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즐겨 보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불란셔 제빵소'라는 이름으로 파리바게뜨의 PPL 상품들이 등장합니다. 왕사탕, 무지개 카스테라, 꽃빙수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이걸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입에서 군침이 떨어지곤 합니다.




제일 처음에 산 '왕사탕'입니다. 극중에서 고애신(김태리)과 구동매(유연석)가 먹었던 사탕입니다. 옛날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싸구려 눈깔사탕이랑 다를 바가 없지만, 드라마 탓인지 뭔가 더 달달하게 느껴지는 맛입니다.




고애신과 쿠도 히나(김민정)가 먹던 '무지개 카스테라'입니다.


원래 카스테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드라마를 보니 왜 그리 당기던지. 그런데 이거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근처 파리바게뜨에 매일 같이 들락날락했는데 갈 때마다 품절입니다. 다른 지점에 가도 항상 품절 소식만... 드라마 자체가 인기가 많다 보니 저처럼 이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오늘도 운동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삼각지역 파리바게뜨에 들렀는데 역시 품절이더군요. 오기가 생겨서 동네 파리바게뜨에 전부 전화를 돌려 재고를 물어봤는데, 마침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 재고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비를 뚫고서 딱 하나 남은 재고를 집어왔습니다.


달달하니 제법 맛납니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머그컵'에 가배당 커피를 담아서 마셔보았습니다. 기가 막힌 대한제국 풀세트의 완성입니다.


가배당 역시 PPL 상품인데, 이건 파리바게뜨가 아니라 달콤커피에서 내놓은 한정 상품입니다. 드라마에서 각커피를 뜨거운 물에 풀어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은 박스에 딱 두 알 들어 있습니다. 커피가루와 설탕을 뭉쳐서 네모난 조각으로 만든 상품입니다. 이 커피 역시 달달하니 괜찮습니다. 사실 보이차와 놓고 보면 헷갈릴 정도로 비슷합니다 (...)


가배당도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입고된 지점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엊그제 미팅 때문에 강남역에 갈 일이 있어 갔다가, 마침 근처 지점에 재고가 있길래 두 세트 구해왔습니다.


커피잔은 스타벅스에서 올해 광복절 및 대한제국 선포 121주년 기념으로 한정 출시한 '오얏꽃 머그컵'입니다. 드라마 PPL과는 무관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대한제국 시절이라 무척 어울립니다. 마침 어제 방영분에서는 '오얏꽃' 이야기가 등장하기도 하더군요.


오얏꽃 머그컵에 가배당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니 가배를 사랑하던 고종 황제가 생각납니다.



이런 거 사올 때마다 "돈 쓸 데가 그렇게도 없냐"는 가족들의 핀잔이 쏟아집니다. 그래도 뭐 저만 즐거우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이런 거 사먹으려고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돈 버는 건데. 소확행이 따로 있겠습니까.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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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광복절 및 대한제국 선포 121주년 기념 MD를 출시했더군요.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무궁화가 감싸고 있는 모양의 머그컵입니다. 텀블러와 티스푼, 스벅카드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오얏꽃 머그컵이 제일 이쁜 것 같습니다. (가격도 착하고)



솔직히 광복절과 대한제국 선포 121주년은 약간 어거지로 엮은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만, 가배(커피)를 즐겨 드시던 고종 황제를 생각하면 대한제국 선포 기념 MD로는 적절한 컨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출시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근처 스벅 매장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실물을 보니 사진에서 본 것과는 달리 별로 끌리지가 않더군요. 매장까지 가놓고서도 만지작 거리다가 그냥 돌아섰는데... 그날 이후로 계속 이 컵이 눈 앞에 아른거렸습니다.



결국 다시 마음을 바꾸어 가까운 스벅 매장을 찾아갔습니다만, 하루 만에 벌써 품절됐다는 소식이... 다른 매장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빨리 매진될 줄 알았더라면 그냥 그때 바로 사는 거였는데...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는데, 어제 보라매공원에 수련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스벅 매장을 보았습니다. 큰 기대 안 하고 들어섰는데, 운 좋게도 아직 재고가 남아 있었습니다. 두 개 남은 것 중 하나를 데려왔습니다. 가격은 17,000원.


이번에 통인동 커피공방에서 공수해온 시그니처 블렌딩 원두 '경복궁의 가을'을 핸드드립으로 내린 뒤에 친구가 캐나다에서 사온 '메이플 시럽'을 타서 아이스 커피로 한 잔 마셨습니다.



요새 <미스터 션샤인>을 재미나게 보고 있는데, 극중에서도 고종 황제가 가배차를 즐겨마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머그잔에 커피를 마실 때마다, 망국의 설움과 굴욕을 감내해야만 했던 고종 황제가 생각날 듯 싶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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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시절, 나는 유독 커피를 좋아했다. 일과를 마친 뒤 막사로 복귀해 후임들과 나눠마시던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은 지친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묵직한 향기와 혀 끝에 감기는 씁쓸한 맛. 동고동락하며 부대끼던 후임들과 나눠마시던 커피였기에 추억 한 스푼 보태져 더욱 진한 향기로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그 맛을 잊지 못했던 나는 전역 후 본격적으로 커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동네 문화센터를 찾아가 주부들 틈에 끼어 '홈바리스타' 강의를 열심히 듣고 관련 책도 사서 읽었다. 얼마 없는 용돈을 쪼개 커피를 내리기 위한 도구와 원두까지 구매해 직접 내려마시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런데 이 커피란 녀석은 알면 알수록 이해하기 힘든 녀석이었다. 커피콩이면 다 같은 콩인 줄 알았더니 그것도 생산지와 로스팅(볶는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인 원두로 재탄생한다. 더욱이 같은 원두라고 할지라도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 프렌치 프레스 등 내리는 도구와 방식에 따라 제각각의 맛을 내는 게 아닌가.



그때부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법'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매일 새로운 카페에 들러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바리스타들에게 맛있게 커피 내리는 법을 귀동냥하러 다니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나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커피를 내릴 수 있을까' 고민만 깊어졌다.


그때 우연히 만난 바리스타 한 명이 내게 귀띔을 했다.


"커피에 정답은 없어요. 아무리 실력 있는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도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맛 없는 커피인 거죠. 굳이 정답을 찾고자 한다면 자기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커피가 정답 아닐까요?"


그 말에 나는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아무리 세계적인 요리사가 만든 요리도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맛 없는 음식일 뿐이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단순하면서도 명징한 진리를 두고 나는 먼 길을 돌아 방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후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찾겠다는 미련한 여행은 끝났다. 이제 나는 커피를 마실 때면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를 먼저 생각한다. 잠들어있던 커피콩을 깨워 그 속에 숨어있던 향과 맛을 살려내는 역할을 하는 이들이 바리스타들이기 때문이다. 커피 본연의 성질에 자신만의 개성을 섞어 적절한 풍미로 되살려낸 바리스타들의 커피를 마시며 나는 드넓은 커피의 세계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중이다.



그러고 보면 커피는 '삶'을 떠올리게 한다. 커피에 정답이 없듯, 삶 역시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천편일률적인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마다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요, 서로 다른 꿈과 목표를 세우고 그를 위해 달려간다. 우리들은 결국 모두 삶을 추출하는 바리스타들인 셈이다.


* 수원대 2017학년도 1학기 교양 <문예창작의이론과실제> 과제를 위해 쓴 수필

* 블로그에 수필 끄적이는 건 자주 하던 일이거니와 <오마이뉴스>에서 그렇게 열심히 글을 써대는데도, 매번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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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없는 휴학생이다보니 평일, 주말 구분 없이 충분히 쉬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설 연휴가 연휴 같지가 않네요.


남들 다 일하는 평일에 집안에만 콕 들어박혀있는 게 가끔은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집에 있으면 책도 눈에 잘 안 들어오고 해서, 일부러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보라매공원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가 오늘의 커피 한 잔 시켜놓고 1시간 정도 독서하다가 나왔습니다. 이런 일상의 여유를 충분히 누리면서 살고 싶네요. 아마 복학하고나서부터는 즐기기 쉽지 않은 여유겠죠?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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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스타벅스에서 하우스 블렌드 원두를 샀었더랬지요. 그런데 매일 커피를 마시다보니까, 뭔가 단조로운 것 같아서 새로운 마실 것을 찾게 되더군요. 집에는 용정차밖에 없어서 가끔 용정차만 마시곤 했는데, 차도 한 종류만 마시니까 심심하더라고요.


마침 국유단 서포터즈 6월 활동비도 입금되었겠다, 또다시 차(茶) 구매욕구가 발동하여 신촌의 라오상하이를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는 보이차를 구매할 생각으로 방문했지요. 


사실 제게 무예를 가르쳐주시는 사부님이 차에도 조예가 깊어서, 전수관에 가면 종종 보이차를 손수 끓여주시곤 하셨는데, 사부님의 '보이차 예찬론'을 듣다보면, 진짜 차가 아니라 약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저는 차의 깊은 세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지라 차를 마신 후 몸의 반응을 딱히 느끼지 못하겠는데, 하여간 좋은 보이차를 꾸준히 음용하면 약만큼이나 몸에 좋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군요. 그래서 이번에 큰 맘 먹고 보이차를 사러 간 것입니다.


보이차는 그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저야 어떤 차가 좋은지도 잘 모르겠고, 비싼 차를 구매할 형편도 안되다보니, 제일 저렴한 차를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구매한 차가 바로 '2012년 해만차창 노동지 7578'이라는 차입니다. 357g에 18,000원 밖에 안 하네요. 저렴하긴 하지만, 노동지라는 브랜드 자체가 꽤나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라오상하이에서 파는 곳이니 의심할 여지 없이 구매했습니다.



어떤 차인지 알고는 마셔야 할 것 같아서 인터넷 서핑으로 알아보니 중국 운남성 안녕시에 위치한 '해만차창'이라는 차 공장에서 2012년에 생산한 보이차라고 하는군요. 노동지(老同志)가 무슨 뜻인가 했는데, 이 차의 고유 브랜드라고 합니다. 해만차창의 주인인 추병량이란 분이 마오쩌둥(모택동)을 존경하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라고... 역시 알고 마시니 재밌네요.


그렇다면 '7578'은 무슨 뜻일까요? 제일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검색해보니 <오마이뉴스>에 관련 기사가 있네요. 그런데 이 기사에서는 뒤의 숫자 '7578'의 75를 생산년도, 7과 8을 각각 차의 등급과 생산공장 일련번호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 http://omn.kr/brrs)


그런데 75가 생산년도라면, 2012년에 만들었다는 설명과 상충됩니다. 더욱이 40년이나 된 차가 이렇게 저렴할 리도 없고요. 하여 역시 제일 믿을 수 있는 우리 라오상하이 쥔장이신 라오반장님께 여쭤봤습니다. 라오반장님께서 달아주신 답변을 아래 박스에 그대로 옮겨봅니다.


[Tip] 보이차 뒤에 붙는 숫자의 비밀


7578의 75가 연도를 말하는 것은 맞지만 그 차의 생산년도가 아니라 그 차를 제일 처음 생산했을 때의 연도를 말한다. 그리고 중간의 7은 찻잎의 등급을 말한다. 숙차는 특급 1급 3급~~9급으로 내려가는데, 그 중 7급(이나 그 이상) 차청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마지막 8은 차창 고유번호로 해만차창을 말한다. (맹해차창은 2번)


그리고 75라는 숫자 속에는 그 차를 만드는 레시피가 숨어있다고 보면 된다. 과거 75년도에 만든 방식대로 매년 만들기 때문에 최초의 레시피를 계속 유지한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맹해차창의 7542와 8542는 각각 75년, 85년 처음 만든 이래 매년 만드는 차인데 서로 맛이 다르다. 75와 85 속에 특유의 맛에 대한 레시피가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출처: 라오상하이 (http://cafe.naver.com/chinateacafe)


이제서야 숫자의 비밀이 풀렸네요.


그동안 보이차를 마셔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소포장 되어있는 상태로 구매를 해왔던지라 이렇게 긴압차인 병차(餠茶) 형태로 구매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병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보이차칼이 별도로 필요한데 5,000원에 저렴하게 팔길래 차칼도 하나 같이 구매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보이차칼로 차를 쪼갠 뒤에, 시음을 해봤습니다.



솔직히 보이차를 많이 마셔보지도 않았고, 차의 깊이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저였지만 그동안 마셔본 보이차에 비해 그 맛이 많이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차에 비해 향이 결코 뒤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맛 자체는 약간 밍밍했습니다. 보이차 고유의 향과 맛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던데, 오히려 그런 사람들에게 입문용으로 적합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ip] 보이차의 단위가 357g인 이유


수개월에 걸쳐 오랜 동안 티 로드를 따라가는 카라반의 말에는 찻잎이 60Kg이나 실려 있었다. 당시 병차는 7매를 한 묶음으로 하여, 말 등의 좌우에 각각 12묶음씩, 합하여 총 24묶음을 매달았다. 60Kg을 24묶음으로 나누고, 또 7매로 나누면 1매는 곧 357g이 된다. 


보이차의 무게 단위로 1매를 357g으로 정한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보이차에 '치쯔빙차七子餠茶(칠자병차)'문구가 흔히 적혀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이다.


출처: 『중국차 바이블』, 곤마 도모코,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2015.


아무튼 당분간은 스타벅스 하우스 블렌드 원두와 노동지 보이차로 즐거운 티 생활을 할 수 있겠군요. 요새 한창 커피 공부에 빠져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는 중인데,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하고 나면 바로 보이차에 대해서도 전문적으로 공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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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공부를 시작한 뒤로, 매일 아침마다 직접 원두를 갈아 드립 커피를 마시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원두 자체는 어딜 가나  비싼 편입니다. 그렇다고 오래 두고 마실 수도 없습니다. 로스팅한 지 2주 이상 지나면 아무리 밀폐용기에 보관한다고 해도 커피 본연의 향미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래오래 마시겠다고 원두를 오래 보관하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하네요. 아까워도 빨리 마시고 신선한 원두를 사는 게 정답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홈바리스타 강의를 들으러 가면, 강사 선생님이 매주 새로운 원두를 한 웅큼씩 맛보기로 담아주셨기 때문에, 그동안 이 원두로 연명해왔더랬습니다. 거기에 얼마 전 핸드드립 대회에서 1등한 덕분에 사은품으로 받은 원두 200g 두 봉이 있어서 꽤 오래도록 원두를 구매하지 않고 커피를 즐길 수 있었죠.


하지만 그 원두들도 며칠 전에 다 떨어져버렸네요. 새로 원두를 사기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별 수 없이 집에 보관 중이던 인스턴트 아메리카노 커피로 며칠 버텨볼 요량이었습니다만... 커피를 배우고나니 입만 고급스러워진 게 함정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정말 맛있다고 생각했던 커피였는데, 이젠 맛 없어서 먹지를 못하겠더군요.


하루 빨리 신선한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결국 원두를 새로 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디서 살까 고민하다가 '스타벅스'가 떠올랐습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브랜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스타벅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고급 카페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다들 스타벅스를 떠올리곤 하죠. 그런데 저는 스타벅스 커피가 맛있는지 맛없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커피 공부를 한 이후로는 마셔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 참에 스타벅스에서 직접 원두를 사다가 갈아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스타벅스의 원두를 드립해서 마시면 어떤 맛일까 무척이나 궁금하더라고요. 


어제 스타벅스 매장에 가보니 원두가 무척 많더군요. 그중에서도 '하우스 블렌드' 원두 250g짜리 한 봉을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15,000원이네요. 참고로 하우스 블렌드란, 각 커피 브랜드별로 독자적인 레시피를 가지고 블렌딩한 원두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하우스 블렌딩 레시피야말로 그 커피 브랜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죠. 브랜드의 생명 그 자체라, 대부분 영업비밀로 공개하지 않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 오자마자, 바로 개봉해서 원두부터 요리조리 살펴봤습니다. 설명으로는 미디엄 로스팅(중배전: 중간 정도 볶은 원두로, 너무 쓰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은 균형 잡힌 맛)이라고 하는데, 겉만 봐서는 기름기가 좔좔 도는 게, 처음에 강배전인 줄 알았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굉장히 진해보였거든요. 그만큼 향미도 강렬했고요.



바로 핸드밀에 넣고 갈아서 드립해봤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지만, 커피의 특징을 이해해보고자 커핑 테스트하듯이 계속 밀착해서 향도 맡고, 아예 원두가루를 뜨거운 물에 풀어서 살짝 맛도 봤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꼬랑내(?)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 같더니... 약간 탄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했습니다. 가장 특징을 잡기 어려운 원두였던 것 같습니다.


마셔보니 향과는 달리 그렇게 강한 맛이 아니었습니다. 왜 미디엄 로스팅인지 알 것 같더군요. 신 맛도 없고, 쓴 맛도 없고... 약간 정체성이 없는 듯한 맛. 개인적으로는 이런 균형잡힌 맛보다는 신 맛이나 쓴 맛 등 어느 한 가지 맛이 도드라지는 커피가 요즘 땡겨서... 그닥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특징이 가장 도드라지는 커피가 매우 높은 등급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위의 평가는 철저히 제 주관적인 평가이고... 저는 사실 바리스타 자격증도 없는 초보 중의 왕초보일 뿐이라... 잘 모르면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언급해봤습니다. 혹여라도 전문가 분들께서 지나가다 제 글을 보신다면 지도편달 부탁드리겠습니다. 요즘 커피 공부에 푹 빠져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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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문화학교에서 시행하는 홈바리스타 강좌가 3주차로 접어들었다. 
오늘은 '설탕 시럽', '초코 시럽' 등 각종 시럽을 만드는 법에 대해 배웠다.


딸기샘의 말에 의하면, "커피에 제일 잘 어울리는 짝꿍은 설탕과 시럽"이라고 한다. 커피에 설탕을 첨가하면 단 맛도 나고, 커피의 숨은 향과 맛을 극대화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결정이 있다보니 희석시키기가 어렵고, 요즘은 웰빙 시대라 설탕을 가급적 안 쓰려고 하기 때문에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말이다.


시럽 역시 설탕으로 만들어지지만, 액체 성분이기 때문에 커피에 잘 융화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다만 시중에서 파는 시럽은 인위적인 첨가물을 넣어, 건강에도 안 좋고 너무 달기 때문에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하여 우리는 시럽 만드는 법을 직접 배웠다.


(1) 설탕 시럽


- 설탕과 물의 비율은 2:1 (애매하면 머그컵 한 잔 기준)

- 설탕은 백설탕(향 있는 설탕은 커피의 향을 망칠 수 있음)이 좋고, 물은 뜨거운 물이어야 함

- 설탕과 물을 믹서기에 넣고 결정이 안 만져질 때까지 갈면 완성


(2) 초코 시럽


- 코코아가루 1봉(80g) + 설탕 150g (종이컵 1잔 소복하게) + 드립커피 200ml를 준비한다

- 코코아가루와 설탕을 섞어준다

- 드립커피를 부은 뒤, 중불에 올려놓고 계속 휘젓는다

-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오고, 시럽이 걸쭉해지면 완성





브라질 세하도 NO.2


참고로 오늘 드립한 커피는 '브라질 세하도 NO.2'라는 커피였다. 이 커피는 전체 커피 생산량의 1/3을 자랑하는 브라질에서 나온 원두로, 브라질 커피는 대체적으로 저렴하고 부드러운 커피라고 한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즐기는 커피이기도 한데, 신맛이 별로 없어 밋밋하다는 느낌도 준단다. 좋게 말하자면 '중성적 매력'이 있는 커피라 평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개성이 없는 커피'라고도 할 수 있겠다.


세하도는 커피를 생산한 도시의 이름을 말하는데, 원래 브라질 커피는 산토스 지역이 유명하지만, 요즘은 세하도의 인기가 급상승 중이라고 한다. 


뒤에 붙은 NO.2는 커피의 등급이 '2등급'이란 뜻이다. 브라질 커피는 NO.2부터 6까지 5등급으로 나뉘어 있는데, NO.2가 최고 등급이라고 한다. 그럼 1등급은? 브라질 사람들은 애시당초 사람들의 손을 타야하는 커피에 완전무결한 1등급은 없다고 판단하여, 1등급을 따로 두지 않는다고 한다. 곧, 내가 최선을 다해 내려서 맛있게 느낀다면 그게 바로 'NO.1'이란 것이다. 커피에 대한 브라질 사람들의 독특한 철학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시럽으로 만드는 다양한 커피


오늘 강의는 커피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시럽을 만드는 게 목적이어서 그런지, 그렇게 어렵거나 복잡한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1, 2강에 비해 별로 흥미가 없는 내용이기도 했다. 순수한 커피를 즐길 뿐, 단 맛이 나는 '카페라떼, '카페모카'와 같은 혼합커피는 별로 즐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비싼 돈 내고 듣는 수업이기도 하고, 나중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려면 어쨌든 필요한 내용이라 판단해, 집중해서 들으려 노력했다.


시럽을 다 만든 뒤에는, 이 시럽을 이용한 다양한 음료를 맛보았다. 시럽과 우유를 섞어 커피우유도 마셔보고, 시럽을 식빵에 발라 맛보기도 했다. 달달하니 맛있기는 한데, 먹을 때마다 살찌는 느낌이 들어서 영 찝찝했다. 이럴 때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이 시럽을 바닥에 자작하게 깔고, 드립커피와 우유를 부어 섞으면 그게 바로 '카페모카'라고 한다. 나중에 한 번 도전은 해봐야겠다.


스타벅스와 이디야, 그 차이는?


오늘 강의 때는 기회를 엿보다가 항상 궁금해하던 것에 대해 질문을 드렸다. 


"스타벅스와 같은 고가 브랜드 커피와 이디야와 같은 저가 브랜드 커피의 가격 차이가 심한데, 그럼 브랜드에 따라 원두의 품질도 다른 것이냐"


이에 대해, 딸기샘은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원두의 맛이 다르니, 개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품질 차이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 다만 스타벅스와 같은 고가 브랜드가 비싼 건 '브랜드 값' 때문이다"라고 답변해주었다. 결론적으로 이디야 커피든, 스타벅스 커피든 원두 자체는 거기서 거기라는 것. 그렇다면 가급적 저렴한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이 스타벅스의 독과점을 막고 다양한 커피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시장이란 소비자가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다음 주에는 보라매역에 위치한 '커피공방 멜란지'에서 수업을 한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된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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