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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중근 평전

문화/책 2016. 4. 15. 21:56

도서명: 안중근 평전

저자: 황재문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출판년도: 2011년


현재 우리나라엔 안중근 의사를 다룬 저서(소설이나 문학 작품 혹은 연구서)들이 꽤 많은 편이지만 평전은 별로 없는 편이다. 이 책은 그나마 있는 평전들 중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인데(2011년 5월 출간) 부끄럽게도 나는 아직까지 안중근 의사에 대한 평전은 한 권도 읽어보질 못했다.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하면서 미루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아무튼 기존의 평전보다 새로 나온 평전을 먼저 읽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뒤늦게 접한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랄까...?

 

평전의 장점은 한 인물의 생애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 있다. 안중근 의사와 같은 민족의 영웅은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기에서는 흠이 될 만한 것들은 지워버리거나 모호하게 서술하는 경향이 있고, 독자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 흠이 안 가도록 둔갑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내가 내심 불만을 갖는 것이 이런 부분이다. 애시당초 인간이란 존재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듯이, 우리가 영웅으로 추앙하는 이들도 한 가지 흠이 있기 마련이다. 안중근 의사 역시 그러한 부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안중근 의사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보다 완벽한 '영웅화'를 위해서 인위적으로 흠을 지우거나 감춰버린다면, 오히려 사람들에게 이질감만 느끼게 할 수 있다. 또한 박정희 정권 시절, 이순신 장군 현창 사업과도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요즘의 트렌드를 봐도, 우리가 추앙하는 영웅들도 영웅이기 전에 한 인간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실수도 하고, 어떤 점에선 무모하기도 하고, 또 다른 흠이 있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것은 그를 깎아내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단점들을 극복하여 더 위대한 영웅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그를 통해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평전 역시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안중근이라는 한 인물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특히, 정부 측 기록과 안중근 스스로의 기록이 불일치하는 부분에서 나오는 괴리감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 안중근이 자신의 자서전인 '안응칠역사'에서 밝힌 것과 전혀 상반된 주장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안중근 연구는 미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안중근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남겨진 또 하나의 과제인 것이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안중근의 어린 시절은 상세하게 다룬 반면 성인이 된 이후는 그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해 집요하게 파헤쳐나가기에 내심 많은 기대를 하였는데, 그 뒤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부분을 서술하였을 뿐 더 자세하게 파헤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특히, 안중근의 유해 문제에 대해 언급이 별로 되지 않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안중근의 거사 동지인 우덕순의 회고록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았고, 나름대로 안중근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사실들을 접했기에 이 평전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안중근이라는 한 인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면, 먼저 안중근 의사의 자서전인 '안응칠역사'를 읽고 그 다음으로 이 평전을 읽어보길 바란다. '영웅'이기에 앞서 한 '인간'이었던 그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되면, 이 책보다 먼저 나온 안중근 평전을 읽고 비교 리뷰를 써보고 싶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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