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입당 신청했습니다.


민주당은 온라인 당원이라는 제도가 있어, 굳이 지역 시/도당이나 중앙 당에 찾아가 원서를 제출하는 번거로움 없이 인터넷으로 마우스 클릭 몇 번 하면 신청이 끝나더군요. 사실 정치라는 건 특정 개인이나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접근성이 높아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온라인 당원 제도는 선진적인 것 같습니다.


입당원서를 작성할 때, 뭐 이것저것 요구할 줄 알았는데 그닥 많은 정보를 요구하지 않더군요. 5분도 안되서 신청이 끝났습니다. 당비도 매월 1,000원으로 저렴하더군요. 당비를 안 내도 당원이 될 수 있지만, 제 목소리를 내는 '권리당원'이 되려면 당비를 정기적으로 납부해야한다길래 흔쾌히 정기이체를 약속했습니다. 


통상 입당 심사가 2주 정도 걸린다고 하는군요. 요새 정국이 정국이다보니 민주당 후원과 당원 가입 신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평상시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뭐 급한 것도 아니고... 언제든 문자가 오겠지 하는 느긋한 심정으로 기다릴 생각입니다.


사실 저는 26년 동안 정당 활동과는 매우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정당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죠. 여당이든 야당이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기성세대에 만연한 불신 풍조에서 저 역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이번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오히려 심화됐죠. 국민들은 추운 겨울에 주말도 반납하고 매주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드는데, 야당은 탄핵 시기와 절차를 놓고 지들끼리 싸우고 있으니... 솔직히 새누리당보다 민주당이 더 얄미워서 욕이라도 한 사발 퍼부어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어쨌거나 정치를 외면하고 불신한 풍조가 박근혜라는 괴물을 만들어낸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겁니다.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 정치가 더럽다고 외면하면 결국 나라가 산으로 가게 됩니다. 더러우면 오히려 그걸 정화시키도록 노력을 해야죠. 저 스스로 주권자라는 의식을 가지고 정당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민주당이냐?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을 취재할 일이 있었는데, 그분이 그러더군요. "정치권이 무심한 것 같아도 국민들의 촛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실제로 탄핵하기로 결정한 후 민주당이 보인 행보는 일사천리였습니다. 더욱이 요새 들어 호감을 갖기 시작한 박원순, 박주민, 표창원, 안희정 등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기도 하고요. 제 생각에도 제1야당에 힘을 실어주는 게, 정치 풍토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다고 판단해서 민주당 입당을 결정했습니다.


당원이 된다고 해서 당장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마는... 일단 이렇게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보다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참여하면서... 내 자신을 위해, 내 가족을 위해.. 그리고 먼 미래에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목소리를 보태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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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에 오는데 동네 길거리에 웬 포스터가 붙어있더군요. 바로 오늘 노량진역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대통령이라고 붙여주고 싶지도 않지만)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노동당, 정의당, 녹색당 동작지부 등에서 주최하는 집회라고 하더군요. 저는 다수정당이건 소수정당이건 신뢰하는 정당도 없고, 지지하는 정당도 딱히 없는 상황입니다. 원래 같았으면 거들떠도 안 봤을텐데, 사실 이번에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주최가 어떤 곳이든지간에 꼭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기자 특유의 취재정신이 발동하기도 했고요.


오늘 저녁 6시 30분부터 노량진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더군요. 시간 맞춰 광장에 가니 30명 안팎의 인원들이 촛불을 들고 모여 앉아 집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복장들을 보니 대부분 수산시장 상인들이었습니다. 수산시장 상인들이 왜 장사를 관두고 집회 현장에 나온 걸까 의아했습니다. 관계자들로 보이는 분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했는데, 제 복장이 좀 그랬는지 다들 의심의 눈초리로 경계하더군요. (무예 수련하러 가던 길이라 도복을 입고 있어서...) 그래도 '오마이뉴스'라고 하니 많이들 경계를 풀더군요. 여전히 "요즘 언론은 못 믿는다"고 경계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몇몇 상인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랑 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그러자 한 중년의 아주머니가 "기사 나온 지가 언젠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느냐"며 도리어 타박하더군요. 


현재 추진 중인 수산시장 현대화사업 배후에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차은택과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이 개입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이 있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건 잘 모르겠지만, 언론 보도상으로는 그런 의혹이 있다고만 나오더군요. 상인들은 그러한 의혹에 대해 수협 측에 확실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듯 했습니다.



아무튼 수산시장 상인들이 제일 많았고, 그 다음에 길 가던 시민들도 지나가다가 자연스럽게 촛불 행렬에 합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와 딸의 친구들을 줄줄이 데리고 온 아주머니도 있었습니다. 특히 딸이 아주 똘똘하더군요. "나 같은 초등학생도 심각하다고 집회에 나오는데, 대통령이란 분이 문제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당차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3이라는 한 남학생은 "수시에 합격해서 수능 부담 없이 올 수 있었다"면서 즉석에서 노래도 부르더군요. 취재차 잠깐 들른 거라, 오래 자리를 지키진 못했지만 지역사회에서도 촛불을 드는 모습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내일 광화문에서는 역대급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큰 사고 없이 평화롭게 잘 끝났으면 합니다. 아, 물론 집회의 목적은 꼭 성취되어야겠지요. 박근혜의 대통령직 하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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