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6.30 [일기] "어느 애주가의 고백" (180630)
  2. 2017.12.31 2017년 마지막 밤은 혼술로
  3. 2016.08.28 싸움덮밥 한 그릇

요새 들어 술을 정말 끊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웬만큼 술을 먹어도 오바이트를 한 기억이 거의 없는데, 요근래 들어 벌써 두 번이나 오바이트를 했다. 게다가 어제는 술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비싼 돈 주고 사 먹은 여명이 아까울 지경이다.


무협지 속 영웅호걸들을 보면 술을 동이째 들이켜고도 내공으로 버티는데, 나는 몇 잔 술에 백기를 들고 말았으니 이거 은근히 자존심 상한다.


속이 울렁거리는 통에 도저히 택시를 타고 갈 자신이 없어서 그냥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를 지나 상도동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 40분. 무려 2시간을 걸었다. 


이렇게 오래 걸어본 건 또 오랜만이었다. 예전엔 광화문에서 집까지도 가볍게 걸어다녔는데 어제는 발도 아프고 걷다 디쳐서 중간에 여러 번 다리쉼을 했다. 


아무렴 술에 취해 평소보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었다고 해도 그렇지. 그렇게 만날 수련을 해놓고선 이렇게 지쳐버리다니... 또 한 번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 


요새 들어 술이 웬수처럼 느껴진다. 늘어나는 뱃살도 그렇고. 아침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든 것도 그렇고. 모두 다 이놈의 술이 원인 아닐까.


마침 <어느 애주가의 고백>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도 술이 깬 뒤 찾아오는 숙취의 고통과 갈수록 나빠지는 건강을 언급하면서 술을 끊으라 권하고 있다. 


나 역시도 요새 들어서는 술 마실 때의 즐거움보다 술 마신 뒤 찾아오는 피곤함과 허무함, 고통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지는 듯 싶다. 요즘 혼술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그냥 술 마시는 행위 자체를 끊어야 할 때가 된 게 아닐까 싶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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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끝나고 홈플러스에서 사온 저렴한 영국산 위스키로 혼술을 하며, 그렇게 나의 2017년을 보냅니다. 


항상 힘들었지만 유난히 힘들었던 올해도 그렇게 갑니다. 


시련과 고난도 함께 가거라, 내년에는 지금보단 그래도 살맛 나는 일들만 오거라. 


그렇게 술 한 잔 앞에 놓고 빌어봅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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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중앙대학교 정문 앞 <싸움의 고수>라는 보쌈 체인점에서 먹은 덮밥입니다.


'싸움덮밥'이라는 메뉴인데, 매우 매웠습니다. 여기는 모든 메뉴를 사이즈(S, M, L)로 구분해서 파는 게 이색적입니다. 양이 좀 적거나, 밥을 먹긴 먹어야겠는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선택지인 것 같습니다. 더욱이 L라고 해도 비싸지 않아요. 한 끼에 7, 8천원을 훌쩍 뛰어넘는 요즘 식당들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사진 속 덮밥이 L인데 5,800원밖에 안 하니까요. 양도 충분했고요.


그리고 여긴 여럿이서 보쌈 한 접시 시켜놓고 먹는 개념이 아니라, '1인 보쌈'을 지향합니다. 혼밥과 혼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지만, 일부 메뉴들은 정말 혼밥의 고수들 아니고서는 쉽게 엄두를 내기 힘들죠. 저도 혼밥 좀 하는 사람이지만, 고깃집이나 뷔페 가서 혼자 먹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중에는 보쌈이나 족발도 포함이 될 거고요. 여기는 아마 그 점을 공략한 것 같습니다. 혼자서도 보쌈을 즐길 수 있게 저렴한 가격으로 '1인 보쌈' 세트를 판매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도 여럿이 둘러 앉아 먹는 테이블은 별로 없고, 메인홀을 아예 바(Bar)처럼 구성해놨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고... 아마 이 일대를 지나다가 혼자 밥을 먹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저는 항상 여기를 찾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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