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6년 1월 1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드디어 2016년 새해가 밝았다. 내게는 '전역의 해'이기에, 더욱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사실 지난 2015년 한 해는, 그동안 형식적인 수식어로 항상 따라붙던 '다사다난했던'이란 말이 참으로 실감나는 한 해였던 것 같다.

내 자신, 막내에서부터 최고 선임 분대장까지 급격한 서열 변화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후임들을 받았으며, 그 후임들과 또 많은 일들을 겪었기 때문이다. 썰을 풀자면 한도 끝도 없고, 여기서 언급할 일도 아니라고 판단되기에, 그저 지난 한 해, 내 자신도 무척 힘들었고, 내 후임들은 나보다도 더욱 마음 고생을 많이 했으리라는 말로 갈무리하고자 한다. 여하간 이제 모든 일들은 2015년 12월 31일부로 묻어두고, 2016년 새해는 새로운 마음으로 일을 시작해야겠다.

아무튼 오늘부로, 드디어 軍 5대 장성 중 하나라는 '병장'으로 진급했다!!! 꼭 1년 전인, 지난 1월 1일에도 사지방에서 새해를 맞는 소감을 페북에 남기며, "새해 첫 날 아침부터 X휴지나 치우는 암울한 현실 OTL"이라며 절규를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는 하루 하루 전역 날짜나 바라보는 짬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니 어찌 감회가 새롭지 않으랴.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놔도 반드시 돌아간다'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요즘 절실하게 느낀다.

오를대로 올라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권력의 최정점에까지 올라와봤으니,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말년'이 되어야 할 준비를 할 때가 점점 다가오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군필자들이나 진짜 말년들은 비웃을지 모르겠다. 사실 나 역시도 병장이라고는 해도, 진짜 말년이 되기엔 아직 시간도 한참 남았거니와, 내 자신도 밑의 애들을 이끌고 좀 더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남아있기에, 말년이란 말을 언급하기가 껄끄럽다. 그러나 벌써 내가 물러나기를 바라는 이도 있는 것 같고, 자꾸 견장에 집착해봐야 알량한 권력에 대한 내 욕심만 확인하는 꼴인 것 같아서 이제는 물러나는 법도 배워둘 생각이다. 아무쪼록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겠다.

모쪼록 2016년에는 이제 사회인이 되어 여러분과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조만간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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