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미친듯이 덥다. 정말로.


어제는 수련하다 처음으로 퍼졌다. 상대방과 열심히 자유추수를 하는데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을 넘어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마치 한증막 사우나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자유추수를 할 때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너무 더우니까 공격이고 방어고 간에 그냥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 중간 중간 '타임'을 외치면서 숨을 돌리다가, 결국 "더 이상 못 하겠다"고 말하고 끝내버렸다. 


그러고 나서 옆에서 쉬고 있는데 극도의 갈증과 더위에 쉬어도 쉬는 것 같지가 않았다. 마침 사제 한 분이 대련을 요청하러 다가왔는데 어지러워서 못 하겠다고 거절했다. 미안하게도. 


어차피 수련 끝날 때도 다 되었고 해서 잠깐만 쉬었다가 다시 합류할 생각이었는데, 이거 뭐 쉬어도 충전되는 느낌이 전혀 안 든다. 이 상태로는 더 못 할 것 같아서 결국 사부님께 먼저 간다고 말씀드리고 돌아왔다. 수련터에 늦게 오는 법은 있어도 먼저 가는 법은 없었던 터라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다. 더워서 지쳤다고 하니 다들 왜 이렇게 약하냐고 한다. 


나도 자괴감을 느낀다. 나만 유난히 더위를 타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작년 여름엔 어떻게 견뎠나 의문이다. 오죽하면 여름엔 수련을 쉴까 하는 극단적인 생각마저도 들었다. 근데 나 없는 동안 쭉쭉 뻗어나갈 동기들을 생각하면 또 그러진 못하겠다. 덥다고 쉬는 모양새도 우습고. 매년 여름마다 수련 안 할 건 아니지 않은가. 결국 극복해야 할 과제인 듯 하다.


오늘도 미팅이 있어 낮에 돌아다녔는데, 정말 밖에서 돌아다니는 그 잠깐의 시간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밥 먹는 동안에도 등줄기에 흐르는 땀 때문에 먹는 데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밥 먹는 것조차 고통스러우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이마트에서 휴대용 선풍기를 샀는데 소음만 요란할 뿐 전혀 시원하지가 않다. 7천 원만 날렸다. 썅.


7월 말에는 일본으로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7월 말이면 더위가 절정일 때다. 게다가 한국보다 더 습하고 덥다는 일본이다. 여행 가서 더위 때문에 고생만 하지 않을까 무척 걱정된다. 여행은 고생하러 가는 게 아니라 즐기러 가는 건데... 친구와 같이 가기로 한 터라 이제 와서 "더워서 못 가겠다"고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거 참 고민이다. 난 왜 이렇게 더위를 타는 걸까. 나의 저주 받은 체질이 원망스럽다.


그나저나 함께 수련하는 사형이 남양주에 지부를 오픈했다. 굉장히 부럽다. 나도 수료하고서 보라매공원에서 제자를 받아 가르치는 상상을 해봤다. 내가 열심히 땀 흘리며 꿍푸를 쌓아오던 장소에서 제자를 받아 가르친다라. 얼마나 낭만적인가. 어느 순간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수련터 홍보는 블로그로 할까 SNS로 할까'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아서라.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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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고의 진리>


내가 제일 싫어하는 온갖 성질(덥고 눅눅하고 굽꿉하고 찝찝하고 끈적끈적하고... 여름 하면 생각 나는 모든 느낌들)이 모인 여름 장마가 시작됐다.


한겨울 추위에도 꿋꿋하게 밖에 나가 수련을 하면서도 여름만 되면 맥을 못 춘다. 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체질 탓이다. 더우면 덥다는 핑계로 비가 오면 비가 온다는 핑계로 요며칠 간은 수련을 좀 게을리 했다.


어제도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 탓에, 도저히 엄두가 안나 야외수련은 포기했다. 대신 집에서 가볍게 수련하는 것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밖에 비가 온다고 해서 수련을 못 한다는 건 핑계다. 마음만 먹으면 '황소 한 마리 누운 자리'에서도 수련할 수 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끔 연습하면 된다. 사실 실내에서 수련하면 굳이 옷 갈아입고 나갈 필요도 없고, 오히려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막상 실내에서 하라고 하면 귀찮아서 안 하게 된다. 어차피 집에 있으니 앉아 있고 싶고 눕고 싶다. 수련을 시작해도 몇 번 깔짝거리다가 살짝 땀이 날 즈음에 마무리한다.


아무리 귀찮고 힘들어도 일단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일단 밖에 나온 이상 '기왕 나온 거 좀 제대로 하고 들어가자'는 생각이 든다.


일단 시작하면 기세가 오르기 때문에 땀을 비오듯이 쏟아가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련에 열중하게 된다. 그러니 일단 집밖으로 나서는 게 중요하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


이거슨 만고의 진리다. 사람이 한 번 편한 것을 추구하게 되면 끝 없이 만족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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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무인과 거문고>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중국무림 3대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꽤나 흥미를 끌었더랬습니다.


중국무술 중 하나인 '형의권(形意拳)' 문파의 3대 명사(상운상-한백언-한유)의 이야기를 3대인 한유의 구술로 정리한 책입니다.


참고로 한유의 구술을 책으로 정리한 사람은 중국의 영화감독인 서호봉입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왜구의 무기>, <명궁 류백원>, <사부 - 영춘권 마스터> 등 마니아틱한 무술 영화를 연출한 감독입니다. 실제로 무술을 연마한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형의권에 대해 설명하자면, 중국 청나라 때 만들어진 무술로 내가 3대 문파(태극권, 형의권, 팔괘장)의 일종으로서 강맹하고 직선적인 공격을 특징으로 하는 무술로 유명합니다. 국내에는 건강체조로도 널리 알려진 태극권에 비해 그 인식이 미미합니다만 중국 내에서는 3대 명권(名拳) 중 하나라고 꼽힐 정도로 유명한 권법입니다. 


특히 형의문의 유명한 인물인 곽운심이란 분은 반보붕권(반보로 내딛으며 주먹을 지르는 기술)으로 중국무림을 평정함으로써 여기에서 '반보붕권 타편천하(半步崩拳 打遍天下: 반보의 붕권으로 천하를 때린다)'라는 말이 유래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인 상운상이란 분 역시 곽운심의 제자로, 형의문이 배출한 유명한 권법가입니다. 이분은 만화 <권법소년>에도 등장하지요. 머리와 몸이 둔해서 간단한 기술 하나조차도 습득하지 못하는 탓에 스승이 붕권 하나만 가르쳐줬더니 무려 3년 동안 그 기술 하나만 연습해서 날고 기는 사형제들을 다 꺾어버린 전설적인 일화가 전해내려옵니다.


그 상운상 노사가 어떻게 제자들을 가르쳤고, 무림에서 대련 신청(소위 도장깨기)이 들어오면 어떻게 상대했는지 그 당시의 일화들을 증언의 형태로 구술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은 일화 한 토막이 있어 소개합니다.


어느 날, 상운상 노사가 제자를 가르치고 있는데, 웬 노인이 찾아와 대결을 청했다고 합니다. 상운상 노사와 노인이 손을 맞대자마자 둘 다 훌쩍 뛰어오르며 반대편으로 착지했는데 제자들은 그걸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스승을 상대로 필적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비로소 적수를 만났다고 생각한 상운상 노사 역시 제자들에게 "모두 나가라"고 한 뒤에 문을 닫아걸었는데 궁금증을 참지 못한 제자 한백언이 몰래 창틈으로 엿보니 상운상 노사가 달마상에 향불을 피워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향을 올리고 뒤돌아서는 상운상 노사의 얼굴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합니다. 평소 자신의 사부의 얼굴이 아닌 전혀 다른 얼굴이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대련에 임한 상운상 노사는 가볍게 노인을 제압했습니다. 


나중에 한백언이 그 까닭을 여쭈면서 "신령의 도움이 있었습니까" 하고 물으니 상운상 노사가 답하기를 "정성이 지극하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사람이 간절하면 이로움이 생긴다"고 에둘러 말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너무 과장과 허풍이 심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아주 없는 말을 지어낸 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웬만한 스승의 허물은 감추고 싶은 게 제자의 심리일텐데, 무림계에서는 대선배이자 고수로 명성을 떨친 상운상 노사조차도 무술만 하다보니 밥벌이를 제대로 못해서 아내에게 구박받는 장면이 묘사되는 걸 보면 나름 진솔하게 증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상운상 이후 제자 한백언이 문화대혁명 당시 고초를 겪었던 일, 홍위병들을 무술로 깜짝 놀라게 한 일 등이 등장합니다. 이를 통해 청나라에서부터 중화민국을 거쳐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 시절로 이어지는 근현대 중국의 사회상을 민중사적 관점으로엿볼 수 있는 것 같아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무슨 장풍 쏘고 날아다니는 무협 판타지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겐 환상이 깨질 수 있으니 비추합니다. 차라리 근현대 중국사에 관심 많은 분들이 오히려 더 흥미롭게 보실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읽는 게 좀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 그 점은 미리 밝혀둡니다. 이 책을 번역한 출판사가 번역을 어찌 이리도 엉망으로 해놨는지,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걸 떠나서 읽다가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난 참을성이 많다'고 자부하시는 분들에게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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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24기를 수련하던 시절, 공동구매를 통해 월도 한 자루를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집 옥상에 올라가 땀을 뻘뻘 흘려가며 틈틈이 수련했는데, 무예24기 수련을 관둔 이후로는 방 한 구석에 처박아둔 채 먼지만 풀풀 쌓여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부님이 무기특강을 하신다고, 집에 있는 무기들 아무 거나 가져와보라고 하시더군요. 반농반진으로 "집에 청룡언월도 한 자루 있는데 들고 가도 됩니까?" 했다가 예상외로 너무 적극적인 호응(?)이 쏟아졌습니다.


집에 와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바로 '운반' 문제 때문입니다. 한창 무예24기 공연 다닐 때는 여럿이서 들고 다녔기에 민망함이 덜한 편이었는데, 이걸 혼자서 들고 수련터까지 이동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래도 가져갔을 때 사형제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무엇보다 사부님의 춘추대도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최선을 다해 포장(?)해서 운반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나름대로 날을 감추려고 애를 썼는데, 월도 특유의 반달 모양새가 드러나서 티는 감출 수 없었습니다.


원래 저는 수련터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도저히 아침 만원버스에 월도를 들고 탈 자신이 없어 돌고 돌아 지하철로 가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확실히 사람들 시선이 많이 모이더군요. 생선가게 옆을 지나갈 땐 점원이 대놓고 "청룡언월도다!"라고 내뱉기도 했습니다.


간신히 수련터에 도착해서 풀어놓으니 사형제들이 관심을 갖고 모여서 구경을 합니다. 사부님께서 몸소 시범도 보여주셨고요. 사형제들 앞에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투로를 한 번 선보이기도 했는데 그동안 연마를 게을리한 터라 무기를 통제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제 자신이 느껴졌습니다. 사부님도 그런 점을 한 눈에 캐치하셨고요.


아무튼 이날 월도는 많은 사형제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두 번 나들이는 힘들 것 같습니다. 운반하기 너무 귀찮고 힘들기도 하거니와 사람들 시선이 너무 쏠려서 민망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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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무예 수련 (at. 보라매공원)  (2)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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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17년이 저물어갑니다. 올해 초에 세워둔 목표가 뭐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만, 돌이켜보면 그닥 성취한 것은 없는 듯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게 늘 계획대로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올 한 해도 온갖 변수를 맞닥뜨려야만 했습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변수들 앞에서 제가 했던 선택들이 늘 긍정적이고 행복한 결과만 가져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즐거웠던 날들도 많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선택으로 후회와 좌절, 고통의 시간도 길었습니다. 이제 올해를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그런 힘들었던 기억들도 같이 보내고자 합니다.


내년에도 어떤 변수가 또 저를 괴롭히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올해보다는 좀 더 행복한 날들이 많았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 새해를 앞두고, 내년 목표를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현실적인 고민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목표 순서는 우선순위와 상관없이 생각나는대로 매긴 것입니다)


1. 형의권 수련


형의권 수련을 시작한 지 딱 1년이 됐습니다. 혼자 권가만 치다가 최근 발력 단계에 들어서면서부터 쏠쏠한 재미를 맛보고 있는 중입니다. 사형들과 발력을 주고 받을 때마다 느끼는 손맛(?)에 푹 빠졌습니다. 발력이 잘 안될 때마다 답답하고 고민도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련에 대한 회의감이나 슬럼프에 빠져본 적은 없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바쁜 가운데서도 수련의 끈은 결코 놓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취업준비생이 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직 준비를 해야해서 오히려 지난 1년보다도 시간을 내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형의권 수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제가 생각해도 철 없는 행동 같기도 합니다. 사형들도 누누이 '생활이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지난 1년처럼 수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렵더라도, 수련의 끈만은 놓지 않겠노라 다짐해봅니다. 적어도 하루 30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5분씩은 꼬박꼬박 수련을 하겠노라 목표를 세워봅니다.


2. 해금 재시작


전역한 직후에 배우기 시작한 취미활동 중 하나가 해금이었습니다. 형의권 다음으로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열심히 배웠던 악기인데, 주머니사정도 여의치 않고 시간 여유도 없다보니 지난 11월부터 학원을 잠깐 관둔 상황입니다. 집에 악기가 있긴 한데, 학원을 안 나가니 연습조차 게을리하게 됩니다. 이러다간 아예 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요새 조바심이 좀 납니다. 


남자라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악기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탓에, 해금 연습의 끈도 놓고 싶지 않습니다. 내년 초에 상황이 좀 안정되면 다시 학원에 등록해서 연습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이대로 중단하기엔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돈, 열정이 너무 아깝네요.


3. 독서량 100권 달성


올해 초부터 읽은 책들의 목록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60권 정도의 책을 읽었네요. 등하굣길이나 여행갈 때나 항상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었음에도, 워낙 이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서 겨우 이 정도에 그쳤네요. 


무작정 많이 읽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굳이 책을 많이 읽으려는 까닭은 그냥 책 욕심이 많은 성격 탓입니다. 읽지도 않은 책들이 방에 쌓여가는데도, 좀 흥미롭다 싶은 책들이 보이면 일단 사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집안의 서가가 부족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사놓은 책들부터 일단 후딱후딱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내년엔 100권 달성을 목표로 열심히 읽으려고 합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부터 얼른 해치워야겠지요. 특히 이문열의 <삼국지>는 꼭 통독하려고 합니다. 여러 차례 통독에 도전해봤지만, 매번 흐지부지됐기 때문입니다. 6권까지 읽다가 흐름이 끊어졌는데, 내년에는 다시 1권부터 시작해서 10권까지 통독에 성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4. 일본어 공부


최근 들어 일본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보다보니 일본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난 학기 일본어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일본어는 국어와 어순이 비슷해서 쉽다고 하는데, 저한텐 중국어보다 오히려 더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버겁더군요. 알파벳이라고 할 수 있는 히라가나, 가타가나 외우는 것도 머리에 쥐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도 흥미가 있기에 끈기를 갖고 꾸준히 하면 성취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 근처 서점에 가서 일본어 독학을 위한 교재를 한 권 살 생각입니다. 토익이나 다른 자격증 취득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겠지만 취미 수준으로 가볍게 한 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다 기회가 되면 자격증 시험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5. 졸업


현재 4학년 2학기까지 다 마치고 졸업 논문도 제출한 상태라서 정상적이라면 내년 2월 졸업입니다만, 졸업요건 중 하나인 '토익' 통과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수료'로 걸어놓고 졸업을 유예하게 됐습니다.  


졸업 요건 자체가 요식행위에 가까워서 학교에서 요구하는 기준 점수는 낮습니다만, 이번 학기는 학생운동한다고 바빠서 아예 시험 자체를 응시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루 빨리 학교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터라, 우선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토익 공부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내년 8월에 후기 졸업장은 받아야하니까요.


6. 취직 준비


아마 이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듯 합니다. 이제 정말 명실상부 취업준비생이 됐는데, 더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고민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들을 중심으로 진로 탐색과 취직 준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특히 요새 정부에서 알선하는 '취업성공패키지'란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정부에서 청년들에게 취업장려금을 지급하면서 진로 탐색과 취직을 위한 직업훈련까지 컨설팅해준다고 합니다. 제 또래 친구들도 많이 하고 있던데, 일단 저도 이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프로그램과 별도로 토익, 워드 같은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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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v.youku.com/v_show/id_XMzE0ODM1ODg1Ng==.html?spm=a2hww.20027244.m_250379.5~5~1~3~A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이 직접 출연했다하여 화제가 된 영화 <공수도> 영상입니다. 


광군제를 맞이해서 오늘 온라인에 무료공개됐습니다. 22분 44초짜리 단편 영화네요.


마윈이 태극권 고수로 등장해서 토니자, 오경, 견자단, 이연걸 등과 차례로 겨룹니다. 특히 견자단은 아예 엽문 컨셉으로 등장해서 영춘권으로 겨룹니다. 이연걸은 오랜만에 태극권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아무튼 중국어를 잘 모르는 관계로 영어자막을 보면서 봤는데 그래도 내용이 이해가 잘 안 가네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저는 솔직히 좀 별로인 것 같습니다. 


중국 쪽에서도 그닥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합니다. 마윈 말에 따르면 태극권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고, 배우들도 그런 취지에 동의해 노개런티로 참여했다고 하지만 영화만 놓고 보면 그냥 마윈 자신의 태극권 실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는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중국 쪽 네티즌들도 "돈만 있으면 최강의 권법을 쓸 수 있는 거냐" 등의 비아냥이 쏟아진다고 하네요.


아무튼 영상 퍼오기가 안되서, 링크를 걸었습니다. 링크 타고 들어가시면 로그인 없이 무료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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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omn.kr/mwjz


<오마이뉴스>에서 '내 안의 덕후'라는 공모전을 개최했더군요. 말 그대로 자신만의 특별한 취미생활에 대한 글을 공모하는 행사였습니다.


무술이라는 아이템은 어떻게 보면 마이너한 취미라서, 이 좋은 아이템 썩히기 아깝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글을 써봤습니다. 이미 비슷한 주제로 작년에도 글을 썼지만, 중복을 피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글을 썼습니다. 역시나 좋은 아이템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 메인 기사로 배치됐고,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전송되어 검색하면 제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무술계에서 제 무력은 어디 명함을 내밀 정도도 전혀 못되기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고 소속 문파의 명성에 먹칠만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고요. 그래도 제 삶을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담담하게 써봤습니다. 그리고 표현에 최대한 신중을 기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무림고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무덕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상금 20만원이 걸린 공모전인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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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 3 - 최후의 대결>로 <엽문>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듯 했던 엽위신-견자단이 <엽문 4>로 복귀합니다. 솔직히 <엽문>을 소재로 3편이나 우려먹었으면 뽑아먹을만큼 뽑아먹었다고 생각하는데, 후속작이 나온다고 하니 조금 걱정도 됩니다. 물론 스토리가 산으로 가더라도 견자단의 액션연기 하나만큼은 일품이니 기대가 됩니다. 저야 뭐 제가 좋아하는 견자단의 엽문을 또 한 번 스크린에서 만날 생각에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다만 제가 좋아했던 시리즈인만큼 제발 '박수 칠 때 떠났어야지' 라는 말이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엽문 4>로 견자단의 오리지날 <엽문> 시리즈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포스터를 보니 무술감독은 '원화평'입니다. 1, 2편에서 홍금보가 무술감독을 맡았던 것과 달리 3편에서 원화평이 무술감독을 맡으면서 액션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요. 영춘권의 화려한 수기가 많이 죽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4편에서는 어떤 식으로 액션을 풀어낼지 궁금합니다.


한편 <엽문> 시리즈와는 별개로 '스핀오프'(외전) 격의 <장천지>도 개봉 예정입니다. <엽문 3>에서 견자단과 최후의 대결을 펼쳤던 영춘권사 장천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솔직히 이 작품까지는 정말 오버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황비홍도 그렇고 엽문도 그렇고... 중국인들은 하나 대박치면 정말 쪽쪽 빨아먹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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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원미소타 한 알을 자사호에 넣어 하루 종일 우려마셨습니다.


원미소타란 지유명차에서 개발한 소타차(보이차의 일종으로 둥글게 뭉쳐놓은 차)의 일종인데요, 저렇게 엄지손톱만큼의 크기로 낱개 포장되어 있습니다. 한 번 마실 때 반으로 쪼개서 나눠 마시거나, 아예 한 알을 통째로 넣어 우려마시면 됩니다. 보이차 자체가 워낙 여러 번 내려마시는 차라, 10번 이상 내려마시기도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탕색이 좀 연해지면서 맛과 향도 연해지면 더 이상 우려먹지 않습니다. 효능은 남아있을지 모르겠는데, 영 안 땡기더군요.


사실 차를 내려마시는 과정인 번거롭고 귀찮기는 합니다. 표일배라는 간단한 도구가 있긴 하지만, 그건 또 차를 내려마시는 재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맛과 향도 자사호에 내릴 때보다 덜한 게 사실입니다. 자사호로 우리게 되면 맛과 향이 풍부한 대신에 관리하기가 좀 까다롭지요. 다 마신 뒤 세척하는 것도 일이고요. 


그래서 이 과정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 중입니다. 결국 차를 내려마시는 과정도 하나의 공부이자 수련인 셈이니까요. 그리고 물 끓이는 동안 한 번, 차를 우리는 동안 한 번... 틈틈이 참장도 서고 권가도 치면서 무예 수련을 하기 때문에 요새는 그래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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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권을 수련하기 시작하면서 무예24기 수련을 안하다보니 요새 관심이 부쩍 줄어들었네요. 오랜만에 유튜브 서핑하다가 새로운 영상이 하나 올라왔길래 공유합니다. 대충 훑어보니 뻔한 내용인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무예24기에 대해 모르는 이들에겐 어떤 무술인지 잘 설명해주는 영상인 듯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무예24기는 무술적 가치보다는 문화콘텐츠적 가치로 승부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는 이만한 상품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태권도에 비해 다양한 병장기가 등장하니 훨씬 화려하고 역사성도 있지요.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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