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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29 어제 점심에 먹은 러시아 요리 '먀소 브 클랴레' 4

전역 후 백수인 저한테 그래도 가장 바쁜 날이 있다면, 화요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낮에 부천으로 해금을 배우러 가고, 해금 수업이 끝난 뒤에는 곧장 집 근처 문화센터로 가서 홈바리스타 강의를 듣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는 저녁에 중앙대학교에서 '활쏘기 특강'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화요일은 뭔가를 배우기 위해 정신 없는 날이기도 합니다.


여하간 해금 수업이 끝난 뒤에는, 홈바리스타 강의 시간까지 텀이 참 애매합니다. 그래서 보통 해금을 10~20분 정도 더 연습하고, 근처 식당에 들러 급하게 점심을 해결한 뒤에 바로 문화센터로 가면 시간이 딱 맞곤 합니다.


오늘도 그래서 수업이 끝난 뒤에, 학원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했는데요, 마침 학원이 부천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서 근방에 식당은 많은 편입니다. 오늘도 그래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러시아 요리 전문점'이라고 쓰여있는 간판을 보고 호기심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저는 흔히 먹는 음식보다는 매 끼니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어하거든요.


식당에 들어서니, 러시아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고, 종업원들 역시 전부 러시아 출신인 듯 했습니다. (살짝 동양계의 모습이 보이는 게 고려인 동포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점심시간이 좀 지난 지라, 식당 내부는 한가했는데, 다소 늦은 점심 식사를 하러 온 러시아인들도 몇 명 있더군요.


테이블 하나 잡고, 메뉴판을 받아서 펼쳤는데 메뉴만 봐서는 뭐가 뭔지 도통 알 수가 있어야지요. 메뉴 아래 간단한 설명이 있긴 한데... 그래도 무난해 보이는 '먀소 브 클랴레'라는 요리를 메인요리로 주문했습니다. 튀긴고기 요리라고 하는데, '돈가스'와 흡사하다는 설명만 듣고서 바로 주문했죠. 



그리고 메인요리를 주문하면 사이드메뉴가 무료라고 해서 '러시아 식빵'을 골랐는데, 서빙하시는 분이 "클랴레에는 러시아 식빵보다는 으깬 감자가 더 잘 어울린다"고 해서 그럼 그걸로 달라고 했습니다. 이대로 메인요리만 먹기에는 아쉬울 것 같아서 '캄포트'라는 음료도 주문했습니다. 총 8,000원이네요.


근데 막상 요리가 나오니까... 비주얼이 돈가스가 아니라 오믈렛이예요. 근데 한 점 썰어서 먹어보니, 맛도 진짜 오믈렛입니다. 제가 아는 돈가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얇게 저민 돼지고기를, 계란옷을 입혀 구워낸 돼지고기 오믈렛이었습니다. 소스도 그냥 케쳡이었구요. 



솔직히 맛도 저한텐 별로였습니다. 돈가스와 같은 바삭함도 없고, 돼지고기가 질겼습니다. 계란에 소금이 뭉쳤는지 먹다가 갑자기 짠맛이 확 나기도 했고요. 캄포트라는 음료도 러시아식 과일주스라고 하는데, 밍밍해서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습니다. 사이드메뉴로 나온 으깬 감자가 차라리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뭐 다른 요리들도 있으니까, 섣불리 이 집이 맛없다고 평가할 순 없겠고요. 그래도 다른 테이블에 올려진 요리들을 보니 먹음직스러워보이는 요리들도 많던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요리에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오늘은 그냥 제가 메뉴를 잘못 선택했다고 봐야죠 뭐.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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