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7.16 [열정대학] 기자학과 4강 - '카드뉴스란 무엇인가' (16.07.13)

기자학과 4강은 요즘 유행하는 '카드뉴스'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이었다. 강의를 맡은 이는 서울경제신문 뉴미디어부 소속 정수현 기자.



카드뉴스란 무엇인가


카드뉴스란 모바일에 최적화된 뉴스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는 보도 형식이다. 흔히들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스토리가 있는 사진 기사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게 바로 카드뉴스인데, 검지손가락으로 살짝 밀면 사진들이 넘어가면서 스토리가 이어지는 게 특징. 


이제는 전국민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정도다. 바야흐로 모바일 시대에서, 종이신문은 말할 것도 없고 텍스트로만 구성된 온라인 뉴스조차 읽는 이가 많지 않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가져온 폐해일 수도 있고, 자극적이고 화려한 콘텐츠에만 길들여져서 텍스트를 읽을 가독력이 떨어졌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안타까운 현실인 것은 사실.


그러나 대중의 요구에 부합하여,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기삿거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숙명일 터. 아무리 '종이신문의 중요성'과 'SNS의 폐해'에 대해 부르짖어봤자, 대중들은 관심도 없다. 종이신문이나 온라인 텍스트 뉴스의 효용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전자의 가치에 대해서도 꾸준히 환기를 시키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게 대중들에게 사회의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카드뉴스는 일종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지금은 온라인 뉴스 뿐만 아니라 조중동과 같은 거대 언론마저도 카드뉴스 제작에 힘쓰고 있는 실정이다.


정수현 기자 역시 "독자가 우선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언론사들도) 새로운 독자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말인즉슨, 읽기 편하고 재미있고 실속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언론사들도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 정 기자는 "대중들은 중요한 뉴스와 함께 보고 싶은 뉴스를 원한다"며 "중요하다고 느끼게끔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드뉴스를 통해 화두를 던지고, 자연스레 텍스트 기사를 찾아보게끔 유도해야 한다는 것.


카드뉴스의 특징


1. 모바일에 최적화된 뉴스 콘텐츠

2. 텍스트의 최소화

3. 압축적인 디자인

4. 감성적 스토리텔링

5. 이미지 슬라이딩 패턴

6. 기존 뉴스 자원 재활용

7. SNS 최적화


카드뉴스 요약하는 법


1. 텍스트 바디를 만든다

2. 첫 번째 슬라이드에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내용을 넣어라

3. 기승전결로 이어가라


정 기자는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이들에게 요구되는 자질로 '콘텐츠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Designer' 혹은 '이미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Editor'의 자질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이 말의 뜻은 무엇일까?


사실 지금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언론사들의 경우, 텍스트 취재 담당과 카드뉴스 디자인 담당이 분업하여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자 1인이 취재와 제작을 모두 담당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고, 또 언론사 역시 그런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인재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결국 콘텐츠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디자이너 혹은 감각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에디터 1인이 카드뉴스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녀는 이어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편집하는 기본적인 틀에 대해 설명했다.




표현하는 방법


1. Curation (큐레이션) : 사진 한 장에 아름다운 문장으로 주석(설명)을 달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2. Scale (강조) : 문자 없이 강렬한 이미지 한 장으로 강조하는 것

3. Blank (여백) : 잡다한 메뉴보다는 본연의 목적 하나 만을 강조하는 것 (ex. 구글 vs 네이버)

4. Unconventional (창의적) :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표현 (ex. 그림자로 비춰지는 맥도날드 광고)

5. Plot (스토리) : 사진에 스토리를 담아 의미를 부여하기


편집의 5가지 기초


1. 큰 그림 (반전의 효과. 멀리 있을 때는 안 보였지만 확대해보니 본질 등장)

2. 축약하라

3. 팩트의 임팩트

4. 전체적인 테마(인상)를 정하라

5. 질서를 갖춰라 (디자인의 규칙 준수)


카드뉴스의 한계


그런데 정 기자는 "카드뉴스는 더 이상 언론사에서 밀고 있는 콘텐츠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바야흐로 카드뉴스가 대세인데, 이게 무슨 말일까? 


그녀는 "이미지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라며 오히려 많은 독자들이 카드뉴스에 질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짤막한 카드뉴스만 보던 독자들이, 그 얇은 깊이 탓에 오히려 텍스트 뉴스를 찾아본다는 것이다. 가볍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점이라고 여겨졌던 부분이, 오히려 함정이 되어 발목을 붙잡은 것.


카드뉴스의 한계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사회 이슈들 중에서는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이 많다. 이처럼 디지털의 대안이 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언론사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그 한계를 지적했다.


새로운 대안, 인터랙티브 뉴스


그녀는 카드뉴스 대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오늘 강의가 있던 날, 언론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국제세미나가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그 세미나가 끝나자마자 곧장 강의를 하러 열정대학으로 온 것인데, 카드뉴스보다는 그런 언론의 새로운 동향에 대해 더 알려주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녀는 "발빠른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언론의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트렌드 변화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기자학과 3강 김관 기자가 강조한 'VR 미디어' 혹은 '드론 미디어'와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였다.


그녀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 언론 트렌드는 '인터랙티브 뉴스(interactive news)'였다. 인터랙티브 뉴스란 텍스트는 물론, 인포그래픽과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합 편집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말한다. 기존 온라인 뉴스와 달리 독자가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있으며, 그 반응에 맞춰 움직이는 웹페이지를 구현한다고 한다. 즉, 읽는 뉴스가 아니라 시청하고 체험하는 뉴스인 것이다. 이 뉴스의 형식은 자유롭다. 하지만 기존의 1차원적인 형식에서 벗어나있다. 3D 그래픽과 모션 캡쳐 등을 활용하여 보다 생생하게 콘텐츠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


결국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언론이 살아남으려면(그리고 언론계에 들어가려면) 더 이상 전통적인 능력(이를테면 문장력 등)만 강조해서는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능력은 당연히 갖춰야할 소양이며, 여기에 더해 시대의 변화에 맞춘 새로운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 바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능력을 의미한다. 드론이나 VR에 대한 조예도 될 수 있고, 인터랙티브 뉴스를 제작할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인 능력이 될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발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를 파악하는 능력이 제일 중요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정수현 기자는 입사 1년 차의 새내기 기자라고 한다. 새내기다운 풋풋함이 많이 느껴졌다. 전달력이나 강의 진행이 앞선 기자들보다 매끄럽지는 못했지만, 기존 강의를 맡아준 기자들보다 풋풋함이 많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이 아는 모든 바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전달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수업 내내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바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싶다"며 계속 질문을 요구했다. 그리고 받은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대답해주었다. 기자로서 힘든 점에 대해서도 거의 넋두리하다시피 풀어놓길래, 안쓰럽기도 했다.


강의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고 나간 그녀는 "데스크에서 또 다시 취재 명령이 떨어졌다"며 즉석에서 우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때 시각이 무려 밤 10시 30분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밤 늦은 시간까지도 일해야 하는 그녀가 안쓰러웠던 우리는 누구랄 것 없이 모두 그녀에게 동정을 표시했다. 그래서 나 역시 예상치 못한 인터뷰를 하게 되었지만, 적극적으로 응해주었다.


아무튼 다시 한 번 언론의 트렌드 변화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더 이상 카드뉴스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새겨두어야 할 것 같다.

Posted by 가베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