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습니다.

뭐 더 할 말이 있겠습니까. 사실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헌법재판소의 인용에 따른 파면, 그리고 구속까지... 모든 게 순리대로 흐른 것일 뿐입니다. 다들 예상했던 부분들이고요. 그럼에도 가슴이 아픕니다.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룩한 민주주의가 무능하고 부패한 후대 대통령에 의해 어떻게 무너져버렸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한국현대사의 또 다른 비극인 셈이죠.

박근혜가 구속되면서 오늘 아침 가수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노래가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하여간 네티즌들의 재치란. 그 노래보다는 이 노래를 한 번 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어 공유합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찾은 영상인데, 18대 대선 직전에 제작된 노래 같습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의 일이라 아마 누가 됐든 다음 대통령만큼은 부정축재 및 측근비리가 없는 훌륭한 지도자이기를 바라며 쓰여진 곡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염원이 무색하게도, 끝내 우리는 또 한 명의 '범죄자'로 전락한 대통령을 보고야 말았네요. 역대 대통령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존경할 만한 지도자가 몇 없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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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대통령의 시간

저자: 이명박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출판년도: 2015년 2월

페이지: 800쪽

가격: 28,000원



[책 정보]


MB 정부가 걸어간 5년의 기록


2013년 2월 대한민국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났다. 그는 퇴임 후 그해 5월부터 회고록 집필에 착수하여 1년 10개월의 집필 기간을 거쳐 퇴임 후 2년만에 『대통령의 시간 2008-2013』을 출간한다. 이 책은 정책 위주의 회고록이다. 쓰나미처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생각과 토론을 거쳐 정책을 결정했는지, 왜 한 미 관계를 복원해야 했으며 어떻게 G20 정상회의에 동참하게 됐고 서울 회의를 유치할 수 있었는지, 대북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기 위한 철학과 대처방안은 물론 중국을 어떻게 설득했는가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4대강 살리기와 녹색성장, 세종시 문제에 대한 철학과 추진 배경, 추진 과정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에피소드나 뒷이야기도 많이 찾아내 수록했다.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소감]


저는 개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생각보다 호감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제 사관이나 정치적 성향만 놓고 보면 당연히 반MB를 외칠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테지요. 


글쎄요... 저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닙니다. 저는 새가 양 날개가 있어야 균형을 잡으며 날아갈 수 있듯이, 정치 역시 진보와 보수 양 날개가 균형있게 공존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잘한 건 잘했다고 인정해야하고, 못한 건 못했다고 비판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또한 정책만 놓고 비난해햐지, 상대를 깎아내리고 자신들의 세력을 불리기 위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동안 잘 몰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반MB를 외치며 욕을 해도, 저는 항상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광우병 사태'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뛰어나갔고, 저희 학교 학생들도 상당히 많이 뛰쳐나갔더랬습니다. 선생님들도 시위에 나간 학생들을 격려했고요. 그러나 저는 시위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나갈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엔 안 나갔어요.


군에 있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MB정부 5년을 회고하는 회고록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잘 몰랐으니, 이제라도 한 번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사놓고 제대할 때까지 집 서고에만 처박아뒀다가, 이제서야 책을 읽게 되었네요.


800쪽 가까이 되는 두꺼운 양장이지만, 생각보다 빨리 읽었습니다. 회고록인지라 내용이 그렇게 무겁지도 않고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현대그룹 CEO 시절, 서울시장 시절 그리고 17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삶도 간략하게 실려있습니다. 대통령이 된 이후 시점에서부터는 경제, 정치, 외교, 문화, 과학 등 다방면에 걸쳐 MB 정부가 실시했던 정책들 그리고 그 정책들을 실시하게 된 배경과, 결과,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온전히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CEO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등장했기 때문인지 경제 정책에 대한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숫자에 매우 약한 문돌이인지라 경제 파트는 이해하기 버거운 점이 있긴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이해가 안 가도 가볍게 읽으며 넘어갔습니다.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변명' 같다는 생각도 들고, '자화자찬'이라는 느낌도 들긴 했습니다. 회고록인데다가 자기가 대통령으로 있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니, 자기 욕을 하는 게 말이 안되긴 하지요. 이 대통령도 후기에 "자화자찬으로 비춰질까봐 두려웠다"고 고백하고 있네요.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 같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거기에 MB 정권의 고충과 정책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전임 대통령과 전 정권을 교묘하게 비판하고 있는 부분이 조금 거슬리긴 했습니다. 개인의 주장을 반영한 회고록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이해해야할까요? 회고록을 작성한 이 대통령 입장에선 '사실이 그런데 어쩌겠어'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이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했는지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대통령도 사람인지라 모든 정책이 완벽할 수 없었고, 국민들로부터 항상 지지를 받을 수는 없었지만, 퇴임한 직후인 지금 와서는 오히려 현직 대통령보다 차라리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지요. 개인적으로는 보수정권을 대표하는 이 대통령이나 진보정권을 대표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나 나라 위해 일한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결국 역사가 판단해 줄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음엔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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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봅니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면서, 도저히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쓸 기운이 나질 않더군요. 컴퓨터 앞에 잠깐 앉아 블로그 포스팅하는 것도 귀찮을 정도로... 뭔가 온 몸의 기운이 쑥 빠진 느낌입니다. 집에 있는 에어컨은 무용지물에 가깝습니다. 누진세니 뭐니해서 에어컨 키는 문제로 가족들과도 자주 싸웁니다. 저는 더위는 정말 못 참는 주의라 가능하면 하루 종일 빵빵하게 에어컨을 틀고 싶은데... 더우니까 사소한 일로도 자꾸 짜증이 나서 더 신경질을 부리게 되는 것 같네요. 더우니까 무예 수련도 게을러지는군요. 여러모로 여름은 괴로운 계절입니다. 진심으로 여름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집에 있어봐야 에어컨도 못 키고... 답답한 마음에 오늘은 점심 먹자마자 책 한 권 들고 무작정 집 밖으로 나섰습니다. 더위를 피해 어딘가로 도망치듯 나온 건데... 막상 나오니까 밖에 돌아다니는 게 더 고통스럽네요. 주말이라 지하철에도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일단은 고궁박물관 가서 전시 좀 보다가, 광화문의 한 카페에 들러서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죽치고 앉아있었습니다. 그래도 시원한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으려니, 잠시나마 더위는 잊을 수 있었습니다. 집에 있어봐야 더워서 책도 눈에 잘 안 들어오죠. 돈도 없고, 딱히 갈 데도 없는 저한테는 그래도 이 방법이 가장 경제적이면서 간편한 피서법인 것 같네요. 당분간 더위가 풀릴 때까지는, 이렇게 카페나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더위를 피해야겠습니다.


참고로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이명박 前 대통령의 자서전인 '대통령의 시간'입니다. 8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두꺼운 양장이라 들고 다니면서 읽기 버겁네요. 그래도 꽤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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