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http://v.youku.com/v_show/id_XMzE0ODM1ODg1Ng==.html?spm=a2hww.20027244.m_250379.5~5~1~3~A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이 직접 출연했다하여 화제가 된 영화 <공수도> 영상입니다. 


광군제를 맞이해서 오늘 온라인에 무료공개됐습니다. 22분 44초짜리 단편 영화네요.


마윈이 태극권 고수로 등장해서 토니자, 오경, 견자단, 이연걸 등과 차례로 겨룹니다. 특히 견자단은 아예 엽문 컨셉으로 등장해서 영춘권으로 겨룹니다. 이연걸은 오랜만에 태극권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아무튼 중국어를 잘 모르는 관계로 영어자막을 보면서 봤는데 그래도 내용이 이해가 잘 안 가네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저는 솔직히 좀 별로인 것 같습니다. 


중국 쪽에서도 그닥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합니다. 마윈 말에 따르면 태극권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고, 배우들도 그런 취지에 동의해 노개런티로 참여했다고 하지만 영화만 놓고 보면 그냥 마윈 자신의 태극권 실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는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중국 쪽 네티즌들도 "돈만 있으면 최강의 권법을 쓸 수 있는 거냐" 등의 비아냥이 쏟아진다고 하네요.


아무튼 영상 퍼오기가 안되서, 링크를 걸었습니다. 링크 타고 들어가시면 로그인 없이 무료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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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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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omn.kr/mwjz


<오마이뉴스>에서 '내 안의 덕후'라는 공모전을 개최했더군요. 말 그대로 자신만의 특별한 취미생활에 대한 글을 공모하는 행사였습니다.


무술이라는 아이템은 어떻게 보면 마이너한 취미라서, 이 좋은 아이템 썩히기 아깝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글을 써봤습니다. 이미 비슷한 주제로 작년에도 글을 썼지만, 중복을 피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글을 썼습니다. 역시나 좋은 아이템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 메인 기사로 배치됐고,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전송되어 검색하면 제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무술계에서 제 무력은 어디 명함을 내밀 정도도 전혀 못되기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고 소속 문파의 명성에 먹칠만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고요. 그래도 제 삶을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담담하게 써봤습니다. 그리고 표현에 최대한 신중을 기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무림고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무덕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상금 20만원이 걸린 공모전인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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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 3 - 최후의 대결>로 <엽문>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듯 했던 엽위신-견자단이 <엽문 4>로 복귀합니다. 솔직히 <엽문>을 소재로 3편이나 우려먹었으면 뽑아먹을만큼 뽑아먹었다고 생각하는데, 후속작이 나온다고 하니 조금 걱정도 됩니다. 물론 스토리가 산으로 가더라도 견자단의 액션연기 하나만큼은 일품이니 기대가 됩니다. 저야 뭐 제가 좋아하는 견자단의 엽문을 또 한 번 스크린에서 만날 생각에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다만 제가 좋아했던 시리즈인만큼 제발 '박수 칠 때 떠났어야지' 라는 말이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엽문 4>로 견자단의 오리지날 <엽문> 시리즈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포스터를 보니 무술감독은 '원화평'입니다. 1, 2편에서 홍금보가 무술감독을 맡았던 것과 달리 3편에서 원화평이 무술감독을 맡으면서 액션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요. 영춘권의 화려한 수기가 많이 죽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4편에서는 어떤 식으로 액션을 풀어낼지 궁금합니다.


한편 <엽문> 시리즈와는 별개로 '스핀오프'(외전) 격의 <장천지>도 개봉 예정입니다. <엽문 3>에서 견자단과 최후의 대결을 펼쳤던 영춘권사 장천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솔직히 이 작품까지는 정말 오버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황비홍도 그렇고 엽문도 그렇고... 중국인들은 하나 대박치면 정말 쪽쪽 빨아먹는 것 같군요;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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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omn.kr/l6vm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대결>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찍은 감독이 <서유기 리턴즈>, <치외법권> 등 전형적인 B급 영화를 많이 찍은 감독이라, 약간 의구심이 생기긴 했지만 네티즌들의 호평을 보고 기대를 했었더랬습니다. 더욱이 취권으로 현피를 뜬다는 설정도 반가웠고, 영춘권이나 칼리 아르니스, 실랏까지 다양한 무술이 등장한다고 해서 액션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었습니다. 스토리는 당연히 진부하고, <취권>에 대한 오마주라지만 어설픈 오마주의 과도한 남발로, 그저 <취권>의 아류작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습니다. 저도 영화 보는 눈이 높지 않아서, 웬만하면 좋게 평가해주는데 이 영화는 실망 그 자체입니다. 스토리가 진부했다면 액션이라도 괜찮았어야 했는데, 이건 영... 어설픈 취권 연기도 그저 웃플 뿐이었습니다.


실망스러운 감정으로 <오마이뉴스>에 리뷰를 써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대체합니다.


PS. 극장 가서 보기엔 본전 생각 많이 나는 영화입니다. 나중에 케이블 채널로나 보면 좋을 듯 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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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방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니가 좋아하는 영춘권 나온다!"하고 부르시더군요. 뭔가 싶어 달려가봤더니, <혀 끝으로 만나는 중국 - 명절의 맛>이라는 중국요리에 관한 다큐멘터리더군요. 


이 시리즈 꽤나 유명하죠. 어제는 MBC에서 명절 특선으로 방영했는데, 공중파 뿐만 아니라 케이블에서도 종종 방송하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편이 아니라 시리즈물이거든요. 볼 때마다 감각적인 영상미에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는데, 어제 방송 분은 영춘권이 나온다고 해서 아예 영상을 따로 구해다가 처음부터 봤습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영춘권은 굉장히 잠깐 나옵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무술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지는 않고 있고요, 다만 거위구이 요리를 영춘권 수련에 빗대서 함께 묘사하는 장면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명의 영춘권사가 서로의 팔을 섞으며 치사오 하는 장면과 요리사가 능숙하게 거위를 손질하는 장면을 교차 편집하면서, 내레이션으로 무술수련과 요리의 공통점을 구결처럼 읊어대는데 영상미의 퀄리티가 대단했습니다.



한 편으로 부러운 것도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명절만 되면 인근 무술가 가족 및 제자들을 대거 초청해서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그 자리에서 서로 투로도 보여주고 함께 손도 섞어보는 등 아주 재밌는 시간을 보내더군요. 중국영화나 무협지에 등장하는 문파 교류가 지금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좁아터진 무술판인데, 권종을 떠나 이렇게 명절 같은 때에 서로 모여 교류도 하고, 정(情)도 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튼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땅덩어리가 넓다보니, 듣도 보도 못한 다양한 요리들이 등장하는데, 그 다양한 요리의 향연에 입이 벌어지더라고요. 솔직히 우리나라 네티즌들을 보면, 중국에서 무슨 이상한 사건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대륙의 클라스' 어쩌고 하면서, 심심찮게 중국을 비하하곤 하는데,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땅이 넓다보니 기괴한 사건, 사고도 많은 곳이지만 그만큼 수준 높은 문화와 각 분야별 쟁쟁한 고수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무술, 요리와 같은 단적인 부분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아... 중국은 정말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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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야심한 밤을 틈타 중국무협영화 한 편을 감상했습니다. 한 달 전쯤에 국내 개봉도 했던 영화 <활 : 명궁 류백원>이라는 영화입니다. 원제는 '전사류백원(箭士柳白猿)'입니다.



(사진: <활 : 명궁 류백원> 국내 공식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 감독이랑 출연진을 보니, 대충 어떤 스타일의 영화일지 보기도 전에 이미 감이 오더군요. 서호봉 감독이 맡은 영화인데, 이 감독은 예전부터 상업영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영화들을 만들어왔죠. 이 감독이 만든 대표적인 영화가 무사 : 4대 문파와의 혈투> (원제: 왜구의 무기), <사부 : 영춘권 마스터> (원제: 사부)인데, 이 영화들을 보신 분이라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일단 이 감독이 만든 영화들을 볼 때는, 스토리를 이해하려는 생각은 접고 보는 게 편합니다. 그리고 웬만큼 예술영화나 철학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 아니고서는 차라리 안 보는 게 낫다 싶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러닝타임 내내 지루하다 못해 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아, 물론 저는 예술영화나 철학영화 같은 거 체질적으로 못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만, 희한하게도 서호봉 감독 영화는 그럭저럭 흥미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토리보다는 영화 속 액션에 집중해서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감독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잠시 고민도 해봤지만, 오히려 머리만 아파지더군요. 뭔가 감독도 생각이 있으니까 이렇게 영화를 만든 것일텐데... 머리가 아파서 그런 건 넘겨버리고 영화 속 액션에 집중했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무뢰배에 의해 누이가 강간당하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보고도, 지켜주지 못했던 한 사내가 그 충격으로 출가해서 '류백원'이라는 새 이름을 얻은 뒤, 활의 고수에게 궁술을 배워 무림으로 들어오며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뒤에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스토리도 복잡하게 얽혀서 이어집니다만, 역시 이해하면서 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참, 이 영화의 제목을 보고 속으시면 안됩니다. 제목이 '활'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영화 <최종병기 활>처럼 주인공이 활을 들고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활약을 펼치는 영화가 아닙니다. 물론 주인공의 주무기가 활이고, 결국 핵심 키워드가 활인 것은 맞습니다만, <최종병기 활>과 같은 화려한 활 액션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이 영화는 활에 담긴 심오한 철학과 궁술에 담긴 원리를 권술로 풀어나가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보면 안됩니다. 하지만 활을 진지하게 배우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선 활 뿐만 아니라 창술, 권술 등 다양한 스타일의 액션이 등장합니다. 특히 권술의 경우는 역시 서호봉 감독답게, 밋밋하지만 현실에 가까운 스타일로 표현됩니다. 상대방과 화려하게 초식을 주고받으며 비현실적인 대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근접전'을 한다면서 서로 의자에 앉아 손을 맞대고 영춘권의 치사오하듯이 대련을 하는 장면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창술 역시 결코 화려하지 않습니다. 창의 기본기술을 몇 합 주고받다가 싱겁게 끝납니다. 물론 대단히 현실적인 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액션영화는 '빠르고 화려한 액션'이 공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무술감독들도 점점 화려하고 아크로바틱한 동작들로 액션을 연출하고 있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특수효과까지 도입되어 굉장히 자극적인 액션이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극에 길들여진 요즘 관객들에게 확실히 이런 액션은 밋밋하다 못해 허접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히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석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이네요. 네이버 영화 리뷰들을 찬찬히 살펴보니까, '기존의 화려하고 말도 안되는 중국무협영화를 비웃기 위해 만든 영화다', '블랙코미디 영화다', '완전히 허접한 액션영화다' 등등...


하지만 개인적으로 무예를 수련하는 입장에서는 동작 하나 하나 흥미롭게 봤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 등장한 배우 우승혜(2015년 작고)는 실제 무림의 고수로 명망이 높았던 분입니다. 검술에도 조예가 깊어, 소실된 당나라 시대 검법 '쌍수검법'을 복원했을 정도라고 하니 말 다했죠. 그런 분의 몸짓을 영화로나마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여하간 무예를 수련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고, 실제 무술인이기도 한 배우들의 몸짓도 눈여겨 볼 만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글을 쓰는 내내 계속 영화 속 우승혜 노사의 몸놀림이 아른거리네요. 덕분에 몸도 근질거립니다. 마침 날이 밝으면 무예24기 정규수련이 있는데, 오랜만에 장병기(특히 기창)를 휘두르면서 근질거리는 몸을 풀어봐야겠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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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득 재밌는 상상을 해보았다.


안중근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수련했던 무술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상상해 본 것이다.

 

안중근의 경우 어릴 적부터 워낙 무예를 좋아했다고 전해지는데, 일단 그가 국궁(활쏘기)과 총포술, 수렵술, 기마술 등을 익힌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안중근 본인이 자서전인 <안응칠 역사> 등을 통해서도 언급한 바 있기에 확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맨손 무예(권법)에 대한 설명은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만약 안중근이 맨손 무술을 배웠더라면 과연 어떤 무술을 배웠을까?

 

내 생각에 안중근이 맨손 무술을 배웠다면 '택견'과 '씨름'을 배웠을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된다. 택견, 국궁, 씨름은 지금까지 전해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전통 무술이다. 그외에 다른 전통 무술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기록에 따르면 고구려 '수박희'와 같은 무술도 있다고 하는데, 이 무술이 안중근이 활동하던 시절까지 전해내려왔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미 실전된 무술이라 알려져있다.) 또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무예24기(혹은 십팔기)를 배웠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배웠을 확률이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무예도보통지>를 바탕으로 한 무예24기는 군용 무술이다. 정식으로 무과에 급제하였거나, 군에 입대한 이들이 배울 수 있는 군용 무예를 안중근이 배웠을 확률은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옛부터 택견과 씨름은 그 맥이 끊기지 않고 꾸준히 수련되어 온 우리 고유의 무예이다. 그 살상력과 실용성, 무술로서의 가치가 상당한만큼 안중근이 무술을 배웠더라면 그 두 무술을 배웠을 확률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김구를 비롯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소속 독립군은 과연 어떤 무술을 배웠을까? 과연 이들이 무술을 배우긴 했을까?


나는 이들이 분명 무술을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총과 폭탄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근대에 맨손 무술을 배웠을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총을 쓸 필요도 없이 핵 발사 하나로 모든 상황이 종료되는 첨단 과학 시대에도 전세계 모든 군인들은 각 나라의 고유 무술을 수련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 국군도 태권도를 열심히 수련하고 있지 않는가?) 단병접전과 기습전에서 무술만큼 유용한 기술은 없으며, 또한 무술은 단순히 호신술을 넘어 군의 기강을 바로잡고 신체를 강건히 하며, 정신을 수양하는 수단의 하나이기에 꾸준히 수련하고 있는 것이다. 임시정부 역시 '독립 전쟁'을 수행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총검술과 같은 근대적 훈련 뿐만 아니라 그들 내부의 기강을 바로 잡고, 신체를 단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무예 연마에 힘을 쏟았을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슨 무술을 배웠을까? 


김구의 경우는 이미 <백범일지>의 기록(치하포 사건을 통해 김구의 기술을 분석하여 그것이 택견의 기술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혀낸 연구 결과가 있다)을 통해 어렸을 적 '택견'을 수련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 적이 있다. 그렇다면 다른 독립군들은 어떤 무술을 배웠을까?

 

여기서부터는 일부 기록을 바탕으로 한 나의 철저히 개인적인 상상인데, 임시정부가 위치했던 지역 근방의 전통 무술을 배웠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임시정부는 상해, 광둥, 충칭 등 중국 대륙의 여러 지역을 옮겨다니며 활발하게 활동을 펼쳤다. 중국 역시 임시정부가 활동하던 시기에 활발한 항일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한국을 도우려는 중국의 무술가들이 한국 독립운동가들에게 무술을 지도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재밌는 상상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광둥은 중국 남부 지역으로 남권(南拳)의 총본산이라 불리는 지역이다. 홍권(洪拳), 영춘권(詠春拳) 등 지금까지도 중국의 실전 권법으로 유명한 무술들이 모두 광둥 지역에서 성행하였다. 임시정부는 광둥 지역에 잠시 머무른 적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광둥성 광저우 황푸에는 그 유명한 장제스의 <황포군관학교>가 있었다. 의열단을 이끈 김원봉과 같은 한국인 항일운동가들을 배출한 학교가 바로 황포군관학교이다. 이들은 나중에 임시정부에 가서 군사 교관이 되기도 한다. 


분명 황포군관학교에서는 자신들의 국기인 중국무술을 가르쳤을 것이다. 또 황포군관학교는 광둥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광둥의 권법들(홍권, 영춘권)을 수련했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임시정부의 교관으로서 후일 <한국광복군>을 이끌게 되는 주역들이 중국무술(더 구체적으로 남파 권법)을 배웠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내 상상의 결론이다. (더 나아가 광둥 지역의 항일독립운동가이자 무술가, 의원이었던 황비홍과 이들이 한번쯤 교류한 적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는데 너무 지나치게 뜬구름 잡는 상상이라 이쯤에서 붓을 놓는다)

 

어떻게 보면 참 황당무계하고 유치한 상상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그럴싸하다는 생각도 든다. 상상을 마치고보니, 내가 지금 수련하고 있는 홍권(洪拳)이 항일 독립 운동을 펼쳤던 우리 선조들이 수련했던 권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짜릿한 흥분(?)마저 든다. 지금 우리 학계에서 독립군들이 어떤 무술을 수련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연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중에 '독립군과 무술'이라는 분야로 연구를 해서 논문을 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 이 글은 필자가 2011년에 재미로 써본 글이다. 어디까지나 상상에 많이 치우친 글임을 감안해서 읽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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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엽문 3 - 최후의 대결>을 통해 6년 만에 스크린에서 영춘권의 시원한 액션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기세에 힘입었는지 이번 달말에 또 한 편의 영춘권 영화가 국내 개봉한다고 합니다.


바로 <사부 - 영춘권 마스터>인데요, 원제는 <사부>고, 영문제목이 <The Master>입니다. 아무래도 영화 <엽문> 시리즈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생각인지, '영춘권 마스터'라는 부제를 붙였네요. 솔직히 격이 떨어져 보입니다. 굳이 '영춘권 마스터'라는 유치한 부제를 붙였어야 했는지...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해보자면, 주인공이 영춘권의 고수인데, 천진에 도장을 세우기 위해 천진 지역의 8개 문파와 대결한다는 내용입니다. 굉장히 고전적인 중국무협영화의 스토리를 답습하고 있어서, 줄거리만 보고도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저는 스토리보다는 액션 장면 위주로 감상하기 때문에, 액션만 잘 다뤄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봅니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중국에서 개봉했을 때부터 예고편만 보고, 정말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침부터 국내 개봉 소식을 접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19일 개봉이라고 하니 아직 2주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하는군요. 빨리 개봉해서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영춘권의 시원한 맛을 느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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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에서 이어짐 -


결국 아쉬운 마음으로 부대 복귀를 해야했는데, 정말 천운이 따랐는지 다음 휴가를 나올 때까지도 <엽문 3>가 극장에 걸려 있었다. 그것도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용산CGV에서 계속 상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휴가를 나오자마자 바로 그날 첫 회 상영되는 <엽문 3>를 관람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엽문 3>를 상영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영화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엽문> 시리즈는 한 편의 영화를 두 개의 큰 에피소드로 나누어 그려왔었다. <엽문>에서는 첫 번째 에피소드가 북방에서 온 북방권의 고수 금산조(번소황)와 엽문의 대결이었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중일전쟁 발발 직후 중국인들을 탄압하는 일본군 장군과의 대결이었다. 그리고 <엽문 2>에서는 홍콩으로 막 이주한 엽문과 텃세를 놓는 홍콩 무술계의 대표이자 홍가권의 고수, 홍진남(홍금보)과의 대결이 첫 번째 에피소드였다면, 두 번째 에피소드는 중국무술가들을 조롱하는 영국 복서와 중국무술의 자존심을 걸고 엽문이 맞서는 내용이었다.



(사진: 엽문 3 국내 공식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그리고 <엽문 3> 역시 두 개의 큰 에피소드로 영화를 그려나가고 있는데, 첫 번째 에피소드는 엽문의 아들이 다니던 소학교를 강제로 매입하기 위해 호시탐탐 마수를 뻗치는 서양인 사업가 프랭키(마이크 타이슨) 일당과의 대결이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누가 진짜 정통인지 가리자'며 도전해온 또다른 영춘권의 고수 장천지(장진)와의 대결이다.


그리고 결국 영화의 결론이자 핵심적인 교훈의 모티브가 되는 '아내 장영성의 암 투병'이 두 개의 에피소드를 관통하고 있다.


홍금보와 차별화된 '원화평식 영춘권'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견자단의 영춘권 액션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여간 기쁜 것이 아니었다. 특히 기존 <엽문> 시리즈의 무술감독이 홍금보였던 것에 반해, 이번 3편은 원화평으로 무술감독이 바뀌면서 홍금보와는 또다른 원화평식 영춘권 액션을 볼 수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의미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확실히 액션 면에서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되는 점이 많이 보였는데, 대표적으로 '발차기'를 많이 쓴다는 것이었다. 영춘권은 사실 족기보다는 수기를 위주로 하는 대표적인 남방 무술이기에 지금까지 영춘권을 그려온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기 위주의 액션을 영춘권의 모든 것인마냥 표현해오곤 했다. 그러나 원화평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영춘권의 족기도 적절하게 사용해가면서 영춘권의 새로운 액션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사진: 목인장을 치는 엽문 - 출처: 네이버 영화)


그동안 견자단의 영춘권을 그리워했던 관객들을 위해 액션 장면을 군데군데 많이 집어넣기도 했다. 조폭들과의 집단 난투라던지, 무에타이 고수와의 대결, 타이슨과의 대결, 그리고 또다른 영춘권의 고수 장천지와의 대결 등등... 특히나 지금까지의 엽문 시리즈에서는 늘 영춘권이 다른 문파, 다른 국적의 무술과 싸워왔는데 이번 3편에서는 '영춘권 vs 영춘권'이라는 초유의 대결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영춘권의 진수를 맛보게 하였다.


마치 영춘권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촬영에 임한 것이 아닐까 느껴질 정도로, 장천지와의 대결에서는 영춘권의 온갖 수기와 족기 그리고 두 개밖에 없는 무기술(육점반곤과 팔참도)을 이용한 대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덕분에 관객들은 영춘권의 매력에 푹 빠졌을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스토리


하지만 화려한 액션에 비해 스토리 전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체적인 스토리 구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뭔가 이야기들이 개연성도 떨어지고, '기승전결'에서 '기승전'으로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느낌이었다. 


학교를 사기 위해 무슨 짓이든 다 할 것만 같았던 프랭키가 고작 3분의 대결에서 무승부로 끝나자, 엽문을 그냥 보내주고는 더 이상 내용이 이어지질 않는다. 그래서 뭐 학교 매입을 포기했다는 건지... 고작 그 3분의 결투만으로 학교를 포기할 정도로 학교에 대한 욕심이 없다고? 관객들이 이해할 수 없도록 너무 성급하게 매듭지어버린 느낌이었다. 여기에 더해 프랭키의 수족이었던 담요문 역시 어딘가로 도망가버리고서는 더 이상 나오질 않는다. 그가 처벌을 받거나, 엽문에게 실컷 얻어맞고 쫓겨나는 내용으로 매듭지었더라면 이렇게 'X싸고 밑 안 닦은 느낌'은 안 들었을텐데.



(사진: 견자단 vs 타이슨 - 출처: 네이버 영화)


여기에 더해 기존 <엽문> 시리즈에 등장했던 조연들이 대거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엽문> 시리즈에서 꾸준하게 조연으로 출연하여 엽문과의 우정을 이어갔던 친구 주청천(임달화)과 그의 아들 주광요라던지 엽문에게 얻어맞고 정신 차린 뒤 엽문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었던 금산조, 엽문의 첫 번째 제자였던 황량(황효명) 등등... 엽문의 친구, 제자들이 대거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다. 이번 3편이 <엽문> 시리즈의 종결판이었던만큼, 마지막 작품까지 그들이 함께 나와 엽문의 마지막을 장식해주었더라면 더 완벽한 결말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대종사의 아름다운 퇴장


결국 <엽문> 시리즈는 끝났다. 속설로 <엽문 4>가 제작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나야 견자단의 영춘권 액션을 더 보면 좋기야 하다만, 솔직히 너무 욕심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당장 <엽문 3>만 해도 '너무 질질 끈 나머지 시리즈의 명성에 누를 끼쳤다'는 혹평이 쏟아지는 판국에, 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진다고 하니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사진: 영춘권 vs 영춘권의 화려한 마지막 대결 - 출처: 네이버 영화)

여하간 <엽문 3>를 극장에서 봄으로써, 나는 <엽문> 시리즈 전체를 스크린으로 상영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일대종사는 이렇게 조용하지만, 아름답게 퇴장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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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영화 <엽문 3> (국내 개봉명: <엽문 3 - 최후의 대결>)을 관람했다.


아... 이 영화가 개봉하기만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던가.

처음에 영화가 국내에서 3월에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 휴가를 영화 상영기간에 맞춰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구체적인 날짜를 알 수 없어 답답했더랬다. 그러다가 나중에 3월 3일에 개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얼마나 기뻐했었는지... (당시 내 휴가는 3월 3일이 끼어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아보니, 영화 개봉이 무려 일주일이나 미루어진 10일에 개봉한단다! 휴가 복귀가 8일이었으니 이틀만 더 빨리 개봉했어도 영화를 보고 복귀할 수 있는 건데... 처음에 이 소식을 접하고 수입/배급사에 대한 엄청난 원망과 배신감(?), 휴가 나가서 영화를 보지 못한다는 실망 등이 겹쳐 매우 혼란스러웠었다.


사실 3월 말에 휴가를 한 번 더 나오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중국영화는 일부 상영관에서만 개봉하거나, 그마저도 1~2주 뒤면 영화를 내려버리는 것이 현실이라, 과연 그 휴가 때 영화관에서 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어떻게든 방법을 모색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 <엽문 3>의 수입/배급사를 알아냈고, 그곳 주소까지 알아내 열심히 손편지를 썼다. 


요지는 이랬다.


'나는 대한민국의 육군 병장이다. 그리고 입대 전부터 <엽문> 시리즈와 견자단의 오랜 팬이었다. 이번에 <엽문 3>가 국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개봉 날짜에 맞춰 휴가를 잡았는데 개봉이 미뤄져서 매우 애석하기 짝이 없다. 지금까지 <엽문> 시리즈를 모두 영화관에서 봤는데, 이번 작품을 영화관에서 보지 못하면 평생의 한(恨)이 될 것만 같다. 그러니 내 휴가 기간에 혹시 시사회가 있거든 시사회 티켓을 달라. 더도 말고 딱 한 장만 달라. 나에게 티켓을 주면, 그 자체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며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 대한 배려가 될 것이고, 영화를 본 내가 주위 전우들에게 홍보하여 입소문을 낼테니 그건 귀 사측으로도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사실 보낼 때까지만 해도 밑져야 본전이었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나 따위가 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노릇이고, 그들이 개봉을 미룬 것도 사정이 있었을텐데, 일개 군바리의 휴가 따위를 고려하지 못해 미안해 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일이니...


그런데 휴가를 나오니 정말 영화사에서 전화가 왔다. 매우 친절한 목소리의 여직원은 "병장님~ 안타깝게도 병장님 휴가 복귀하는 날 저녁에 시사회가 있어서 티켓을 드려도 무의미할 것 같아요."라는 말에 걸었던 한 가닥 희망이 꺾이는 듯 했다. 


다만, 영화사 측에서는 정말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배려를 해줘서 황송할 따름이었다. 사무실이 집에서 멀지 않으니, 원한다면 사무실에서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틀어주겠단다. 그런 식으로라도 개봉 전에 미리 가서 관람할까 하는 생각에, 솔깃하긴 했지만 그래도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것보단 별로일 것 같기도 하고, 설마 하는 생각으로 보낸 편지 때문에 영화사에 괜히 부담과 민폐를 안기는 것 같아 "나중에 휴가 나와서 극장에 걸려있으면 꼭 보겠다"고 하고 사양했다. 그러자 영화사 측에서는 "나중에 휴가 나오시면 꼭 말씀해달라. 티켓을 대신 예매해드리겠다"며 또 한 번의 호의를 베풀었다. 내까짓게 뭐라고 손편지 한 장에 이리 큰 호의를 보여주니, 참 고마울 따름이었다.


결국 휴가 기간에 <엽문 3>를 보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휴가 때 <엽문 3>가 극장에 걸려있기만을 기대하면서...


- 2편에서 계속 -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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