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서 광복절 및 대한제국 선포 121주년 기념 MD를 출시했더군요.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무궁화가 감싸고 있는 모양의 머그컵입니다. 텀블러와 티스푼, 스벅카드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오얏꽃 머그컵이 제일 이쁜 것 같습니다. (가격도 착하고)



솔직히 광복절과 대한제국 선포 121주년은 약간 어거지로 엮은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만, 가배(커피)를 즐겨 드시던 고종 황제를 생각하면 대한제국 선포 기념 MD로는 적절한 컨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출시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근처 스벅 매장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실물을 보니 사진에서 본 것과는 달리 별로 끌리지가 않더군요. 매장까지 가놓고서도 만지작 거리다가 그냥 돌아섰는데... 그날 이후로 계속 이 컵이 눈 앞에 아른거렸습니다.



결국 다시 마음을 바꾸어 가까운 스벅 매장을 찾아갔습니다만, 하루 만에 벌써 품절됐다는 소식이... 다른 매장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빨리 매진될 줄 알았더라면 그냥 그때 바로 사는 거였는데...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는데, 어제 보라매공원에 수련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스벅 매장을 보았습니다. 큰 기대 안 하고 들어섰는데, 운 좋게도 아직 재고가 남아 있었습니다. 두 개 남은 것 중 하나를 데려왔습니다. 가격은 17,000원.


이번에 통인동 커피공방에서 공수해온 시그니처 블렌딩 원두 '경복궁의 가을'을 핸드드립으로 내린 뒤에 친구가 캐나다에서 사온 '메이플 시럽'을 타서 아이스 커피로 한 잔 마셨습니다.



요새 <미스터 션샤인>을 재미나게 보고 있는데, 극중에서도 고종 황제가 가배차를 즐겨마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머그잔에 커피를 마실 때마다, 망국의 설움과 굴욕을 감내해야만 했던 고종 황제가 생각날 듯 싶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