실제 국경 지역의 참상을 보니 그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 것 같았다.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북 동포들은 굶주림에 던져놓고 사치와 향락에 빠져버린 것을 부끄러워해야하는가? 오늘도 내 또래 이북 동포들은 국경 지역에서 살기 위해 목숨을 건 발버둥을 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을 생각하면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있음에도 만족치 못하고 더 많은 것을 누리고자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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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도보통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에 등재되다!


지난 5월 18일부터 19일 양 일간 열렸던 제7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총회에서 10개국 14개의 아태기록유산 등재가 확정되었는데요, 「무예도보통지」 역시 등재 목록에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아태지역총회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일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기록유산에 대한 인식제고 및 보존, 보호 관련 활동을 장려하고자 1997년 설립된 지역위원회로서, 아태기록유산을 지정해오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하네요)


1790년(정조 14년) 왕명에 의해 만들어진 종합군사무예교범인 「무예도보통지」는 그 기록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인정 받아, 이번 총회에서 기록유산으로 등재 결정이 났다고 하는데요, 「무예도보통지」의 기예 24기를 복원하여 수련하는 입장에서도 매우 기쁜 일이고, 좀 더 거국적으로는 한국인으로서도 정말 기쁜 일이네요.



(사진: 「무예도보통지」 중 권법 편)

하지만 이번에 등재된 「무예도보통지」는 '북한'의 기록유산으로 등재가 되었고, 우리나라 역시 '한국'의 기록유산으로 '편액'이 따로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한민족의 문화유산인데, 북한의 문화유산과 남한의 문화유산이 구분되어 등재됐다는 사실이 매우 서글프게만 느껴집니다.


언제고 통일이 되어 하나 된 한국의 이름으로 「무예도보통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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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명: 태양 아래

- 감독: 비탈리 만스키

- 장르: 다큐멘터리

- 국가: 체코, 러시아. 독일, 라트비아 그리고 북한

- 개봉일: 2016년 4월 27일

- 관람가: 전체관람가


전역하고 처음으로 영화관에 다녀왔다.


사실 요근래 상영작들 중에서 그닥 극장에까지 가서 볼 만한 작품은 없는 것 같아, 딱히 영화관에 갈 이유를 못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북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태양 아래>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오늘 조조로 보고 왔다.



북한 찬양에서 북한 현실에 대한 고발로의 전환


영화의 전체적인 감상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북한판 빅브라더'다. '빅브라더(big brother)'란,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1984년>이란 작품에서 비롯된 단어인데, 막강한 정보와 권력을 쥐고서 사회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권력 내지는 사회체계를 의미한다. 그렇다. 이 영화는 사회 전체를 감시하고 통제하면서 자신들의 입맛대로 인민들을 주무르는 북한 당국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사실 이 영화의 초창기 기획의도는 북한을 홍보하기 위함이었다. 애초에 이 영화는 북한 정부와 러시아 정부의 지원 아래 기획된 작품이었다. 따라서 북한이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상낙원'이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제작이 이루어졌는데, 감독을 맡은 러시아 출신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1년 동안 북한에 체류하면서, 북한의 현실을 목도하고 위험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바로 초기 의도와는 달리 북한을 고발하기 위한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 것.


하여 만스키 감독은 목숨을 걸고 메이킹필름을 러시아로 밀반출해 재편집을 한 뒤 고발성 영화로 성격을 바꾸어 제작했다고 한다. 북한 당국에 의해 걸렸더라면, 최소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북한에 억류되어 평생 강제노동을 했었을지도 모를 일인데, 참 대단한 용기와 신념을 가진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 영화 공식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는 평양에 거주하는 8살 소녀인 진미와 그녀의 가족을 중심으로, 그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그려낸다. 진미는 광명성절(김정일의 생일)을 앞두고 조선소년단에 입단을 하는데, 다가올 태양절(김일성의 생일)을 앞두고 소년단의 일원으로 공연을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진미의 부모는 각자의 일터에서 성실하게 노동에 임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진미 아버지가 일하는 봉제공장에서는 "오늘 생산률 200%를 달성했다"며 생산률 높이기에 공헌한 여성 노동자에게 꽃다발과 박수를 안기고, 여성 노동자는 겸손하게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꽃다발을 다른 이에게 넘기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된다. 진미 어머니가 일하는 두유공장도 마찬가지다. "진미가 광명성절을 맞아 조선소년단에 입단했다"며 박수갈채를 보낸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북한의 초기 의도는 성공한 셈이다.


북한판 빅브라더


하지만 감독은 북한의 현실을 고발하기 위한 자신의 의도를 달성하기 위해, 영화를 '비틀기' 시작한다. 만스키 감독의 말에 의하면, 오디션을 통해 8살 소녀인 진미가 최종 주인공으로 선발되자, 진미의 집이 갑자기 고급 아파트로 바뀌었으며, 진미 아버지는 실제 직업이 신문기자였으나 영화 촬영을 위해 봉제공장 기술자로, 어머니는 식당 종업원이었으나 두유공장 노동자로 직업까지 바뀌었다고 한다. 



(사진: 진미 가족은 식사하며 나누는 대화까지도 당국이 지시한 대사를 읊조려야만 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하여 감독은 진미 부모의 직업이 당국에 의해 강제로 변경되었으며, 영화 촬영 중간에도 당국에서 길 안내를 이유로 자신들을 끊임없이 밀착 감시하고 통제했음을 중간 중간 자막을 통해 관객들에게 상기시킨다. 촬영한 필름을 사전에 검열당했음은 두 말 하면 잔소리.


무엇보다 매 장면마다 북한 당국 측 인사가 짜여진 각본을 제시하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만든 대사를 읊도록 하는 메이킹 필름이 등장하는데, 이는 위에서 언급한 훈훈한 장면들이 의도적으로 연출된 것임을 알게 한다. 메이킹 필름 속 북한 노동자들의 눈에는 영혼이 없으며, 중간 중간 하품을 하거나 얼굴에 귀찮음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사진: 상심에 빠진 진미의 표정 -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말미에는 진미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데, 진미를 달래기 위해 스태프가 "좋아하는 시 없어?"라고 묻자, 갑자기 진미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조선소년단 입단 선서'를 읊기 시작한다. 진미에게 좋아하는 시는 '조선소년단 입단 선서'이며, 좋아하는 음식은 '우리 민족 고유의 음식으로서, 늙는 것과 암을 예방해주는 김치'일 뿐... 진미는 "좋아하는 게 없냐"는 스태프의 질문에 울먹이면서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할 뿐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이게 바로 북한의 현실이다. 모든 정보를 독점하면서, 인민들을 억압하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체제를 경배하게끔 세뇌시키는 북한이라는 나라. 인간의 기본권인 개개인의 개성과 자유조차 누릴 수 없다.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혹자는 이런 북한을 두고 500년 동안 전제군주가 통치했던 조선왕조보다도 더 억눌린 나라라고도 평한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조선은 임금이 무능하거나 폭정을 저지르면 반정(反正)을 일으키거나, 농민들이 떼지어 봉기라도 일으켰지만, 북한은 아예 그럴 여지조차 없으니 말이다. 어쩌다 한민족 5천년 역사상 이토록 잔인하고 비이성적인 나라가 세워졌을까 한탄스럽다.


진미는 무사할까?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에 걸리는 한 가지가 있었는데, 바로 진미 가족의 안부였다. 진미 가족은 북한 당국에 의해 동원되어 의도대로 촬영에 임했다지만, 감독이 임의로 진미 가족의 일상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고발해버렸기에 북한 입장에서는 엄청난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을 것이다. 이게 괜히 죄 없는 진미 가족에게까지 불똥이 튈까봐 그게 너무 걱정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를 제작한 만스키 감독도 누구보다 우려가 큰 것 같다.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만스키 감독이 국내 시사회에 와서 "진미 가족의 안부가 제일 걱정이다. 진미와 그녀의 가족이 무사할 수 있도록 전세계 여론이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했단다. 국제사회의 여론 따위는 코웃음칠 북한이기에 저 말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북한사회의 현실을 전세계에 고발해야 한다는 대의(大義)와 진미 가족의 안부를 지켜야 한다는 소의(小義) 사이에서 누구보다 심적 갈등을 했을 감독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낼 따름이다.



(사진: 진미의 미소에 영혼이 없어보인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외면해서는 안될 현실


다큐멘터리이기에, 내용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는 있어도 우리는 이 영화를 꼭 봐야만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한반도 북부에 자리잡고 살고 있는 우리의 동포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재수없어 우리가 조금만 더 위쪽에서 태어났더라면, 우리 역시 스스로 통제당한다는 사실을 자각조차 못한 채, 오로지 김씨 왕조만을 숭배하며 굴종적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반도 북쪽에서는 '빅브라더' 아래 억압받는 우리의 동포가 있다. 그 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것에만 그쳐서도 안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보는 것이 바로 영화를 본 관객들의 다음 과제다.


PS. 엔딩 크레딧에서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 주민들이 헌화한 꽃송이들을, 당국 관계자들이 일일이 금속탐지기로 검사하는 장면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거냐.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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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omn.kr/jx0x


오늘이 충무공 탄신일이라고 한다. 어제 밤늦게까지 입대 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던 기사들을 쭉 훑어보다가, 충동적으로 기사 한 편을 써서 보냈다. 예전에 통일부 상생기자단으로 활동할 때, '북한에서도 이순신 장군이 영웅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그 기사를 초고로 다시 한 번 새롭게 기사를 써봤다.


충동적으로 쓴 기사라 퀄리티가 많이 떨어짐에도 <오마이뉴스>에서 메인에 배치해주고 기사 등급도 높게 쳐준 것은 고마운 일이긴 한데, 정식으로 채택된 기사를 다시 읽어보니 내가 말하고자 했던 핵심 구절이 전부 가위질 당한 상태다.


처음 내가 쓴 기사에서는 북한에서 이순신의 위상이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심한 부침을 거듭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북한의 행태(주민 억압, 동족에 대한 무력도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구절이 한 문단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편집부에서 내 기사를 편집하면서, 그 문단을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다.


기사를 쓴 장본인인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구절이 난도질 당한 상태에서 내 기사가 메인에 올라갔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다.


여하간 위 기사를 읽으시는 분들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고 읽으시면 좋겠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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