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5년 8월 23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9박 10일 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휴가를 나름 보람차게(?) 보내고서 지난 화요일 무사히 부대 복귀하였습니다만... 복귀하자마자 북한의 포격 도발이라는 비상 사태를 맞이하였네요.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그리고 2013년 북한의 일방적인 정전협정 폐기 선언 등 다양한 도발을 접해봤고, 나름 걱정도 했습니다만 확실히 군대 밖에서 소식을 접하는 것과 당장 군인이 되어 부대 안에서 소식을 접하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물론 제가 속한 부대가 최전방 전투부대는 아니기에, 비상이 걸린 최전방 전우들이 고생하는 것에 비하면 여유가 있지만 혹여라도 있을 추가 도발이나 전면전으로의 확대를 대비해 일련의 군사적 준비가 내부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전쟁이란 것이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역사책에서만 보던 남의 일이 아니란 게 실감납니다.

때마침 휴가 복귀하며 들고 온 <백범어록>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분단이 공고화되면 반드시 동족의 상잔이 있을 것이라는 김구 선생의 말씀이 작금의 상황에 비추어볼 때 너무나도 소름 끼치게 와닿아 더욱 서글픈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듯합니다.

여하간 지금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하는데, 회담이 잘 성사되어 더 이상의 인명피해나 물적피해가 발생하지만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현충원에서 밥 잘 먹고, 잠 잘 자면서 무사히 지내고 있으니 큰 걱정 마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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