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의 명물 '통인동 커피공방' 커피를 드디어 맛보게 됐습니다.


이곳 커피가 그렇게 유명하고 맛있다고 하는데, 그쪽에 갈 일이 없어 커피 원두는 항상 동네 근처에서 사먹곤 했습니다. 삼청동의 유명한 단골 커피가게도 있었고요. 게다가 요새는 보이차에 빠져서 커피 자체를 잘 안 마시게 되면서 통인동 커피공방에 갈 일이 더더욱 없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블로그에서 '경복궁의 봄'이라는 블렌딩 원두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구미가 당겨 주문했습니다. 직접 갈 필요 없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해도 보내줍니다. 더욱이 최초 가입시에는 배송비 면제 쿠폰을 주기 때문에 배송비도 들지 않습니다.


지난 주 내내 징검다리 연휴였던지라 주문한 지 한참만인 엊그제 드디어 왔습니다. 포장지를 까보니 정성스러운 포장이 눈에 띕니다. 핸드드립 맛있게 추출하는 가이드 팜플렛도 들어가 있고, 서비스 원두(케냐 AA)도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가 은근히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죠 ^^ 경복궁의 봄이라는 컨셉답게 일러스트와 문구도 아기자기합니다. 얼른 커피를 마셔보고 싶게 만드는군요.




그런데 이날 시간이 너무 늦어 커피를 마시지 못했습니다. 밤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므로...


고로 오늘 마셨습니다.


두둥...!



음...


너무 오랜만에 커피를 마셨나봅니다.


핸드드립 솜씨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물 조절도 실패했고, 감이 잘 안 오는군요. 하긴 드립도구에 먼지가 얹힐 지경이었으니.. 앞으로는 커피를 자주 마셔야겠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열심히 커피 클래스 찾아다니면서 커피를 찬양했던 저였는데 말이죠.


어쨌거나 드립은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원두 본연의 향마저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당히 좋은 향이 나더군요. 테이스팅 노트를 찾아봤습니다. 아래와 같답니다.



솔직히 아직은 코튼캔디니 벌꿀, 커피 블로썸 이런 맛을 느낄 정도의 미각은 못되서리.. 그래도 '경복궁의 봄'이라는 컨셉에 맞게 향긋한 꽃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통인동 커피공방 커피는 워낙 유명하고 커피맛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곳이니 커피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 주문해서 드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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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공부를 시작한 뒤로, 매일 아침마다 직접 원두를 갈아 드립 커피를 마시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원두 자체는 어딜 가나  비싼 편입니다. 그렇다고 오래 두고 마실 수도 없습니다. 로스팅한 지 2주 이상 지나면 아무리 밀폐용기에 보관한다고 해도 커피 본연의 향미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래오래 마시겠다고 원두를 오래 보관하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하네요. 아까워도 빨리 마시고 신선한 원두를 사는 게 정답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홈바리스타 강의를 들으러 가면, 강사 선생님이 매주 새로운 원두를 한 웅큼씩 맛보기로 담아주셨기 때문에, 그동안 이 원두로 연명해왔더랬습니다. 거기에 얼마 전 핸드드립 대회에서 1등한 덕분에 사은품으로 받은 원두 200g 두 봉이 있어서 꽤 오래도록 원두를 구매하지 않고 커피를 즐길 수 있었죠.


하지만 그 원두들도 며칠 전에 다 떨어져버렸네요. 새로 원두를 사기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별 수 없이 집에 보관 중이던 인스턴트 아메리카노 커피로 며칠 버텨볼 요량이었습니다만... 커피를 배우고나니 입만 고급스러워진 게 함정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정말 맛있다고 생각했던 커피였는데, 이젠 맛 없어서 먹지를 못하겠더군요.


하루 빨리 신선한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결국 원두를 새로 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디서 살까 고민하다가 '스타벅스'가 떠올랐습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브랜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스타벅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고급 카페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다들 스타벅스를 떠올리곤 하죠. 그런데 저는 스타벅스 커피가 맛있는지 맛없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커피 공부를 한 이후로는 마셔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 참에 스타벅스에서 직접 원두를 사다가 갈아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스타벅스의 원두를 드립해서 마시면 어떤 맛일까 무척이나 궁금하더라고요. 


어제 스타벅스 매장에 가보니 원두가 무척 많더군요. 그중에서도 '하우스 블렌드' 원두 250g짜리 한 봉을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15,000원이네요. 참고로 하우스 블렌드란, 각 커피 브랜드별로 독자적인 레시피를 가지고 블렌딩한 원두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하우스 블렌딩 레시피야말로 그 커피 브랜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죠. 브랜드의 생명 그 자체라, 대부분 영업비밀로 공개하지 않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 오자마자, 바로 개봉해서 원두부터 요리조리 살펴봤습니다. 설명으로는 미디엄 로스팅(중배전: 중간 정도 볶은 원두로, 너무 쓰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은 균형 잡힌 맛)이라고 하는데, 겉만 봐서는 기름기가 좔좔 도는 게, 처음에 강배전인 줄 알았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굉장히 진해보였거든요. 그만큼 향미도 강렬했고요.



바로 핸드밀에 넣고 갈아서 드립해봤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지만, 커피의 특징을 이해해보고자 커핑 테스트하듯이 계속 밀착해서 향도 맡고, 아예 원두가루를 뜨거운 물에 풀어서 살짝 맛도 봤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꼬랑내(?)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 같더니... 약간 탄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했습니다. 가장 특징을 잡기 어려운 원두였던 것 같습니다.


마셔보니 향과는 달리 그렇게 강한 맛이 아니었습니다. 왜 미디엄 로스팅인지 알 것 같더군요. 신 맛도 없고, 쓴 맛도 없고... 약간 정체성이 없는 듯한 맛. 개인적으로는 이런 균형잡힌 맛보다는 신 맛이나 쓴 맛 등 어느 한 가지 맛이 도드라지는 커피가 요즘 땡겨서... 그닥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특징이 가장 도드라지는 커피가 매우 높은 등급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위의 평가는 철저히 제 주관적인 평가이고... 저는 사실 바리스타 자격증도 없는 초보 중의 왕초보일 뿐이라... 잘 모르면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언급해봤습니다. 혹여라도 전문가 분들께서 지나가다 제 글을 보신다면 지도편달 부탁드리겠습니다. 요즘 커피 공부에 푹 빠져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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