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온라인 서점을 통해 책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군대 있을 때까지만 해도 할 게 없으니 책을 참 많이 읽었는데, 막상 전역하고나니 군 시절만큼 책이 손에 잡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스스로 너무 게으르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여하간에 항상 지르고 싶은 책은 많아서,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는 읽고 싶은 책들이 한가득입니다만... 책값이 보통 만만찮은 게 아니라서요. 요즘은 동네 도서관을 활용한다던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질러놓고 읽지 않은 채 책장에 모셔져 있는 책들도 많네요. 그 책들을 다 읽을 때까지, 다른 책들은 절대 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던 차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정말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몇 권 생겨서... 게다가 소장 가치도 있겠다 싶어서, 큰 맘 먹고 질렀습니다. 뭐... 밥값 좀 아끼면 되는 일이니까요. 일단은 <오마이뉴스> 같은 곳에 부단히 글을 올려서 책값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이번에 산 책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주문한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첫 번째로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라는 책은, 제가 요즘 커피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계속 생겨서 구매하게 된 책입니다. 커피 이야기보다는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들의 이야기인 듯한데,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어떤 직업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두 번째는 '마지막 무관생도들'이라는 책입니다. 대한제국 무관학교 생도 출신 인물들의 명암을 그려낸 팩션 소설이라고 합니다. 대한제국 무관학교 출신으로 무장독립전쟁에 참여한 인물과, 반대로 친일로 돌아선 인물의 대조되는 삶을 그려내고 있다 하여 관심이 생겼습니다.


마지막은 '나음보다 다름'이라는 책인데, 마케팅 관련 서적입니다. 이건 요즘 제가 듣고 있는 열정대학 R-POINT라는 독서스터디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책입니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역사도 역사지만 마케팅, 홍보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결국 '역사를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도 마케팅과 밀접한 내용이니까요. 전공을 마케팅으로 바꿔볼까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중인데, 우선은 책을 통해 한 번 공부해 볼 요량으로 주문했습니다.


오늘 배송 온다고 하는데, 택배가 오는 날은 으레 그렇듯이 벌써부터 설레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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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6일. 오늘 하루 두 사람의 죽음을 보았습니다.


한 사람은 이미 67년 전에 오늘 돌아가신 분이고, 한 사람은 오늘 돌아가신 분입니다.


바로 백범 김구 선생과 탤런트 故 김성민 씨 이야기입니다.


오늘이 마침 김구 선생 67주기 기일이라, 김구 선생 묘소 참배를 위해 효창공원(효창원)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으로 SNS를 확인하는데 '탤런트 김성민, 뇌사 판정'이라는 기사가 뜨더군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뭔가가 끓어오른다고 해야할까요? 제가 원래 남의 죽음, 특히 일면식도 없는 연예인들 사고 소식에 그렇게까지 반응하는 사람은 아닌데... 그냥 그의 삶이 기구해서였을까요. 왠지 모르게 밀려드는 연민의 감정이 북받쳐오르는 걸 주체하기 힘들었습니다.


하필 또 김구 선생 기일을 추모하기 위해 묘소 참배를 가던 길이라... 누군가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가는 길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마지막 소식을 접하니 마음이 더욱 착잡해지는 듯 했습니다. 자연스레 그 둘의 마지막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김구 선생도 자살을 몇 번이고 생각한 적이 있었고, 실제로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청년 시절, 치하포사건으로 인천감옥에 수감되었을 당시의 일입니다. 불결한 감옥생활과 때마침 찾아온 신병의 고초를 견디다 못한 선생은 스스로 허리띠로 목을 졸라 자살시도를 했다가, 동료 간수들이 발견하는 바람에 간신히 살아남은 적이 있죠. 


이후 선생은 "자연스럽게 죽으려면 죽었지,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는 안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선생은 살면서 그보다 더한 수난의 세월을 보내면서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실제 어떤 마음을 품으셨는지는 신이 아닌 이상 알 길이 없습니다만... 적어도 백범일지에 드러나는 모습은 그렇습니다. 


아마 선생은 자신이 이대로 죽기보다는 살아서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날의 자살 시도 이후 주어진 삶을 '하늘이 부여한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이후 주어진 삶 속에서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알고,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일평생을 노력하시다가 67년 전 바로 오늘, 흉악범 안두희의 흉탄에 눈을 감으셨습니다.


故 김성민 씨의 죽음을 보면서, 전 왜 그 일화가 떠올랐을까요? 


김성민 씨보고 김구 선생처럼 죽지 말고 살아서 나라를 위해 애국하라... 뭐 이런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김구 선생께서 한 번의 자살 시도 이후 주어진 삶을 하늘이 부여한 천명으로 받들고,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일평생 노력하셨다는 점에서, 김성민 씨 역시 죽을 용기로 살아남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입니다. 


특히 그가 이미 예전에도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이번에도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 그때 이후의 삶을 하늘의 뜻으로 알고, 더 열심히 살아야만 했던 것이 천명에 순응하는 길이었을 것입니다. 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길이기도 하죠. 그것이 네티즌들이 바라는 '브라운관 복귀'든 '마약을 끊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든 말이죠.


어쨌거나 이미 세상을 뜨신 분이기에, 이런 이야기를 남겨봐야 고인의 명예에 누만 될까 싶어 황망합니다. 그저 안타까운 마음에 홀로 끄적여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김성민 씨의 남은 가족들 역시 상처를 빨리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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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참 황당하고 화가 나는 일을 겪었네요. 학교 선배들과 오랜만에 만나 술 한 잔 하던 자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학교 다닐 때, 친하게 지내던 선배들이 있었는데 제가 군대가고, 그 형들도 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거나 호주로 유학가는 등 각자 바쁘게 사느라 잠깐 서로를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났는데, 거의 2년 반만에 만나는 것 같더라고요. 그 형들... 저한테 빨리 군대나 가라고 놀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전역해서 다시 만나니 새삼 신기했습니다.


근데.. 선배들 중 한 사람을 술자리에 부른 게 화근이었네요. 그 형도 같이 잘 지내던 형이었고, 약간 좀 어벙하지만 사람이 착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형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근데 어제 1차에서부터 뭔가 어긋나기 시작하더군요.


만나서 서로 근황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한 지 5분이나 됐을까? 뜬금없이 정치 얘기를 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사실 술자리에서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정치 이야기죠. (다른 하나는 종교) 저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는 국민인데 정치적 견해가 없을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그런 얘기를 해야죠. 그 정도 눈치는 저도 있습니다. 


근데 이 형은 오랜만에 만나서 대뜸 '방산비리가 어쨌네', '너 김대중 좋아하지 않냐', '난 왜 박정희가 욕 먹는지 모르겠다'는 둥... 횡설수설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짜증나서 저는 아예 듣지도 않고, 핸드폰만 했습니다. 같이 들어주던 선배도 짜증이 났던지 계속 소맥 폭탄주를 말아서 돌리더군요. (대충 눈치챘지만 빨리 취하게 해서 입 좀 닫으려고 한 행동이었습니다)


결국 저도 못 참고, 그 형한테 "아니 지금 전역하고 2년 반만에 만나는 자리에서 왜 굳이 이런 얘기를 해야하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리고 1차 끝나고 그 형 보내버리려고 했습니다. 여기서 끝내자고 하고, 다른 선배랑 함께 단 둘이 2차 가려고 했는데, 계속 끈질기게 따라 붙으려고 하더군요. 2차 같이 가려던 선배도 "그냥 한 번 데려가보자"고 해서 '정치 이야기를 안 한다는 조건'을 걸고 2차 술자리로 데려갔습니다.


다행히도 2차에서는 정치 얘기는 안 하더군요. 그냥 서로 어떻게 살았네 근황 얘기하면서... 이미 이때쯤 되니 만취해서 제정신들이 아니었습니다. 2차 끝나고 나와서 게임장 들러 악력 대결도 해보고... 여기까지가 딱 좋았던 것 같습니다. 


3차 가는 순간 결국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만취하더니 이 인간이 또 정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할 말 못할 말을 전혀 가리지 못하더군요. 심지어 "나는 내가 생각하는 정치적 이상과 반대되는 사람에게 무조건 쌍욕을 한다. 내 아버지한테도 쌍욕할 수 있다"면서 핸드폰을 꺼내 자기 아버지한테 전화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서는 또 다른 선배랑 계속 말싸움을 하더니, 서로 맞짱을 뜨네 어쨌네... 폭탄주 말아주던 선배도 워낙 한 성깔 하는 양반이라, 나중에는 한숨 한 번 푹 내쉬고 맥주병을 거꾸로 잡더군요. 제가 뜯어 말렸습니다. 그랬더니 이젠 불똥이 애꿎은 저한테 튑니다. 그 정치 얘기 하던 인간... 완전히 정신 나가서 저한테 쌍욕하고, '나가서 맞짱 한 번 뜨자'고 소리지르고... 저도 만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진짜 옆테이블 손님들에게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친해도 저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최대한 존중을 해주고 있었는데, 제 귀에 대고 계속 쌍욕하면서 맞짱뜨자 그러고 별의별 소리를 다 해대니까 저도 어느 순간 화가 나서, 그 인간 면상 보면서 '어떻게 때릴까'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주먹 쥐는 걸 보더니, 폭탄주 말아주던 선배가 담배 한 대 피자면서 데리고 나와서 절 말렸습니다. 


저도 그 이후로는 그냥 '개가 짖는가보다' 하고 무시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술 취해서 제정신 아닌 인간 때려봐야 좋을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아무리 취했어도 저까지 이성을 잃으면 똑같은 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웃으며 넘겼습니다. 


나중엔 테이블에 토하고 그래서 옆테이블 손님이 눈쌀을 찌푸리는 등, 아주 목불인견이었습니다. 큰 싸움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그 형과의 인연은 이제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한테 쏟아냈던 험악한 말들... 아무리 취했어도 생생히 기억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제 카톡과 페북 모두 그 형을 차단한 상태입니다.


한바탕 자고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다시 돌아보니, 참 한심하고 우스운 노릇입니다.


그 형.. 요즘 갑자기 정치를 한답시고 설치고 다니고 있더군요. 원래 정치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정치를 할 깜냥도 절대 안될 인물이라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구질구질한 인간이 무슨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건지 그저 웃을 따름입니다. 


여하간 그 형을 통해 저도 다시 한 번 술자리 처신에 대해 조심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저도 군대 가기 전에 술 먹고 사소한 사고(주로 말실수...)를 많이 쳐서 후회한 적이 많았습니다. 술에 취해 이성을 잃으면 도저히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도 그런 일들을 통해 반성해서, 지금은 그런 사고까지는 안 치고 있는데... 이 형을 보니 더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술은 자기 주량껏 마시고, 많이 마시더라도 절대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술자리에서 정치/종교와 같은 민감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 것.


아무리 되새겨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중요한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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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하나가 파문을 일으켰다. 

(관련 기사: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60165)


3분 28초 가량의 영상 속에서, 군용 트럭 하나가 주민들 사이에 가로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영상 속에서 마을주민들은 군인들에게 폰카를 들이밀고 사진을 찍어대면서, "여기서 왜 훈련을 하느냐"고 소리를 질러대고, 트럭 뒤에 앉은 병사들은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면, 28일 오후 3시 경에 제주 지역에 주둔 중인 해병대 병력 일부가 훈련의 일환으로 강정마을에 들어왔다고 한다. 훈련을 하다가 철수를 하는 와중에 '사주경계'를 위해 트럭 전후좌우로 병사들이 총을 겨누는 자세를 취했는데, 이게 사건의 도화선이 된 것. 군인들의 총부리가 자신들에게 향하는 것에 공포를 느낀 주민들이 철수를 위해 이동하는 군용 트럭을 가로막고, 지휘관에게 항의한 것이다.


영상 속 강정마을 주민들의 주장을 정리해보자면, "상생을 위해 강정마을에 들어왔으면, 그런 모습을 보여야지 주민들에게 왜 총을 겨누냐", "초등학교 앞에서 왜 이런 훈련을 해서 위협을 주느냐", "훈련을 할 거면 기지 안에서나 하지 왜 마을까지 들어와서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느냐"는 등의 말로 정리가 된다.


영상 속에서 병력들을 인솔하던 지휘관은 지역주민들의 항의에, "실탄은 없으며, 훈련 후에 철수하는 중이다"라고 해명했지만, 주민들은 막무가내다. 군인들의 얼굴에 폰카를 들이밀면서 사진을 찍어대고, "누가 지시했냐", "장난하냐"며 아우성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주민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가 없다. 마을에서 훈련을 한 것도 아니고, 훈련을 하다가 철수하는 과정이었다. 설사 훈련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저렇게까지 욕을 먹어야 할 행동인가? 해병대 측은 분명히 사전에 주민센터에 훈련을 통보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거니와, 전쟁 나면 북한이 어디 싸울 장소를 가려 싸운다던가? 오히려 민간인들이 대거 몰려있는 마을이야말로 우리 軍이 가장 먼저 지켜내야 할 장소로서, 당신들을 지켜주겠다고 들어와서 훈련하고 있는 것을, 저렇게 박대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군인들은 뭐 훈련하고 싶어서 하나? 나라 지켜야하니까, 당신들 지켜내야 하니까... 그래서 밤에도 잠 못자고, 여름엔 더위 먹고 겨울엔 동상 걸려가며 훈련하는 것이다. 그런 장병들의 노고를 이해해주지는 못할 망정, 죄 없는 일선 장병들에게 이 무슨 무례한 행동인가 묻고 싶다. 주민들을 보면 자꾸 '평화, '평화' 하는데, 진정한 평화는 굳건한 안보 위에 이루어짐을 왜 모르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이 영상의 전말을 보도하는 기사들은 대부분 軍이 명백하게 잘못하고 있다며 대놓고 주민 편을 들고 있는데, 물론 대부분 제주 지역 언론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매우 편파적인 보도에 염증이 생기는 것만 같다. 한 언론사는 "군이 마을에 들어왔으면, 귤이나 마늘을 따는 등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하략)"이라고 하는 한 마을 주민의 인터뷰를 인용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軍의 존재가 마을에 들어와 귤이나 마늘 따라고 있는 존재들인가? 


'국방의 의무'라는 미명 아래 끌려와서 2년 가까이 고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들들에게, "귤이나 마늘을 따주지는 못할 망정"이라는 말을 한다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軍이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농번기에 농사도 도와주고, 수해 입으면 복구도 해주고,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무료로 과외도 시켜주고 하다보니 무슨 군인들을 자기네들의 필요에 따라 불러 써먹는 노예 정도로나 생각하는 모양이다. 잘 생각해보라. 그 병사들도 결국 당신네들의 아들이요, 조카요, 형제들이다. 당신네들 자식들이 군대 끌려가서, 최저임금만도 못한, 쥐꼬리만한 월급 받아가면서 개처럼 고생하는데, 누가 나와서 저런 식으로 말하면 가슴이 찢어지겠나, 안 찢어지겠나? 그런 사병들의 노고를 이해하고 어루만져줄 생각은 하지도 못 하고, 뭐가 어째?


그래서 내가 영상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트럭 뒤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병사들이었다. 간부도 잘못한 건 아니지만, 병사들은 더더욱 잘못한 게 없다. 병사들은 정말 위에서 '까라니까 깐 것' 뿐이다. 그런데 폰카를 들이밀면서 사진을 찍어대는 주민들 때문에 죄 지은 것마냥 고개도 못 들고 수그리고 있다. 저 병사들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군대 억지로 끌려온 것도 힘든데, 자기들이 지켜주는 주민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못받을 망정, 오히려 저런 대접을 받으니 정말 서럽지는 않았을까 안쓰럽기만 하다.


요새 <태양의 후예>가 인기를 끌면서, 군인들이 인기라고 하는데, 이런 걸 보면 또 '전혀 아니올시다!'인 것 같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군인은 홍어X이며, 개호구일 뿐. 2년 동안 뺑이쳐봐야 남는 것도 없고, 대접도 못 받는다. 


정말 우리나라의 군인은 모두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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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2. 운전면허 취득

3. 워드 자격증 취득

4. 차예사 자격증 취득

5. 서예 배우기

6. 위대태껸 배우기

7. 국궁 배우기

8. 마상무예 배우기

9. 책 쓰기

10. 서울 5대궁 답사

11. 국악 악기 배우기


이상은 군 복무 시절 전역을 앞두고 심심해서 끄적여본 버킷리스트 초기 버전이고...


12.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인증서 취득

13. 서고에 있는 책 전부 독파하기


두 개가 추가되었다. 올해 안에 시도해 볼 만한 것들이 많다. 시간이 없다. 더 이상 여유부릴 생각 말고, 뭐 하나라도 진득하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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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 다음 날인, 지난 주 목요일의 이야기다.


노량진 할머니댁으로 전역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할머니댁이 위치한 노량진 본동길은 내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여서, 생각보다 아주 뚜렷하게 내 추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동네다. 최근 종영한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오랜만에 어릴 적 살던 동네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고 싶어서 본동길을 걸어내려왔더랬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옛 건물들이 점차로 철거되어, 내가 살던 풍경을 추억하기엔 너무 많이 바뀌어버려 아쉬움이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푹푹 한숨만 내쉬며 걷고 있는데, 웬 어린 학생들이 구석진 골목길로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거기도 옛날에 내가 살던 동네의 골목길이라서, 생각없이 따라 들어갔는데, 이런... 5~6명 정도 되는 학생 무리가 쪼그리고 앉아 구름과자를 열심히 피고 있었다. 당황해서 못본 척 그냥 나와버렸는데, 돌아오면서도 '훈계를 했어야 하는 건가' 싶어 후회도 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내 자신이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그 시간대는 벌건 대낮이었고, 얼굴들을 보아하니 매우 앳된 것이, 고딩도 아닌 중딩쯤이나 된 것 같은데, 아무리 구석진 골목길일지언정 백주대낮에 교복을 입고서 몰래 흡연을 하는 행동이 결코 바람직해보이진 않았다.


어쨌거나 그 골목길은 공사를 위해 철거된 건물들로 향하는 길이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길이었기에, 백주대낮임에도 불량 학생들이 활보할 수 있었던 것이리라. 사실 흡연이야 결국 손해보는 것도 지들이고, 남들에게 폐만 안 끼친다면 딱히 터치해야 할 필요성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런 지역에 학생들이 자주 노출되면 흡연이 아니라 더 큰 피해(학교폭력, 성범죄 등)가 벌어지는 장소가 될는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첨부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올렸다. '범죄위험지역이니 저 지역에 대한 지구대 및 인근 학교의 순찰 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민원을 넣었는데, 며칠되지 않아 경찰청으로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회신이 오더니, 얼마 후에는 경찰에서 전화가 와서 내가 보낸 민원에 대한 답변을 상세하게 해주었다.


그 결과는, 아래 회신 온 답변 메일의 내용을 캡쳐하는 걸로 대신한다.




내 이름이 왜 '황준하'인지 알 수는 없지만 (...)


여하간에 친절하고 상세하게 답변을 해주어서 고맙고, 부디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순찰이 강화되어, 더 큰 범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도 뭔가 보람있는 일을 실천한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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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자매지(?)인 <오마이스타>에서 재미있는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6.4 지방선거 특집으로 드라마 <정도전> 속 등장인물을 선거에 출마한 후보라 상정하고, 애청자들에게 각 후보에 대한 지지연설문을 받아 선발한 것입니다. 1후보 당 1연설문이 채택되었는데, 저는 기호 3번 이성계 장군에 대한 지지연설문을 작성해 당선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특집기사로 떴길래 링크 공유합니다.
부흥 여러분이라면 누구를 지지하실 것인지, 연설문 보고 덧글로 지지 입장 표명해주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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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의 열풍이 무섭다. 11년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며 오랜 시간 여의도 정치판에서 현실을 겪은 정현민 작가는 역사 속에서 현실을 발견했고, 그 역사는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정치'의 참 의미를 되묻고 있다.

그런 <정도전> 속 인물들이 선거에 나온다면, 어떤 정치인의 모습으로 국민에 다가설까? <오마이스타>의 질문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이에 극 중 인물들이 후보로 출마한다는 가상의 '선택 2014', 아니 '선택 14세기' 기획을 마련해 애청자들로부터 지지연설문을 받았다.

'선택 14세기' 기획을 위해 원안 포스터 사용을 허락해 준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정도전 갤러리'의 'HARANG'님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격동의 시기를 살았지만, 고려의 백성들은 리더를 '선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오늘은 6월 4일,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다. <편집자 말>

아래는 각 후보에 대한 지지연설문 링크.

기호 1번 - 정도전 (만두 하나도 나누는 나라) : http://omn.kr/8edz
기호 2번 - 이인임 (집정대신 20년의 경륜으로) : http://omn.kr/8ee2
기호 3번 - 이성계 (지금 고려로는 희망 없음메) : http://omn.kr/8ee6
기호 4번 - 정몽주 (찐빵처럼 포근한 남자) : http://omn.kr/8edy
기호 5번 - 최 영 (오직 고려 밖에 모르는 바보): http://omn.kr/8edx

 

 

PS. 그나저나 이거 공모전 당선자들에 대한 특전이 무려... 드라마 <정도전> 등장인물과 직접 만나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하우다. 내레 참말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갔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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