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8.18 도심 속에서 즐기는 피서 2
  2. 2016.08.13 나의 피서법 - 시원한 카페에서 독서하기

절기 상으로는 이미 입추(立秋)가 지났습니다만, 여전히 날씨는 무덥습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유난히 매섭듯, 가을을 시샘하는 늦더위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은 것 같군요.


확실히 날이 덥다보니까 여러모로 기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사실 핑계에 가깝지만, 날이 덥다보니까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게 사실이에요. 무예 수련도 자꾸 거르게 되고, 가만히 앉아서 독서하는 것도 힘들고,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 두드리는 것도 귀찮네요. 집에 있는 에어컨은 누진세다 뭐다 세금 폭탄이 무서워 이미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랩니다. 


너무 더워서 집에 처박혀있는 것조차 괴롭기 짝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딱히 스케쥴이 없어도 아침만 되면 무작정 집을 나섭니다. 책 한 권 들고서요. 처음에는 어딜 가야할지 몰라서 무작정 도심을 배회했는데,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재밌는 구경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엊그제는 여의도 IFC몰에 갔습니다. 건물 전체가 에어컨이 빵빵하니 돌아다녀도 지치질 않더라고요. 오히려 춥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IFC몰에는 영풍문고가 있어서 거기 앉아서 밀린 독서를 했습니다. 책 읽다가 출출해지면 바로 아래층 푸드코트 가서 밥도 사먹고, 후식으로 카페 가서 커피 한 잔 받아들고 다시 서점가서 독서하고... 그러다 졸음이 쏟아지면 돌아다니면서 상점 구경하고...



어제는 해금을 수리하러 간 김에, 고속버스터미널이 위치한 강남 센트럴시티에 갔습니다. 여긴 IFC몰보다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더 많더군요. 이곳에 입점한 반디앤루니스는 여의도 IFC몰의 영풍문고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규모가 장난 아니더군요. 그냥 역사 코너 한 칸만 둘러봐도 그 방대한 양에 질릴 정도였습니다. 과장 좀 보태서 말하자면, 죽기 전까지 이 코너에 있는 책들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아무튼 만날 집에만 처박혀있다가, 이렇게 도심 한복판을 돌아다니며 사람 구경, 건물 구경을 하니 나름 시간도 빨리 가고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누진세 걱정 없이 빵빵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으니, 이렇게 저렴한 피서도 없을 듯 합니다. 밀린 독서를 할 수 있으니 생산적이기도 하고요.


다만 충동구매의 유혹과 싸워야 하는 게 좀 힘듭니다. 워낙 먹을 거리,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서요. 지갑은 얇은데, 서점에만 가도 사고 싶은 책들이 넘쳐나고, 백화점에 가면 산해진미가 몰려있다보니 자꾸 돈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시 사람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돈만 밝히는 속물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돈 없으면 이런 것도 못 즐기는 게 사실이니까요. 늘 산해진미를 즐기고, 명품을 수집하면서 귀족처럼 살자는 건 아니지만, 가끔씩은 내가 먹고 싶은 게 있거나,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지갑 걱정할 필요 없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은 갖고 싶습니다. 그러자면 역시 젊어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야겠죠.


어쨌거나 이럴 때 노트북이 있었다면 시원한 카페 같은 곳에 죽치고 앉아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 이런 저런 글도 좀 쓸텐데 휴대용 PC가 없는 게 한이네요. 어쨌거나 저녁엔 집에 돌아와야 하는데, 열대야 탓에 집에서는 집중해서 작업을 한다는 게 여전히 버겁더라고요.


그러니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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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봅니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면서, 도저히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쓸 기운이 나질 않더군요. 컴퓨터 앞에 잠깐 앉아 블로그 포스팅하는 것도 귀찮을 정도로... 뭔가 온 몸의 기운이 쑥 빠진 느낌입니다. 집에 있는 에어컨은 무용지물에 가깝습니다. 누진세니 뭐니해서 에어컨 키는 문제로 가족들과도 자주 싸웁니다. 저는 더위는 정말 못 참는 주의라 가능하면 하루 종일 빵빵하게 에어컨을 틀고 싶은데... 더우니까 사소한 일로도 자꾸 짜증이 나서 더 신경질을 부리게 되는 것 같네요. 더우니까 무예 수련도 게을러지는군요. 여러모로 여름은 괴로운 계절입니다. 진심으로 여름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집에 있어봐야 에어컨도 못 키고... 답답한 마음에 오늘은 점심 먹자마자 책 한 권 들고 무작정 집 밖으로 나섰습니다. 더위를 피해 어딘가로 도망치듯 나온 건데... 막상 나오니까 밖에 돌아다니는 게 더 고통스럽네요. 주말이라 지하철에도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일단은 고궁박물관 가서 전시 좀 보다가, 광화문의 한 카페에 들러서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죽치고 앉아있었습니다. 그래도 시원한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으려니, 잠시나마 더위는 잊을 수 있었습니다. 집에 있어봐야 더워서 책도 눈에 잘 안 들어오죠. 돈도 없고, 딱히 갈 데도 없는 저한테는 그래도 이 방법이 가장 경제적이면서 간편한 피서법인 것 같네요. 당분간 더위가 풀릴 때까지는, 이렇게 카페나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더위를 피해야겠습니다.


참고로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이명박 前 대통령의 자서전인 '대통령의 시간'입니다. 8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두꺼운 양장이라 들고 다니면서 읽기 버겁네요. 그래도 꽤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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