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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동안, 아니 준비와 홍보 기간까지 포함하면 올 여름부터 꽤나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이태원 대학교'가 어제부로 종강을 했습니다. 실질적인 강의는 고작 한 달 남짓 이루어졌을 뿐이지만, 막상 종강을 했다고 생각하니 아쉬움과 허탈함이 남습니다. 그만큼 전역 후 이렇다 할 활동 없이 지내던 제게 강렬한 기억을 안겨준 활동이 아니었나 합니다.
어제는 특히 제가 개설했던 <조자룡창술배워볼과>의 마지막 강의가 있었습니다. 제 수업만을 듣기 위해 멀리 청주에서부터 올라왔던 대학생, 취재로 바쁜 와중에도 창술 수업만큼은 꼭 듣겠다며 꾸준히 나오던 현직 기자, 가녀린 체구에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던 유일한 여자 수련생까지. 면면은 다양했지만 수련할 때만큼은 모두 한결 같이 뛰어난 집중력과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제는 그래서 기창(旗槍) 진도를 다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속성으로 진행한 것이라 엄밀히 말해서 다 배웠다고 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제 강의의 기본 목적은 '무예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함'이었기에, 맛만 보라는 식으로 기창 투로를 끝까지 한 번씩은 해볼 수 있게끔 지도했습니다. 고기맛도 먹어봐야 알 수 있는 법이니까요.
사실 저는 누군가를 가르쳤다는 데 의의를 두기 보다는, 제 스스로의 경험을 쌓는 데 더 큰 의의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솔직히 매 강의에 앞서 꾸준히 수련하면서 수강생들에게 지도할 부분을 점검했지만, 막상 지도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헷갈리는 부분이 생기더군요.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드러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실력의 부족함을 스스로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더 자극을 받았습니다. 매 수업이 끝나고나면 평소보다 배는 더 열심히 수련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어제 4강을 끝으로 <조자룡창술배워볼과>는 종강했습니다. 다른 강의들도 공식적으로는 어제 종강을 했는데요, 저녁에는 강의실인 용산문화예술창작소 연습실에서 종강 파티가 열렸습니다. 각자 음식을 갖고 와서 나눠 먹는 포트럭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각종 주류(와인, 맥주, 소주)와 퀄리티 있는 안주(빵, 치킨, 도너츠, 케익, 과자, 피자 등)가 있어 입이 우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종강파티에서는 그동안 수강생 혹은 학과장들이 간단하게 공연을 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세월호에서 죽은 아이들을 추모하는 전통춤사위, K-POP 댄스, 가야금 연주, 버스킹 공연 등등... 다채로운 공연들로 눈과 귀마저 즐겁더군요. 이렇게 다재다능한 학과장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스럽고, 또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조자룡창술배워볼과>를 대표해서 '무예24기 삼국검술'이라는 공연명으로 시범을 했습니다. 조선의 검술인 본국검과 중국의 검술 제독검, 일본의 검술 왜검을 차례로 선보였습니다. 급하게 결정된 공연이라 벼락치기로 연습했더니 실전에서 초보적인 실수를 한 게 마음에 걸리네요. 역시 여전히 수련이 부족함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긴장 좀 풀겠다고 와인 한 잔 마시고 취중검술을 펼친 게 실수의 원인일지도... 쿨럭)
마지막엔 다함께 플래시몹을 추는 것으로 공식 행사를 마쳤습니다. 다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태원대학교는 아마 내년 3~4월 쯤에나 2학기가 개강할 예정입니다. 무려 4개월 가까이 긴 방학을 맞이한 셈이죠. 그 전에 노량진대학교, 신촌대학교 등 다른 대안대학의 새 학기가 시작합니다만, 제가 처음 발을 담근 곳이 이태원대학이기에 유달리 정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인 듯 합니다. 11월 중순에는 '노량진대학교'에 <조선제일검 되어볼과>를 개설합니다만, 내년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태원대학교에 또 한 번 강의를 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6년 동안 살면서 이태원 갈 일이 별로 없었는데, 올해 한 달 동안 이태원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더니 이제 낯익은 동네가 되었네요. 앞으로도 이태원을 가게 된다면 이태원대학교 생각이 제일 많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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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수련하는 <무예24기 한양류>는 매주 일요일 오전에 정기수련을 진행합니다.
오늘도(자정이 지났으니 어제가 되는군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오전수련에 참여했습니다. 다함께 몸을 풀고 서로 팔씨름을 했습니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팔씨름이 아닙니다. 하체를 고정한 상태에서 온 몸의 힘을 끌어올려 상체에 집중한 뒤 상대방을 쓰러트리는 경기입니다. 아무튼 이 팔씨름을 하는데 예전과 달리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저희 수련터에서 '힘캐'라 유명한 형님과 맞붙었는데, 아직은 그 형님께 질 수밖에 없었지만 바로 일주일 전보다도 훨씬 더 오랜 시간 동안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 형님도 저를 쓰러트리면서 '어', '어' 하시더군요. 옆에서 지켜보던 사부님도 살짝 감탄했습니다. 함께 한 형님께서 "예전보다 힘이 붙은 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저도 생각보다 그 형님 상대로 오래 버틴 걸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워낙 체급도 크고 힘도 남달라서 아무도 힘으로는 이기지 못하는 상대였거든요.
오늘은 사부님께서 진검을 빌려주셔서 진검으로 베기 수련도 해봤습니다. 확실히 다릅니다.
예전에는 진검의 무게가 버거워 도저히 들 수가 없었습니다. 목검조차도 버거운 상황에서 진검으로 베기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죠. 사부님께서 진검을 휙휙 휘두르며 공기를 가를 때 나는 바람소리가 경이롭게 들리기까지 했습니다. 힘이 딸렸던 저로서는 아무리 힘껏 휘둘러도 바람소리가 나질 않았더랬습니다. 물론 바람소리가 실력을 가늠하는 절대기준은 아닙니다만...
그런데 오늘은 베기 수련을 하는데 진검이 예전처럼 무겁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바람소리도 자연스럽게 나더군요. 사부님도 옆에서 보시더니 "진검을 잘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해주셨습니다. 사부님께서 오늘 제 수련을 보시면서 "요즘 나날이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해주셔서 황송했습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로 빠른 성취가 있을 수 있었던 건, 역시 꾸준한 수련 덕택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30분 정도는 꼭 수련을 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을 갈고 닦는 것보다 기본기와 몸의 체형을 바로잡는 수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내 몸을 돌아보고 힘의 원리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힘도 따라붙은 게 아닐까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바른 길을 제시해주시는 사부님이 계시니 저 역시 그를 복이라 생각하고 착실히 따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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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베치입니다.
이태원대학교 <조자룡창술배워볼과>에 이어 이번에 노량진대학교에 <조선제일검 되어볼과>라는 과목을 개설하게 됐습니다. '조선제일검'이라는 단어만 봐도 짐작들이 가시겠지만, 이번엔 검술을 지도해보려고 합니다.
노량진대학교 역시 이태원대학교와 동일한 체제로 운영됩니다. 따라서 4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한바탕 논다'는 생각으로 수업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 수업은 검술을 깊이 있게 익히려는 분들보다는, 검술에 대해 배워보고는 싶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망설였던 분들에게 특별히 수강을 권합니다. 4주 동안 검술을 맛뵈기로 한 번 배워보고, 계속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분들은 한양류 수련터로 안내해드릴 생각입니다.
개강은 11월 20일 일요일이며, 매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4주 동안 수업을 진행합니다. 장소는 노들나루공원(지하철 9호선 노들역 2번 출구)에서 진행할 생각입니다만,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 노량진대학교 측에서 실내 수업공간을 알아봐준다고 하는군요. 잘되면 실내에서 눈비 걱정 없이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노량진 일대에서 수업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수강료는 5만원인데, 저희 과목은 '목검'이 필요하기 때문에 목검구매비 15,000원이 별도로 들어갑니다. 수강신청시에 함께 납부해주시면 됩니다. 대신 목검은 한 번 사면 개인이 평생 소장할 수 있습니다.
※ 과목소개 및 수강신청: http://univnor.com/class.php
PS. 자세한 과목소개는 노량진대학교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찌르기/베기용 대나무가 몇 개 생겨서, 베기다이에 꽂아놓고 찌르기와 베기 연습을 좀 했습니다.
창 찌르기는 표적 없이 허공에다 찌르는 식으로만 연습하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우선 정확하게 찌르는 연습을 할 수가 없지요. 실제로 대나무 세워놓고 찔러보면, 정확하게 표적을 뚫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날 세우지 않은 창끝으로 두꺼운 대나무를 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힘도 있어야 하고, 정확성도 있어야 합니다. 저도 몇 번의 실패 끝에 간신히 성공했습니다. 정확하게 대나무 중앙에 박혀서, 창날이 반대쪽으로 꿰뚫었을 때의 쾌감은 말할 수 없더군요.
아울러 사부님께서 진검을 빌려주셔서, 대나무를 갈겨베기 해봤는데. 몇 번의 시도에도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검술 하시는 분들 시범하는 거 보면 대나무나 짚단을 뭉텅뭉텅 쉽게 베시는데, 그게 정말 어려운 기술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안 베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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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디어 이태원 대학교 과목인 <조자룡창술배워볼과>가 개강했습니다. 강의장소는 이태원에 위치한 한남동 공영주차장/문화센터 옥상이고요. 학과장인 저를 포함해서 총 6명이서 단촐하게 수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사실 다른 과목들 중에서도 인기강좌 아니고서야 대부분 평균 수강인원이 3~4명을 웃돌더라고요. 그에 비춰보면 꽤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계속 이태원 대학교나 신촌대학교에서 활동하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꾸준하게 자리잡아가게 된다면, 입소문을 타고 점점 늘어나겠죠.
아무튼 날씨가 좀 쌀쌀해서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오후에는 수련하기 알맞은 날씨였습니다. 너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가장 수련하기 좋은 날씨여서 스타트부터 기분 좋게 끊었던 것 같습니다.
첫 수업은 가볍게 자기소개와 각자 수업을 듣게 된 동기를 발표하고, '무예도보통지'와 기창(旗槍)에 대한 소개로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체술(몸풀이), 창술의 가장 기초가 되는 '봉 돌리기', '반월', '찌르기', '보법' 등을 지도했습니다.
제 수강생 중엔 현직 기자부터 과거에 마상무예를 오래 수련했던 분, 군대에서 만났던 무예24기 마니아,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안 해보셨다고 하는 분까지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수준의 수강생들을 한꺼번에 지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소수인원인데다가 다들 열정적으로 잘 따라오고 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를 지도한다는 건 개인수련에 비해 몇십 배는 힘든 일이 분명합니다. 개인수련할 때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해왔던 부분들이 초학자들에겐 '당연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간의 괴리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아주 차근차근 기초부터 설명해야하는데, 여기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지도하는 제 자신조차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존재하거나, 몸으로는 이해하고 있는데 말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강의가 있을 때면 항상 전날에 미리 지도할 부분을 생각해보고, 혹시라도 초학자들이 의문을 품을 법한 부분을 떠올려봅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고민도 해보고, 제가 하고 있는 자세에 대해 스스로 점검을 해봅니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사부님께 긴급 S.O.S를 청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서, 예상치 못한 곳에서 훅 치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설명을 해야하는데, 아직 그런 스킬이 부족합니다. 그렇다는 건 제 실력이 많이 미진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아직 지도자로서의 관록이 덜 쌓였다고도 볼 수 있겠죠.
솔직하게 밝히거니와, 여전히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제 자신 스스로 '단기 세미나'를 통한 지도자 연수 등의 방식을 매우 싫어할 정도로, 무예란 단시간 내에 성취를 이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렇게 오랜 기간 무예를 수련했다고도 볼 수 없고, 스스로 소성(小成)조차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한 제 자신이 누군가에게 감히 지도를 한다는 게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사부님께서 허락을 해주셨고, 누군가를 지도하면서 제가 얻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계속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은 분명히 세워두려고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모르게 모르는 걸 아는 척할 때가 있어서 항상 경계하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만약 제멋대로 한다면 그야말로 사이비 무술가나 다름 없겠죠.
아무튼 수강생들에게 올바른 자세와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제 자신도 수련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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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력을 키운다는 것은 굳이 누군가와의 대결을 상정하며 풀어내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담력은 자신을 이기는 법을 깨우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싸움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모든 두려움은 상대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첫째,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라. 꼭 수련 뿐만 아니라 독서나 명상 등을 혼자 풀어가봐도 좋다. 가능하면 산이나 바다 등과 같은 자연 속이 좋다. 나도 20대 때에는 텐트 하나 둘러메고 온 산천을 헤맸다.
둘째, 누군가와 싸우려 하지 마라. 무예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과 바른 마음을 키우는 것에 집중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쌓인다.
셋째, 만약 싸워야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상대가 나보다 최소 배이상 전투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라. 그럼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공포나 두려움은 인간이면 누구나 있다. 단지 그것을 표현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와 그것에 빠지느냐 벗어나느냐의 선택이다. 그 또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출처: 한국전통무예연구소 홈페이지 內 최형국 소장님의 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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