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2주 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동작문화학교 홈바리스타 강좌가 끝났다. 취미반이긴 했지만 커피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조차 없었던 나로서는 충분히 유익한 강좌였고, 그래서인지 강좌를 끝까지 들었다는 뿌듯함보다는 아쉬움이 크다. 매주 화요일만 되면 커피 강의를 들으러 갈 생각에 설레곤 했는데... 강의 끝나고 받아오는 원두로 아침마다 드립 커피를 내려마시는 재미도 여간 쏠쏠한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당분간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


12주 강좌의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강의는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커피공방 멜란지'에서 이루어졌다. 지난 번 수업에 이어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카페라떼'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일단 카페에 도착하자마자, 지난 번에 배운 것을 복습하는 차원에서 에스프레소를 뽑았더니, 강사 선생님이 달달한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를 만들어주셨다. 일주일 동안 복습하지 않아 까먹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막상 혼자서 해보니까, 과정이 또렷하게 기억이 났다. 그래서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뽑아낼 수 있었다.



카페라떼를 만들다


카페라떼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야 했는데, 에스프레소 전용잔이 아니라 '라떼잔'이라고 하여 별도의 커피잔에 에스프레소를 받아냈다. 에스프레소 추출이 완료되면 스팀 피처(커피 포트와 비슷하게 생긴 물통)에 코선까지 우유를 따른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달린 스팀 파이프를 이용해 우유를 데워야 하는데, 이때 스팀 파이프에서 스팀이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매우 뜨거우므로 행주로 입구를 가리고 스팀을 빼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파이프를 맨손으로 잡았다가 '앗 뜨거!'를 내뱉고 말았다. 스팀 파이프를 다룰 때는 절대 맨손으로 파이프를 잡아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스팀 파이프에서 스팀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스팀 피처에 파이프를 살짝 꽂아 스팀을 빼준다. 이때 손바닥을 피처에 대고서 적당한 온도까지 데워지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너무 뜨거워지기 전에 스팀 파이프 작동을 멈추고, 파이프를 행주로 닦아주어야 한다. (닦지 않으면 우유 찌꺼기가 파이프 안에 남아 위생적으로도 안 좋고, 우유가 굳어 스팀의 기압이 낮아질 우려가 높다고 함)


우유를 데운 뒤에는 피처를 테이블 위에 '땅땅' 치면서 옆으로 계속 흔들어 거품을 내준다. (스티핑) 그리고 다른 피처에 나누어 담은 다음(3분의 1까지만 담으라고 함), 에스프레소 잔에 부으면 되는데 (푸어링) 이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깊이 붓다가, 피처를 들어올리며 점점 물줄기를 약하게 부어야 한다. 잔이 거의 가득 찰 정도가 되면, 우유를 붓는 줄기를 조절하면서 커피 표면에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이를 '라떼아트'라고 한다. 


손재주가 별로 없는 나로서는 한두 번 수업으로 아트를 해낼 수 없었다. 강사 선생님이 옆에서 붙잡고 도와주는데도 쉽지 않았다. 결국 이상한 그림이 나왔는데, 보조하던 강사 선생님이 "한 번 살려보자"며 얇은 바늘 같은 것을 가져와 커피 표면의 거품을 이리저리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포켓몬 캐릭터인 '라이츄'가 탄생했다. 내가 부은 거품의 모양이 라이츄 꼬리와 같은 모양이었던 데서 착안해 급조한 것이었다. 설사 망친 작품일지라도 이렇게 되살려낼 수 있다니... 역시 바리스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사진: 위의 왼쪽 잔이 내가 만든 초기 아트, 아래 왼쪽 잔은 강사 선생님이 '보정'해준 라이츄 아트... 오른쪽 잔은 강사 선생님이 만든 아트다)


커피 공부에 대한 고민


강의가 끝나고, 아쉬워하는 수강생들에게 강사 선생님은 자격증반이나 중급반처럼 커피 공부를 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주셨다. 동작구 관내 다른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중급반 클래스에 들어갈 수도 있고, 동작문화학교 수강생들 중에서 커피를 더 배우고 싶은 사람들만 따로 모아서 별도의 클래스를 개설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나같은 경우는 자격증반 수강을 원했는데, 자격증반과 중급반의 수업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중급반은 기초반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로스팅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자격증반은 말그대로 자격증을 따기 위한 필기&실기 준비반이란다. 실제로 자격증을 딴다고 해서 커피에 대해 모든 것을 마스터하는 것도 아니고, 자격증 실기테스트의 내용도 에스프레소를 얼마나 빨리 깔끔하게 뽑아내느냐, 라떼아트를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하느냐가 중점이 되는 것 같아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내용들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격증을 빨리 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어차피 나는 커피 그 자체가 좋아서 이 강좌를 듣게 된 것이고, 평생 커피 공부를 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격증이야 언제든 따도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일단 중급반 수강을 희망한다고 신청하긴 했다. 나까지 총 3명이서 수강희망의사를 밝혔는데, 수업 내용과 비용은 추후 문자로 공지해준다고. 


강사 선생님은 "자격증을 따고 싶으면 우선 필기시험만 혼자 독학으로 따고, 실기 수업만 듣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해주셨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필기시험을 먼저 합격해야 실기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데, 필기시험은 혼자 문제집 풀면서 독학해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래서 며칠 전에 '바리스타 2급 시험 기본서'를 구매하긴 했다.


배우면 배울수록 막연한 커피의 세계


여하간 커피의 세계는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무궁무진하다. 커피에 정답이 없다고 말하는 바리스타들처럼, 결국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추구하는 철학과 노하우에 따라 커피의 맛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취미반 수업을 처음 들을 때보다, 강좌를 모두 수료한 지금에 와서 커피가 더욱 생소하고 막연하게 느껴진다. 커피에 관심을 갖고 관련 지식이 쌓일 때마다, 오히려 '나만의 커피'를 찾는 게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예전엔 그저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식대로 드립을 해서 커피를 마셨고, 그게 정답인 줄로만 알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핸드드립조차도 사람마다 내리는 방식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안 뒤로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내가 마시고 있는 드립 방식보다 더 내 입맛에 맞는 방식이 있지 않을까', '도대체 드립의 방식은 몇 가지나 되는 것일까', '각 드립 방식마다 맛의 차이는 어떨까' 등등... 


정말 커피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거니와 어렵기만 하다. 하긴 그러니 평생 커피에만 매달린 전문 바리스타들도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 위해 매일 고민한다지 않는가. 어쩌면 이런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부터가 '아마추어'의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뜻 아닐까 싶어 홀로 우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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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다음 주 종강까지는 공방 실습이었다.


오늘 수업 내용은,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수업이었는데, 공방이 비좁고 머신도 두 대밖에 없다보니까 모든 수강생이 한 번에 수업을 받는 게 아니라, 시간대별로 조를 나누어 자기가 속한 조 시간대에 와서 수업을 듣고 가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맨 마지막 타임인 오후 4시 타임을 선택해서 여유가 있었다. 3시 40분쯤에 미리 공방에 가서 먼저 조의 실습 과정을 눈으로 지켜보고, 4시 정각부터 머신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머신으로 에스프레소 추출하기


1. 포터필터 분리 후 린넨으로 닦은 뒤, 커피가루 받기

2. 손으로 레벨링(고르기) 후 탬핑/태핑

3. 가장자리 털고 물 흘리기 3초

4. 부드러운 장착과 신속한 추출 (20초~30초)

5. 포터필터 청소 및 그라인더 잔량 체크


사실 그렇게 복잡한 과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밀한 손놀림이 요구되는 작업인 것은 분명했다. 과정 자체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까다로운 감각적 손재주가 필요한 것이었다. 


까다로운 레벨링과 탬핑/태핑


특히 2번 레벨링과 탬핑/태핑 과정이 제일 까다롭다고 할 수 있겠다. 레벨링이란 포터필터에 받은 원두가루를 검지손가락을 이용해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절대 압력을 주어 커피가루를 눌러서는 안된단다. 그렇게 되면 탬핑의 일종으로 간주하고, 자격증 시험에서는 결격사유가 된다고. (왜 그래서는 안되는지 물어보지 못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물어볼 것이다) 오로지 슬슬 밀어주면서 고르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는 탬핑과 태핑이란 것을 해야하는데, 탬핑이란 탬퍼(도장 같이 생긴 압력기)를 이용해 포터필터 속 원두가루를 '꾹' 눌러주는 과정을 말한다. 강한 압력으로 커피가루를 단단히 다짐으로써, 입자를 고르게해, 커피를 더 진하게 추출해낼 수 있다고 한다. 이 탬핑이란 것도 결국 누르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엄지와 검지손가락의 균형과 적절한 누르기가 커피 맛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태핑은 탬퍼의 끝으로 포터필터의 측면을 '톡톡' 쳐서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커피찌꺼기들을 털어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남은 커피가루가 없이, 모든 커피가루를 2차 탬핑으로 단단히 다짐으로써 온전하게 커피를 내릴 수 있다.


2차 탬핑까지 끝낸 포터필터를 머신에 장착한 뒤에, 추출구 아래로 두 개의 잔을 놓고 1온스(30ml)까지 에스프레소를 받아낸다. 에스프레소를 1온스 추출하는 데에는 최대 30초 정도 걸리는데, 앞서 본 탬핑/태핑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오히려 커피는 안 나오고 기름 성분만 잔뜩 나오기도 한단다. 역시 커피는 쉽지 않다.



흥미로웠던 머신 다루기


처음 다뤄보는 머신이라 긴장했지만, 옆에서 강사 선생님이 계속 설명을 해주다보니 금세 따라할 수 있었다. 난생 처음 머신을 이용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해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과정 자체가 너무 흥미로웠다. 


총 두 번의 실습을 했는데, 첫 번째 실습에서 내린 에스프레소는 강사 선생님이 직접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만들어줘서 즉석에서 마실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실습을 통해 내린 에스프레소는 텀블러에 담아왔다. 덕분에 이틀 동안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바리스타는 위생이 생명이다


강사 선생님은 머신을 다루는 내내 "바리스타는 위생이 생명이다"라고 강조하셨는데, 실제로 린넨(행주)을 가운 앞주머니에 항상 꽂아두고, 모든 과정에 앞서 포터필터를 닦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추출이 끝난 뒤에도 행주로 머신과 테이블을 닦는 게 마지막 순서였는데, 테이블을 닦는 행주와 머신을 닦는 행주도 따로 있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머신 닦는 행주로 테이블을 닦았는데, 바로 그 순간 강사 선생님이 "머신 닦는 행주로 테이블을 닦으면, 머신이 더러워지지 않겠느냐"며 지적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요즘 카페가 워낙 많다보니까, 이런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않고 비위생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참 많은데, 바리스타는 청결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위생을 강조했다.



커피의 세계로 또 한 걸음


10주 동안 계속 커피 수업을 들었고, 집에서는 이제 매일 드립 커피를 직접 내려마실 정도로 커피를 애호하게 되었지만, 이렇게 11주차에 직접 머신을 접해보니 또 다른 커피의 신세계를 접한 느낌이다. 


사실 이 과정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막연하게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자격증은 그저 과정의 일부분일 뿐이고, 좀 더 깊은 커피의 세계를 느껴보고 싶다는 지적 욕구가 솟아오르고 있다. 


마침 종강이 다가오면서 강사 선생님도 자격증반과 같은 심화반 수강에 대해 안내를 해주셨는데, 망설임 없이 그 반을 수강할 생각이다. 취미로 시작했던 홈바리스타 강좌지만, 이제 정말 나만의 블렌딩도 해보고 싶고, 커피에 대해 아마추어를 넘어 전문가 수준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다. 


언젠가 나만의 카페를 만들어 이웃들에게 나만의 커피를 대접할 날이 온다고 생각하니, 이 또한 짜릿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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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바리스타 강좌가 벌써 10주차에 접어들었다. 이제 다음주, 다다음주... 딱 2주만 더 수강하면 이번 강좌도 모두 끝나게 된다. 


커피라는 주제 하나만으로 10주 동안 강의를 들었는데, 매 시간마다 전세계 각지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수업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전혀 알지 못했던 커피의 신세계를 접할 수 있었기에, 매 시간이 신선하고 재밌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항상 홈바리스타 강좌를 듣는 '화요일'만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다. 이제 이 강좌도 끝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쉽다. 


이미 커피의 매력에 푹 빠져서, 커피를 '인류가 개발한 최고의 음료'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번 강좌가 끝나더라도 계속해서 커피 공부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홈메이드 쥬스


홈바리스타 강좌였지만, 오늘의 주제는 커피가 아니라 '주스'였다. 갑자기 웬 주스? 강사 선생님 曰 "10주 동안 줄기차게 커피만 마신 것 같아서, 오늘은 주스 만드는 것도 한 번 배워봅시다".


사실 커피에 더 관심이 많지만, 어차피 요즘은 카페에서 주스도 같이 팔기도 하고, 커피 뿐만 아니라 주스 만드는 법을 배워두어도 유용하겠다 싶어서 호기심을 갖고 강의를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수강생 전원이 드립 커피를 내리지 않고, 일찍 온 몇몇 수강생들만 드립을 했는데, 나도 일찍 오는 덕분에 드립 커피를 먼저 마실 수 있었다. 


오늘 마신 커피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AA'라는 커피다. 역시 케냐와 더불어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산맥에서 재배한 커피인지라, 쓰고 강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강사 선생님은 이 커피의 맛을 두고 "험한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산맥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커피를 마신 뒤에는 드디어 주스 만들기를 배웠다.


주스를 만드는 과정은 커피를 내리는 것보다 훨씬 쉬웠다.


[Tip] 홈메이드 주스 만들기


1. 오렌지, 자몽, 레몬, 귤 등의 과일을 반으로 싹둑 자른다.

2. 반토막 난 과일 속의 씨앗을 최대한 제거한다.

3. 즙짜개 원뿔에 과일을 꽂은 뒤, 힘껏 돌려 즙을 최대한 짜낸다.

4. 추출한 과일 원액에 1:1의 비율로 생수를 넣고, 설탕시럽도 기호에 따라 넣는다.

5. 과일주스 완성!


이때 중요한 것은, 과일을 자르기 전에 열심히 눌러주고 문대주어야 한단다. 그래야만 껍질이 잘 벗겨지고, 과즙도 달달해진다고.


참고로 생수 대신에 탄산수를 넣을 경우에는 '에이드'가 된다고 한다. 우리는 생수를 넣어 만든 '주스'도 마셔보고, 탄산수를 넣어 만든 '에이드'도 마셔보았다. 특히 '레자주스'라는 것을 만들어 마셔보았는데, 이건 '레몬+자몽'의 혼합과일주스다. 둘 다 시큼한 과일이기 때문에, 오렌지로만 주스를 만들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시럽을 넣어야만 했다. 시럽을 많이 넣어, 신 맛을 중화시켰음에도 시큼해서 다들 표정들이 일그러지는 게 재밌었다.



다음 주부터 종강까지 2주 동안은 강사 선생님이 소속된 '커피공방 멜란지'에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기계로 직접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카페라떼를 만드는 것까지 배운다고 한다. 아마 기계 추출하는 법을 맛뵈기로 가르쳐주시려는 듯한데, 그동안 기계 다루는 법에 대해 궁금했던 나로서는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강의일 것 같아 기대가 크다.


남은 2주 동안 별 탈 없이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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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9주차 강의의 주제는 '커핑 테스트'.


커피의 맛을 감별하는 것을 '커핑(Cupping)'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커피의 맛과 향을 감별하여 좋은 품질(=등급)의 커피를 골라내는 테스트를 '커핑 테스트'라고 한다. 그래서 테스트는 커피의 산지와 원두를 가린 채, 블라인드 테스트로 이루어진다고 하며, 커핑 테스트를 하는 전문 감별사를 '커퍼'라고 부른다고 한다. '커피 소믈리에'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무궁무진한 커피의 세계


이런 커퍼는 굉장히 생소하고 어려운 직종이라, 국내에는 커퍼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공인시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커퍼들은 대개 해외로 나가서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온다고. 바리스타 자격증만 취득하면 모든 커피의 마스터가 되는 것인줄로만 알았는데... 산 넘어 산이라고, 더 어려운 커퍼의 단계가 있다는 이야기에, 커피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구나 새삼 깨달았다.


여하간 오늘 우리는 바로 이 커핑 테스트란 것을 직접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설명을 들으면서도 우리가 이걸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기 짝이 없었다. 커피도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우리가, 어떻게 블라인드 테스트로 감히(?) 커피의 맛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고 자시고 할 수 있단 말인가. 


강사쌤도 심각한 표정으로 설명을 듣고 있는 우리를 보고, 그런 낌새를 눈치챘는지 "어디까지나 체험일 뿐이고, 정답도 없는 거니까 제발 부담갖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점수를 줘라. 그냥 마음에 드는 커피에 높은 점수를, 마음에 안 드는 커피에 낮은 점수를 주면 된다"고 우리를 안심시켰다.


커핑 테스트를 위해 테이블에 원두를 블라인드한 채 A, B, C로 나누어 각각 두 잔씩 총 6잔의 커피가 놓였다. 한 커피당 굳이 2잔씩 배열한 이유는, 한 커피를 여러 잔 나누어 마셔봐야 좀 더 확실한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한 잔에 결점두가 있어 맛과 향이 안 좋을 수도 있단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보통 한 커피당 4~5잔 이상을 내려놓고 평가한다고.



[Tip] '커핑 테스트' 채점표 용어설명


1. 프레이 그런스 (=Dry)

: 마른 향을 의미함. 원두가루를 컵에 담아 그대로 향을 맡음. 다만 코를 컵에 가까이 들이대고 훅 들이마시면 코에 들어갈 수 있으니, 한 손바닥으로 바깥 면을 감싸고, 휘저어 간접적으로 향을 맡음.


2. 아로마 (=Cup)

: 젖은 향을 의미함. 원두가루가 담긴 컵에 뜨거운 물을 부은 뒤 1분 정도 지난 뒤 테스트. 커핑 테스트용 스푼으로 컵 위에 올라온 막을 살짝 밀어서 걷어내고 그 사이로 올라오는 향을 맡음. 이 과정을 스니핑(sniffing)이라고 한다.


3. 노즈

: 맛을 의미함. '신맛', '쓴맛' ,'단맛', '바디'로 나누어서 평가를 하며, 테스트용 스푼에 50원짜리 동전만큼 커피를 담아 맛을 봐야 함. 이때 그냥 맛을 보는 게 아니라, 위아래 입술을 붙이고 이 사이로 '츄웁'하며 순간 흡입하여 목울대까지 커피가 도달하게 해야 함. 그때 느껴지는 맛을 평가함. 이 과정을 슬러핑(slurping)이라고 한다. (참고로 실제 전문가 테스트에서는 '쓴맛'이 없고 '짠맛'을 평가한다고 함. 하지만 우리는 초보기에 짠 맛을 느낄 정도가 못되어서 쓴 맛으로 대체)

 

4. 애프터 테이스트

: 커피를 다 마신 후, 입안에 남는 뒷맛(여운)을 평가함.


첨부한 짤방이 내가 A, B, C 커피를 마신 뒤 내린 채점표다. (괄호 안의 냄새는 각 커피의 향을 느끼고 쓴 주관적인 특징이다) 점수는 최대 +10점부터 -5점까지라고 하는데, 안그래도 매기기 힘들어 죽겠는데, 편차마저 이렇게 크니.. 진짜 막 써냈던 것 같다. 강사쌤이 내 채점표를 보더니 "왜 이렇게 마이너스가 많냐"면서도 "C커피가 제일 좋은가보다"고 했다. 


사실 마른 향을 맡았을 때 별로였던 커피가, 젖은 향을 맡았을 때 더 좋은 경우도 있고, 맛에서도 그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섣불리 뭐가 좋다 나쁘다 평가하기는 힘들었다. 강사쌤도 "너무 깊게 평가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본인이 확 당기는 커피에 좋은 점수를 팍팍 주고, 본인 입맛에 안 맞는 커피에는 마이너스를 팍팍 주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C커피에 점수를 팍팍 주고, 별로다 싶은 A, B 커피에는 마이너스를 잔뜩 안겨주었다.




커피의 특징을 알아맞히다


커핑 테스트가 종료된 후에 각자 어느 커피가 좋았는지 토론하는 시간이 있었다. 오늘 수업에 참여한 인원은 나까지 총 7명이었는데 A커피를 선호하는 사람이 3명, B커피를 선호하는 사람이 2명, C커피를 선호하는 사람이 2명이었다. 각자 좋았던 이유를 설명하고, 강사쌤이 어떤 커피였는지 차례차례 공개했다.


일단 세 커피 중 가장 비싼 커피는 A커피라고 한다. A커피는 '인도네시아 만델링' 커피로, 산미가 도드라져 제일 등급이 좋은 커피라고 한다. 실제로 A커피는 마른향에서 '고추씨 볶는 냄새'가 날 정도로 스파이시한 향이 강한데, 이처럼 특징이 강한 커피일수록 실제로 높은 등급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B커피는 세 커피 중 가장 등급이 떨어지는 커피였다. 바로 대표적인 로브스타 커피의 나라 베트남의 커피였다. 그래서 쓴 맛이 제일 강하게 느껴지고, 향과 맛도 없었다. 대신 누룽지 숭늉 끓인 것마냥 구수한 맛이 강하게 났는데, 이게 바로 로브스타 커피의 특징이라고 한다. 로브스타 원두는 인스턴트 커피의 주재료가 되는데, 우리가 로브스타 커피를 구수하게 느끼는 이유도 워낙 인스턴트 커피를 자주 마셔서 '익숙한 맛'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이 커피는 끝맛이 텁텁하다고.


마지막으로 C커피는 특징이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향이 좋고 바디가 가벼워 산뜻한 맛이 난다고 한다. 그리고 살짝 '고구마향'이 난다고 하는데, 그건 내가 느끼지 못했다. 여하간 여성이 좋아하는 커피라고 하는데, 이 커피가 바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였다.


강사쌤은 커피의 특징만으로도 성별을 구분할 수 있다며, 특징이 강하고 바디가 묵직한 A커피는 '남성성'이 강한 커피고, C커피는 '여성성'이 강한 커피라고 했다. 나는 C커피가 더 산뜻해서 내 입맛에 맞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나는 여성성이 강한 건가.


오늘 커핑테스트를 하면서 신기했던 건, 어쨌거나 내가 느낀 맛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커피를 더 선호하느냐는 개인의 기호에 따른 문제이지만, 적어도 각 커피의 특징은 정확히 캐치할 수 있어야한다. 


그런데 강사쌤이 내가 느꼈던 특징을 고스란히 언급하시는 것이 아닌가. '고추씨 볶는 냄새'도 그렇고, A커피에서는 신 맛이 도드라지고, B커피에는 쓴 맛이 도드라지고, C커피에서는 바디가 가볍다는 것까지... 내 입맛이 아주 둔하지는 않구나 싶어 뿌듯했다.


착한 커피의 의미


강사쌤은 오늘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아라비카'와 '로브스타'에 대해 좀 더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의 주재료가 값싸고 질이 떨어지는 로브스타 원두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커피를 배우면 배울수록 로브스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단다. 


그렇다고 로브스타가 마냥 나쁘다고만 생각해서는 안된단다. 베트남 커피에서도 느껴지듯이, 로브스타에는 '구수함'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미 유럽에서는 로브스타 원두를 같이 블렌딩하여 구수한 맛을 내는 커피도 유행을 하고 있단다.


하지만 분명한 건, 로브스타 원두를 적당히 섞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길거리에서 '착한 커피'라고 해서 1,000원, 1,500원에 파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커피값에는 브랜드값도 포함되어 있어 어느 정도 거품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커피에는 인스턴트용 로브스타 원두를 잔뜩 블렌딩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래서 커피를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맛을 보고 구수한 맛이 느껴지면 로브스타라 판단하고 더 먹지 말아야 한단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인스턴트 커피에 길들여져 그 맛이 구수하다고만 생각하고 오히려 더 많이 먹는다고 한다. 어쨌거나 그건 착한 커피라고 할 수 없단다. 진정한 의미의 착한 커피는 좋은 원두를 넣고 싸게 팔아야 착한 커피라고. 


그리고 아라비카와 로브스타는 카페인 함량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다는데, 보통 2~3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로브스타 커피를 많이 마시면 카페인 과다섭취로 건강에도 좋지 않단다.


결국 좀 비싸더라도 건강과 내 입을 생각한다면, 등급 좋은 아라비카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것. 그것이 오늘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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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은 지난 번에 이어 보라매역 인근에 있는 '커피공방 멜란지'에서 열렸다.


오늘은 '핸드로스팅'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지난 주 수업 말미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강사님이 계속 "오늘 정말 더울 거다. 그래서 가볍게 옷 입고 오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겁을 주시는 것이 아닌가. 로스팅(볶기) 작업이라 계속 불 앞에서 작업을 해야하니 덥긴 덥겠지만, 설마 그 정도일까 싶었다.



핸드로스팅이란?


아무튼 홈바리스타 강좌를 듣기 시작한 지 8주차에, 드디어 처음 생두(원두가 되기 전 상태)를 만져보았다. 냄새도 맡아보고, 한두 알 입에 넣어 씹어도 보았는데, 정말 원두와는 맛과 향이 완전히 달랐다. (향은 미세하게 났지만 거의 안 난다고 보는 게 맞겠다) 단순히 가열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이렇게 맛과 향이 차이가 난다니, 참 신기했다.


핸드로스팅이란 말그대로 '손으로 커피콩을 볶는 것'을 의미한다. 로스팅의 단계는 총 9단계로 나뉘는데, 초기 3단계를 약배전(약로스팅)이라 하고, 중간 3단계를 중배전(중로스팅), 마지막 3단계를 강배전(강로스팅)이라 부른다고 한다. 어느 단계로 볶아야 한다는 정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기호에 따라 로스팅 단계는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하며, 각 단계에 따라 추출하는 커피의 종류도 다양하다고 한다. 우리가 수업 때마다 마시고 있는 드립커피는 중간 단계로 로스팅하고 있으며, 마지막 3단계 강로스팅은 진한 에스프레소용이라고 한다. 결국 로스팅을 강하게 할수록 맛과 향이 더 강해진다는 얘기다.


단순 반복의 연속, 결점두 골라내기


우리는 본격적인 로스팅에 앞서, 모아놓은 생두에서 결점두(불량콩)를 골라내는 작업을 했다. 모양이 마냥 못생겼다고 버리면 마실 게 없으니, 못생겼다고 막 골라내지 말고, 정말 이상하다 싶은 것들(속에 벌레 생기고, 곰팡이 낀 것들, 깨진 콩들)만 골라내라고 했는데, 해봤어야 알지... 하다가도 '내가 무슨 기준으로 콩들을 골라내고 있는 걸까...' 싶었다. 아무튼 내 기준이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결점두를 골라내는 단순 작업을 반복하다보니 나만의 기준이 생겨서 막 골라냈는데, 함께 수업 듣는 아주머니가 "이렇게 다 골라내면 먹을 게 없어"라고 하시면서 골라낸 콩들 중 다수를 다시 섞어버렸다. 음...


그리고 4명이서 한 테이블을 잡고, 각각 다른 로스팅 기구를 이용해 핸드로스팅을 해보았다.


<로스팅 기구 종류>


1. 도기 : 도자기 재질로 만들어진 팬으로, 예열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예열이 끝나고 나면 다른 기구보다 훨씬 로스팅 속도가 빠르다. 또한 콩을 집어넣고 배출하는 구멍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막혀있어 먼지가 날리지도 않아 청소하기도 편하다. 하지만 도자기라 무겁고, 열전도가 빨라 뜨거워서 오래 잡고 있질 못한다.


2. 통돌이 : 마치 다람쥐 쳇바퀴처럼 생긴 철제 기구로, 콩을 넣고 손으로 계속 돌려가며 콩을 볶는 방식이다. 큰 힘이 안 들고 편하지만, 사방으로 콩껍질이 날리고 연기도 많이 나서 가정용으로 쓰기엔 불편하다.


3. 수망 : 냉면 거름망처럼 생겨서 가볍고 편하나,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도기와 통돌이가 이미 로스팅을 마친 뒤에도 한참을 더 볶아야 비로소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로스팅의 순서


로스팅의 순서는 먼저 생두를 계속 볶아대는 '흡열반응'으로 시작한다. 이때는 생두가 열을 흡수하는 단계라고 한다. 그러다가 '발열반응'이 오기 시작하는데, 더 이상 열을 견뎌내지 못한 콩이 열을 밖으로 방출하는 것이다. 이를 '크랙'이라고 하는데, 팝콘 터지는 소리처럼 '딱! 딱!' 소리가 나서 '팝핑'이라고도 한단다.


이 발열반응은 1차, 2차로 나뉘며, 1차에서 팝콘 터지는 소리가 난 뒤에도 계속 볶다보면 2차 반응이 온다. 2차 반응의 소리는 1차와는 달리 모닥불 타는 '타닥타닥' 소리가 나며, 이 2차가 왔을 때 즉각 로스팅을 멈추고 쿨링(급속냉각)하면 드립용 중로스팅 원두가 탄생하고, 2차 소리가 온 뒤에도 불을 올려 계속 볶게 되면 또다시 '타다다닥' 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때가 강로스팅 단계라고 한다.


이처럼 로스팅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한 감각(촉각, 시각, 청각, 후각)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나도 오늘 로스팅을 해보니 확실히 재미는 있는데, 이걸 집에서 매번 해먹는 건 결코 녹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집에서 핸드밀로 원두를 직접 갈아 드립해서 먹는 것도 가끔은 번거롭다고 여겨질 때가 있는데, 생두를 볶는 작업까지 해야한다고 한다면... 웬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 아니고서는 매번 해먹기는 힘들 것이다.


로스팅을 마친 원두, 말 그대로 '갓 볶은 커피'는 바로 먹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향과 맛도 별로 없거니와 이산화탄소로 가득차서 건강에도 매우 안 좋다고. 적어도 2~3일은 숙성시킨 뒤에 먹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로스팅을 마친 원두에서는 향이 그닥 나지 않았다. 이게 3일 정도 지나야 비로소 지금 우리가 마시는 원두의 향이 난다고.



커피 한 잔에 담긴 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


여하간 오늘 핸드로스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세상사 결코 쉬운 일이 없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커피의 가치를 너무 가벼이 여겨왔던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사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커피가 너무도 흔한 음료로 자리잡고 있다. 식당, 사무실 등 어딜 가도 믹스커피 한 박스가 하나씩 구비되어 있고, 집 밖을 나서면 온통 한 집 건너 전부 카페들이다. 이렇게 커피는 현대인들에게 밥 먹고 입가심용으로 가볍게 한 잔 하는 '식후땡'으로 자리잡은 지 꽤 오래다. 그런데 우리가 쉽게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진다는 것, 그리고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기까지 참 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이 담겨있을 거라 생각하니 결코 커피의 가치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되겠다 반성해본다.



커피는 참 매력적인 음료다. 그래서 끝까지 정복해보고 싶은 욕구가 든다. 단순히 바리스타 자격증을 노리고 커피를 배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이 커피라는 음료의 모든 것을 정복해보고 싶다. 그 길이 험난하겠지만, 세상사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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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작문화학교 홈바리스타 강좌 2강이 있는 날이었다.


홈바리스타 수업이 있는 날만 되면 무슨 조화에선지, 비가 내리는 것 같다. 오늘도 우중충한 날씨 속에 비를 뚫고 오느라 좀 고생했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SHB


수업시간이 되어 수강생들이 전부 모이자, 지난 번에 배운 핸드드립으로 오늘의 커피를 먼저 시음했다.


오늘의 커피는 '과테말라 안티구아 SHB'라는 커피였는데, 과테말라 안티구아에서 나온 최상품 등급의 품종(SHB)이라고 한다. SHB는 Strictly Hard Bean의 약자로, 보통 커피는 4000~5000피트의 고지대에서 자라지만, 이 커피는 5000피트(약 1,500m) 이상 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커피로, 밀도가 훨씬 단단해서 맛과 향이 풍부하다고 한다.


이처럼 커피콩은 심은 지역에 따라 맛과 향이 다 다른데, 과테말라 커피의 경우 스모키한 맛이 강했다. 그것은 화산지대인 과테말라의 지리적 습성에서 비롯된 것이란다. 향신료를 많이 쓰는 인도에 심으면 커피에서 스파이시한 맛이 난다고도 한다.


이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해서 먹었는데, 지난 번에 한 번 설명 듣고서, 전혀 연습없이 일주일 만에 해보려니 가물가물해서 추출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 내 커피 맛은 신 맛이 좀 덜하고, 끝에 가서 단 맛이 난다고 한다.


핸드드립 시에는 웬만하면 물줄기 흐름을 동일한 속도로 유지하면서, 한 번에 추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초보자들의 경우 물 조절이 힘들기 때문에, 물이 금세 차올라서 2차, 3차로 나누어 추출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추출 시간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란다.


예를 들어 1차 추출 시에 빨리 끝내고, 2차를 길게 추출하면 연한 커피가 되고, 1차 추출이 길어지면 진한 커피가 되는 것이다. 옆에서 함께 수강하던 할아버지의 경우 뜸들이기조차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추출을 계속 하는 바람에 이도 저도 아닌 경우가 되었는데, 마셔보니 확실히 커피가 맹물에 가까운 맛이었다.


까다로운 커피 보관법


커피 보관에 대해서도 오늘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커피는 무조건 진공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밀폐용기에 담아야 하고, 밀폐되지 않은 용기에 담을 경우 2시간 이내에 향이 다 날아가버리므로 재빨리 마시던지, 밀폐용기에 옮겨 담아야 한단다. (가루의 경우가 이렇고, 원두의 경우는 1~2일 안에 향이 날아감)


밀폐용기에 담은 커피도 가루커피의 경우 이틀 안에 먹어야하며, 원두의 경우 실온에서 한 달 가까이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냉장/냉동 보관 역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단다. 커피가 가장 싫어하는 게 '열'과 '습'이기에, 냉장 보관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냉장 상태에서 커피를 실온에 꺼낼 경우 온도 차로 인해 향이 변해버린다는 것. 그러므로 마실 만큼만 사서 조금씩 냉장 보관을 하던지, 원두를 사서 보관하고 그때 그때 갈아먹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커피벨트에서만 생산되는 커피


커피는 적도를 기준으로 북위 25도와 남위 25도 사이의 '커피벨트'에서 생산된다고 하며, 추운 지역에서는 커피가 생산되지 않기에, 우리나라 역시 커피를 재배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커피를 재배하는 지역이 있지만, 전부 온실에서 재배한단다) 또 커피나무를 처음 심을 때는 비가 많이 와 적셔주고, 건기 때 바싹 말려야 하며, 해발 1,000m 이상의 산 중턱 비탈길/언덕배기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반면, 아라비카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보급형 로브스타의 경우는 해발 700m 이하의 평지에서 자란다고 한다.


이탈리아인의 자존심, 에스프레소


오늘은 모카포트라는 도구를 이용해 '에스프레소' 추출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에스프레소는 '빠르다'는 뜻의 익스(Ex)와 '압축하다'는 뜻의 프레스(Press)가 결합된 익스프레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곧, '빠르게 압축하여 추출하는 커피'란 뜻이다. 핸드드립 커피보다 훨씬 강한 맛이라 쓰기까지 한데, 그만큼 커피의 많은 성분을 온전하게 추출해내는 커피다.


흔히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를 시키면 Take-Out이 불가능한데, 그건 아주 조그마한 잔에 담겨져 나오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이 처음 에스프레소를 보면 '에게?'하는 반응이다.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가격인데, 양은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입 마셔보면 '윽' 한다. 아메리카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쓰기 때문이다.


강사님 설명에 따르면,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에서 비롯되었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피 하면 무조건 에스프레소라고 한다. 일반 가정집에서 모카포트 하나씩을 구비해놓고 아침에 한 잔, 점심에 한 잔, 저녁에 한 잔 원샷으로 마신다고 하는데, 이탈리아인들이 얼마나 에스프레소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지 알 수 있는 사례도 들려주었다. 


한 한국인이 이탈리아에 가서 에스프레소와 따뜻한 물 한 잔을 주문하자, 종업원이 "설마 에스프레소에 물 타 먹으려는 거냐?"고 물었단다. "그렇다"고 하자, 종업원 曰 "우리 커피는 에스프레소로 먹지 않으면 그 맛과 향을 느낄 수 없다. 고로 따뜻한 물은 줄 수 없다"며 손님의 주문을 거절했단다. 이런 단편적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인들에게 에스프레소는 자존심 그 자체인 듯 하다.


그리고 이런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에 적응하지 못한 미국인들이 쓴 맛을 희석시키기 위해 물을 타 먹기 시작한 것이 '아메리카노'의 시초라고 한다. 그리고 우유를 타면 그것이 또 '카페라떼'가 된다. 라떼라는 말은 우유를 의미한단다. 결국 에스프레소를 하나 시킨 다음에 아메리카노로 먹고 싶으면 따뜻한 물을 부으면 되고, 카페라떼를 즐기고 싶으면 우유를 타면 되고, 원액 그대로 즐기고 싶으면 에스프레소 원액 그 상태로 들이키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아메리카노의 맛에 가까운 맛 밖에 즐길 수 없는 핸드드립보다는 차라리 모카포트가 훨씬 다용도로 활용가능해서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서 커피를 즐기려면 핸드드립보다는 모카포트 하나를 장만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여과지나 드립퍼 같은 소비성 부수 물품도 필요 없으니...)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 추출하기


우리는 준비된 모카포트에 커피가루를 담고 브루스타에 올려놓고 커피를 끓이기 시작했다.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모카포트 하체(물탱크)에 물을 채운다 (물은 안쪽 표시선까지, 혹은 바깥에 있는 배꼽 밸브 아래까지)

2. 모카포트 중간에 있는 바스켓에 원두가루를 수북하게 채운다

3. 모카포트 상-하체를 결합시킨 뒤에 브루스타에 올려놓고 중불로 끓인다. (손잡이가 녹을 수 있으므로 살짝 삐져나오게 올려놓는다)

4. 물이 끓으며 올라오는 압력으로 발생된 수증기가 커피액을 추출하기 시작하면 뚜껑을 닫고 센 불로 올린다

5. 물이 끓다가 어느 순간 끓는 소리가 바뀌면 불을 끄고 잔에 따른다


처음에 모카포트를 봤을 때, 녹슨 것마냥 속이 너무 더러워서 찝찝했는데 강사님은 "이건 커피기름이다. 이게 커피의 풍미를 좋게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절대 세제로 세척하지 말고 뜨거운 물로 한 번 헹군 뒤에 바짝 말려서 재사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 '크레마'라는 갈색 거품이 뜨는데,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므로 이 크레마가 살아있을 때 빨리 마셔야 커피의 좋은 성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고 하며, 좋은 에스프레소를 마시면 1~2시간이 지나도 커피의 여운이 입에 남아 감돈다고 한다. 참고로 모카포트용 커피는 드립용 커피보다 더 태운 원두를 써야 풍미가 산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모카포트로 직접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한 잔씩 맛 본 뒤에 오늘 수업을 마쳤다. 지난 번부터 느꼈지만, 커피 수업은 재밌어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모든 일들이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흘러가면 좋을텐데... 


다음 수업은 시럽을 첨가한 '카페모카'에 대해 배운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달달한 커피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터이긴 하지만 바리스타가 되려면 커피에 대해 기본적인 건 다 알아야 하니까, 다음 주에도 열심히 배워야겠다.


그나저나 연습하려면 도구가 있어야 할 텐데... 도구 살 돈은 없고... 현실을 생각하면 그저 안습일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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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지친 軍생활을 위로해주던 커피 한 잔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군대에서 커피와 맺게 된 인연에 대해 길게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다. (링크: http://gabeci.tistory.com/135)


전역 직전에 심심풀이로 작성한 버킷리스트에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이 있었는데, 전역하고 얼마 안 되어, 동네 문화센터에서 '홈바리스타' 강좌를 개설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어차피 휴학생 신분이라 시간도 많고, 버킷리스트를 실천에 옮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더랬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홈바리스타 강좌가 개강하는 날이었다.


하필이면 오늘따라 날씨가 왜 이리 궂은 것인지... 거센 비바람을 뚫고 간신히 강좌가 열리는 동작문화원에 도착했다. 앞으로 12주간 강좌가 열릴 3층 소회의실에 들어서니, 이미 강사 분께서 커피 추출을 위한 도구들을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사진: 테이블에 마련된 커피 추출 도구들)


수강인원은 나까지 포함해서 총 11명이라고 하는데, 남자는 나와 맞은 편의 어떤 어르신 한 분이고, 나머지 분들은 전부 여성인데 역시 중년의 아주머니들이었다. 얼추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말동무 삼아 내 또래 친구들이 한둘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어쨌거나 11명이면 사실 적은 숫자인데, 테이블 세 개 합쳐놓고 11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으니 그룹과외를 받는 느낌이어서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첫 강좌라서 오리엔테이션을 겸했는데, 앞으로 12주 동안 강좌를 이끌어주실 강사님은 보라매역 인근에서 '커피공방 멜란지'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분으로, 별칭이 '딸기샘'이었다. (왜 딸기샘인지는 모르겠다) 재료비가 1회 당 6,000원으로 12주 동안 총 72,000원을 추가 지불해야한다고 해서, 또 한 번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 부담을 느꼈지만... 그날 커피 한 잔 마신다고 생각하는 수밖에... 여기서 내가 얻어가는 가치가 그 정도 가격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가 되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참고로 내가 수강하는 반은 자격증 취득을 위한 전문반이 아니라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기본적인 상식과 추출법 위주로 강의하는 취미반이었다. 취미반이란 것을 알고 신청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장기적으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까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취미반 강의를 모두 수강하고 나면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도움이 되나요?"하고 여쭤봤다. 하지만 강사님은 "여긴 순수한 취미반이라서 자격증 취득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없다. 자격증 취득을 원하면 차라리 환불하고 자격증반으로 가는 게 맞다"고 하셨다.


취미반은 12주 동안 다양한 커피를 마시게 된다고 한다. 매주 강사님이 새로운 커피를 가져오실 거라고 하는데, 1시간 30분의 강의시간 동안 30분은 각자 자유롭게 커피를 내려보고, 서로 마시면서 가볍게 수다를 떨고, 실질적인 강의는 1시간 정도 이루어진다고 하셨다.


오늘은 '핸드드립'에 대해 배웠다. 핸드드립이란 일명 '손흘림 커피'라고 하는데, 손으로 직접 추출하는 커피를 말한다. 핸드드립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원두를 핸드밀로 갈아서 가루를 추출한다. 그리고 서버(추출되는 커피 원액이 담기는 주전자)에 드립지(여과지)를 끼워넣은 드립퍼를 올려놓고, 그 속에 추출한 커피가루를 채워넣는다. 이후 포트(주전자)에 담긴 뜨거운 물을 부어, 원액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오늘 배운 유의사항을 정리해보자면,


1. 드립퍼 속 구멍의 숫자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구멍이 많을수록 빠르게 추출 가능함)

2. 도구에 대해 절대 욕심내지 말 것! (처음 등산하는 사람이 노스페이스 등산복을 구입하는 것과 같은 행동)

3. 커피물의 온도는 90~95도가 적당하다

4. 기계로 원두를 갈면 미분(먼지)과 정전기가 발생하고, 전기세도 많이 든다. 하지만 빠르고 편하게 원두를 갈 수 있고, 분쇄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반면 핸드밀은 두꺼운 입자의 커피만 추출이 가능하다.

5. 커피 원두가루 10g으로 100ml 정도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6. 글라인더로 갈 때나, 포트로 물을 따를 때도 한쪽 방향으로만 돌리는 게 좋다. (곱게 갈기 위해서는)

7. 핸드드립의 장점은, 살짝 가루를 불려주는 '뜸들이기'가 가능해서 더 향과 맛을 좋게 추출할 수 있다. 또한 물이 남은 상태에서 원하는 만큼 추출했을 때 더 이상의 추출을 중단할 수 있다.

8. 커피는 한 번 추출한 뒤 재탕하면 안 된다 (재탕할 수록 카페인과 같은 안 좋은 성분이 많이 나옴)

9. 드립지 테두리 쪽으로 물 부어선 안 된다. (종이 맛이 날 수 있고, 커피가 연하게 나옴)

10. 원액과 물의 비율이 1:1이어야 맛있는 커피가 된다.

11. 커피를 마실 땐 처음에는 코로 향을 느끼고, 두 번째는 오물거리며 입가심을 하고, 세 번째에서 목넘김을 하며 맛을 느낀다.

12. 포트에는 물을 60% 이상 채운다.


우리가 오늘 마신 커피는 '콜롬비아 수프리모 후일라'라는 커피인데, 여기서 콜롬비아는 남미에 위치한 국가로, 최고의 커피 품종을 자랑한다고 한다. 수프리모는 커피의 등급 중 하나인데, 최상품의 등급이라고 하고, 후일라는 커피가 생산된 지역을 말한다. 보통 커피 품종을 말할 때에는 '커피 생산국+품종의 등급+커피가 생산된 지역, 농장, 수출하는 항구도시 이름'으로 명명한단다.


우리는 각자 커피를 내려보면서, 서로의 커피를 맛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특이하게 같은 원두를 이용해 추출했음에도 맛이 제각각이었다. 강사님은 "추출하는 사람의 스킬에 따라 커피맛이 다 다른 것이 커피의 매력"이라고 하셨다. 강사님이 추출한 커피는 신맛이 강하게 났는데, 신맛이 많이 나야 맛있는 커피라고 하셨다. 그리고 커피의 좋은 효능은 전부 신맛에 있다고 한다.



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추출해봤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성격이 급한 게 커피 추출을 통해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포트로 물을 부을 때, 강아지 오줌 싸듯이 찔끔찔끔 그러나 멈춤 없이 부어야하는데, 물조절에 실패해 들이붓듯이 붓기 일쑤. 강사님은 내 커피를 맛본 뒤에 "처음엔 밍밍하다가 뒤에서 갑자기 신맛이 확 난다. 물을 갑자기 확 부었다는 뜻이다"라고 하면서 정확하게 내 스타일을 캐치하셨다. 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스킬은 늘어난다고 하니까... 12주 뒤에 멋지게 핸드드립하는 내 자신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커피의 품종에 대한 설명도 들었는데, 전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커피의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 '로브스타'로 나뉘며, 아라비카가 질 좋은 원두라고 한다. 로브스타는 저렴한 보급형으로, 카누와 맥심, 칸타타 등 대부분의 인스턴트 커피의 품종으로 사용된단다. 그리고 콜롬비아의 경우 커피의 생산량은 적지만, 질이 좋고 브라질은 질은 떨어지지면 생산량은 세계 제일이란다. (요즘은 베트남이 치고 올라온다고 함)



서로 내린 커피를 음미하다보니, 어느새 강좌시간이 훌쩍 흘러버렸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강의가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강사 분이 "젊으니까 일단 취미반으로 시작해서, 천천히 생각해보고 계속 하고 싶으면 그때 혼자서 필기 준비하고 자격증반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취미반을 계속 수강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어차피 환불하면 수수료도 떼고 해야해서... 취미반으로 커피에 대한 감각을 기른 뒤에, 자격증은 천천히 따야지. 어차피 꿈이 있다면 언젠가는 이루게 되는 법이니 결코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당장 이번에 따지 못하면 평생 못 따는 것도 아니니까!


이로써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이라는 꿈을 달성하는 길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아 뿌듯하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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