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5년 4월 3일에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2015년 전반기 유해발굴작전 출동 한 달차가 되어간다. 어느 덧 일병 6호봉이 되어 2개월 뒤면 감히 바라보지도 못했던 '상병'을 달게 되는데, 지난 한 달은 과연 내가 그 무거운 계급장을 달 자격이 되는지 반추하게 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막내생활 근 7개월 만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후임도 들어오고, 확실히 마냥 아무 것도 모르고 어리바리했던 이등병 때보다야 심적 여유가 생긴 것은 분명하지만, 전체적인 작전 수행 과정에서의 잦은 실수는 과연 내가 짬을 제대로 먹었나 의문이 들게 만든다.

유해발굴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유해에 대한 지식도 스스로 생각할 때 많이 부족하고, 유해를 수습하는 능력도 이등병 시절에 비해 크게 진보한 것 같지도 않다. 그런 나의 문제점을 스스로 느끼고 있기에, "처음에는 나사가 꽉 조여져 있는 것 같더니, 요즘 들어 나사가 한두 개 풀린 것 같다"는 선임의 한 마디가 뼈저린 말로 다가온다. 내 스스로도 후임 앞에 부끄럽고 무능력한 선임으로 비춰질까봐 두렵다.

그래서 다시 결심한다. 다시 이등병의 마인드로 돌아가야겠다. 이등병처럼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겠다.


Posted by 가베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