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오늘 최종 점검 때 사부님이 찍어주신 사진. 결코 완벽한 자세가 아니므로, 따라하지 마세요!)


2016 하계 활쏘기 초급자 특강이 끝났다.


3주 6차 시(주 2회씩)라는 짧은 과정이었기에, 사실상 활쏘기가 어떤 것인지 맛만 보는 강의였다고 보는 게 옳은 표현일 것 같다. 


나같은 경우 입대 전에 황학정 국궁교실에서 활쏘기를 배운 바 있지만, 오랜 시간 활을 잡지 않았기에 활에 대한 감각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더욱이 국궁교실 역시 교육과정이 그렇게 길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완벽한 궁체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그래도 불완전한 상태로 활을 내려놓았다가, 몇 년 만에 다시 활을 잡으니, 나 역시 완전 초보나 다름 없는 상태에서 수강을 하게 되었다.


이번 강의에 대한 강평을 내리자면, 내 개인적으로는 오랜 기간 활을 내려놓고 있다가 다시 활에 대한 감을 잡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한다.


오늘 마지막 강의에서 최종 점검을 받았는데, 물론 지적 받은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황학정을 다닐 당시에도 늘 지적 받아 스트레스였던 '중구미 엎기'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현상'은 여전히 고질병으로 다시 나타났다. 더욱이 그때는 그래도 꾸준한 수련으로 깍지손이 단련이 되었었는데, 이제는 다시 흐물흐물한 맨살로 돌아온지라, 단련을 하는 과정의 극심한 고통으로 활을 당기기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어쨌거나 다시 한 번 활을 잡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아마 이번 특강을 듣지 않았더라면, 또 다시 '언젠가 배워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끝내 활을 잡지 않았을 거라 본다. 그래서 중요한 건, 중단 없이 활쏘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집에서 개인 수련도 틈틈이 해주고, 전수관이나 사정에도 종종 나가 점검을 받을 생각이다.


명궁은 못되더라도 혼자서 취미로 즐길 수 있을 정도의 기본적인 자세를 갖춰야하지 않겠는가.


PS. 처음 1, 2, 3강 후기를 꾸준히 올리다가, 갑자기 후기를 올리지 않은 까닭에 대해 언급하려 한다. 4강부터는 갑자기 수업 내용이 어려워졌다. 3강에서도 얼핏 '이해하기 힘들었다'며 솔직히 고백하는 구절이 종종 보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고도 고백했었다. 4강은 도저히 옮길 수 없을 정도로 난해한 이론들이 많아서, 도저히 후기 작성에 대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사부님께도 "더 이상 후기를 못 올리겠다"고 고백하고, 후기 작성을 중단했던 것이다. 머리 나쁘다고 고백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확실히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온라인에 공개하여, 다른 이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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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서 '코어 근육의 중요성'이라는 영상 한 편을 시청했다.



요즘 들어 어딜 가도 '코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되는 것 같다. 코어 근육만 집중적으로 단련시키는 체육관도 성행하고 있을 정도다. 


사부님은 "제대로 된 정종 문파에 가서 수련하면 자연스럽게 코어 근육이 발달한다"면서 "새삼스러울 게 없다"고 덧붙이셨다. 확실히 어떤 무술이건 하체를 견고하게 다지면서 몸의 무게중심을 바로 잡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코어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내가권의 참장도 그렇고, 외가권의 기마자세 단련도 마찬가지다. 정종 문파에서 제대로 된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코어, 코어하면서 별도의 운동법을 따로 찾아 배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너무 어려웠던 활의 구조에 대한 개념


사부님은 "활의 모든 부위 명칭을 외울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씀하셨다. "그런 명칭 몰라도 활 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정말 중요한 부위만 알면 된다"며, "명칭보다 중요한 건 부위별 세기다"라고 하셨는데, 활의 윗장과 아랫장이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미 강/약이 다르게 제작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활은 손으로 잡아 고정시키는 줌통을 기준으로 위를 윗장, 아래를 아랫장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활을 얹고 부릴 때(활 시위를 활 몸체에 걸고 푸는 것을 각각 얹는다, 부린다로 표현한다)에도 아랫장에 더 많은 힘을 가해 휘어서 활줄을 걸어야 한단다.


사부님께서는 친절하시게도 물리학 법칙까지 인용하면서 설명을 해주셨지만, 원체 머리가 나쁜 나로서는 한 번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절피(활 시위에 덧대어 감은 끈으로, 여기에 화살 오늬를 끼워 발시한다)가 활 시위 정중앙이 아니라 조금 더 위에 감겨있는 이유도 설명을 해주셨다. 그런데 이 역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진짜 머리가 나쁜 건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내용을 함부로 옮겨 적었다간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유통시키는 꼴이 될 것 같아, "모르겠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저 묵묵히 배우면서 사부님께 계속 설명을 듣는 수밖에. 여하간 사부님의 친절한 설명에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할 정도로, 활이란 참으로 어려운(?) 무기다. 


'좌궁/우궁'의 개념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흔히들 오른손잡이들은 왼손으로 활체를 잡고, 오른손으로 화살을 끼워 당겨 발시하는데, 이를 '우궁'이라고 한다. 좌궁은 그 반대개념이다. 그런데 왼손잡이가 활을 좌궁으로 쏘면 좌궁이 되고, 오른손잡이가 활을 우궁으로 쏘면 우궁이 되는 게 아니다. 활 자체가 이미 제작단계에서부터 '좌궁', '우궁'으로 그 성격이 명확히 정해진 상태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우궁의 경우 도고자(활시위 끝이 걸쳐지는 부분)가 오른쪽으로 휘어있고, 좌궁의 경우 그 반대로 휘어져있다. 그래서 좌궁을 우궁으로 쏘거나, 우궁을 좌궁 방식으로 쏘게 되면, 활시위가 벗겨지며(활이 뒤집힌다라고 표현함)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좌/우궁의 차이에 대해서도 직접 활을 요리조리 살펴보면서 확인해봤지만, 도무지 어디가 휘었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초보자라 캐치를 못하는 것인지, 진짜 신체감각이 아둔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함부로 활을 내서는 안된다


어렵기도 어렵지만, 활은 상당히 위험한 운동이기도 하다. 그 근원이 역시 살상기술인 무예이다보니, 위험하지 않은 게 이상한 일이기는 하다. 사부님은 "만약 활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이, 활을 마구잡이로 쏘게 되면 장담컨대 20년 내로 몸이 망가져서 고생할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일단 활 자체가 탄성이 대단한 무기이기 때문에, 엄청난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억지힘을 쓰면 당연히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겠는가.



여기서 '온깍지'와 '반깍지'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활시위를 당긴 손을 놓으며 발시를 할 때, 화살을 발사하는 동시에 화살을 잡았던 뒷손을 뒤로 강하게 뻗는 동작을 '온깍지'라고 한다. 그리고 반깍지는 뒤로 멀리 뻗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팔을 뒤로 살짝 퉁겨주는 동작이다. 이는 활의 강한 탄성으로 인한 충격을 최대한 밖으로 흘려보내기 위한 동작이다. (이때 활을 잡고 있는 손 역시 밀어주어, 그 충격을 밖으로 배출한다)


만약 위의 원칙들을 무시하고 활을 쏘게 될 경우에는, 활이 주는 충격파를 몸이 그대로 흡수하여,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지사. 활을 실제로 당겨본 사람들은, 그 탄성이 얼마나 어마무시한지 알 것이다. 그 탄성을 내 몸에 그대로 흡수한다고 생각해보라. 20년이 아니라 1년만 그렇게 해도 몸이 망가질 것이다.


사부님은 "마찬가지로 빈 활 역시 함부로 당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셨다. 화살을 걸고 쏘는 경우에는, 활의 탄성이 화살에 실려서 그 충격이 완화되지만, 빈 활을 당겨서 쏠 경우에는 그 충격파가 내 몸에도 그대로 전달될 뿐더러, 활에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런 식으로 빈 활을 몇 번 당기다보면, 얼마 못가서 활을 못 쓰게 될 수도 있다고. 그래서 빈 활은 당겼다가 천천히 놓는 식으로만 수련해야 한단다.



이런 이론 수업을 들으며 실기 수업을 병행하였는데, 오늘은 '활 얹고/부리기', 그리고 활의 기본 보법인 '비정비팔(非丁非八)' 자세와 그 자세에서 빈 손으로 활을 잡았다고 가정하고 활을 들어 쏘는 연습을 했다.


활은 양생에 좋은 전신운동


솔직히 특강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활이 '전신운동'이라는 점에 대해 공감하지 못했다. 그런데 사부님으로부터 이론 설명을 들으면서 왜 활을 두고 전신운동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솔직히 건강 생각으로 활을 배우는 거라면, 활쏘기 하나만으로도 평생 건강은 충분히 챙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다. 우선 하체를 견고히 하여 무게중심을 정확히 잡는 과정에서 '코어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그리고 활은 팔의 힘으로 당기는 게 아니라, 상체의 척추를 이용해 당기는 것이다. 결국 온 몸 전체로 활을 당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다보니 활 한 번 쏘는 데 전신운동이 절로 되는 것이다. 여기에 올바른 호흡까지 더한다면, 활쏘기는 근력 뿐만 아니라 내가적으로도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베테랑이 무섭다


사부님은 마지막으로 "활을 쏠 때는 항상 정신을 차리고 쏴야한다"고 강조하셨다. 정신줄을 놓고 활을 당기다보면, 낙전(당긴 활에서 화살이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함)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잘못하면 자신의 손등을 뚫어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 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무예가 그렇지만, 활은 특히 위험하다. 이미 쏘아버린 화살을 되돌릴 수 없는 탓이다. (오죽하면 '화살은 이미 떠났다'는 관용적 표현이 있을까)


이를 강조하면서, 사부님은 "원래 베테랑이 무섭다. 무사고 10년을 강조하는 운전수야말로 정말 위험한 운전수다"라고 하셨다. 베테랑들은 그만큼 자신이 있으니까, 사고에 대해 더 무심하게 된다는 것. 활쏘기 역시 마찬가지여서, 활을 오래도록 잡은 사람일수록 근거 없는 자만감에 생각 없이 쏘다가 실수하는 경향이 더 잦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겸손하게, 그리고 집중해서 활쏘기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물론 이것은 활쏘기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감에 있어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충고라,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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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속된 단체인 '무예24기 한양류'는 평일 전수와 주말 전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다르다. 주말 전수의 경우 중앙대학교 야외수련터에서 이루어지지만, 평일 전수는 한양류 공식 전수관(정식 명칭은 '본부 전수관'이라고 한다)에서 이루어진다. 


평일 전수와 주말 전수가 별도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이유는 여럿이 있지만... 대표적인 이유는 '병장기 수련' 때문이다. 무예24기의 특성상 장병기는 좁은 실내에서 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야외에서 수련할 수밖에 없다.


본부 전수관은 서울 관악구 남현동(사당역 인근)에 자리잡고 있으며, 2014년 2월 정식 개관했다. 그로부터 얼마 안 있어 나도 입대를 해야했고, 전역한 직후에도 주말 전수에 주로 참여했기 때문에 사실상 나도 전수관에서 수련한 기억은 별로 없다. 


아무튼 전수관이 개설된 후로는, 야외에서만 수련할 때보다 이점이 많다. 각종 미세먼지나 황사, 우천 등으로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전수관에서 수련할 수도 있고, 정기총회와 같은 단체 차원의 친목모임 역시 전수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련생 화합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오늘은 평일 전수를 위해 전수관에 가면서, 우리 전수관 사진을 한 번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 장 찍었다.



전수관이 위치한 건물 입구다. 큰 간판은 없지만, 그래도 '무예24기 한양류 본부전수관'임을 알려주는 작은 간판이 달려있다. 이 건물 지하 1층이 우리 전수관이다.



(사진: 전수관 입구)




참고로 내부 사진은 오늘 촬영한 게 아니라, 예전에 촬영한 사진들을 그대로 퍼온 것이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서 그대로 활용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리 넓은 규모는 아니지만 호젓하게 수련을 즐길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특히 역사학, 전통문화, 차(茶) 등 다방면으로 공부하고 계시는 사부님 덕분에, 전수관 한 켠에는 각종 사료들과 역사학 논문, 서적들이 즐비하고, 무예 수련용 병장기, 국악기, 다구, 한복 등이 있어 마치 작은 박물관에 온 느낌을 받곤 한다.



이렇게 전수가 이루어지며... 크리스마스 시즌처럼 특별한 때 저렇게 장식해주면 밤에도 정말 멋진 광경이 연출된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전수관에서 제자들과 어울려 파티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본부 전수관 오는 길은 위의 약도를 참조하면 된다.


평일 전수는 사부님의 여건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당분간은 평일 수요일, 금요일 오후 7시에 이루어진다. 굳이 전수를 받는 것이 아니더라도, 자유로운 수련 참관이 가능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사부님께 사전에 참관 문의를 한 뒤, 많이들 방문해주면 좋을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차(茶) 한 잔 얻어마시면서 즐겁게 놀다 갈 수 있기를... ^^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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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년 5월 24일 토요일

장소: 중앙대학교 야외수련장

수련내용:

- 몸풀이

- 쌍수도

- 주먹지르기

- 끄집어치기

- 권법

- 수벽

- 기본타 (들어베기, 갈겨베기, 허리베기, 걸쳐베기)

- 제독검

- 간격 및 칼 피하기 연습

 

오늘 북한인권학생연대에서 주최하는 2014 통일법연구회 3강이 있는 날이었는데, 또 늦잠을 자서 결석하고 말았다. 1강, 3강을 연이어 결석했으니... 참 참가비가 그렇게 저렴한 것도 아닌데, 돈 아까운 줄도 모르고 여전히 정신 못차리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하여간에 결석은 결석이고... 강의 결석한 대신에 정규 무예수련에 참석하였다. 햇빛이 없었음에도 이젠 완연한 여름인지 날이 더워 조금만 움직여도 평소보다 배로 지치는 것 같았다. 오늘 쌍수도 진도를 다 나가서 기뻤다. 확실히 멋진 검법이긴 하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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