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주말을 맞아 한강대교를 걸어서 건넜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권가 치면서 건넜습니다 ㅎ)


몸 좀 풀고 권가를 치려고 하는데, 하늘에서 굉음이 울리길래 고개를 들어봤더니 전투기들이 편대를 이루어 비행 중이더군요. 처음엔 단순 훈련의 일환인 줄 알았는데, 색색의 스프레이(정확한 용어를 모르겠군요)를 뿌리면서 곡예를 부리더군요.


알고 봤더니 공군 블랙이글스 팀이 서울 상공에서 비행 시범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가까이서 전투기를 보는 건 처음이라 신기한 마음에 한참을 스마트폰을 들고 따라다니며 열심히 사진 찍고 영상도 찍었습니다.


단연 압권은 전투기들이 서울 상공에 수놓은 '태극마크'였습니다. 그리는 모습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고 다 완성한 뒤의 모습만 봤네요. 처음부터 그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으면 좋았으련만. 


아무튼 길 가던 버스도 잠깐 정차한 사이에 승객이며 운전기사며 할 것 없이 창틈으로 고개를 삐죽 내밀고 비행을 구경하는 진풍경도 벌어졌습니다. 참 재밌는 구경이었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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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열심히 글을 썼더니, '이 달의 게릴라'로 선정되어 부상으로 원고료 20만원을 받았습니다.


꽁돈이 생겨서 기분이 매우 좋더군요. 충동적으로 양주 한 병 질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최후의 만찬 당시 즐겼던 술로 유명한 '시바스 리갈' 12년산이었습니다. 양주는 확실히 비싸더군요. 500ml 한 병이 3만원을 호가하다니... 중국 바이주나 우리 전통주가 정말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사실 양주랑 저랑은 잘 맞지도 않는 터라... 어쩌다 한 번 기분 내려고 산 거지, 앞으로는 잘 안 먹을 것 같습니다.


원래는 혼술로 마시려고 했습니다만, 혹시 몰라 군 복무 당시 선임들과 함께 만든 단톡방에 "같이 시바스 리갈 깔 사람?" 하니 덥썩 미끼를 물어오는 친구가 있더군요. 덕분에 술 친구도 생기고 해서 좋긴 했습니다만... 술이란 게 끝도 없이 들어가는 게 함정이었습니다. 3만원짜리 양주 한 병을 앉은 자리에서 다 마셔버리고, 그도 모자라 "중국 백주가 먹고 싶다"는 그 친구를 중국집으로 데려가 연태 고량주까지 두 병 마시고... 3차로 술국 하나 시켜놓고 소주를 4병이나 깠습니다.


덕분에 그 친구나 나나 완전 꽐라됐습니다. 어떻게 집에 오긴 왔는데, 집에 온 이후로 기억이 없네요. 원래 아무리 취해도 집에 오면 무조건 씻고 자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고대로 뻗었더라고요. 나중에 카드 내역 확인해보니까 이날만 10만원 가까이 썼습니다. 아휴...  그 친구가 만취하는 바람에 제가 돈을 또 다 냈거든요.


꽁돈 생겼다고 너무 좋아했나봐요. 가난한 휴학생이 기분 탓에 내지른 돈 치고는 후유증이 너무 큰 듯 합니다. 차라리 이 돈으로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사면 좋았을텐데, 이제와서 후회해봐야 뭔 소용인지... 당분간은 돈도 아낄 겸, 스스로에게 금주령을 내려야겠습니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살 것도 많으니, 앞으로는 돈이 들어와도 절약해야겠어요.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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