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5년 8월 1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단 복귀 기념 - 그동안의 근황과 나의 고민]

2015년 7월 31일부로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던 전반기 유해발굴작전이 종료되고, 서울 현충원 자대로 복귀했습니다. 자대에 있는 시간보다 야전 부대에서 숙영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서 그런지, 자대에 와도 남의 부대마냥 어색하고, 전역자에 비례해 늘어난 수많은 후임들의 얼굴 역시 낯설기만 합니다.

이제 약 한 달 가량 자대에서 휴식을 취하며 9월부터 시작될 후반기 유해발굴작전을 준비하게 됩니다. 지금 현재 가장 기다려지는 건 역시 1주일 앞으로 다가온 9박 10일의 달콤한 휴가입니다. 그동안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고, 보고 싶어도 보지 못했고,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며 꾹꾹 참아왔던 것들을 다 해보고 싶습니다. 군 생활하며 속에 품고 있는 스트레스나 고민들도 밖에 있는 사람들과 한 잔 술에 털어넣으며 속 시원히 풀고 싶습니다.

그간의 근황을 설명할 겸, 요즘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의 단편들을 늘어놓자면, 아무래도 '전역 후 진로'와 아깝게 흘러가고 있는 20대 중반 청춘의 시간을 군대에서 어떻게 보내야 유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직 전역하려면 8개월이나 되는 어마무시한 시간이 남았지만, 전역하고 나서 이런 고민을 하기엔 제 나이가 나이인만큼 매일 매일 '전역하면 뭐 먹고 살지...?'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합니다. 하루 빨리 진로를 정해야 맘 편하게 군 생활도 하고, 또 그 진로를 걷기 위해 해야 할 공부들도 할텐데 앞이 깜깜하니 당장 뭘 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입대하기 전엔 정말 막연하게 "군대 갔다와서 계속 역사공부하지 뭐"라고 맘 편하게 생각했는데, 군대에서 생각을 할 시간이 많다보니 과연 그 길이 내 길이 맞는가도 고민이고, 기타 다른 선택지들 역시 과연 그 선택을 했을 때 내가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마냥 이런 고민들로 시간만 보내기에는 또 아깝다고 생각해서, 뭐라도 생산성 있는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6월부터 꾸준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운동 시작 전보다 3kg 정도 빠지긴 했는데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겉으로 드러나는 효과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겉으로 드러나는 몸매를 만드는 건 이차적인 관심이고, 일차적으로는 입대 전에 열심히 배웠던 무예24기의 몸짓을 잊지 않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지금 당장 병장기를 들고 수련할 수는 없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맨손무예 권법을 위주로 '기본기' 수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기본기 수련에 열중하다보니, 무예든 공부든, 사회생활이든 가장 중요한 건 '기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기 수련에 충실하여, 기초가 다져지니 자신감이 생깁니다.

아무튼 이번 휴가 때는 그동안 갇혀 있어(?) 못 해봤던 것들을 하면서 누적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 제 고민을 풀어놓고 진지한 조언을 얻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처음엔 짧게 쓰려고 했는데, 푸념이 늘어져서 글이 과도하게 길어져버렸네요. 아무튼 다음 주 일요일, 휴가 나가서 다들 뵙겠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건강 유의하시길...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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