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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06 [커피] 꿈에도 그리던 핸드드립 풀세트 장만...!

요즘 동작문화원에서 홈바리스타 강좌를 들으며, 그 어느 때보다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다. 


매 수업 때마다 우리가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맛보는 시간을 갖곤 한다. 하지만 수업이 일주일에 한 번 있다보니까, 직접 핸드드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커피 도구를 하나 장만해야겠다 마음 먹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커피강국' 답게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 추출도구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선택'과 '비용'이었다. 가격대별로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있는데, 어떤 브랜드의 품질이 좋고 나쁜지도 잘 모르겠거니와, 하나같이 비용들이 비싼 것이 아닌가. 이젠 커피가 하도 흔한 일상이 되어버려서, 집에서 간편하게 추출할 수 있는 핸드드립 도구들은 저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비싼 것 같았다. 커피 하나 내리는 데 무슨 도구가 그리도 많이 필요한지, 원두를 갈아야 하는 핸드밀(그라인더)부터, 여과지(드립지), 서버, 포트, 드리퍼까지... 전부 계산해보니 5~6만원 돈 나오는 것이었다. 전역하고 뚜렷하게 하는 일이 없어, 통장 잔고가 2~3천원 정도인 신세라 결국 눈물을 머금고 잠시 구매를 미루었었다.


그러다 예전에 단기 알바하고 받기로 한 대금이 엊그제 들어와, 통장에 잠깐의 여유(?)가 생겼다. 이번에야말로 미루지 말고 커피 도구를 사야겠다고 결심하고, 일사천리로 구입했다. 최대한 저렴하면서도 그래도 구매고객들로부터 평이 좋은 브랜드인 '휴레드 빈플러스' 시리즈로 구입했다. 다해서 5만 5천원 정도 깨졌다.



사실 처음에는 핸드드립 도구를 살지, 모카포트 도구를 살지도 고민이었다. 처음에는 에스프레소로도 추출이 가능하고, 아메리카노로도 만들어 마실 수 있는 '모카포트'가 여러모로 간편하고 다용도 활용이 가능해서 끌렸다. 하지만 에스프레소를 그닥 즐겨마실 것 같지도 않거니와, 모카포트보다는 손이 더 많이 가는 핸드드립이 커피를 내리는 과정에 있어서 운치도 있고, 손맛(?)도 있을 것 같아 핸드드립 도구를 선택했다.


택배가 오자마자, 홈바리스타 수업 때 받아왔지만 내릴 도리가 없어 냉동실에 묵혀두었던 원두를 갈아 2~3일 만에 다 마셔버렸다. 그리고 빨리 새 원두를 사서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마셔보고 싶은 욕구가 굴뚝같아, 어제 열정대학 수업 들으러 가는 길에, 남영동 '스트라다 146' 카페에서 원두를 구입했다.


200g에 7,000원이었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인 것 같다. 물론 이제 갓 커피세계에 입문한 왕초보로서 원두의 시세나, 품질에 대해 전연 아는 바가 없지만서도, 200g 정도 양이면 그래도 일주일은 거뜬할 듯한데, 7,000원 밖에 안한다고 하니 저렴하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이 카페는 아메리카노도 3,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원두 이름은 '블랙잭'인데, 설명을 보니 에티오피아와 과테말라, 콜롬비아의 원두를 블랜딩한 것 같다. 하지만 구체적인 원두의 종류를 알 수가 없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각 카페 브랜드별로 자신들만의 고유한 블랜딩 기법이 있기 때문에 원두의 비율이나 종류를 비공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 여기도 원두 원산지만 밝혀놓은 것 같다. 참 알면 알수록 오묘하고 신기한 커피의 세계다.


아무튼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핸드밀에 어제 산 커피 원두를 넣고 열심히 갈아서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렸다. 아직까지 커피 향과 맛을 구분할 정도의 내공은 없어서, 좋다 나쁘다 평가하긴 힘들다. 다만 홈바리스타 수업 때 강사님 曰 "신 맛이 나는 커피가 좋은 커피다"라고 했는데, 이 커피에서는 신 맛이 전혀 나질 않았다. (근데 신 맛이 나는 커피가 무조건 좋은 커피인 건 아닌 것 같다. 커피란 게 개인의 기호에 따라, 블랜딩 기법에 따라 쓴 맛만 나기도 하고 신 맛만 나기도 하니까... 신 맛 나는 커피가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커피 공부는 하면 할수록 헷갈리고 어렵다)


그리고 커피 원두가 굉장히 기름져보였는데, 확실히 내려서 마셔보니까 약간 기름진 맛이 나는 것도 같았다. 근데 기름진 맛이 나면서도 뒷맛은 깔끔했다. 그게 또 신기하데.


아무튼 아직은 핸드밀의 분쇄조절도 제대로 못 해서, 갈려나오는 원두의 굵기도 매번 제각각이고, 드립지에 붓는 물줄기도 일정하지 못한 왕초보지만, 꾸준한 공부와 연습으로 '마니아' 정도만 되도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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