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6년 한 해도 며칠 남지 않았군요. 제겐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제게 있어 올 한 해는 '전역의 해'였습니다. 4월에 전역을 하면서 마침내 1년 9개월의 군 생활을 마치고 군인에서 민간인으로 신분이 전환됐으니까요. 비로소 다시 태어난 해라고나 할까요. 전역하고 나서는 군 생활 중 정리했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뛰어왔던 것 같습니다. 


직접 커피 한 잔 내려마시고 싶어서 커피 공부를 시작했고, 남자라면 악기 하나쯤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해금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열정대학과 이태원대학 등 대안대학에서 무예24기를 가르치면서 지도자로서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강사로 채용되어 중학생들에게도 무예24기를 지도했는데, 여기서는 제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깨닫는 계기가 됐지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은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짭짤한 원고료는 취미생활을 즐기는 밑천이 되어주었고, 꾸준한 활동으로 상도 탔으니까요. 그리고 올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는 마침내 형의권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올 한 해는 대충 이 정도로 언급하기로 하고 2017년 신년 목표를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1. 형의권의 꾸준한 수련


형의권을 배우기 시작한 지 열흘 정도 됐습니다. 좀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배움에도 때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예24기를 수련하다가 한계에 봉착해서 여기에 왔으니, 오히려 더 전념할 수 있겠죠. 만약 큰 고민 없이 시작했다면, 그만큼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았을 겁니다. 오랜 방황과 고민 끝에 어렵게 시작한 권술이니만큼, 평생 공부라고 생각하고 수련을 하려고 합니다. 사부님이나 사형들 말씀으로는 1년 동안은 체(體)를 만들어야해서, 그 과정이 대단히 지루하다고 합니다. 그 지루함을 못 이기고 떠나는 이들이 굉장히 많다고. 그래서 저는 새해 목표 중 하나를 형의권의 꾸준한 수련으로 잡았습니다. 지루함과 싸워 이기고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수련해서 몸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변이 없는 한, 형의권을 중도에 관둘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2. 무사히 졸업하기


드디어 내년에 복학을 합니다. 오랜 시간 학교를 떠나 있었기 때문에, 사실 복학이 좀 두렵습니다. 내년엔 17학번이 들어오는데, 제 학번이 11학번입니다. 완전 화석인 셈이죠. 아저씨 냄새 풀풀 풍기면서 학교 생활하려니 걱정도 되고, 그동안 굳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기나 할까 걱정됩니다. 다행히 1학기 등록금은 장학금을 타뒀기에 맘 편하게 다닐 수 있겠습니다만, 2학기 장학금을 탈 수 있을지도 우려스럽고요. 사실 지금 상황에서 토익 점수와 졸업논문만 있으면 조기 졸업이 가능한데, 그에 대한 대비도 전혀 없는 상태라 좀 아쉽군요. 이건 한 번 알아볼 생각입니다. 반짝 해서라도 저 조건 충족이 가능하면 조기 졸업도 노려볼 만 하니까요. 하루 빨리 학교를 뜨는 게 제 소원입니다.


3.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꾸준히 활동하기


올해 군 전역 후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이었습니다. 용돈벌이나 할 셈으로 시작한 시민기자 활동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의미 있었습니다. 일단 부수입이 매우 짭짤했습니다. 지금까지 기사쓰기로 벌어들인 원고료만 200만원이 넘었습니다. 그 돈으로 술도 사 먹고 책도 사 읽고 무술도 배우는 등 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돈을 떠나 제 글쓰기를 가다듬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고요. 글 쓰는 지적노동이 군 생활하며 삽질하는 육체노동 못지 않게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도 글 한 편 탈고해서 메인에도 올라가보고, 제 글을 통해 누리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이 달의 게릴라' 상도 타보고, '2월 22일상'이라는 상도 수상해서 내년 2월에 시상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 서평단에 합류하면서 매주 2권씩 신간 서적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혜택도 입었습니다. 덕분에 요새는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요새 제 활동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년에 복학하면 학교생활이 바빠서 지금처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데요, 열심히는 못해도 꾸준히 활동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4. 운전면허 따기


부끄럽게도(?) 26살 먹도록 운전면허를 못 땄습니다. 따야할 필요성은 강하게 느끼는데,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군요. 가급적 복학 전에 운전면허를 따려고 목표를 세워봤습니다. 전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운전면허는 꼭 따고 싶습니다.


5. 책 많이 읽기


아무리 바빠도 책은 지금보다 더 많이 읽고 싶습니다. 독서만큼 유익하고 재밌는 취미가 없거든요. 전공 서적이나 취업을 위한 수험서에만 매달리고 싶지 않습니다. 군 생활하면서 86권의 책을 읽었고, 전역 후에는 <오마이뉴스> 서평단 활동을 위해 책을 꾸준히 읽어오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읽고 싶은 책은 나날이 쌓여만 가고 있으니까요.


6. 해금 꾸준히 배우기


생각해보니 해금을 배우기 시작한 지도 반 년이 넘었습니다. 해금 배우기는 말년 병장 시절 정리했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버킷리스트를 실천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꾸준히 배우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스스로 대견함을 느낍니다. 이것 역시 형의권처럼 이변이 없는 한, 꾸준히 배우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해금을 대여해서 쓰고 있었는데, 조만간 아예 제 해금을 장만할 생각입니다. 언제까지 배워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스승이 따로 필요 없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계속 배우고 싶습니다.


7. 중국어 배우기


중국어를 참 좋아합니다. 영어는 아무리 배워도 머리에 안 들어오는데, 어릴 적부터 중국무술이나 중국요리 등 중국문화를 좋아했다보니까 중국어도 친숙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고등학교 때나 대학 교양수업 때면 제일 열심히 들었고, 성적도 항상 우수했습니다. 문제는 꾸준히 배웠어야 했는데, 단기로 끝내서 말짱 도루묵이 됐다는 거. 내년부터는 중국어를 한 번 배워볼까 생각 중입니다. 제 소원이 그 좋아하는 중국무협영화를 자막 없이 보는 겁니다. 아울러 앞으로 중국 갈 일이 많을 텐데, 현지에서 통역 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도 목표고요. 그러려면 역시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배워야겠죠.


8. 진로 정하기


이것도 중요한데 여전히 막막한 부분입니다. 내년만 학교를 다니면 졸업인데, 아직까지도 진로를 정하지 못했네요. 입대하기 전만 해도 당연히 졸업하고 대학원 가서 역사 공부를 계속 할 생각이었는데, 군 생활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자신도 없고, 스스로 공부 체질이라는 생각도 안 드는군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봤습니다만, 시민기자 활동을 하다보니 그것 역시 딱히 제 체질은 아닌 듯 합니다. 여러모로 가장 많이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올해 안에는 생각을 정리해서, 취업을 준비해야겠죠.


대략 이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너무 무리하게 목표를 세우면 오히려 질려버릴 듯 합니다. 사실 이미 저 정도만으로도 굉장히 거창한 듯 하네요. 그리고 정리해놓고보니 죄다 돈을 많이 벌어야 가능한 일인 듯 합니다. 배움도 결국 돈이 있어야 가능하니까요. 일단 최대한 지출을 아끼고, <오마이뉴스>에 꾸준히 글을 쓰면서 부수입을 늘리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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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영역 인근 열정대학 4층 열정스투디움에서 열정대학 O.T 특강 마지막 차수가 열렸다.


아침부터 한의원 가서 침 맞으랴, 오후에는 수원에 가서 유가족 송환 행사 취재하랴... 저녁에는 열정대학 O.T 특강 들으랴... 전역하고 이렇게 정신 없이 보낸 하루는 처음인 것 같았다. 가끔은 정신 없이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하는데, 정말 가끔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체질적으로 바쁘게 사는 게 안 맞는 사람인 것 같다. 딱 굶어 죽기 좋은 타입 ㅎ


아무튼 평일 저녁 특강은 처음이었는데, 주말 특강보다 오히려 사람이 더 많았다. 그리고 분위기도 더 적극적이었던 것 같다. 주말 특강 때는 모인 사람들이 서로 얘기도 잘 안 하고, 인사도 잘 안 해서 덕수쌤이 억지로 인사를 시키는데 그때도 형식적인 인삿말만 오갈 뿐... 대화가 진지하게 이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보니 이미 많이 친해진 듯,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나도 옆에 앉아 있던 여성 분하고 인사를 나누었는데, 먼저 인사를 해주어서 대화의 물꼬가 트였지, 내가 먼저 인사할 생각은 하지도 못 했다. 이놈의 무뚝뚝한 성격... 정말 언제나 고쳐질까!


진로란 무엇인가


오늘 특강은 '열정대학으로 진로찾기'라는 주제로 열렸다. 덕수쌤은 가장 먼저 '진로란 무엇인가' 하고 학생들에게 화두를 던졌다. 덕수쌤은 네이버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진로란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고 설명하며, 그렇다면 진로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인지 육하원칙에 따라 정리했다.


1. 인생이란

2. 나는 누구인가

3. 왜 사는가

4. 어떤 사회(언제/어디서)에 사는가

5.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6. 어떻게 살 것인가


결국 올바른 진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위의 6가지 명제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하고, 누군가 물어봤을 때 지체 없이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때 핵심은 고민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하며, 누군가의 질문에 대해 명확한 논리를 가지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만약 저 질문들에 대해 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만약 그것이 뚜렷한 증거나 논리에 따르지 않고 '직관'과 '권위'에 의존한 답이라면, 진정한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행복은 즐거움과 의미가 합쳐질 때만 느낄 수 있다


덕수쌤은 "즐겁기만 해서는 행복이 완성되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정말 즐거운 일을 한다고 해서 항상 행복할 것 같냐? 결코 그렇지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행복은 즐거운 일도 일이지만, 여러분이 그 일을 하며 의미를 느낄 때만이 느낄 수 있다"며 내가 하는 일의 의미(가치)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여러모로 공감이 가는 말이기도 했고, 또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지라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나는 '무예'나 '역사'를 좋아하지만, 한 편으로 정말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그쪽에서 찾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일들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최종 가치... 즉, 군복을 입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고 싶어하는 이성적 가치를 더 우선순위로 상정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길이 좋아하는 길이라고는 자신할 수 없기에... 고민이 큰 것이다.


덕수쌤은 또 "이제는 알파고와 같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왔다"며 "기계가 하지 못하는 일을 진로로 설정해야 한다.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지식'이란 무기를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러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의 중간세대인 우리들이야말로 지금의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주역"이라고 강조하였는데, 이것 역시 장기적인 안목에 있어서 내가 설정한 진로에 영향을 끼치진 않는지 생각해 볼 부분인 것 같았다.


대가가 되는 길


덕수쌤은 "본질을 이해하지 않으면 현실을 추구할 수 없다", "깊이보다 넓이를 중시하면 안된다", "끊임없이 정답을 의심하라"며 진로 설정에 있어서든, 세상 만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든, 그 본질의 깊이를 이해할 것을 주문하였다. 굉장히 철학적인 이야기여서, 이 부분은 다소 어렵게 느껴졌는데, 하여간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얕고 넓게 아는 게 아니라, 한 분야만 파더라도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이었던 것 같다.


덕수쌤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보수집'을 열심히 해야한다고 입이 아프도록 강조했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쌤, 저 이거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요", "쌤, 저는 이게 저한테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쌤, 저는 뭐를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라고 하는데, 그 말들은 곧 "쌤, 저 정보수집해본 적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아요"라는 말처럼 들린다고 한다.


정말 무언가를 하고 싶고, 또 찾고 싶다면 방대한 정보가 쏟아져나오는 지식정보사회에서 정보수집으로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에 가서 관련 책을 읽어도 좋고, 그것도 귀찮으면 네이버나 구글에서 키보드만 두드리면 홍수처럼 정보가 쏟아져나오는데, 왜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정보수집을 한 뒤에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 뒤, '피드백'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렇기에 덕수쌤은 '독서'를 많이 할 것을 특별히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덕수쌤은 우리에게 갑자기 질문 하나를 던졌다. "만약 지금 당장 오바마나 스티브 잡스가 와서 딱 3시간 동안만 대화를 하자고 하면, 거절할 사람이 있을까" 모두들 다른 일정을 다 빼서라도 그들과의 만남에 응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덕수쌤은 "지금 서점에 가면, 그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바마나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인생 역정,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적은 책을 출판해서 기다리고 있다. 그 책을 읽으면 곧 그 사람을 온전하게 이해하게 되고, 그 사람과 대화를 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여러분은 그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다면서 그 사람들의 책을 읽을 생각은 하지 않는가"하고 반문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덕수쌤은 인생에 대해 '거인의 무등을 타고 달리기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거인의 무등이란 곧 글과 말을 통해 겪을 수 있는 간접경험을 일컬음이고, 달리기는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들을 의미한다. 덕수쌤은 "여러분의 성장 정도는 경험의 질과 양에 따라 결정된다"며 "직접경험도 많이 해봐야하고,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도 많이 해봐야만 한다"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 또 강조했다. 


그리고 책 중에서도 다른 사람의 전기, 즉 에세이를 많이 읽을 것을 특히 강조하였는데, 에세이야말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간접경험함으로써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간 사람의 흔적을 읽으며,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덕수쌤은 에세이를 읽을 때 "내가 이 사람이다. 내가 곧 이 사람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덕수쌤은 인생을 바꾸는 목표설정에 대해 제시하였다.


1. 구체적으로 세워라

2. 측정가능해야 한다 (명확해야 한다)

3. 달성 가능해야 한다

4. 결과지향적이어야 한다

5. 마감시간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당장 거창한 목표를 세울 필요도 없다. 비현실적인 목표는 세우지도 마라.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라는 것이다. 정말 사소한 목표 하나일지라도, 내가 세운 목표를 실행한다면 목표를 실행하기 전보다 성장한 사람이 되는 것이며, 그것들이 켜켜이 쌓이다보면 결국 인생이 바뀐다는 것이다.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때


이로써 3주에 걸친 열정대학 O.T 특강이 모두 끝났다. 솔직히 한 번 강의하는 데 3시간씩이라, 집중력이 젬병인 나로서는 엉덩이도 아프고, 가끔은 졸음도 쏟아지고, 딴 생각도 하게 되고...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온전하게 다 집중해서 들은 것 같지도 않아, 반성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노트 필기만큼은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매번 수강후기를 정리하면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다보니 현장에서 들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느껴지는 것 같다. 또 재정리를 통해 온전히 나의 것으로 습득이 된다고나 할까. 그러고보면 덕수쌤이 한 말들은 모두 공감이 가는 말이기도 하고, 내가 이미 생각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다만! 문제는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게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일 것이다.


O.T 특강은 끝났지만, O.T 특강을 통해 배웠던 팁을 이용해 내가 진정 하고픈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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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열정대학' 23기 신입생 입학신청을 완료했다.


열정대학이란 기존의 대학교육에 만족하지 못하는 젊은 청년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소셜벤처기업으로, 일종의 '공존학교'를 표방하고 있다. 기존 학교의 커리큘럼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를 대안학교라고 하는데, 열정대학은 기존 대학의 교육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대학의 교육에서 부족한 '진로교육'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도하기 위해 설립하였기에, '서로 도와 함께 존재한다는 뜻'으로 공존(共存)학교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열정대학에서는 전문 교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강생 누구나가 강사가 되어 원하는 과목을 개설하는 구조라고 한다. 내가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 그 버킷리스트를 토대로 과목을 개설하고, 그 과목을 듣기를 희망하는 다른 수강생들과 한 팀을 이루어, 함께 공부하는 시스템인데, '기존 대학에서 배울 수 없었던, 내가 하고픈 모든 일들이 과목이 되는 학교'라는 슬로건이 참 마음에 들었다.



(사진: 열정대학 소개 - 출처: 열정대학(http://passioncollege.com/))


여하간 열정대학을 처음 알게 된 건, 전역하기 얼마 전의 일이다. 당시 말년 병장이었던 나는, 전역을 앞두고 한창 나가서 무슨 일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틈만 나면 사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군 PC방)에서 일자리나 대외활동 정보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열정대학'이라는 이름을 보고, 흥미가 생겨 홈페이지에 들어가 관련 정보들을 읽다보니 전역하면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말차 때 아예 열정대학 입학설명회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입학설명회를 다녀온 직후에 오히려 고민이 더 깊어졌다. 20만원이라는 등록금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대외활동들은 대부분, 나의 재능(글쓰기)을 기부하고 그 댓가로 원고료를 받아 챙기는 활동들이었다. 그런데 이건 내가 오히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비용이 말년 병장이었던 내게는 참 부담스러운 금액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더욱이 등록금 뿐만 아니라 세부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추가 비용이 또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부대 복귀해서도 동기들에게까지 상담을 구할 정도로 계속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결심을 굳혔다. 그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큰 영향을 끼쳤다.


1. 기존 열정대학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

2. 내가 여기서 뭐 하나라도 건진다면(사람, 일, 취미, 적성 등) 이 정도 비용은 지불해도 아깝지 않을 거라는 생각

3. 전역하고서 마냥 노느니 뭐라도 해야한다는 압박감

4. '할까 말까 고민할 땐 해라'라는 열정대학의 슬로건



(사진: 열정대학 교육방향 - 출처: 열정대학(http://passioncollege.com/))


결국 전역하자마자 바로 다음 날, 열정대학 측에 등록금을 지불하고 입학신청을 완료했다. 내가 등록한 학기는 16년도 3학기인데, 5월 2일부터 7월 26일까지 3개월 가까이 학기가 진행된다고 한다. 한 학기만으로 나의 적성을 찾고, 내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다음 학기 신청 시즌이 되었을 때, 망설임 없이 등록금을 지불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열정대학은 나에게 큰 가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나 역시, 고민 끝에 비싼 등록금을 지불하고 입학한 것이니만큼, 뭐라도 건져가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열심히 활동에 임할 것이다. 아직 개강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개강일이 하루 하루 손꼽아 기다려진다. 전역하고 당장 할 것도 없는데...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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