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지금 다시 장준하와 <사상계>를 읽어야 하는 이유


지금으로부터 꼭 42년 전인 1975년 8월 17일, 경기도 포천의 약사봉 기슭에서 잡지 <사상계>의 발행인을 지냈던 장준하가 의문의 죽음을 맞은 채 발견됐다. 평소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암살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권 차원의 암살 의혹이 제기될 만큼, 당시 박정희 정권에게 장준하는 매우 두려운 존재였다. 그것은 한평생 조국의 독립과 독재 타도를 부르짖어온 그의 일생이 말해주고 있거니와, 특히 권력자들은 장준하의 분신과도 같은 잡지 <사상계>를 두려워했다.


1953년 장준하에 의해 창간된 <사상계>는 1975년 박정희 정권에 의해 강제 폐간될 때까지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을 신랄하게 규탄하고, 시민들에게 민주화의 열망을 심어줬다. 4.19 혁명의 불꽃을 피워 올림으로써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한 잡지 역시 <사상계>였다.


장준하가 <사상계>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주권을 가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어설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주권자의 관용은 미덕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교살"이라고 부르짖었다. 집권층의 폭주에는 그를 수수방관하는 시민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이었다.


"왜, 어찌하여 오늘의 질곡을 용납하고 이 현실을 초래한 원인을 우리 주권자는 방관만 하였던가? 언제나, 오직 주권자의 권능만이 조국의 진로를 가리키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그러하거늘, 집권층은 조국의 진로를 오도하면서 주권자의 나침반의 평형을 교묘히 교란시키고 있다. (···중략···) 주권자의 우(愚)는 조국을 난파선으로 침몰시키고 말 것이다" - <주권자의 관용이 민주주의를 교살한다> (<사상계>1967년 4월 호 권두언)


모든 권력을 틀어쥔 채, 우리의 권리 위에 군림하는 권력자 앞에서 체념하고 방관한다는 것은 스스로 노예되기를 자처하는 꼴이다. 장준하는 "당연한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는 것을 예로부터 노예라고 했다"며 노예정신에서 벗어나라고 일깨운다. 우리에게는 불의한 권력을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의무와 권리가 있다는 사실도 상기시킨다.


"군정을 부인하고 번의와 의혹의 집권을 비판하고 부정부패와 폭력에 항의한 민중의 소리가, 체념 속에서 침묵과 굴종을 일삼아서는 안 된다. 오늘 이 집권체제의 정체를 정확히 직시하고, 민족사의 전진은 민중이 악한 집권에 대하여 준엄한 저항과 심판을 내리려는 결단을 선택할 때만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저항의 자세를 적극화하자> (<사상계>1967년 2월 호 권두언)


오늘날 <사상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수원대 학생들이다. 각종 언론보도와 1심 판결로 드러났다시피 지금의 학교는 “이게 학교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내 민주주의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총장 일가가 교내의 모든 권력을 틀어쥔 채, 교수들을 부당 해고하고 학생들의 권리를 우롱하는 동안 우리는 우리 스스로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수원대가 2015~2016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연속 D등급을 맞으면서 부실대학으로 전락하는 동안, 우리 학생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비리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총장이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총장 연임에 성공했을 때도 그 넓은 캠퍼스 어디에서도 총장의 연임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한 번 찾아보기 어려웠다. 보다 못한 몇몇 학생들이 뛰쳐나와 부착한 대자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뜯겨나가고,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의무가 있는 총학생회는 앞장서 싸울 것을 요구하는 학우들의 호소에도 끝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지경에 이르러서도 분노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지성’이라 불리기를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불의 앞에 분노할 줄 알고, 분노하면 일어설 줄 아는 이들이야말로 지성의 자격이 있다. 눈앞의 불의에 항거할 줄 모르면서 어찌 우리의 권리를 회복하기를 바란단 말인가.


‘권리 위에 잠자는 자 결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처럼 우리의 권리회복을 위해서는 학교의 주인인 우리 학생들부터 먼저 정신 차리고 깨어나야만 한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장준하와 <사상계>의 교훈은 유효하다. 그가 남긴 <사상계>는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내뿜으며 우리 학생들에게도 권리회복을 위해 각성하고 투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참다운 민중세력은 언제나 역사에서 승리한다. 겨울이 영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낙관을 지니고 우리는 지칠 대로 지친 이 암흑에서 그래도 지금 일어나야 한다. 봄이 온다. 꽃이 핀다. 저항의 계절에 우리는 민중의 새로운 승리, 민족사의 거대한 긍정을 다짐하자" - <저항의 자세를 적극화하자> (<사상계> 1967년 2월 호 권두언)


체념하고 방관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그 순간, 우리는 지금보다 더 큰 시련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시련을 청산하는 것은 고스란히 우리 후배들의 몫이다. 우리 스스로 후배들에게 적폐사학의 유산을 떠넘기는 못난 선배가 될 수는 없다. <사상계> 권두언의 행간 속에서 "어서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들라"는 장준하의 준엄한 외침이 들리는 것만 같다.


2017년 8월 17일

수원대 권리회복 민주학생운동(URD)

(http://www.facebook.com/urd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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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원문 링크: http://omn.kr/ne12


"귀하께서는 2017.5.25.(목) 10:00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417호 대법정에서 진행되는 전직 대통령 뇌물죄 등 관련 사건의 방청자로 당첨되셨습니다."


지난 19일 저녁 날아온 한 통의 문자메시지에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19일 오전 서초동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방청권 추첨에 응모하고 돌아온 길이었다. 그러나 방청권 당첨에 대해서는 이미 마음을 비운 상태였다. 일말의 기대를 품고 찾아갔지만 법원 앞은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주의 기운'을 받은 것인지 7.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재판 방청권을 따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카톡이며 페이스북에 당첨 소식을 공유했더니 많은 지인들로부터 "축하한다"는 덧글과 함께 '좋아요' 수가 쭉쭉 올라갔다. 언젠가 <오마이뉴스>에서 뉴스게릴라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올렸을 때보다 더 많은 축하인사를 받았다. 이게 정말 축하받을 일이 맞긴 한 건지 씁쓸하긴 했지만 어쨌든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은 설레는 일이었다.


내가 당첨된 건 5월 25일에 열리는 두 번째 재판 방청권이었다. 공교롭게도 온종일 수업이 몰려있는 날이었다. 평소 결석은커녕 지각조차 절대 하지 않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으나 이번 일만큼은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교수님들께 이메일로 사정을 설명하며 부득이하게 결석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러자 교수님들 모두 "역사적인 현장에 가기로 한 결정을 존중한다"라면서 흔쾌히 이해해주셨다. 덕분에 법정으로 가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포인트①] 재판 전 법정 안팎 풍경


마침내 5월 25일 아침이 밝았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방청권 배부에 참여하기 위해 일찌감치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로 향했다. 청사 입구에는 돌발 사태를 대비해 경찰 병력들이 배치돼 있었다. 지난 23일 재판 당시 박사모 회원들이 진을 치고 앉아 방청객들에게 시비를 건다는 말을 듣고 나름 긴장했으나 법원 앞은 조용했다. 


재판정이 위치한 서관 입구에서 "재판을 방청하게 해달라"는 한 할머니와 "사전에 당첨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며 막아서는 법원 직원들 간의 사소한 실랑이 정도가 고작이었다.


줄을 선 방청객들은 '5번 법정 출입구' 앞에서 신분증 검사와 몸 수색을 거쳐야만 했다. 한 차례 엄격한 심사를 받고 난 뒤에도 재판정이 있는 4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계단마다 직원들이 대기하며 방청권을 재차, 삼차 검사했다. 


치열한 전투(?) 끝에 재판이 열리는 417호 대법정에 들어섰다. 150석 규모의 법정은 생각보다 아담한 편이었다. 내가 배정받은 좌석은 72번. 좌석 배치는 무작위로 이뤄졌다. 앞에서 다섯 번째 줄이라 결코 좋은 자리라고는 할 수 없었다. 아쉬운 대로 앉아서 난생 처음 구경하는 법정 안 풍경을 열심히 눈에 담기 시작했다.


법정은 방청객들을 인터뷰하기 위한 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뜨거웠다. 한 언론사의 기자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인터뷰 대상을 물색하고 있었다. 이윽고 나를 타깃으로 삼은 그 기자가 질문을 던져왔다. 조용히 지갑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명함을 꺼내 건네니 그는 "사방에 기자들뿐이네요"라면서 머쓱하게 웃어보였다. 


오전 9시 30분이 되자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인 유영하, 채명성, 이상철, 김상률 변호사 등 4명이 입장했다. 뒤이어 서울중앙지검 이원석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 등 검찰 측 검사 8명이 반대편에 자리를 잡았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은 각자 준비한 서류를 읽으며 쑥덕쑥덕 끊임없이 말을 주고받았으나 거리가 멀어 알아들을 순 없었다.


[포인트②] 다소 여유로워진 박근혜


"피고인은 들어와서 피고인석에 앉기 바랍니다."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법관 3명이 입장하고 피고인의 입장을 주문하는 재판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방청객들의 시선은 일제히 법정 서쪽 출입구에 쏠렸다. 경위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제히 방청석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방청객들의 행동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꼴깍 침 삼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한 정적만이 법정에 짙게 깔렸다.


무거운 정적을 깬 것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또각또각' 소리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명확하게 들려오는 구둣발 소리와 함께 마침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한 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곧바로 자신의 자리인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성큼성큼 거침없는 발걸음이었다. 변호인들과 가벼운 웃음으로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은 그는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는 재판관의 말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으로 답변을 갈음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허공과 정면 그리고 자신의 변호인들에게만 향했다. 어쩌다 슬쩍 곁눈질을 할 법도 한데 그는 결코 우리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말수도 적었다. 공식적으로 그가 내뱉은 말은 오전 재판과 오후 재판 종료 당시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관의 물음에 대한 대답뿐이었다. 그마저도 "자세한 건 추후에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3일 첫 재판과는 달리 그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검찰 측의 서증조사(검찰이 제시한 증거들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측의 동의를 얻어 채택된 증거들을 검찰 측이 법정에서 다시 설명하는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유 변호사와 간간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모니터 속 증인들의 신문조서를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펜을 들고 무언가를 적기도 했고, 고개를 가로젓거나 끄덕이는 등의 방식으로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물론 그의 소통은 변호인들에게만 국한됐다.


[포인트③] 검찰과 변호인의 팽팽한 기싸움


재판은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23일 첫 재판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 홀로 참석한 두 번째 재판은 검찰 측의 서증조사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10만 쪽이 넘는 방대한 수사기록을 모두 검토하기도 전에 조사를 강행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재판을 끌 여유가 없다"며 재판부가 기각을 했음에도 변호인들의 태클(?)은 집요하게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주신문을 특검이 먼저 하는지 검찰이 먼저 하는지"의 절차 문제를 두고 또다시 딴죽을 걸었다. 보다 못한 검찰 측도 칼을 빼들었다. 검찰 측은 "절차 문제로 45분 이상을 끌어 실체를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변호인단에 일침을 날렸다.


결국 재판 시작 1시간 만에 검찰 측의 서증조사가 시작됐다. 검찰 측 검사들은 두툼한 서류뭉치들을 꺼내 카메라에 비춰가며 증인들의 신문조서 중 요지만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그 모든 과정은 법정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방청객들에도 공개됐다.


이날 검찰 측은 대기업들을 상대로 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요 혐의 사건의 공판 기록을 중심으로 관련 증인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고영태, 차은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등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 주요 혐의자들 뿐만 아니라 전경련, 청와대, 대기업 관계자 등 증인 수십여 명의 법정 진술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그러나 서증조사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변호인들이 제2차 공세를 시작했다. "검찰이 검찰 측 신문만 공개하고 반대 신문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유 변호사는 "방청객에 기자들이 많은데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검찰 측 의견만 언론 보도로 나갈 것 아니냐"라면서 "검찰 수사도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면 그에 맞춰 따라가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런 식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번에도 "기록이 너무 방대해서 전부 낭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기각했다. 이에 변호인 측이 "재판을 진행하는 데 시간에 쫓겨서 한다는 건 어폐가 있다"라면서 여전히 굴복할 수 없다는 태도로 맞서기도 했다. 


이 와중에도 검사들은 꿋꿋하게 신문조서를 읽어 내려갔다. 검사들과 변호인들의 팽팽한 기 싸움 사이에서 재판관은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양 측이 서로 잘 합의하라"고 다독였다.


[포인트④] 졸고, 깨우고... 다이내믹했던 재판정 풍경


이날 검찰 측 책상에는 서류로 만들어진 탑이 많이 쌓여 있었다. 서증조사 때 낭독하기 위한 증인 신문조서들이었다. 오전 재판 당시 조서를 낭독하던 검사가 세 번째 서류뭉치를 꺼내들자 방청석에서는 '어휴' 하는 한숨이 터져나왔다.


점심식사 후 오후 2시 10분부터 재개된 오후 재판에서는 '황금빛 보따리'가 등장했다. 주섬주섬 풀어헤친 보따리 속에서는 새로운 서류뭉치들이 쏟아져 나왔다. 휴정한 사이 그새 보충해온 자료들인 듯했다. 내심 '검찰이 단단히 벼르고 왔구나' 혀를 내둘렀다. 


오후 재판은 변호인 측의 요청에 의해 15분 휴정한 것을 제외하면 검찰 측의 '마라톤 조서 낭독'으로 진행됐다. 목소리톤의 변화 없이 나긋나긋 읊어대는 조서들은 자장가나 다름없었다. 어렵고 낯선 법률용어들로 점철된 데다가 점심을 배불리 먹고 난 직후였던지라 쏟아지는 졸음과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많은 방청객들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러나 자고 싶다고 마음대로 잘 수도 없는 게 법정이다. 매의 눈초리로 방청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던 경위들은 졸고 있는 방청객들을 흔들어 깨웠다. 졸음을 깨기 위해 다리를 꼬아보기도 하고, 휴대전화를 열어 뉴스를 보기도 했지만, 한 번 쏟아진 졸음을 극복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결국 견디다 못해 중간에 퇴정하는 방청객들도 있었다. 재판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군데군데 빈 자리가 많이 보였다.


오후 5시 20분. 마침내 검사가 설명을 마치자 방청석에서 안도의 한숨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설명이 길어지며 잦아들었던 기자들의 타자 소리도 변호인 측의 '간이의견' 발언과 함께 다시 활기를 찾았다. 유 변호사는 검찰 측 설명에 대해 차분히 반박하며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정의롭게 수사했다고 믿지만 증거를 보는 관점에 따라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라며 의견을 갈무리했다.


이에 김 부장판사가 "기록을 다 파악하고 계신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자 방청객들은 소리내어 웃기도 했다. 이날 재판은 재판부의 종료 선언과 함께 '7시간 50분'만인 오후 5시 50분에 마무리됐다.


[포인트 ⑤] 당당했던 표정에서 굳은 표정으로


이날 나는 법정을 떠나는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했다. 화장기 하나 없는 그의 얼굴은 몹시 초췌해 보였고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두 눈은 여전히 날카롭게 빛났다.


나는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을 가까이서 관찰할 기회가 자주 있었다. 그가 18대 대통령에 취임하던 해, 나는 통일부와 국가보훈처에서 대학생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의 취임식부터 시작해서 각종 정부 기념식에 참석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고 글로 풀어내야만 했던 나는 그의 당당했던 표정을 여전히 기억한다. 먼 발치에서나마 바라본 그는 늘 당당했고 목소리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몇 년 만에 법정에서 다시 마주한 그의 표정에선 예의 그 당당함은 사라진 채 초췌함과 한 서린 눈빛만이 남아있는 듯했다. '쫓겨난 독재자들이 모두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착잡한 마음도 들었다. 그는 그렇게 마치 오욕으로 얼룩진 자신의 삶을 표정을 통해 말해주겠다는 듯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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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방청 후기 기사 링크: http://omn.kr/nca0


오는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이 예정된 가운데, 지난 19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서초동 서울회생법원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방청권 추첨이 이뤄졌습니다.


마침 공강이기도 하고 저 역시 해당 재판에 무척 큰 관심을 갖고 있었던 터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법원으로 갔습니다. 처음 가는 법원이었는데 참 넓더군요. 추첨장소가 있는 회생법원까지 걷는 동안 길이 한산하기에 생각보다 사람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막상 추첨장 앞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취재하러 온 각 언론사 취재진들과 전국 방방곡곡에서 응모하러 온 시민들로 복도가 장사진을 이루고 있더군요. 인원을 세보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언론 보도를 보니 525명이 응모했다고 합니다. 150석 중 취재진 등을 비롯한 고정석을 제외하고 추첨으로 시민들에게 배부한 좌석 68석인데 7.7대 1의 경쟁률이었다고 합니다.



긴 줄을 보고 슬슬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더운데 몇 시간 동안 대기해야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생각보다 줄이 금방 금방 줄어듭니다. 응모 절차가 복잡하지도 않고 직원들도 일처리가 빨라서 줄은 쭉쭉 빠져서 응모를 마치기까지 40분 정도밖에 안 걸린 것 같습니다. 


23일 재판 방청권과 25일 재판 방청권이 있는데 두 장을 동시에 응모할 수 있었습니다. 신분증 확인 후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응모함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추첨은 11시 15분에 시작되는데 응모하고 귀가해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당첨되면 홈페이지에도 공고하고 문자메시지로도 통보하거든요. 그렇지만 끝까지 현장에 남아 추첨 결과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많더군요.


저는 뭐 나중에 통보받아도 될텐데 굳이 그럴 필요 있나 싶어서 응모하자마자 오마이뉴스에 현장 기사 하나 송고하고 곧바로 법원을 나왔습니다. 긴 줄을 보고 이미 마음을 비우고 있던 터라, 그닥 신경을 안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후 늦게쯤 문자메시지 한 통이 날아왔습니다. 25일 두 번째 재판 방청에 당첨됐다는 겁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바라 더 놀랍고 기뻤던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지인들이 엄청 부러워하고 또 축하해주더군요. 사실 뭐 대단한 경사도 아니고... 뇌물수수죄로 잡혀들어간 전직 대통령 재판 보러가는 것 뿐인데... 이걸 기뻐해야하는 건지 슬퍼해야하는 건지.. 영 씁쓸합니다.



아무튼 첫 번째 재판이 열리는 날이 공강이라, 이날 되기를 바랐는데 두 번째 재판 방청권에 당첨됐습니다. 이날은 학교에서 하루 종일 강의가 있는 날이라 조금 걸리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건 고민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미리 교수님들께 메일로 양해구하고 재판을 보러 갈 생각입니다. 


촬영도 녹취도 안된다고 하니 아쉬운데 (설마 필기도 안되는 건 아니겠죠?)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기록해서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의 박근혜 재판 방청기' 라는 생생한 후일담을 한 번 남겨볼까 합니다.


PS. 그러고보니 통일부, 국가보훈처 대학생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도 가고, 정부기념식에서 박 대통령 연설하는 것도 열심히 취재하러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수의를 입은 그녀의 모습을 볼 생각하니 참 착잡한 심정일 따름입니다.


PS. 사람이 태어나서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곳이 경찰서, 병원, 법원이라고 하는데 박근혜 덕분에 난생 처음 법원도 가보게 되는군요. 이참에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제대로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이 점은 고마워해야 하는 건지... 그러나 이런 가르침, 한 번이면 족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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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엊그제가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일성으로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라"고 지시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후 9년 만에 공식 석상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진다고 해서 국민 모두가 들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이날 기념식만큼은 생중계로 지켜보고 싶었는데, 하필 수업시간하고 겹치더군요. 아쉬운대로 같이 수업을 듣는 후배에게 "생중계 하는 동안만 잠깐 강의실 밖에 나가서 보고 와야겠다"고 했는데, 제 후배가 "그러지 말고 교수님께 양해를 구해서 다같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는 게 아닙니까.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렇게 제안해준 후배가 기특하고 대견했습니다.


교양 수업이었다면 엄두도 내기 힘들었을텐데, 전공이 전공이다보니 교수님 양해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도 흔쾌히 동의를 해주셨고 3시간 수업 중 무려 1시간 넘는 시간을 할애해 강의실에 설치된 빔프로젝터로 5.18 기념식 생중계를 다같이 볼 수 있었습니다. 생중계 전후로는 교수님께서 5.18에 관한 즉석 강의도 해주셨고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사학과 학생들이면 광주의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주위의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진실을 널리 알리라"고 당부하기도 하셨습니다.


나중엔 다같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다른 학생들은 그닥 관심도 없고 따라 부르지도 않습니다. 교수님조차 무안해할 정도였습니다. 이번 이벤트를 제안한 저와 제 후배만 열심히 따라 부른 것 같군요.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원래 저희 학교는 연례 행사로 5.18을 즈음해 학술세미나도 개최하는데 올해는 어찌된 게 그런 행사를 한다는 소식도 없습니다. 우리가 왜 역사를 배우는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학생들이 고민을 좀 할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


아무튼 생중계를 보는 중간 눈시울도 붉어지고 가슴도 벅차올랐습니다. 정말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니 세상이 바뀌는 느낌입니다. 유가족들은 또 얼마나 가슴이 먹먹했을까요. 37년 전 자신의 생일날 아버지를 잃은 딸이 유족대표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송할 때, 문 대통령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나중엔 그분을 꼭 끌어안는 모습을 보고 참 멋진 대통령을 만났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제 국가로부터 상처를 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는 그런 대통령이 우리에겐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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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결국 이변은 없었다. '어대문'은 사실이 됐다. 아직 최종 확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개표 상황만 놓고 보면 그는 내일 무사히 청와대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에서 나는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한 그에게 표를 선사했고, 결국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크게 낙심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는 그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나의 뜻이 있어 내 소신대로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 물론 그 전략도 기본적으로 어대문이 될 거라 확신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를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홍준표와 같은 자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 어차피 될 거라 생각했던 그가 대통령이 됐으니 안심이 된다.


대통령 한 사람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는 게 과연 옳은 걸까 회의적이지만 적어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 한 사람 바뀌면 많은 게 바뀌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근 10년 만에 이뤄진 정권교체는 고무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치러진 보궐선거로 당선된만큼 그에게는 당선의 기쁨보다는 앞으로의 과제 수행을 위한 막중함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지난 정권의 적폐를 모두 청산하고 광장을 반으로 갈라놓은 촛불과 태극기의 민심을 하나로 봉합하는 일이 시급하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그의 앞에 놓여있다.


그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말라는 의미에서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낙선했을 당시 시민들이 그에게 헌정했던 광고영상을 그에게 다시 헌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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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오늘 오후 시청역 근처에 볼 일이 있어 급하게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사 안을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의 행색이 심상치 않습니다.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감이 오기 시작합니다. 손자에게 성조기를 쥐어준 채, 함께 동행한 어르신의 모습도 눈에 띕니다. 알고보니 오늘 시청 앞 광장에서 태극기집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역사 밖을 나와 집회 현장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군대에서나 듣던 군가 <멸공의 횃불>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탄핵을 탄핵한다', '계엄령을 선포하라'의 구호가 들려옵니다. 



덕수궁 옆 테이블에는 탄핵을 비난하는 책자들이 잔뜩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수익금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에 기부금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 열심히 살펴보고 사진도 찍고 있자니 한 어르신이 다가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읽어야 한다"며 "열심히 찍어서 홍보해달라"고 합니다.


또 다른 테이블로 이동해 책자를 펼쳐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책을 홱 낚아채갑니다. 테이블을 지키던 한 중년 여성이 제 행색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책을 낚아채간 것입니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말합니다. 

"가라" 


순간 당황스러워 물어봤습니다.

"저 아세요? 언제 봤다고 반말이세요?"

"니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 모르니까 가라고"


책을 낚아챈 것도 불쾌한 일이었지만, 초면에 반말을 내뱉는 행동 역시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의문이 들었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를 방해하는 어떤 행동과 발언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책을 보고 있던 제게 그 여성은 왜 시비를 걸었던 걸까요. 말그대로 '같은 편'이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어쨌거나 순간적으로 저도 젊은 혈기에 욱하는 마음이 들어 잠시 숨을 좀 고르고 있었습니다. 똑같이 반말을 해줘야하나, 욕을 퍼주어줘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왔는데, 그 일로 계속 기분이 나빴습니다.



어쨌거나 그 여자가 왜 제게 시비를 걸었는지 답을 찾지 못한 채, 약속장소에 가서 메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 앗차! 제 가방에 달려있던 노란 세월호 리본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쩌면 제게 가라고 요구했던 그 여성은 제 가방에 달린 세월호 리본을 통해 피아식별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적진 한 가운데에 뛰어든 셈이었습니다. 태극기와 성조기의 물결이 가득한 광장 한복판을 세월호 리본을 단 채 돌아다녔으니, 어쩌면 몰매 맞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태극기가 탄핵 반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세월호 리본을 찬 이들은 그들의 적으로 간주되는 이 상황도 매우 씁쓸하기만 합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광장에 핀 벚꽃들은 봄이 왔음을 말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경찰 바리케이드를 중심으로 갈라진 촛불과 태극기의 대립은 2017년 대한민국에 진정한 봄은 오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P.S 내내 기분이 나쁘군요. 얕잡아보인 것 같아서. 제가 한 덩치하고 험악한 인상이었다면 과연 그 여자가 말이나 붙였을는지. 차라리 저를 물리적으로 건드려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땐 그냥 확...!


P.S 2 태극기집회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디 감히 민족의 상징인 태극기를. '반국가소요', '내란선동소요'가 딱 알맞은 이름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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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습니다.

뭐 더 할 말이 있겠습니까. 사실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헌법재판소의 인용에 따른 파면, 그리고 구속까지... 모든 게 순리대로 흐른 것일 뿐입니다. 다들 예상했던 부분들이고요. 그럼에도 가슴이 아픕니다.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룩한 민주주의가 무능하고 부패한 후대 대통령에 의해 어떻게 무너져버렸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한국현대사의 또 다른 비극인 셈이죠.

박근혜가 구속되면서 오늘 아침 가수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이라는 노래가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하여간 네티즌들의 재치란. 그 노래보다는 이 노래를 한 번 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어 공유합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찾은 영상인데, 18대 대선 직전에 제작된 노래 같습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의 일이라 아마 누가 됐든 다음 대통령만큼은 부정축재 및 측근비리가 없는 훌륭한 지도자이기를 바라며 쓰여진 곡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염원이 무색하게도, 끝내 우리는 또 한 명의 '범죄자'로 전락한 대통령을 보고야 말았네요. 역대 대통령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존경할 만한 지도자가 몇 없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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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링크: http://omn.kr/mlyn

[취재수첩]


지난 주 목요일 홍대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국가란 무엇인가> 개정신판 출간기념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국가란 무엇인가>는 유시민 작가가 2011년에 쓴 책인데, 이번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관련 부분을 보강해서 새롭게 낸 책이라고 합니다. 저는 군대 있을 때 구 버젼을 밑줄 쳐가며 열심히 읽은 기억이 납니다. 어려우면서도 쉬운(?) 책이었어요.


아무튼 <오마이뉴스> 편집부로부터 "이번 행사 취재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즉각 수락했습니다. 그의 팬까지는 아니어도 그가 쓴 책들을 꽤 읽어본 편이고, 또 요새 한창 <썰전>의 고정패널로 출연하며 주가를 올리는 그인지라 한 번쯤 실물을 보고 싶더라고요.


실제로 취재를 가보니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5층 대강당이 강연장이었는데, 3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음에도 꽉 들어차더군요. 결국 1층 카페에까지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생중계를 하는 방식으로 100명을 추가 수용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취재를 왔다고 하니 주최인 돌베개 출판사 측에서 맨 앞자리를 제공해주셔서 코앞에서 유 작가님을 뵈었습니다.


실물로 뵌 유시민 작가는 굉장히 스마트하고 위트있는 분이었습니다. <썰전>에 출연하며 예능 감각도 상당히 발달하셨는지 중간 중간 던지는 농담 한 마디가 좌중을 압도했습니다. 모두를 폭소케하면서도 그 속에는 뼈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가볍게 웃었지만 곰곰이 되씹어보면 볼수록 씁쓸함이 묻어나오는 그런 무거운 농담이었어요.


2시간이 넘는 행사 내용을 기사에 오롯이 담아내기란 불가능했지요. 그래도 그가 던지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를 기사 한 편에 잘 담아내고자 쏟아지는 새벽잠을 쫓아내며 열심히 불태워봤습니다. 졸린 눈 부벼가며 쓴지라 마무리 퇴고도 제대로 못하고 송고했는데, 편집부도 독자들도 반응이 뜨거워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기사도 기사지만 유 작가님이 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 모두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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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선거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이번에 국민참여경선제를 채택하면서 대선후보를 민주당 당원 뿐만 아니라 당적을 가지지 않은 모든 국민들이 선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투표권을 가진 만 19세 이상 전 국민이 선거인단에 참여해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출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민주당 권리당원이지만 한편으로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인단 참여를 신청했습니다. 사실 대선이 아니라 경선에서부터 우리 손으로 대선후보를 뽑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참여경선제 채택으로 인해 새누리 잔당이나 바른정당 등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들이 '몰아주기'를 할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깨어있는 일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합리적인 투표를 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경선에서부터 보다 많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검증된 후보를 선출해야합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인터넷, 서류, ARS로 신청을 받고 있는데 인터넷으로 하면 1분도 안 걸립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몰려 서버 폭주로 접수가 지연되고 있다고 하니 여유 있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인단 신청 링크: http://www.minjoo2017.kr/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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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기사 링크: http://omn.kr/m67r


[내용 요약]


지금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이하 박근혜 게이트)의 본질도 결국은 권력에 중독된 이들에 대한 얘기다. 비선 실세로 군림한 최순실 일당과 그런 최순실의 꼭두각시 노릇을 자처한 박근혜나 심각한 권력중독자들이기 때문이다. 권력에 중독된 나머지 그들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훔치고 사유화하고자 했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는 1%의 권력을 향한 그들의 욕망에서 비롯됐다.


이번에 출간된 <박근혜의 권력 중독>은 바로 권력중독자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의 실체를 낱낱이 까발리는 책이다. 저자 강준만은 그동안 정치, 역사, 사회 등 분야와 경계를 넘어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을 날카로운 필치로 비판해온 바 있다. 얼마 전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문제아 트럼프의 진실을 추적했던 그가 드디어 한국사회의 문제아, 박근혜에게 칼날을 들이댔다.


그가 이 책을 펴내게 된 동기는 하나의 의문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때는 '선거의 여왕', '한국의 잔 다르크' 등 온갖 미사여구로 칭송받던 박근혜가 한 순간에 최순실의 꼭두각시로 전락해버린 상황 자체가 의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근혜 게이트가 폭로된 이후 쏟아지는 언론 보도만 보면 박근혜는 아무런 의지도 생각도 없는 정신박약자나 다름 없다.


정말 그녀에겐 어떠한 의제와 비전도 없었던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강준만은 박근혜의 생애를 꼼꼼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하나의 결론을 내린다. 박근혜는 권력 행사 그 자체를 즐겼던 의전 대통령이었다는 것.


- 이하 내용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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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