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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18 해금을 수리하고 왔습니다. 5
  2. 2016.08.16 대여한 해금이 박살났습니다. 5

엊그제 해금 조율을 무리하게 시도하다가, 그만 주아가 부러지고 말았더랬습니다. 이 주아라는 건 해금의 현(줄)을 조이고 푸는 역할을 하는데, 워낙 뻑뻑해서 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도 안 돌아가는 바람에 홧김에 힘을 줘서 돌리다가 그만 부러지고 말았는데요, 이게 부러졌을 때는 눈 앞이 정말 캄캄했습니다.



일단 해금이 제 악기도 아니고, 대여한 악기인 데다가 아예 나무가 부러진 거라, 수리비로 얼마나 나올지 감이 전혀 오질 않았기 때문이죠. 돈 많은 귀족도 아니고, 가난한 휴학생 신분인지라 해금이 부러지자마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역시 '수리비' 걱정이었습니다.


거의 울상이 되어서 악기를 대여한 '류충선국악기연구원'에 연락을 했는데, 사장님이 시간 될 때 와서 수리하라고 하시더군요. 이거 뭐 걱정이 되어서 며칠씩 기다릴 수가 있나요. 당장 다음 날 가겠다고 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악기사로 갔습니다.


도착해서 사장님께 보여드리니 "누가 돌렸나요"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저라고 대답하기가 참 민망했습니다. 그래도 사장님께서 "대여기간 연장하자마자 부러졌으니, 이건 계속 해금을 배우라는 계시인 것 같다"고 농담도 하시고, 제 마음을 많이 풀어주셨습니다. 게다가 "멀리서 오셨는데 그냥 가세요"라며 무상 수리까지. 수리비 걱정이 가장 컸는데, 사장님의 통큰 인심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장님 말씀이 "주아는 요령이 있으면 초등학생도 쉽게 돌릴 수 있지만, 요령이 없으면 천하장사 이만기가 와도 절대 못 돌린다"고 하시더군요. 실제로 사장님은 쉽게 잘만 돌리시던데... 도대체 왜 안되는 걸까 싶어서, 수리 끝나자마자 근처 공원 가서 30분 동안 낑낑거리며 계속 요리 돌리고 조리 돌리고 해봤지만... 오히려 더 풀리기만 할 뿐, 조여지지가 않더군요. 계속 주아를 잡고 씨름하다보니 양 손바닥은 물집이 잡히다못해 다 벗겨져서 지금까지도 쓰라릴 지경입니다. 아무튼 그러고 있자니 '이러다 또 부러지는 거 아닐까' 겁이 덜컥 났습니다. 당장 다음 레슨까지 연습을 못해가는 게 속상한 일이긴 하지만, 차라리 안전하게 선생님께 조율을 맡기고, 주아 돌리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주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까, 전문가들조차도 주아로 미세한 음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아서 개량 주아를 쓰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여름철일수록 습기를 머금어 뻑뻑해진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틈과 틈 사이가 꽉 아물려 더 안 돌아가게 되는 것이고요. 이럴 때 무리하게 힘을 주면 안되고, 선풍기 바람도 쐬어가면서 살살 달래줘야 한다고...


다음 주 레슨 때는 주아 돌리는 요령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배워봐야겠습니다. 아무튼 한바탕 악기가 부러지는 난리 끝에 좋은 교훈을 얻었네요.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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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속상하네요.


국악사에서 대여한 해금인데, 어제부로 2개월 약정기간이 끝나서 연장 계약을 했더랬습니다. 연습하려고 켰는데... 이 지경이 되어버려서 무진장 속상하네요.


박살난 부분은 해금의 '주아'라는 부분인데, 해금의 현(줄)을 팽팽하게 감거나 느슨하게 푸는 역할을 하는 부위입니다. 약간 레버 같은 느낌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뻑뻑해서 잘 안 돌아가더라고요. 있는 힘껏 누르면서 돌리는데 '뚝' 하고 부러져버렸습니다.


머릿 속이 하얘졌습니다. 대여 악기를 박살냈으니... 당장 연습을 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수리비 걱정부터 들더군요. 바로 국악사에 전화해보니 "요령으로 돌려야하는데 너무 힘주면 부러질 수 있다"고 하네요. 일단 내일 당장 가서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수리비가 얼마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속상하네요. 안그래도 돈 없어서 쪼들리는 상황에...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는지.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원래 주아 부분은 여름철에 쉽게 뻑뻑해진다고 합니다. 그럴 때는 선풍기 바람도 쐬어주면서 느슨하게 만들어준 다음에 슬슬 돌려야 한다는데, 모르고 완력으로만 돌리려고 했으니... 이번 참에 좋은 교훈 얻었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속상한 건 어쩔 수 없네요.


수리비가 많이 들지 않기만을 기도할 뿐입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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