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5년 2월 21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不忘初心 知行合一 (불망초심 지행합일)

2015년 을미년 정월을 맞아, 앞으로 남은 군 생활에 대한 나의 다짐을 휘호로 적어보았다.

지금으로부터 근 8개월 전인, 2014년 6월 25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現 나의 자대) 합격 통보를 받고서 뛸 듯이 기뻐하면서, 한 편으로는 6.25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하는 숭고한 보직을 수행하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더랬다. 그리고 "단 한 분의 호국영령이라도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모시자"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막상 입대하고 현장에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하다보니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고고학, 뼈대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없이 맨 몸으로 현장에 뛰어든 어리바리 이등병에게 현장은 너무나도 버거운 곳이었다. 게다가 의지할 곳 없는 군대였기에 외로움은 더욱 사무쳤고, 안 보이는 곳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여러 번이었다.

지금도 솔직히 내 스스로가 너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곧 다시 현장으로 출동하게 될 텐데, 이등병 때처럼 여전히 어리바리하게 행동하지는 않을지, 또다시 너무 힘들다고 초심을 잃고 방황하지는 않을는지 걱정이다.

그래서 새해를 맞아 입대 전의 초심을 잃지 말고, 배운대로 행동하자는 다짐을 적어 관물대에 부착해놓고 매일 들여다보고 있다. 머리로만 이 글자를 외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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