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24기를 수련하던 시절, 공동구매를 통해 월도 한 자루를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집 옥상에 올라가 땀을 뻘뻘 흘려가며 틈틈이 수련했는데, 무예24기 수련을 관둔 이후로는 방 한 구석에 처박아둔 채 먼지만 풀풀 쌓여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부님이 무기특강을 하신다고, 집에 있는 무기들 아무 거나 가져와보라고 하시더군요. 반농반진으로 "집에 청룡언월도 한 자루 있는데 들고 가도 됩니까?" 했다가 예상외로 너무 적극적인 호응(?)이 쏟아졌습니다.


집에 와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바로 '운반' 문제 때문입니다. 한창 무예24기 공연 다닐 때는 여럿이서 들고 다녔기에 민망함이 덜한 편이었는데, 이걸 혼자서 들고 수련터까지 이동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래도 가져갔을 때 사형제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무엇보다 사부님의 춘추대도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최선을 다해 포장(?)해서 운반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나름대로 날을 감추려고 애를 썼는데, 월도 특유의 반달 모양새가 드러나서 티는 감출 수 없었습니다.


원래 저는 수련터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도저히 아침 만원버스에 월도를 들고 탈 자신이 없어 돌고 돌아 지하철로 가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확실히 사람들 시선이 많이 모이더군요. 생선가게 옆을 지나갈 땐 점원이 대놓고 "청룡언월도다!"라고 내뱉기도 했습니다.


간신히 수련터에 도착해서 풀어놓으니 사형제들이 관심을 갖고 모여서 구경을 합니다. 사부님께서 몸소 시범도 보여주셨고요. 사형제들 앞에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투로를 한 번 선보이기도 했는데 그동안 연마를 게을리한 터라 무기를 통제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제 자신이 느껴졌습니다. 사부님도 그런 점을 한 눈에 캐치하셨고요.


아무튼 이날 월도는 많은 사형제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두 번 나들이는 힘들 것 같습니다. 운반하기 너무 귀찮고 힘들기도 하거니와 사람들 시선이 너무 쏠려서 민망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어느덧 2017년이 저물어갑니다. 올해 초에 세워둔 목표가 뭐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만, 돌이켜보면 그닥 성취한 것은 없는 듯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게 늘 계획대로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올 한 해도 온갖 변수를 맞닥뜨려야만 했습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변수들 앞에서 제가 했던 선택들이 늘 긍정적이고 행복한 결과만 가져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즐거웠던 날들도 많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선택으로 후회와 좌절, 고통의 시간도 길었습니다. 이제 올해를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그런 힘들었던 기억들도 같이 보내고자 합니다.


내년에도 어떤 변수가 또 저를 괴롭히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올해보다는 좀 더 행복한 날들이 많았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 새해를 앞두고, 내년 목표를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현실적인 고민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목표 순서는 우선순위와 상관없이 생각나는대로 매긴 것입니다)


1. 형의권 수련


형의권 수련을 시작한 지 딱 1년이 됐습니다. 혼자 권가만 치다가 최근 발력 단계에 들어서면서부터 쏠쏠한 재미를 맛보고 있는 중입니다. 사형들과 발력을 주고 받을 때마다 느끼는 손맛(?)에 푹 빠졌습니다. 발력이 잘 안될 때마다 답답하고 고민도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련에 대한 회의감이나 슬럼프에 빠져본 적은 없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바쁜 가운데서도 수련의 끈은 결코 놓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취업준비생이 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직 준비를 해야해서 오히려 지난 1년보다도 시간을 내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형의권 수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제가 생각해도 철 없는 행동 같기도 합니다. 사형들도 누누이 '생활이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지난 1년처럼 수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렵더라도, 수련의 끈만은 놓지 않겠노라 다짐해봅니다. 적어도 하루 30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5분씩은 꼬박꼬박 수련을 하겠노라 목표를 세워봅니다.


2. 해금 재시작


전역한 직후에 배우기 시작한 취미활동 중 하나가 해금이었습니다. 형의권 다음으로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열심히 배웠던 악기인데, 주머니사정도 여의치 않고 시간 여유도 없다보니 지난 11월부터 학원을 잠깐 관둔 상황입니다. 집에 악기가 있긴 한데, 학원을 안 나가니 연습조차 게을리하게 됩니다. 이러다간 아예 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요새 조바심이 좀 납니다. 


남자라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악기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탓에, 해금 연습의 끈도 놓고 싶지 않습니다. 내년 초에 상황이 좀 안정되면 다시 학원에 등록해서 연습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이대로 중단하기엔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돈, 열정이 너무 아깝네요.


3. 독서량 100권 달성


올해 초부터 읽은 책들의 목록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60권 정도의 책을 읽었네요. 등하굣길이나 여행갈 때나 항상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었음에도, 워낙 이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서 겨우 이 정도에 그쳤네요. 


무작정 많이 읽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굳이 책을 많이 읽으려는 까닭은 그냥 책 욕심이 많은 성격 탓입니다. 읽지도 않은 책들이 방에 쌓여가는데도, 좀 흥미롭다 싶은 책들이 보이면 일단 사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집안의 서가가 부족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사놓은 책들부터 일단 후딱후딱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내년엔 100권 달성을 목표로 열심히 읽으려고 합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부터 얼른 해치워야겠지요. 특히 이문열의 <삼국지>는 꼭 통독하려고 합니다. 여러 차례 통독에 도전해봤지만, 매번 흐지부지됐기 때문입니다. 6권까지 읽다가 흐름이 끊어졌는데, 내년에는 다시 1권부터 시작해서 10권까지 통독에 성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4. 일본어 공부


최근 들어 일본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보다보니 일본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난 학기 일본어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일본어는 국어와 어순이 비슷해서 쉽다고 하는데, 저한텐 중국어보다 오히려 더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버겁더군요. 알파벳이라고 할 수 있는 히라가나, 가타가나 외우는 것도 머리에 쥐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도 흥미가 있기에 끈기를 갖고 꾸준히 하면 성취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 근처 서점에 가서 일본어 독학을 위한 교재를 한 권 살 생각입니다. 토익이나 다른 자격증 취득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겠지만 취미 수준으로 가볍게 한 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다 기회가 되면 자격증 시험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5. 졸업


현재 4학년 2학기까지 다 마치고 졸업 논문도 제출한 상태라서 정상적이라면 내년 2월 졸업입니다만, 졸업요건 중 하나인 '토익' 통과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수료'로 걸어놓고 졸업을 유예하게 됐습니다.  


졸업 요건 자체가 요식행위에 가까워서 학교에서 요구하는 기준 점수는 낮습니다만, 이번 학기는 학생운동한다고 바빠서 아예 시험 자체를 응시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루 빨리 학교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터라, 우선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토익 공부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내년 8월에 후기 졸업장은 받아야하니까요.


6. 취직 준비


아마 이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듯 합니다. 이제 정말 명실상부 취업준비생이 됐는데, 더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고민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들을 중심으로 진로 탐색과 취직 준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특히 요새 정부에서 알선하는 '취업성공패키지'란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정부에서 청년들에게 취업장려금을 지급하면서 진로 탐색과 취직을 위한 직업훈련까지 컨설팅해준다고 합니다. 제 또래 친구들도 많이 하고 있던데, 일단 저도 이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프로그램과 별도로 토익, 워드 같은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하려고 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무술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옛날엔 무술을 수련할 때 온라인상에서 이러쿵 저러쿵 썰을 풀며 사람들과 노닥거리는 걸 참 좋아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게 다 부질없게 느껴지더군요. 


수련일기야 매일 쓰고 있지만 그것도 저희 사부님과 사형제들만 볼 수 있게끔 비밀글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르는 분들은 아마 제가 무술 수련을 아예 중단한 게 아닌가 의구심을 갖고 계신 분들도 계시리라 짐작합니다.


그러나 수련은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수련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재밌게 수련하고 있습니다. 옛날엔 개인수련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요새는 춥건 덥건 간에 아주 피곤하거나 바쁘지 않은 이상은 매일 적어도 30분 이상은 수련을 하고 있으니까요. 특히 얼마 전부터는 동작에 탄력이 붙어서 하루 일과 중 수련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 됐을 정도입니다.


요즘 들어서는 '내가 왜 무술을 수련하고 있는가', '무술 수련을 통해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합니다.


사실 학생운동을 시작한 뒤로, 정신적·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들을 보내왔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힘든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요. 여러 번 좌절하고 자괴감 탓에 우울증도 오고 그랬습니다. 문제는 무술 수련으로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스트레스가 수련에 방해가 되고 있었습니다. 


또 무술을 수련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과 담력이 생겨서 매사 일처리를 할 때 대범하게 처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큰일 앞에서 겁 먹고 나약해져서 한 없이 초라해지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소심해져서 할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수련의 끈은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억지로 꾸역꾸역 수련터에 나갔지만, 이미 정신은 반쯤 나가버린 터라 도저히 수련에 집중이 안되더군요. 다행히 별 일은 없었지만, 사실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낙법이니 발력이니 계속 주고받아야 하는데, 정신 안 차리고 있다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건성건성으로 임하는 건 열심히 상대해주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요.


다행히 어느 정도 일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힘든 시간도 다 지나가고 요새는 안정된 기분으로 수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때 일들을 통해, 아직도 제 자신의 수련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흔히 무술을 수련하면 사람의 기질이 바뀐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들과 손을 맞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소통의 과정에서 친화력(소위 붙임성이라고 하는...)도 생길 수밖에 없죠. 또 실력이 상승할 때마다 자신감이 붙으니 모든 일을 대함에 있어 여유가 생기고 대범해진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담력까지 생기죠.


그러나 심적으로 조금 힘든 일이 생겼다고 해서, 쉽게 좌절하고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빠지는 제 자신을 보면서 그리고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좀 더 강경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맞서지 못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여전히 변하려면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형들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는데 사형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수련할 때만큼은 수련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수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충고를 해주십니다. 이미 꿍푸가 어느 정도 쌓인 사형들은 힘든 일이 있어도 수련을 극복의 수단으로 삼는다고 하니, 그 멘탈이 무척 부럽기까지 하더군요.


얘기가 조금 길어졌습니다만, 요새는 그래서 무술을 수련하며 얻고자 하는 가치 중 첫 번째로 '기질 변화'를 꼽습니다. 소심하고 나약한 기질을 대범하고 호방한 기질로 바꿔나가는 게 목적입니다. 사부님이나 사형들이 수련을 통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는 변화라고 누누이 강조하시고, 저도 그 말씀을 믿기에 수련의 끈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제게도 다가올 변화라고 믿습니다.


호신도 당연히 얻어야 할 가치 중 하나죠. 다만 호신이란 것도 결국 성격부터 바뀌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강한 힘을 갖고 있어도, 상대방에게 맞설 수 있는 담력(용기)이 없다면 정작 실전에선 손발이 굳고 머리가 하얗게 변해서 아무 것도 못할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무술 수련을 통해 기질의 긍정적인 변화를 얻고 싶은 첫 번째 가치로 꼽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링크: http://v.youku.com/v_show/id_XMzE0ODM1ODg1Ng==.html?spm=a2hww.20027244.m_250379.5~5~1~3~A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이 직접 출연했다하여 화제가 된 영화 <공수도> 영상입니다. 


광군제를 맞이해서 오늘 온라인에 무료공개됐습니다. 22분 44초짜리 단편 영화네요.


마윈이 태극권 고수로 등장해서 토니자, 오경, 견자단, 이연걸 등과 차례로 겨룹니다. 특히 견자단은 아예 엽문 컨셉으로 등장해서 영춘권으로 겨룹니다. 이연걸은 오랜만에 태극권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아무튼 중국어를 잘 모르는 관계로 영어자막을 보면서 봤는데 그래도 내용이 이해가 잘 안 가네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저는 솔직히 좀 별로인 것 같습니다. 


중국 쪽에서도 그닥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합니다. 마윈 말에 따르면 태극권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고, 배우들도 그런 취지에 동의해 노개런티로 참여했다고 하지만 영화만 놓고 보면 그냥 마윈 자신의 태극권 실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는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중국 쪽 네티즌들도 "돈만 있으면 최강의 권법을 쓸 수 있는 거냐" 등의 비아냥이 쏟아진다고 하네요.


아무튼 영상 퍼오기가 안되서, 링크를 걸었습니다. 링크 타고 들어가시면 로그인 없이 무료로 보실 수 있어요.


Posted by 가베치

링크: http://blog.naver.com/k_rabbit/220987021466


[한국형의권연구회 비전공개 세미나]


주제: 300년 역사의 무술, 내가권의 비전공개! 무술은 이렇게 수련해야 한다!

부제: 무술의 체계에 대한 이해와 팔괘장의 모든 것


일시: 2017년 6월 6일 (화) 오후 2시 ~ 6시 (+@)

장소: 한국형의권연구회 사무실 (부천역 근처)

대상: 무술에 관심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비: 30만원


제가 소속된 '한국형의권연구회'에서 공개세미나를 개최한다는 소식입니다. 

내가권의 비전과 올바른 무술 수련방법에 대한 강의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테니 단단히 각오하라는 사부님의 말씀이 무척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연구회 입문 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개세미나인지라 저도 기대가 됩니다. 이미 올바른 길을 찾아 연구회에 입문했지만, 아마 제 선택이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확신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술에 관심 많은 블로그 이웃님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자세한 건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가베치

어제 부로 드디어 형의권 수련을 시작한 지 100일차가 됐습니다.


수련을 시작하고 나서 100일 단위로 짧은 단상을 써볼 계획은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100일차가 가까워올수록 '쓸까 말까' 고민이 커졌습니다. 수련일수는 세 자리를 돌파했지만 개월 단위로 치면 고작 3개월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해 조심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삼체식도 제대로 못 서는 초짜 중의 초짜가 100일 수련을 기념한답시고 뭔가를 끄적인다는 게,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 계속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초보자일 때의 기록도 먼 훗날 다시 돌아볼 때 추억이 되리라는 생각에 부족한 글을 끄적여보기로 합니다.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만약 형의권 연구회로 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사는데 큰 지장은 없었겠지만, 여전히 무술을 수련하며 품었던 근본적인 고민이나 회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무술을 배운답시고 여러 도장을 전전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나름 실전 권법으로 유명하다는 도장을 찾아 주말이면 서울에서 인천까지 왕복하기도 했고, 형의권을 수련하기 전까지 정말 열심히 배웠던 무예24기의 경우는 정말 어떤 의미로는 '치열하게' 수련했던 것 같습니다. 복원무술로도 정종 문파 못지 않은 실전성을 증명해보이겠다고 군대에서도 밤낮으로 수련하고 홀로 용법을 구상하는 등 별의별 고민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연구회에 온 뒤로 참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왜 그리 어렵게 돌아가려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미련했던 과거에 쓴 웃음부터 짓게 됩니다.


아직 형의권의 높은 단계를 경험하진 못했지만, 체계에 대한 감탄은 수련을 시작한 첫날부터 시작됐습니다. 가장 간단해보이는 참장조차도 복잡하고 많은 요결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요결을 왜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사부님의 명쾌한 설명, 동작 하나하나에 이유가 있다며 막힘 없이 설명해주시는 사부님을 보면서 역시 왜 '정종 문파', '정종 문파' 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거기에 연구회만이 이룩한 확실한 체계는 이곳에서 배운다면 틀림없이 내 무술인생의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줬습니다.


연구회의 또다른 장점 중 하나는 사부님의 오픈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는 '질문이 없는 사회'라고 합니다. 윗사람이 시키면 아랫사람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따르라는 상명하복식 문화가 사람들의 입을 꽁꽁 닫아버렸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바 있습니다. 무술 도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여러 도장을 다녔지만 사부님께 질문을 드리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가르치는 사부님은 내색 안 해도, 옆에 있던 사형들이 괜히 '적당히 좀 물어보라'고 눈치를 주기도 합니다. 궁금한 건 많은데 자꾸 안으로만 삭히게 되니 답답하고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그런데 연구회는 달랐습니다. 사부님께서 먼저 "궁금한 걸 참으면 수련에 마가 낀다"며 "궁금한 게 있으면 그때 그때 계속 해결하라"고 물꼬를 터주십니다. 더욱이 질문 하나를 드리면 묻지 않은 나머지 아홉까지 가르쳐주십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하는데, 먼 길을 돌아 이제서야 제대로 된 무술을 배우기 시작하니 뒤늦게 열정을 불태우게 됩니다. 정말 요즘 들어 제 자신에게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동안 써온 수련일기들을 보니 웬만하면 하루도 안 거르고 수련하려고 노력했던 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비 오는 날엔 비가 안 오는 곳을 찾아서, 추우면 옷을 잔뜩 껴입고서, 하루 종일 바쁘면 공강 시간을 이용해서라도 매일 수련을 하려고 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어쩌다 이렇게 변했냐"고 스스로에게 묻고 싶을 지경입니다. 사실 형의권을 수련하기 전에는 어떤 무술을 수련하건 간에 비 오면 비 온다는 핑계로, 더우면 덥다는 핑계로 수련을 빼먹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입니다.


형의권이 재밌어서일까요? 물론 지금도 충분히 재밌습니다. 그러나 발력도 들어가지 않은 제가 감히 형의권의 진정한 재미를 논하기는 어불성설일 듯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은근히 이뤄지는 '동기부여'가 개인수련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사부님께서는 정규수련 때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개인수련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계십니다. 왜 개인수련을 해야만 하는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다보니 심리적으로 '개인수련을 안 하면 큰일나겠구나' 하는 경각심마저 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수련터에 가면 매일 목격하게 되는 사형들의 발력 시범과, 높은 단계에 대한 궁금증이 지속적으로 개인수련의 동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형의권 수련이 일상화됐습니다.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 의사의 말에 빗대어 말하자면 '하루라도 형의권을 하지 않으면 몸에 좀이 쑤신다'고도 표현해 볼 수 있겠네요.


생각해보니 형의권은 제게 운명과도 같은 무술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예전에 제가 쓴 글을 보니 2011년도에 이미 연구회에 갈까 고민한 흔적이 있더군요. '그때부터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 때도 있지만, 오히려 여러 무술을 전전하면서 계속 고민하고 먼 길을 돌아왔기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른 데 한 눈 팔 이유도 없어졌으니까요. 얼마 전 사무실에서 회식을 하는데 사부님께서도 "넌 다른 데 갔어도 어차피 돌고 돌아 여기 왔을 거다"라고 하시더군요. 저를 연구회로 이끄는데 큰 영향을 끼친 원삼 사형도 결국 제가 여기 올 거라고 확신하셨다는 말을 들은 바 있습니다. 그래서 형의권은 운명인 것 같기도 합니다.


수련 초기 사부님께서 "3개월 동안은 그냥 놀러다닌다고 생각하라"고 하셨습니다. 놀러 다닌다고 생각하는 3개월도 지나고, 어느덧 100일차가 넘었습니다. 초기에 지루해서 도망가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는데, 저는 재밌게 다녔으니 앞으로 단계가 올라갈수록 오히려 더 재밌게 배울 일만 남지 않았을까 싶어서 앞으로의 수련이 기대됩니다. 졸업한 뒤 취직하면 바빠서 나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걸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을 정도니 말 다한 셈이지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쓸데없이 장황해졌습니다. 써놓고보니 사실 별 게 없습니다. 형의권으로 인해 뭔가 변화를 느끼기엔 수련기간이 길지 않은 탓입니다. 지금은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차원에서 써봤습니다. 그러나 단계가 올라갈수록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써볼까 합니다. 여담이지만 형의권을 통해 가장 고대하는 변화는 '마인드'의 변화입니다. 무술을 수련한다면서도 강한 상대 앞에 서면 주눅드는 겁 많은 성격. 실제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다른 사형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면서 저도 이 근본적인 문제가 극복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세어보니 200일차에 쓰는 기념글은 무더운 여름에나 올라가겠네요. 그리고 300일차가 되면 다시 추운 겨울이 될테고요. 계절이 변할 때마다 조금씩 꿍푸가 쌓여가는 재미를 느끼면서 그렇게 평생 형의권을 수련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링크: http://omn.kr/mwjz


<오마이뉴스>에서 '내 안의 덕후'라는 공모전을 개최했더군요. 말 그대로 자신만의 특별한 취미생활에 대한 글을 공모하는 행사였습니다.


무술이라는 아이템은 어떻게 보면 마이너한 취미라서, 이 좋은 아이템 썩히기 아깝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글을 써봤습니다. 이미 비슷한 주제로 작년에도 글을 썼지만, 중복을 피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글을 썼습니다. 역시나 좋은 아이템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 메인 기사로 배치됐고,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전송되어 검색하면 제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무술계에서 제 무력은 어디 명함을 내밀 정도도 전혀 못되기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고 소속 문파의 명성에 먹칠만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고요. 그래도 제 삶을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담담하게 써봤습니다. 그리고 표현에 최대한 신중을 기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무림고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무덕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상금 20만원이 걸린 공모전인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엽문 3 - 최후의 대결>로 <엽문>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듯 했던 엽위신-견자단이 <엽문 4>로 복귀합니다. 솔직히 <엽문>을 소재로 3편이나 우려먹었으면 뽑아먹을만큼 뽑아먹었다고 생각하는데, 후속작이 나온다고 하니 조금 걱정도 됩니다. 물론 스토리가 산으로 가더라도 견자단의 액션연기 하나만큼은 일품이니 기대가 됩니다. 저야 뭐 제가 좋아하는 견자단의 엽문을 또 한 번 스크린에서 만날 생각에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다만 제가 좋아했던 시리즈인만큼 제발 '박수 칠 때 떠났어야지' 라는 말이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엽문 4>로 견자단의 오리지날 <엽문> 시리즈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포스터를 보니 무술감독은 '원화평'입니다. 1, 2편에서 홍금보가 무술감독을 맡았던 것과 달리 3편에서 원화평이 무술감독을 맡으면서 액션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요. 영춘권의 화려한 수기가 많이 죽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4편에서는 어떤 식으로 액션을 풀어낼지 궁금합니다.


한편 <엽문> 시리즈와는 별개로 '스핀오프'(외전) 격의 <장천지>도 개봉 예정입니다. <엽문 3>에서 견자단과 최후의 대결을 펼쳤던 영춘권사 장천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솔직히 이 작품까지는 정말 오버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황비홍도 그렇고 엽문도 그렇고... 중국인들은 하나 대박치면 정말 쪽쪽 빨아먹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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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원미소타 한 알을 자사호에 넣어 하루 종일 우려마셨습니다.


원미소타란 지유명차에서 개발한 소타차(보이차의 일종으로 둥글게 뭉쳐놓은 차)의 일종인데요, 저렇게 엄지손톱만큼의 크기로 낱개 포장되어 있습니다. 한 번 마실 때 반으로 쪼개서 나눠 마시거나, 아예 한 알을 통째로 넣어 우려마시면 됩니다. 보이차 자체가 워낙 여러 번 내려마시는 차라, 10번 이상 내려마시기도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탕색이 좀 연해지면서 맛과 향도 연해지면 더 이상 우려먹지 않습니다. 효능은 남아있을지 모르겠는데, 영 안 땡기더군요.


사실 차를 내려마시는 과정인 번거롭고 귀찮기는 합니다. 표일배라는 간단한 도구가 있긴 하지만, 그건 또 차를 내려마시는 재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맛과 향도 자사호에 내릴 때보다 덜한 게 사실입니다. 자사호로 우리게 되면 맛과 향이 풍부한 대신에 관리하기가 좀 까다롭지요. 다 마신 뒤 세척하는 것도 일이고요. 


그래서 이 과정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 중입니다. 결국 차를 내려마시는 과정도 하나의 공부이자 수련인 셈이니까요. 그리고 물 끓이는 동안 한 번, 차를 우리는 동안 한 번... 틈틈이 참장도 서고 권가도 치면서 무예 수련을 하기 때문에 요새는 그래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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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권을 수련하기 시작하면서 무예24기 수련을 안하다보니 요새 관심이 부쩍 줄어들었네요. 오랜만에 유튜브 서핑하다가 새로운 영상이 하나 올라왔길래 공유합니다. 대충 훑어보니 뻔한 내용인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무예24기에 대해 모르는 이들에겐 어떤 무술인지 잘 설명해주는 영상인 듯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무예24기는 무술적 가치보다는 문화콘텐츠적 가치로 승부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는 이만한 상품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태권도에 비해 다양한 병장기가 등장하니 훨씬 화려하고 역사성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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