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독립운동가 후손 분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그런데 이분들은 한결 같이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살기 좋아졌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임시정부에서 비서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차리석 선생의 후손은 손목에 '이니시계'를 차고 다녔고, 만주 국민부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김진성 선생의 후손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드디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들만 들어도 '문재인 대통령이 참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방부에서도 광복군을 뿌리로 하는 국군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극우세력들은 이조차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다.


당장 국방부에서 만든 이 영상만 봐도 그렇다. 광복군을 우리의 뿌리로 가르치는 영상을 두고서 '주적을 북한이 아닌 일본으로 교묘하게 바뀌치기함으로써 적화통일로 이끄려는 문재인 정권의 술수'라는 기가 막힌 발언도 눈에 띈다.


나는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더 이상 안 나오게 하겠다는, 그리고 그 말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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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요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묘역이 위치한 김해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평소부터 봉하마을은 꼭 한 번 다녀오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거리가 워낙 멀고 교통이 불편해 마음 먹고 가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그러다 이번에 출발 3일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술집 '관악바보주막'에서 단체버스로 당일치기 방문을 한다기에 충동적으로 신청해서 다녀왔습니다.



봉하마을이 워낙 멀기에 하루 안에 다 보고 돌아오려면 새벽같이 출발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발장소인 신림역으로 향했습니다. 동이 틀 무렵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벌써 점심 때더군요. 한반도가 넓다는 걸 새삼 또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봉하마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대통령의 집'이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서거 직전까지 머물렀던 집입니다. "이 집은 내가 살다가 언젠가는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할 집"이라는 유지에 따라 지난 5월 처음으로 민간에 개방됐습니다.



예전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집을 일컬어 '아방궁'이라는 표현을 써서 물의를 빚은 바 있지요. 당연히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대통령의 집인데 일반 주택보다는 호화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꼼꼼하게 둘러봤습니다. 


그러나 두 눈으로 직접 본 대통령의 집은 아방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아방궁은커녕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소박한 집 한 채만 있더군요. 다만 이 집엔 '철학'이 있다는 것이 여느 집과는 다른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집은 흙, 나무 등 자연재료를 이용해 설계됐다고 합니다. 또 주변 산세와 이어지면서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 지붕을 낮고 평평하게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붕 낮은 집'으로도 불립니다.


방에서 다른 방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계속 밖으로 나오게끔 설계가 됐다고도 합니다. 이유인즉슨, 다른 전직 대통령들처럼 안에만 꽁꽁 틀어박혀 있지 말고 억지로라도 계속 밖에 나와서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걸 느끼며 자연과 더불어 살라는 건축가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것입니다.


손님을 맞이하던 사랑채에는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표어가 액자에 걸려있습니다. 그 아래 웬 낙서가 있길래 의아했는데, 손녀가 한 낙서라고 합니다. 뭔가 인간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서 뭉클했습니다. 



대통령 내외가 휴식을 취하던 안채(거실)를 지나면 서재가 나옵니다. 서재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그는 참모들과 함께 마을 생태계 복원과 민주주의 연구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서가에는 수많은 책들이 꽂혀 있었는데 총 919권이라고 합니다. 책상 위에는 그가 서거 직전까지 읽던 책들도 올려져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출판사 다니는 입장에서 우리 출판사 책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없더군요. 아쉬워라...


노 전 대통령은 하루에 책을 5~6권씩 번갈아가며 읽는 스타일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매우 비슷한 스타일인데요, 그만큼 지적 욕구가 왕성했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퇴임 후 그가 남긴 육필 원고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했는지 짐작이 가능합니다. 그가 가진 지식의 원천이 모두 이 책들에서 비롯된 셈입니다.


책 읽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을 만나면 국민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지적 능력이 결여된 이를 지도자로 세우게 되면 나라와 국민이 얼마나 불행해지는지 우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뼈저리게 깨달은 바 있지요. 문재인 대통령도 '책 읽는 대통령'이라는 컨셉을 강조하던데, 앞으로도 책 읽는 사회 만들기에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드디어 대통령의 묘역으로 향했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 작은 비석 하나만 세워달라던" 유서 내용 그대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은 역대 전직 대통령들 묘역 중에서도 매우 소박하게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대통령 노무현'이라 새겨진 작은 너럭바위 하나만이 이곳이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이 잠든 곳임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 아래 새겨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문구가 뭉클하더군요. 연신 훌쩍이며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제게도 9년 전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2009년 5월 23일, 당시 고3이었던 저는 토요일이었음에도 모의고사를 보기 위해 등교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뇌졸중', '노무현 전 대통령 음독' 등 노 전 대통령의 유고 소식이 확실치 않은 상태로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별 생각 없이 집을 나섰다가 하굣길에 노 전 대통령의 투신과 서거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더랬지요.


영결식이 있던 29일은 학교 전체가 울음바다였습니다. 어느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영결식 생중계를 틀면서 학생들과 함께 보다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고, 또 어떤 선생님은 "이게 나라냐"면서 교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때까지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던 저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요. 이래저래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두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그의 서거를 계기로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인 듯 합니다.


묘역 참배 후에는 봉화산에 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봉화산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세상을 굽어봤던 장소, 세상과 작별인사를 나누던 부엉이바위는 펜스와 철조망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몇몇 관람객들은 아쉬운 마음을 이기지 못했던지 펜스를 넘어 부엉이바위 근처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비록 펜스로 막혀 있었지만 부엉이바위는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가파른 낭떠러지 끝에 서서 바라본 이 세상의 마지막 모습은 어땠을까. 참 가슴이 착잡해지더군요.



내일이면 벌써 그의 서거 9주기를 맞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도 그가 살아있었더라면 하는 헛된 상상을 해보곤 합니다. 그가 살아있었더라면 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요. 무너진 민주주의를 깨어있는 시민들이 조직된 힘(촛불)으로 바로 세우는 모습을 보고 못내 뿌듯해하지 않았을까요. 그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 그가 못 다 이룬 꿈을 실천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모습을 보면서 "야! 기분 좋다!"고 외치지는 않았을까요.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아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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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드디어 역사적인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우리 대한민국 가수들로 구성된 예술단이 평양에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보도된 선곡 리스트를 보니 대부분 남한 가요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남한의 최신 가요들을 부르는 것도 좋지만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좀 더 회담의 성격에 맞는 의미 있는 노래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낸 남북한은 그동안 군사적 대치와 문화적 단절로 한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 주민들의 동질성 회복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한때 한민족이었음을 상기시켜주는 노래를 이번 공연에서 부를 것을 제안합니다.


대표적으로 독립군가가 있습니다.


독립군가는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독립군들이 만주 벌판에서 일제와 맞서 싸울 때 부르던 노래입니다. 그 당시에는 남도 북도 없었습니다. 그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에 똘똘 뭉쳐 한 목소리로 군가를 부른 '한민족'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러한 독립군가를 우리 예술단이 부른다면 서로의 역사적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북측 영접단도 독립군가의 일종인 '용진가'를 연주한 바 있습니다. 이는 남과 북이 함께 일제와 맞서 싸웠던 역사를 되새기며 다시 하나로 나아가자는 뜻이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공연에서 독립군가가 공연된다면, 독립군가를 점점 잊어가는 우리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도 의미 있는 역사교육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러한 뜻을 청와대에 전달코자 국민청원을 올렸으니 동의하시는 분들은 적극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주변에도 널리 퍼뜨려주세요!


▶ 청원하기: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7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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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변은 없었다. '어대문'은 사실이 됐다. 아직 최종 확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개표 상황만 놓고 보면 그는 내일 무사히 청와대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에서 나는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한 그에게 표를 선사했고, 결국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크게 낙심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는 그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나의 뜻이 있어 내 소신대로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 물론 그 전략도 기본적으로 어대문이 될 거라 확신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를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홍준표와 같은 자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 어차피 될 거라 생각했던 그가 대통령이 됐으니 안심이 된다.


대통령 한 사람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는 게 과연 옳은 걸까 회의적이지만 적어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 한 사람 바뀌면 많은 게 바뀌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근 10년 만에 이뤄진 정권교체는 고무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치러진 보궐선거로 당선된만큼 그에게는 당선의 기쁨보다는 앞으로의 과제 수행을 위한 막중함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지난 정권의 적폐를 모두 청산하고 광장을 반으로 갈라놓은 촛불과 태극기의 민심을 하나로 봉합하는 일이 시급하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그의 앞에 놓여있다.


그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말라는 의미에서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낙선했을 당시 시민들이 그에게 헌정했던 광고영상을 그에게 다시 헌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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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선거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이번에 국민참여경선제를 채택하면서 대선후보를 민주당 당원 뿐만 아니라 당적을 가지지 않은 모든 국민들이 선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투표권을 가진 만 19세 이상 전 국민이 선거인단에 참여해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출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민주당 권리당원이지만 한편으로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인단 참여를 신청했습니다. 사실 대선이 아니라 경선에서부터 우리 손으로 대선후보를 뽑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참여경선제 채택으로 인해 새누리 잔당이나 바른정당 등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들이 '몰아주기'를 할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깨어있는 일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합리적인 투표를 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경선에서부터 보다 많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검증된 후보를 선출해야합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인터넷, 서류, ARS로 신청을 받고 있는데 인터넷으로 하면 1분도 안 걸립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몰려 서버 폭주로 접수가 지연되고 있다고 하니 여유 있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인단 신청 링크: http://www.minjoo2017.kr/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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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광화문-경복궁 일대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제 조금씩 지쳐갑니다. 날도 추워지고, 매 주말마다 어마어마한 인파에 끼어 행진한다는 게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이 결국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찝찝해서라도 광장에 나갈 수밖에 없겠더군요.


대신 오늘은 좀 일찍 가서 오후 4시부터 열리는 '청와대 포위' 행사에만 참석하고, 본행사와 행진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을 허용한 관계로, 동서남으로 청와대 방면의 행진이 이뤄졌습니다. 제가 행진한 구간은 남쪽 코스인 청와대 사랑채 앞 자하문로입니다. 경찰이 세워둔 차벽 뒤로 청와대 영빈관이 가까이 보이더군요. 여기서 우렁차게 외쳐댔으니, 청와대 안에 있는 박 대통령도 분명히 국민의 성난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청와대에 없을지도...?)


박 대통령에게 진지하게 건의합니다. 이제 국민들에게 황금주말을 반납하기 바랍니다. 본인 한 명만 깔끔하게 내려오면 5천만 국민 모두가 주말에 편하게 발 뻗고 잘 수 있습니다. 차벽으로 막혀 주말만 되면 울상인 삼청동 일대 상인들에게도 웃음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경복궁을 관람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해외 관광객들이 헛걸음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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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대통령의 시간

저자: 이명박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출판년도: 2015년 2월

페이지: 800쪽

가격: 28,000원



[책 정보]


MB 정부가 걸어간 5년의 기록


2013년 2월 대한민국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났다. 그는 퇴임 후 그해 5월부터 회고록 집필에 착수하여 1년 10개월의 집필 기간을 거쳐 퇴임 후 2년만에 『대통령의 시간 2008-2013』을 출간한다. 이 책은 정책 위주의 회고록이다. 쓰나미처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생각과 토론을 거쳐 정책을 결정했는지, 왜 한 미 관계를 복원해야 했으며 어떻게 G20 정상회의에 동참하게 됐고 서울 회의를 유치할 수 있었는지, 대북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기 위한 철학과 대처방안은 물론 중국을 어떻게 설득했는가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4대강 살리기와 녹색성장, 세종시 문제에 대한 철학과 추진 배경, 추진 과정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에피소드나 뒷이야기도 많이 찾아내 수록했다.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소감]


저는 개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생각보다 호감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제 사관이나 정치적 성향만 놓고 보면 당연히 반MB를 외칠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테지요. 


글쎄요... 저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닙니다. 저는 새가 양 날개가 있어야 균형을 잡으며 날아갈 수 있듯이, 정치 역시 진보와 보수 양 날개가 균형있게 공존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잘한 건 잘했다고 인정해야하고, 못한 건 못했다고 비판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또한 정책만 놓고 비난해햐지, 상대를 깎아내리고 자신들의 세력을 불리기 위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동안 잘 몰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반MB를 외치며 욕을 해도, 저는 항상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광우병 사태'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뛰어나갔고, 저희 학교 학생들도 상당히 많이 뛰쳐나갔더랬습니다. 선생님들도 시위에 나간 학생들을 격려했고요. 그러나 저는 시위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나갈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엔 안 나갔어요.


군에 있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MB정부 5년을 회고하는 회고록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잘 몰랐으니, 이제라도 한 번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사놓고 제대할 때까지 집 서고에만 처박아뒀다가, 이제서야 책을 읽게 되었네요.


800쪽 가까이 되는 두꺼운 양장이지만, 생각보다 빨리 읽었습니다. 회고록인지라 내용이 그렇게 무겁지도 않고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현대그룹 CEO 시절, 서울시장 시절 그리고 17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삶도 간략하게 실려있습니다. 대통령이 된 이후 시점에서부터는 경제, 정치, 외교, 문화, 과학 등 다방면에 걸쳐 MB 정부가 실시했던 정책들 그리고 그 정책들을 실시하게 된 배경과, 결과,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온전히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CEO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등장했기 때문인지 경제 정책에 대한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숫자에 매우 약한 문돌이인지라 경제 파트는 이해하기 버거운 점이 있긴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이해가 안 가도 가볍게 읽으며 넘어갔습니다.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변명' 같다는 생각도 들고, '자화자찬'이라는 느낌도 들긴 했습니다. 회고록인데다가 자기가 대통령으로 있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니, 자기 욕을 하는 게 말이 안되긴 하지요. 이 대통령도 후기에 "자화자찬으로 비춰질까봐 두려웠다"고 고백하고 있네요.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 같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거기에 MB 정권의 고충과 정책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전임 대통령과 전 정권을 교묘하게 비판하고 있는 부분이 조금 거슬리긴 했습니다. 개인의 주장을 반영한 회고록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이해해야할까요? 회고록을 작성한 이 대통령 입장에선 '사실이 그런데 어쩌겠어'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이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했는지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대통령도 사람인지라 모든 정책이 완벽할 수 없었고, 국민들로부터 항상 지지를 받을 수는 없었지만, 퇴임한 직후인 지금 와서는 오히려 현직 대통령보다 차라리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지요. 개인적으로는 보수정권을 대표하는 이 대통령이나 진보정권을 대표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나 나라 위해 일한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결국 역사가 판단해 줄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음엔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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