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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04 오랜 단짝 친구와 먹은 부대찌개 2

중학교 2학년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간 친구가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현재 소년원 교도관으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부모님은 두 분 모두 한국에 거주하고 계시기 때문에 종종 한국에 놀러오곤 합니다. 일 때문에 자주 오지는 못하고 몇 년에 한 번씩 휴가를 내서 옵니다.


사는 동네도 같거니와 중학교 때 캐나다로 훌쩍 떠나버린 터라, 그 친구에겐 절친한 단짝이라곤 저밖에 없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 오면 어떻게 해서든지 시간을 내서 자주 만나곤 합니다. 


한 번은 제가 군대 있을 때 그 친구가 놀러왔는데 부대까지 피자를 사들고 면회를 온 적도 있었어요. 한국 사는 친구들조차도 면회를 한 번 안 왔는데, 퍽 감동이었죠. 저도 휴가 나가서 그 친구와 시간을 보냈고, 전역하고 바로 다음 주에 그 친구가 또 한국에 왔을 때도 한동안 그 친구랑 실컷 놀았더랬죠.


한 달 전에 이 친구가 휴가를 얻어서 한국에 또 왔는데, 이번엔 애석하게도 제가 취직을 하는 바람에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이 친구도 오랜만에 한국 와서 여기저기 인사 다니느라 바빠 결과적으로 옛날만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진 못했어요.


이 친구가 내일 저녁 비행기로 다시 캐나다로 떠난다기에, 아쉬운 마음에 오늘 만나서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워낙 맛난 건 자주 먹고 다녀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무난하게 보라매공원 근처에 있는 '이태리 부대찌개' 집에서 해결했습니다.



보라매공원으로 운동하러 갈 때마다 늘 지나쳤던 곳인데, 이렇게 친구와 와서 먹게 될 줄은 몰랐네요.


오랜만에 부대찌개를 먹으니까 맛나고 좋습니다. 차라리 점심에 먹었던 군인공제회 뷔페보단 훨씬 나았어요. 9,000원짜리 부대전골 2인분을 시켜서 먹었는데, 양도 푸짐해서 장정 둘이 먹는 데도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길 정도였습니다.


참고로 여긴 육수, 밥, 사리가 무한리필입니다. 

그 친구나 저나 앉은 자리에서 두 공기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배불리 먹은 뒤에 근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함께 동네까지 걸어와서 헤어졌습니다.


내일 공항에 마중 나가면 좋겠지만, 저도 다음 날 출근이고 밀린 일들이 많아서 결국 오늘 저녁을 마지막으로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습니다. 확실히 학생일 때가 좋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일 때문에 단짝 친구 멀리 가는 데 배웅하는 것조차 못 하는 현실이라니.


돌이켜보면 티격태격 자주 싸우기도 하고, 제가 많이 귀찮게 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늘 웃으면서 받아주는 좋은 친구입니다. 현재 하는 일이 적성에 안 맞기도 하고, 한국을 계속 그리워해서 한국으로 도로 들어오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하는데 모쪼록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왕 한국에 돌아와서 서로 왕래하면 더 좋겠지만요.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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