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김해 봉하마을에 내려갔다가 봉화산 정상 사자바위 위에서 자세를 잡아봤습니다.

관광객들이 별로 없는 틈을 타서 지나가는 관광객 아저씨 한 분께 부탁드려 얼른 한 컷 찍었습니다.

얼굴도 안 나오고 배경도 생각했던 것처럼 잘 안 나와서 아쉽긴 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의미가 있는 듯 합니다.


원래는 별 생각 없이 오른 산이었는데... 막상 올라보니 경치가 워낙 좋기도 했거니와 여기가 과거 고대인들이 제사를 지낼 정도로 양(陽)의 기운과 음(陰)의 기운이 만나는 명당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관광객들에게 큰 기운을 받아가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니 또 자세 한 번 안 잡아줄 수가 없겠더군요. 기왕 기운을 받아갈 거면 삼체식으로 제대로....^^;;;

Posted by 가베치

<This is 최배달>은 영화 <바람의 파이터>의 모티브가 된 전설적인 무도인 최배달에 대한 평전이다.


2004년에 출간된 책인데 현재는 절판된 터라 시중에서 구해볼 수가 없다. 남산도서관에 있길래 빌려와서 읽었는데 얇은 데다가 내용이 무겁지 않아 후딱 읽을 수 있었다.


사실 특별히 인상적이거나 대단히 감명 깊은 내용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무술을 수련하는 입장에서 전세계를 뒤흔든 전설적인 무도인의 발자취를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특히 최배달에 대한 편견도 깨지는 계기가 됐다. 최배달 하면 우락부락한 이미지 탓에 난폭하고 성미가 급할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의외로 굉장히 합리적이고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특히 너무 무리한 단련은 건강에 좋지 않다며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분수에 맞게 수련하는 게 좋다고 주장한 건 굉장히 의외였다. 최배달하면 무식하리만치 단련하고 또 단련하는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인 '범수화'는 최배달의 세 아들(최광범, 최광수, 최광화)의 이름 끝에서 따온 필명이다. 아들들이 아버지의 일대기를 정리했다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아무래도 최배달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이니 최배달의 인간적인 면모나 내밀한 얘기들을 기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 쓰인 내용을 과연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과연 아들들이 아버지의 흠결까지도 사실 그대로 기록했을까. '아버지에 대한 세간의 풍문을 바로 잡기 위한 목적'으로 썼다고 밝히고 있으니 속는 셈치고 믿어볼 밖에.


아무튼 나 역시 최배달처럼 어디 물 좋고 산 좋은 곳에 은거하며 무사수행을 하는 게 평생의 로망인데, 언제쯤 실천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나니 영화 <바람의 파이터>가 보고 싶어졌다.



Posted by 가베치


무림일가(武林一家)라는 말이 있다.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 가족이라는 뜻이다. 문파를 막론하고도 이런 말이 통용될진대 같은 문파에서 수련하는 사형제 지간이라면 더욱 끈끈한 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실력 좋은 사형들은 갓 들어온 사제들의 성장을 위해 앞에서 끌어주고, 뒤늦게 들어온 사제들은 앞서 간 사부님과 사형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야할 길을 본다. 그렇게 더운 날이건, 추운 날이건 함께 땀 흘리며 정을 쌓아간다.


정이 쌓이니 서로 간의 경조사를 챙기는 건 기본이다. 좋은 소식이 있으면 가서 축하해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위로하고 격려해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매일 같이 손을 섞으니 결국 우리 모두 운명 같은 인연이라고 하겠다.


- 2017년 12월 9일, 한국형의권연구회 동헌 사형 결혼식에서...


Posted by 가베치


지난 설 연휴 때 남한산성에 올라갔다가 찍은 형의권 인증샷을 친구가 이렇게 보정한 뒤 선물이랍시고 보내줬네요. 장풍을 쏘는 건지, 화염방사기가 된 건지... ㅋㅋㅋ


프사로 쓰라고 하는데, 그러기엔 다소 민망해서... 그냥 블로그에만 살짝 공개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얼마 전에 <무인과 거문고>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중국무림 3대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꽤나 흥미를 끌었더랬습니다.


중국무술 중 하나인 '형의권(形意拳)' 문파의 3대 명사(상운상-한백언-한유)의 이야기를 3대인 한유의 구술로 정리한 책입니다.


참고로 한유의 구술을 책으로 정리한 사람은 중국의 영화감독인 서호봉입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왜구의 무기>, <명궁 류백원>, <사부 - 영춘권 마스터> 등 마니아틱한 무술 영화를 연출한 감독입니다. 실제로 무술을 연마한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형의권에 대해 설명하자면, 중국 청나라 때 만들어진 무술로 내가 3대 문파(태극권, 형의권, 팔괘장)의 일종으로서 강맹하고 직선적인 공격을 특징으로 하는 무술로 유명합니다. 국내에는 건강체조로도 널리 알려진 태극권에 비해 그 인식이 미미합니다만 중국 내에서는 3대 명권(名拳) 중 하나라고 꼽힐 정도로 유명한 권법입니다. 


특히 형의문의 유명한 인물인 곽운심이란 분은 반보붕권(반보로 내딛으며 주먹을 지르는 기술)으로 중국무림을 평정함으로써 여기에서 '반보붕권 타편천하(半步崩拳 打遍天下: 반보의 붕권으로 천하를 때린다)'라는 말이 유래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인 상운상이란 분 역시 곽운심의 제자로, 형의문이 배출한 유명한 권법가입니다. 이분은 만화 <권법소년>에도 등장하지요. 머리와 몸이 둔해서 간단한 기술 하나조차도 습득하지 못하는 탓에 스승이 붕권 하나만 가르쳐줬더니 무려 3년 동안 그 기술 하나만 연습해서 날고 기는 사형제들을 다 꺾어버린 전설적인 일화가 전해내려옵니다.


그 상운상 노사가 어떻게 제자들을 가르쳤고, 무림에서 대련 신청(소위 도장깨기)이 들어오면 어떻게 상대했는지 그 당시의 일화들을 증언의 형태로 구술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은 일화 한 토막이 있어 소개합니다.


어느 날, 상운상 노사가 제자를 가르치고 있는데, 웬 노인이 찾아와 대결을 청했다고 합니다. 상운상 노사와 노인이 손을 맞대자마자 둘 다 훌쩍 뛰어오르며 반대편으로 착지했는데 제자들은 그걸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스승을 상대로 필적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비로소 적수를 만났다고 생각한 상운상 노사 역시 제자들에게 "모두 나가라"고 한 뒤에 문을 닫아걸었는데 궁금증을 참지 못한 제자 한백언이 몰래 창틈으로 엿보니 상운상 노사가 달마상에 향불을 피워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향을 올리고 뒤돌아서는 상운상 노사의 얼굴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합니다. 평소 자신의 사부의 얼굴이 아닌 전혀 다른 얼굴이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대련에 임한 상운상 노사는 가볍게 노인을 제압했습니다. 


나중에 한백언이 그 까닭을 여쭈면서 "신령의 도움이 있었습니까" 하고 물으니 상운상 노사가 답하기를 "정성이 지극하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사람이 간절하면 이로움이 생긴다"고 에둘러 말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너무 과장과 허풍이 심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아주 없는 말을 지어낸 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웬만한 스승의 허물은 감추고 싶은 게 제자의 심리일텐데, 무림계에서는 대선배이자 고수로 명성을 떨친 상운상 노사조차도 무술만 하다보니 밥벌이를 제대로 못해서 아내에게 구박받는 장면이 묘사되는 걸 보면 나름 진솔하게 증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상운상 이후 제자 한백언이 문화대혁명 당시 고초를 겪었던 일, 홍위병들을 무술로 깜짝 놀라게 한 일 등이 등장합니다. 이를 통해 청나라에서부터 중화민국을 거쳐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 시절로 이어지는 근현대 중국의 사회상을 민중사적 관점으로엿볼 수 있는 것 같아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무슨 장풍 쏘고 날아다니는 무협 판타지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겐 환상이 깨질 수 있으니 비추합니다. 차라리 근현대 중국사에 관심 많은 분들이 오히려 더 흥미롭게 보실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읽는 게 좀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 그 점은 미리 밝혀둡니다. 이 책을 번역한 출판사가 번역을 어찌 이리도 엉망으로 해놨는지,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걸 떠나서 읽다가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난 참을성이 많다'고 자부하시는 분들에게만 추천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2018년 무술년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본가가 집 근처에 있는 터라 느긋하게(라고 하지만 새벽 5시에 기상...) 가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간 김에 아예 근처 초등학교에서 수련을 하려고 미리 가방에 수련복을 주섬주섬 싸갔더랬습니다. 차례 지내자마자 곧장 옷을 갈아입고 동이 트기 시작하는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설날 아침이라 사방이 고요합니다. 유연공으로 몸을 풀고서 면벽공을 할 만한 장소를 물색하러 돌아다니는데 경비가 나와서 "운동하려면 운동장에서나 하지 왜 이렇게 돌아다니느냐"고 한소리 합니다. 기분이 나빴지만 정초부터 얼굴 붉히면 상서롭지 못하다 생각해서 그냥 "예예"하고 운동장으로 나와서 바로 권가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손이 조금 시렵긴 했지만 수련하기 힘들 정도도 아니었고, 아무도 없어서 그 넓은 운동장이 제 차지였기에 수련하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오행권은 한 바퀴씩 돌리고, 십이형권은 반 바퀴씩 돌렸습니다. 그렇게 한참 땀을 흘리며 수련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중천에 뜨면서 햇살이 운동장을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포권 하다가 햇살을 정면으로 딱 맞았는데, 뭔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상 오늘이 진정한 새해의 시작인데, 첫 하루를 형의권 수련으로 열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작년 한 해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받은 상처가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취직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에 발을 내디딘 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 한 해는 지난 날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가오는 난관을 극복해가면서 새롭게 거듭나는 해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어보았습니다. 그 길에 항상 형의권이 함께 하기를...

Posted by 가베치


무예24기를 수련하던 시절, 공동구매를 통해 월도 한 자루를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집 옥상에 올라가 땀을 뻘뻘 흘려가며 틈틈이 수련했는데, 무예24기 수련을 관둔 이후로는 방 한 구석에 처박아둔 채 먼지만 풀풀 쌓여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부님이 무기특강을 하신다고, 집에 있는 무기들 아무 거나 가져와보라고 하시더군요. 반농반진으로 "집에 청룡언월도 한 자루 있는데 들고 가도 됩니까?" 했다가 예상외로 너무 적극적인 호응(?)이 쏟아졌습니다.


집에 와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바로 '운반' 문제 때문입니다. 한창 무예24기 공연 다닐 때는 여럿이서 들고 다녔기에 민망함이 덜한 편이었는데, 이걸 혼자서 들고 수련터까지 이동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래도 가져갔을 때 사형제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무엇보다 사부님의 춘추대도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최선을 다해 포장(?)해서 운반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나름대로 날을 감추려고 애를 썼는데, 월도 특유의 반달 모양새가 드러나서 티는 감출 수 없었습니다.


원래 저는 수련터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도저히 아침 만원버스에 월도를 들고 탈 자신이 없어 돌고 돌아 지하철로 가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확실히 사람들 시선이 많이 모이더군요. 생선가게 옆을 지나갈 땐 점원이 대놓고 "청룡언월도다!"라고 내뱉기도 했습니다.


간신히 수련터에 도착해서 풀어놓으니 사형제들이 관심을 갖고 모여서 구경을 합니다. 사부님께서 몸소 시범도 보여주셨고요. 사형제들 앞에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투로를 한 번 선보이기도 했는데 그동안 연마를 게을리한 터라 무기를 통제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제 자신이 느껴졌습니다. 사부님도 그런 점을 한 눈에 캐치하셨고요.


아무튼 이날 월도는 많은 사형제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두 번 나들이는 힘들 것 같습니다. 운반하기 너무 귀찮고 힘들기도 하거니와 사람들 시선이 너무 쏠려서 민망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어느덧 2017년이 저물어갑니다. 올해 초에 세워둔 목표가 뭐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만, 돌이켜보면 그닥 성취한 것은 없는 듯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게 늘 계획대로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올 한 해도 온갖 변수를 맞닥뜨려야만 했습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변수들 앞에서 제가 했던 선택들이 늘 긍정적이고 행복한 결과만 가져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즐거웠던 날들도 많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선택으로 후회와 좌절, 고통의 시간도 길었습니다. 이제 올해를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그런 힘들었던 기억들도 같이 보내고자 합니다.


내년에도 어떤 변수가 또 저를 괴롭히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올해보다는 좀 더 행복한 날들이 많았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 새해를 앞두고, 내년 목표를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현실적인 고민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목표 순서는 우선순위와 상관없이 생각나는대로 매긴 것입니다)


1. 형의권 수련


형의권 수련을 시작한 지 딱 1년이 됐습니다. 혼자 권가만 치다가 최근 발력 단계에 들어서면서부터 쏠쏠한 재미를 맛보고 있는 중입니다. 사형들과 발력을 주고 받을 때마다 느끼는 손맛(?)에 푹 빠졌습니다. 발력이 잘 안될 때마다 답답하고 고민도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련에 대한 회의감이나 슬럼프에 빠져본 적은 없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바쁜 가운데서도 수련의 끈은 결코 놓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취업준비생이 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직 준비를 해야해서 오히려 지난 1년보다도 시간을 내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형의권 수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제가 생각해도 철 없는 행동 같기도 합니다. 사형들도 누누이 '생활이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지난 1년처럼 수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렵더라도, 수련의 끈만은 놓지 않겠노라 다짐해봅니다. 적어도 하루 30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5분씩은 꼬박꼬박 수련을 하겠노라 목표를 세워봅니다.


2. 해금 재시작


전역한 직후에 배우기 시작한 취미활동 중 하나가 해금이었습니다. 형의권 다음으로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열심히 배웠던 악기인데, 주머니사정도 여의치 않고 시간 여유도 없다보니 지난 11월부터 학원을 잠깐 관둔 상황입니다. 집에 악기가 있긴 한데, 학원을 안 나가니 연습조차 게을리하게 됩니다. 이러다간 아예 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요새 조바심이 좀 납니다. 


남자라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악기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탓에, 해금 연습의 끈도 놓고 싶지 않습니다. 내년 초에 상황이 좀 안정되면 다시 학원에 등록해서 연습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이대로 중단하기엔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돈, 열정이 너무 아깝네요.


3. 독서량 100권 달성


올해 초부터 읽은 책들의 목록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60권 정도의 책을 읽었네요. 등하굣길이나 여행갈 때나 항상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었음에도, 워낙 이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서 겨우 이 정도에 그쳤네요. 


무작정 많이 읽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굳이 책을 많이 읽으려는 까닭은 그냥 책 욕심이 많은 성격 탓입니다. 읽지도 않은 책들이 방에 쌓여가는데도, 좀 흥미롭다 싶은 책들이 보이면 일단 사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집안의 서가가 부족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사놓은 책들부터 일단 후딱후딱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내년엔 100권 달성을 목표로 열심히 읽으려고 합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부터 얼른 해치워야겠지요. 특히 이문열의 <삼국지>는 꼭 통독하려고 합니다. 여러 차례 통독에 도전해봤지만, 매번 흐지부지됐기 때문입니다. 6권까지 읽다가 흐름이 끊어졌는데, 내년에는 다시 1권부터 시작해서 10권까지 통독에 성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4. 일본어 공부


최근 들어 일본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보다보니 일본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난 학기 일본어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일본어는 국어와 어순이 비슷해서 쉽다고 하는데, 저한텐 중국어보다 오히려 더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버겁더군요. 알파벳이라고 할 수 있는 히라가나, 가타가나 외우는 것도 머리에 쥐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도 흥미가 있기에 끈기를 갖고 꾸준히 하면 성취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 근처 서점에 가서 일본어 독학을 위한 교재를 한 권 살 생각입니다. 토익이나 다른 자격증 취득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겠지만 취미 수준으로 가볍게 한 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다 기회가 되면 자격증 시험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5. 졸업


현재 4학년 2학기까지 다 마치고 졸업 논문도 제출한 상태라서 정상적이라면 내년 2월 졸업입니다만, 졸업요건 중 하나인 '토익' 통과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수료'로 걸어놓고 졸업을 유예하게 됐습니다.  


졸업 요건 자체가 요식행위에 가까워서 학교에서 요구하는 기준 점수는 낮습니다만, 이번 학기는 학생운동한다고 바빠서 아예 시험 자체를 응시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루 빨리 학교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터라, 우선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토익 공부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내년 8월에 후기 졸업장은 받아야하니까요.


6. 취직 준비


아마 이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듯 합니다. 이제 정말 명실상부 취업준비생이 됐는데, 더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고민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들을 중심으로 진로 탐색과 취직 준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특히 요새 정부에서 알선하는 '취업성공패키지'란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정부에서 청년들에게 취업장려금을 지급하면서 진로 탐색과 취직을 위한 직업훈련까지 컨설팅해준다고 합니다. 제 또래 친구들도 많이 하고 있던데, 일단 저도 이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프로그램과 별도로 토익, 워드 같은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하려고 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무술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옛날엔 무술을 수련할 때 온라인상에서 이러쿵 저러쿵 썰을 풀며 사람들과 노닥거리는 걸 참 좋아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게 다 부질없게 느껴지더군요. 


수련일기야 매일 쓰고 있지만 그것도 저희 사부님과 사형제들만 볼 수 있게끔 비밀글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르는 분들은 아마 제가 무술 수련을 아예 중단한 게 아닌가 의구심을 갖고 계신 분들도 계시리라 짐작합니다.


그러나 수련은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수련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재밌게 수련하고 있습니다. 옛날엔 개인수련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요새는 춥건 덥건 간에 아주 피곤하거나 바쁘지 않은 이상은 매일 적어도 30분 이상은 수련을 하고 있으니까요. 특히 얼마 전부터는 동작에 탄력이 붙어서 하루 일과 중 수련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 됐을 정도입니다.


요즘 들어서는 '내가 왜 무술을 수련하고 있는가', '무술 수련을 통해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합니다.


사실 학생운동을 시작한 뒤로, 정신적·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들을 보내왔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힘든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요. 여러 번 좌절하고 자괴감 탓에 우울증도 오고 그랬습니다. 문제는 무술 수련으로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스트레스가 수련에 방해가 되고 있었습니다. 


또 무술을 수련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과 담력이 생겨서 매사 일처리를 할 때 대범하게 처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큰일 앞에서 겁 먹고 나약해져서 한 없이 초라해지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소심해져서 할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수련의 끈은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억지로 꾸역꾸역 수련터에 나갔지만, 이미 정신은 반쯤 나가버린 터라 도저히 수련에 집중이 안되더군요. 다행히 별 일은 없었지만, 사실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낙법이니 발력이니 계속 주고받아야 하는데, 정신 안 차리고 있다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건성건성으로 임하는 건 열심히 상대해주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요.


다행히 어느 정도 일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힘든 시간도 다 지나가고 요새는 안정된 기분으로 수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때 일들을 통해, 아직도 제 자신의 수련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흔히 무술을 수련하면 사람의 기질이 바뀐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들과 손을 맞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소통의 과정에서 친화력(소위 붙임성이라고 하는...)도 생길 수밖에 없죠. 또 실력이 상승할 때마다 자신감이 붙으니 모든 일을 대함에 있어 여유가 생기고 대범해진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담력까지 생기죠.


그러나 심적으로 조금 힘든 일이 생겼다고 해서, 쉽게 좌절하고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빠지는 제 자신을 보면서 그리고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좀 더 강경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맞서지 못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여전히 변하려면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형들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는데 사형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수련할 때만큼은 수련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수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충고를 해주십니다. 이미 꿍푸가 어느 정도 쌓인 사형들은 힘든 일이 있어도 수련을 극복의 수단으로 삼는다고 하니, 그 멘탈이 무척 부럽기까지 하더군요.


얘기가 조금 길어졌습니다만, 요새는 그래서 무술을 수련하며 얻고자 하는 가치 중 첫 번째로 '기질 변화'를 꼽습니다. 소심하고 나약한 기질을 대범하고 호방한 기질로 바꿔나가는 게 목적입니다. 사부님이나 사형들이 수련을 통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는 변화라고 누누이 강조하시고, 저도 그 말씀을 믿기에 수련의 끈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제게도 다가올 변화라고 믿습니다.


호신도 당연히 얻어야 할 가치 중 하나죠. 다만 호신이란 것도 결국 성격부터 바뀌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강한 힘을 갖고 있어도, 상대방에게 맞설 수 있는 담력(용기)이 없다면 정작 실전에선 손발이 굳고 머리가 하얗게 변해서 아무 것도 못할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무술 수련을 통해 기질의 긍정적인 변화를 얻고 싶은 첫 번째 가치로 꼽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링크: http://v.youku.com/v_show/id_XMzE0ODM1ODg1Ng==.html?spm=a2hww.20027244.m_250379.5~5~1~3~A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이 직접 출연했다하여 화제가 된 영화 <공수도> 영상입니다. 


광군제를 맞이해서 오늘 온라인에 무료공개됐습니다. 22분 44초짜리 단편 영화네요.


마윈이 태극권 고수로 등장해서 토니자, 오경, 견자단, 이연걸 등과 차례로 겨룹니다. 특히 견자단은 아예 엽문 컨셉으로 등장해서 영춘권으로 겨룹니다. 이연걸은 오랜만에 태극권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아무튼 중국어를 잘 모르는 관계로 영어자막을 보면서 봤는데 그래도 내용이 이해가 잘 안 가네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저는 솔직히 좀 별로인 것 같습니다. 


중국 쪽에서도 그닥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합니다. 마윈 말에 따르면 태극권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고, 배우들도 그런 취지에 동의해 노개런티로 참여했다고 하지만 영화만 놓고 보면 그냥 마윈 자신의 태극권 실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는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중국 쪽 네티즌들도 "돈만 있으면 최강의 권법을 쓸 수 있는 거냐" 등의 비아냥이 쏟아진다고 하네요.


아무튼 영상 퍼오기가 안되서, 링크를 걸었습니다. 링크 타고 들어가시면 로그인 없이 무료로 보실 수 있어요.


Posted by 가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