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제 블로그를 자주 구독하는 분들이라면, 군 시절 전우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올라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저는 원체 대인관계가 넓지 않은 터라, 자주 연락을 주고 받는 친구들은 매우 한정적인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군 시절 만났던 전우들과는 이상하리만치 끈끈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서, 초중고대학 학창시절을 통틀어 만나는 친구들 한 명 없어도 이 친구들과는 굉장히 자주 만납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과 엊그제 또 뭉쳤습니다. 경주 여행 때 자신의 자취방을 내주었던 친구 하나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보겠다며 주말에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평생 술벗인 JH와 이 친구 그리고 군 시절 제가 유독 아꼈던 후임 한 명이 뭉쳤습니다. 이 후임 친구는 전역한 뒤로 처음 만났습니다. 중간 중간에 계속 얼굴 한 번 보자고 했는데, 뭐가 그리 바쁜지 빼다가 이제서야 나타났네요. 처음엔 좀 서운했는데 이렇게라도 잊지 않고 나와주니 서운한 마음도 스르륵 녹습니다.



1차는 종각역 근처에 위치한 '백세주마을'이란 전통술집에서 시작했습니다. 국순당 직영 브랜드인 듯 합니다. 백세주가 기본 술이고 다양한 전통주가 있습니다. 


가격이 좀 세서 비싼 술은 먹지 못했습니다만, 분위기도 좋고 가볍게 한 잔 하기에 적당한 곳이었습니다. 1차에서 6만 원 정도가 나왔는데, 제가 맏형이기도 하고 취직해서 그나마 월급이 들어오는 입장이라 기분 좋게 한 턱 냈습니다.



2차는 '오사카 부루스'라는 이름의 이자카야로 갔습니다. 오늘따라 '사케'가 먹고 싶었거든요. 


분위기가 다소 시끄럽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3,900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안주가 무척 흡족스러웠습니다. 사진에 나온 안주들은 '와사비 문어회', '칠리새우', '가라아게', '닭똥집튀김'입니다. 저렴한 만큼, 퀄리티 역시 별로였지만 이 가격에 저렇게 먹을 수 있는 게 어디인가요.



마지막 3차는 가볍게 생맥주로 달렸습니다.


호객하는 아주머니 손에 이끌려 들어왔는데, 다트 던지기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면 서비스를 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도전해봤습니다만... 술에 취하니 영...  냥 막 던지다가 끝났습니다. 


드라마 <주몽>을 보면 주몽이 술에 잔뜩 취한 상태에서도 활로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추는데, 저는 아직 무공의 경지가 바닥을 기는 모양입니다.. 껄껄...


이날 술자리는 막차 시간 직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더 부어라 마셔라 놀았을텐데, 다들 저녁 늦게 만나는 바람에 오래 놀지 못한 게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겹도록 자주 보는 얼굴들인데, 매번 만날 때마다 반갑고 하는 얘기 또 하고 듣던 얘기 또 들어도 질리지 않고, 헤어질 때면 늘 아쉽고... 참 신기합니다. 저희도 이젠 만날 때마다 농담처럼 "먼저 죽으면 남는 사람들이 장례식장에서 관이나 들어주자"면서 껄껄 웃곤 합니다. 이래서 남자들이 만나면 군대 얘기 한다고 하는 걸까요? 그만큼 동고동락을 함께 하며 뜨거운 청춘을 보냈기 때문이겠죠? 어쩌면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청춘의 흔적을 마주하니 반가움을 느끼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우리 '꽃보다 국유단' 모임이 언제까지고 서로의 삶에 안식처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쁜 일, 슬픈 일 함께 나누며 죽을 때까지 변치 않는 우정 이어갈 수 있기를...

Posted by 가베치
,

새해를 맞아 친구들과 남한산성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우리 국유단 동지들과 함께...)


그렇게 바글바글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등산객들이 꽤 되더군요.

날이 따뜻해서 등산하다보니 금세 등줄기가 후끈해집니다. 



그닥 가파른 산이 아니어서 그런지 딱히 힘들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만날 산 타는 게 일상이었던 유해발굴병 출신인데, 가오가 있지 이깟 산에 헥헥거렸으면 자존심 상할 뻔 했습니다. (예외도 있었지만...)


서문-> 수어장대 -> 북문 코스로 잡고 등산을 시작했는데 대략 40분 정도 오르니 서문에 도착했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항복하러 나왔던 문이 바로 이곳 서문이라고 합니다.



서문에서 길 따라 쭉 올라가다보면 제일 높은 곳에 '수어장대'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오군영 중 하나였던 '수어청'의 지휘관이 병사들을 지휘했던 지휘소라고 합니다.

이제는 등산객들의 단골 포토존이 된 지 오랩니다.



저도 삼체식과 용형으로 인증샷을 남겼는데, 용형할 때 주변 등산객들이 깔깔거리고 웃는 통에... 쩝;

(그나저나 매번 인증샷이 마음에 안 듭니다. 어떻게 하면 멋지게 나올지 연구해봐야겠습니다)



내려올 땐 북문으로 내려왔는데, 여긴 조선군과 청나라군이 한 판 붙었던 '북문 전투(법화골 전투)'의 현장입니다. 조선군 300여명이 북문으로 나왔다가 매복해있던 청나라군에 의해 무참하게 패배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내려올 때는 배가 고파서 밥 먹을 생각 밖에 없었는데, 지금 이 포스팅을 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기가 거기였습니다. 귀찮아서 사진도 안 찍었는데 이제서야 무릎을 치게 됩니다 -_-; 아무튼 영화 <남한산성>에서도 북문 전투가 묘사되는데 실제로 여기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북문을 지나 쭉 내려오면 식당가가 등장합니다. 

미리 사전 조사로 눈여겨봐둔 식당을 찾았습니다.



여기 '효종갱'이라는 메뉴가 유명하다고 하여 일단 2인분만 주문해봤습니다. 


효종갱은 조선시대에 양반들이 새벽까지 술 먹다가 아침에 배달해서 먹던 해장국이라고 합니다. (효종은 '새벽종'이란 뜻입니다. 새벽종이 울릴 때 먹던 해장국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양반들이 즐기던 해장국답게 전복, 소갈비, 해삼, 버섯 등 각종 진귀한 재료들이 들어갑니다. 가격도 1인분에 12,000원이나 합니다. 



먹어보니 북엇국 맛이 강하게 납니다. 솔직히 12,000원이나 주고 먹기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다 한 번 먹을 수는 있겠지만, 굳이 다음에 또 와서 찾아 먹을 맛은 아닙니다.


추가로 오리백숙 한 마리를 안주 삼아 동동주를 마시며 늦은 점심을 거하게 해결했습니다. 한참 먹고 마시면서 떠들다가 근처 한옥카페에서 커피를 먹고 해산했습니다. 



설 연휴 들어 너무 잘 먹고 마시며 다니다보니 슬슬 똥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용형을 빡세게 해줘야할 듯 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

젊음의 거리에서 ‘대한민국 영웅, 명예 찾기!’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학생 서포터즈 1기 1조 오프라인 미션 수행기 -



안녕하세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학생 서포터즈 1기 1조입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유달리 매섭듯, 가을을 시샘하는 늦더위의 기세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처럼 무더위로 인해 대지의 만물도 모두 녹아버리는 듯했던 지난 8월 20일, 신촌 연세로에 검은 조끼를 입은 정체불명의 청년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의 정체는...! 저희 국유단 대학생 서포터즈 1조원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저희는 왜 이 더운 날씨에 신촌에 있었을까요? 바로 국유단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대한 오프라인 홍보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현장의 열기 속으로 다함께 들어가보시겠습니다!



젊은 청년층을 공략하라!


오프라인 홍보행사를 준비하면서 저희가 가장 먼저 고민했던 점은 ‘누구를 대상으로 홍보할 것인가’ 였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국유단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 주로 참전용사가 속한 노인층을 대상으로 홍보가 이루어진 점을 주목했습니다. 동시에 시간이 갈수록 청년층의 역사의식은 흐릿해져가고 있다는 점에도 함께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역발상으로 청년층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국유단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그리고 6·25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에 대해 미래 대한민국의 주역이 될 청년들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젊음의 거리, 신촌에서 오프라인 홍보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원한 얼음커피 한 잔 하실래요?


행사 당일인 20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저희는 아직 거리가 잠에서 채 깨어나기도 전에, 행사 장소로 향했습니다. 거리에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부랴부랴 천막을 설치하고, 사진을 나열하는 등 부지런을 떨다보니 어느새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때마침 길을 오가는 시민들도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오전 10시! 드디어 국유단 대학생 서포터즈 1조의 오프라인 홍보 행사가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날씨가 더운 점에 착안하여, 홍보 부스를 ‘간이 카페’ 형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잠시 다리쉼을 할 수 있도록 대형 천막 아래 의자들을 배치하고, 누구든 와서 쉴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아울러 즉석에서 시원한 얼음커피를 제조하여 시민들에게 나눠드렸는데요, 시민들이 커피 한 잔 하면서 자연스럽게 국유단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관련 사진들을 부스 주위로 전시했습니다.



(사진: 젊음의 거리 신촌에 설치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홍보 부스)


열정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다


그런데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홍보 부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저조했기 때문입니다. 길거리 홍보행사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던 저희들 역시 무관심한 시민들의 반응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쭈뼛쭈뼛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 탓에 점점 미지근해지기 시작하는 커피를 보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각성한 저희 조원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떠나 한 목소리가 되어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길 가는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시원한 얼음커피를 내밀며 홍보 부스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려 노력한 것입니다. 이런 저희의 열정에 시민들도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차 부스 앞에 멈추는 발걸음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희 부스를 찾은 첫 손님은 할머니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저희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더니 “내 사촌오빠가 6·25 전쟁 때 금화지구 전투에서 돌아가셔서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닌가요.



(사진: 홍보 부스를 찾은 첫 손님은 전사자 유가족이었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 할머니는 “지금까지 이런 사업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설마 60여 년 전에 돌아가신 오빠를 찾을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꼭 찾아드릴 수 있다”고 약속드리며, 꼭 국유단으로 연락해주실 것을 신신당부했습니다. 이처럼 시작부터 특별한 손님을 맞이한 저희는 오프라인 홍보 행사의 효과를 새삼 느끼며 홍보에 더욱 열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사진전시회를 열다


시작은 커피 한 잔이었습니다. 단순히 목을 축이러 부스를 방문했던 시민들은, 커피를 마시는 동안 전시된 사진들을 보고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던져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때, 국유단 예비역 병장 출신인 김경준 서포터즈의 이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발굴병 출신 서포터즈답게 전문 지식을 동원한 설명은 관람객들에게 국유단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페루 출신 한 외국인 관람객은 ‘설악산 상봉 유해발굴작전’ 사진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는 “한국 관광지에 여러 번 가봤고, 설악산도 잘 알고 있다”며 “이 높은 산꼭대기에도 유해가 있느냐”며 놀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 상봉 유해발굴현장에서 직접 작전에 참여하기도 했던 김경준 서포터즈는 “상봉 꼭대기 바위틈에서 조명등을 비춰가며 유해를 발굴했다”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한 설명으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사진: 유달리 사진전시회에 관심을 보였던 페루 관광객)




(사진: 발굴병 출신의 경력을 되살려 국유단을 홍보하는 김경준 서포터즈)


전시된 사진들은 유해의 발굴과정부터 입관, 약식제례를 마치고 감식 절차를 거쳐 유가족에게 인도되기까지의 전 과정 뿐 아니라, 중국군 유해 인도 행사와 한·미 공동감식까지 국유단의 사업을 설명할 수 있는 사진들을 순서대로 전시하였는데요, 사진들을 유심히 관람하던 한 중년의 여성 관람객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정성을 다해 모시는 줄은 몰랐다”며 “군대 가 있는 아들만 생각해도 가슴이 아픈데, 하물며 전쟁터에서 전사하여 60년 넘게 돌아오지 못하는 이분들을 기다리는 유가족들의 심정이야 말해 무엇하겠느냐”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진: 유해발굴사업을 홍보할 수 있는 작은 사진전시회 개최 모습)


인기만점이었던 O.X 퀴즈


작은 사진전시회와 함께 저희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국유단 O.X 퀴즈’였습니다. 사전에 미리 엄선하여 준비한 5가지의 질문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즉석에서 퀴즈를 푸는 시간을 가진 것입니다. 특히 퀴즈의 정답을 모두 맞히는 시민들에게는 특별 주문제작한 ‘국유단 보틀’을 경품으로 지급했는데요, 모두들 보틀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퀴즈 풀이에 임하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현장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국유단 O.X 퀴즈’)


자, 그럼 현장에서 출제했던 O.X 퀴즈 문제를 한 번 옮겨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도 함께 풀어보실까요?


[국유단 O.X퀴즈]


1. 전세계에서 전사자 유해발굴을 실시하는 나라는 2개 뿐이다?

2. 유해발굴사업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창설된 2007년부터 시작되었다?

3. 북한군의 유해와 중공군의 유해는 발굴하지 않는다?

4.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 중 신원확인이 된 유해는 2% 미만이다?

5.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총 2개 팀으로 구성되어있다?


[정답]


1. O (대한민국, 미국)

2. X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6·25 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

3. X (인도적 차원에서 발굴하고 있음. 북한군 유해는 파주 적군묘지에 안장하고 있고, 중국군 유해는 2014년부터 중국 측에 송환하고 있음)

4. O (국군 유해 9,182위 중 신원확인이 된 유해는 115위)

5. X (조사/발굴/감식/영현/대외협력/계획운영/본부중대 등 7개 부서로 구성)


여러분 정답을 얼마나 맞히셨나요? 많이 어려우셨나요? 


네, 현장의 시민들도 어려워하기는 마찬가지였는데요. 실제로 문제를 2개 이상 맞히는 시민들이 별로 없었답니다. 그만큼 국유단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낮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언론매체와 예능을 통해 우리 사업을 홍보해왔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인식이 낮은 것을 보면서 저희가 하고 있는 홍보행사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더위를 잊고 홍보에 전념하는 저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특별 주문제작하여 경품으로 지급한 국유단 보틀)


O.X 퀴즈의 정답을 맞히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자, 저희는 새로운 방식으로 보틀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즉석에서 국유단 홍보 부스를 촬영해 개인 SNS에 업로드하는 시민들에게 보틀을 선착순 지급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앞다투어 저희 홍보 행사 소식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준비한 보틀도 금세 동나고 말았답니다.


유달리 많은 관심을 보였던 외국인 관광객들


행사를 진행하는 내내 정말 많은 시민들이 저희 부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셨는데요, 특히 신한은행 대학생 홍보대사 팀도 홍보활동을 하던 와중에 저희 부스에 방문하여 즉석에서 O.X 퀴즈를 풀고 사진전시회를 관람했습니다. 또 저희 부스 옆에서 홍보행사를 하던 식품의약품안전처 서포터즈들과 상호 교류 차원에서 서로의 부스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식약처 서포터즈들 역시 “이런 사업이 있는 줄은 몰랐다. 좋은 정보를 배우고 간다”며 관람 소감을 밝혔습니다. 



(사진: 신한은행 대학생 홍보대사들과 함께)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국내 시민들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이 더 컸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페루 관광객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홍보 부스로 모여드는 바람에 저희 조원들은 다시 한 번 스스로의 부족한 어학능력을 느끼면서 좌절감을 맛봐야만 했습니다.


이때 구세주처럼 신선정 서포터즈가 등장했습니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외국인 관광객들과의 대화를 주도하며 사업의 의미를 전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선정 서포터즈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6·25 전쟁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자, 6·25 전쟁의 역사에 대해서까지 상세히 설명하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사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열심히 통역하며 국유단을 홍보하는 신선정 서포터즈)


이에 발을 맞추듯 하지영 서포터즈와 이다솜 서포터즈 역시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으며, 국유단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열정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현장에 바람이 불어 현수막이 찢어지고, 사진들이 바람에 날아가는 등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가 수시로 벌어져 계속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두 서포터즈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답니다. 이렇듯 저희 조원들은 언제부터인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손발을 착착 맞춰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준비과정부터 행사까지 많은 것을 배웠던 시간


지금까지 젊음의 거리 신촌에서의 국유단 홍보행사 현장을 보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셨나요?이번 행사를 마치는 저희들의 소회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었는데요, 사실 이번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하면서, 장장 수개월에 걸친 아이디어 회의가 있었습니다.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열정 많은 대학생들답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고, 각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보다 효과적으로 국유단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대해 알려야한다’는 큰 뜻에는 다들 공감했고, 이에 따라 서로의 입장을 한 발짝씩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점점 하나의 의견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오프라인 미션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서도 조원들 간의 양보와 배려, 단합과 소통이라는 덕목을 배울 수 있었기에, 저희에게도 뜻 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홍보부스를 찾아 진지하게 설명을 경청해주신 많은 시민들의 관심 덕분에 홍보 행사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행사의 의의는 작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포터즈들의 소감 한 마디


그럼 행사를 진행하며 느꼈던 서포터즈들의 소감 한 마디씩을 들어보실까요?


김경준 서포터즈: “군 복무 당시 수행했던 임무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알리는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사진 속 현장에 내가 있었음을 설명하자, 많은 시민들이 존경의 눈길로 바라보는 것을 느껴서 뿌듯했다”


하지영 서포터즈: “준비 당시에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유해발굴 사업을 칭찬해 주시던 분, 말없이 전시된 사진을 계속 보시던 분, 한국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열심히 설명을 들어주시던 외국인 등등 많은 시민들을 만나며 걱정이 기우에 불과함을 깨달았다. 시민들의 관심을 통해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함을 느꼈다”


이다솜 서포터즈: “오프라인 미션이 처음이어서 긴장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잘 마무리되어서 뿌듯하다. 아쉬웠던 것은 이런 행사가 처음이라 초반에 다소 헤맸던 점이다. 렌트한 테이블과 천막의 크기가 맞지 않아서 급하게 부스 구조를 바꾸기도 했고 당일 아침에 물품을 구매하는 등 돌발 상황이 있었다. 그럼에도 어르신, 외국인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다. 한 편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을 보면서 ‘영문 리플렛’도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선정 서포터즈: “6·25 전쟁에 참전한 참전국의 외국인들이 우리의 홍보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해주었다는 점에서 감동을 받았다. 한편으로 젊은 층들의 관심과 참여도는 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미흡한 점을 바탕으로 좀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홍보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비석)


행사는 끝났지만, 이번 신촌 오프라인 행사는 시작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그들을 조국의 픔으로 모시는 그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여러분께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은 기간까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학생 서포터즈 1기의 활약도 꾸준히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



오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학생 서포터즈 1기 최종 합격자 발표가 떴다.


결과는... 최종 합격!


솔직히 지원자 중 유일한 전역자 출신인데다가, 얼마 전까지 한솥밥 먹던 식구들이었는데 안 뽑아줬으면 정말... 서운할 뻔 했다. 뭐 어쨌거나 붙었으니까... ㅋㅋㅋ


어제 면접 때도 강조했지만, 나의 유일하다시피 한 강점은 '국유단 출신'이라는 점일 것이다. 물론 국유단 출신이라고 해서 내가 특별한 존재라거나, 남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1년 9개월 가까이 '유해발굴병'이라는 보직을 맡아 임무를 수행하면서, 유해발굴에 대해 빠삭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점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래도 국유단 출신인데 비국유단 출신보다 더 잘해야지,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부담감이랄까?


아무튼 전역자 출신으로서 전역 후에도 부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사례를 몸소 보이고 싶다. 그래야만 앞으로 2기, 3기가 계속 배출될 때에도 또 다른 전역자들이 열심히 지원할테니까...


PS. 다음 주 금요일 발대식 때 발굴현장 체험 간다는데... 우리 팀 발굴지 가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ㅋㅋㅋ

Posted by 가베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