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포스팅에서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국유단에서 선/후임 관계로 만난 동생과 29초짜리 단편 영화 하나를 찍었더랬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원을 주제로 한 '현충원 29초 영화제'란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바로 여기에 출품할 목적으로 찍었습니다.

영화를 촬영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었지만, 한창 촬영을 해야 할 시기에 '장마'가 오는 바람에 다소 난항을 겪긴 했습니다. 그래도 비 그치면 바로 찍을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으로 열심히 기획회의를 하고, 음원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국가보훈처에 수시로 전화를 하는 등, 나름 만반의 준비를 했더랬습니다. 덕분에 장마가 끝나자마자 곧장 촬영에 돌입할 수 있었고, 마침내 오늘 아침 공식 홈페이지에 영화가 올라갔습니다.


영화 스토리는 저희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출신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돌아오지 못한 유해'에 촛점을 맞춰보았습니다. 실제로 6.25 전쟁 당시 싸우다 전사하여 돌아오지 못한 호국영령의 유해가 12만 5천여 위라고 하고, 그 전에 일제 강점 당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해외로 망명간 독립투사들의 유해 역시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너무나 많죠. 이분들은 아예 통계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현충원에는 '위패봉안관'과 '무후선열제단'이 있는데, 바로 여기가 돌아오지 못한 분들을 위패로나마 모신 곳입니다. 지금도 이곳에만 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그들을 기다리며 유족들이 남기고 간 편지와 사진들이 눈시울을 붉히곤 합니다. 그래서 이 장소를 현장 답사한 뒤에, 바로 이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보면 좋겠다 싶어서 주제 선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국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 모시는 것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의무이고, 그들을 잊지 않는 것은 국민 모두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현충원에조차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그분들이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며, 그분들을 잊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 영화를 만들어보았습니다.

■ 영화 보러가기: http://www.29sfilm.com/1606970


[영화 정보]

제목: 현충원은 대한민국의 기다림이다

시놉시스

현충원은 단순히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안장하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 역사의 굵직한 사건 속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많은 이들을 기다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였으며, 누군가의 연인이고, 누군가의 자식이기도 했습니다.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들을 위해, 또한 우리가 그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그들을 기다립니다. 

스탭 (STAFF)

감독: 유지호
촬영: 유지호, 박하은
기획: 김경준, 유지호
자료지원 및 검토: 김경준
배우: 함형민, 박하은, 유지호, 이현수, 설은환

솔직히 이번 영화 제작은, 감독을 맡은 친구가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저는 영상 편집 기술이 없어서, 이 친구가 밤새도록 열심히 만들었죠. 이 친구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왠지 제 스스로 무임승차하는 느낌이라 기획회의에서 나름 열심히 스토리를 짜내고, BGM 제공을 위해 백방으로 뛰는 등 신경을 좀 썼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의 빚이 남은 것 같아서, 남은 공모기간 동안 이렇게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이 영화제는 네티즌들의 추천과 덧글을 많이 받아야 수상에 유리하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저희가 수상을 목적으로 영화를 만든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감독을 맡은 친구가 고생을 많이 했는데, 작은 상이라도 하나 타면 그 흘린 땀방울에 보답이 되지 않을까 싶어, 염치불고하고 여기저기 추천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추천을 하려면 가입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좋은 의미로 만든 영화이니만큼 적극적인 추천과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PS. 수상 여부를 떠나,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은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직접 편집까지 배우면서 함께 했더라면 더 의미가 있었겠지만, 그래도 현충원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작업에 함께 동참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보람찼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만들며 새로운 인연들과 만났던 것도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다들 땡볕에 고생 많았는데, 모두 즐거운 경험으로 기억에 남았기를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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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 내면서 사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서울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심각한 더위 탓에, 집 안에 가만히 있기조차 고통스러운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듯 푹푹 찌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는 어제 보라매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무예 수련을 하러 자주 가는 곳이었지만, 어제는 다른 일 때문에 간 건데요, 바로 영화 촬영을 하러 다녀왔습니다. '갑자기 웬 영화 촬영?' 하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저도 제가 영화를 촬영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영화 촬영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원 29초 영화제'란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부대 선임이기도 했던 동생이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저야 뭐 영상 편집 기술 능력이 전무하다시피 한 관계로, 대부분 그 친구가 고생을 했죠. 저는 옆에서 멘트나 좀 봐주고, 소품 지원해주고, 촬영하러 갈 때 말동무나 해주는 정도였죠. 그래서 좋은 경험 삼아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혹여라도 상금을 받게 되면 나눠 먹기가 미안할 것 같아요.


아무튼 어제는 마지막 씬을 촬영하는 날이었는데요, 군에 간 남자친구와 곰신 여자친구가 재회하는 씬이었습니다. 보라매공원 분수광장에서 분수를 배경으로 한 컷 찍고, 잔디광장을 배경으로도 한 컷 찍고... 날이 많이 덥다보니까 1시간 만에 급하게 촬영을 끝냈습니다. 사실 영화 러닝타임이 29초라서, 길게 찍을 필요도 없더라고요.


오늘 촬영 현장의 모습을 폰카로 담아봤습니다.



밤 늦게 완성된 영상을 봤는데, 제법 잘 만들었더군요. 영상 편집에 있어 아무런 도움을 못 준 게 내내 마음에 걸립니다만, 이 영화제 자체가 네티즌들의 추천을 많이 받아야 수상에 유리한 구조라서, 열심히 홍보하는 걸로 마음의 빚을 좀 덜어보려 합니다.


영상의 내용은 홈페이지에 공식적으로 게재가 되면, 그때 공개하겠습니다. 


Coming Soon~!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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