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해금 연습 영상을 올려봅니다.


요새 무예 수련하면서 셀프 동영상 모니터링 하는 재미에 맛들렸는데, 해금도 한 번 동영상 모니터링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급하게 촬영해봤습니다. 급하게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계속 연습해왔던 곡이고, 영상 촬영 전에도 몇 번 연습해서 손을 풀고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아리랑 이 곡만 몇 개월째 연습 중인데도 아직까지도 삑사리도 나고 완벽하지 못한 것을 보면 무예 뿐만 아니라 음악에 있어서도 심하게 둔재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뭐 특별히 자괴감이 들거나 스트레스 받고 하진 않아요. 무예 수련하면서 '기본에 충실하라', '슬럼프가 오더라도 우직하게 그리고 꾸준히 연습하라'는 교훈을 체득한 뒤라서요. 요근래 들어서 꾸준히 개인연습을 하는 통에 진도에 뒤쳐질 정도도 아니고요. 사실 진도 욕심도 별로 없습니다. 남들보다 앞서 나갈 생각도 없고, 그저 선생님이 가르쳐주실 때 뒤쳐지지만 않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모두 무예를 수련하며 깨달은 교훈들이죠. 아직은 화려한 곡에 대한 욕심은 없고, 삑사리가 나는 등 부실한 기본기나 확실히 극복하는 게 1차 목표입니다.


생각해보면 해금을 배우기 시작한 지 벌써 8개월 째입니다. 좀 있으면 1년이 되네요. 이제는 그냥 하나의 일상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요. 처음엔 서울에서 부천까지 다니는 게 귀찮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배울 지는 모르겠지만, 스승이 더 이상 필요 없이 혼자서 교정하고 연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꾸준히 다니고 싶습니다.


아래는 제가 다니는 부천 해금소리 교습소 약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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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저녁마다 해금 수업을 들으러 부천으로 갑니다.


해금교습소가 부천시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탓에, 월요일 저녁은 항상 시청 지하 1층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집이 가까웠다면 지금보다 더 자주 가서 먹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일반인들에게도 개방을 하고 있어 점심, 저녁으로 자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는데요, 입구에서 식권을 발급받아 뷔페식으로 식사를 하는 시스템입니다. 식권은 3,800원밖에 안 합니다. 자율배식이 가능해 먹고 싶은만큼 양껏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고, 맛도 매우 훌륭합니다.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고요.


반찬도 기본찬을 포함해서 무려 5~6찬 가까이 됩니다. 조금씩만 받아도 다 먹고 나면 배가 매우 부를 정도입니다. 거기다가 후식으로 누룽지가 제공되고 있어 한 끼를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지요.


집 근처가 노량진 고시촌이라 공시생들 대상으로 운영하는 저렴한 밥집에 자주 가곤 합니다. 그런 곳들도 저렴해봐야 4,500원 이상입니다. 그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도 맛이며 양이며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저렴하게 집밥을 즐기고 싶다면 부천시청 구내식당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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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약속이 있어 합정역에 갔는데, 그분이 채식을 하는 분이라 본인이 미리 점찍어둔 식당으로 안내하더군요. 합정역 근처의 '쌀롱딜리셔스'라는 곳이었습니다. 비건버거와 같은 채식메뉴도 있지만, 육식메뉴도 취급합니다. 저는 딱히 파스타를 좋아하지도 않고 그래서 '함박규동'을 주문했습니다.


솔직히 맛은 별로였습니다. 함박규동은 너무 달고 고명으로 나오는 함박스테이크도 고기가 제대로 안 다져져서 뼈같은 게 씹히더라고요. 제가 만두 먹을 때도 그런 거 씹히는 걸 굉장히 싫어합니다. 씹었을 때 이물감이 들면 밥맛이 확 떨어지던데... 지인이 데려온 곳이고 얻어먹었는지라 군말은 안 했지만,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파스타는 먹을 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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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맞맞후임이 휴가를 나왔길래 어제 강남역에서 만나 술 한 잔 했습니다.


그 친구 신병으로 받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분대장 떼고 이제 '말년'이라고 합니다. 제가 말년이었던 것도 엊그제 같은데 그 친구도 말년이라고 하니 참 시간이 빠릅니다. 군대 안에서만 시간이 그렇게 느리게 가나봐요. 나오니까 이렇게 총알처럼 빠르게 흐르는데...


여하간 강남역에 좀 미리 도착해서 구경하는데, 연신 감탄이 나오더군요. 처음 온 건 아니었지만, 새삼 감탄했습니다. 그동안 노량진, 반포, 홍대 여기저기 다 가봤지만 강남역도 만만찮게 번화하더라고요. '방탈출카페'라는 신기한 업소도 보이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어갔더니 수입음반을 1천원에 팔기도 하고... 술집, 맛집 뭐 없는 게 없더군요. 괜히 제가 '서울촌놈'이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히 서울이 살기 좋긴 합니다. 얼마 전에 외할아버지 장례식 때 춘천에 갔었는데, 배가 아파 죽겠는데 약국이 없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내 나가서도 약국 찾는다고 꽤나 헤맸지요. 나름 '시'라고 하는 춘천도 그 모양인데, 거기보다 더 벽지는 말할 것도 없죠. 시골살이의 즐거움이 있다고는 하지만, 처음부터 도시에서 나고 자라 문명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고문보다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가끔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그건 그저 이상으로나 놔두려고요. 누가 뭐래도 저는 제가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들이 도처에 널린 서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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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코엑스(COEX)에서 '서울 카페쇼'란 행사를 개최합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커피박람회라고 합니다. 커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카페쇼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커피축제 참석하러 강릉도 다녀왔는데,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제가 빠질 수가 없죠. 티켓값이 비싼 편인데, 다행히 사전등록을 한 덕분에 무료로 관람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코엑스 자체가 워낙 규모가 커서요. 건물 도착해서도 전시장 찾아가는 데 한참을 걸어가야만 했습니다. 출입증 발부받아 들어가니, 사람 정말 많더군요. 게다가 주말이었던 관계로 사람이 아주 바글바글... 당연히 부스마다 커피 무료 시음 행사도 하고 있었는데요,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좀 인기 있는 부스들은 줄이 길어서 체념해야만 했습니다. 저처럼 성격이 급한 사람은 줄 서는 게 견디기 힘든 고통이죠.


알고 봤더니 1, 2, 3층을 통째로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더군요. 방대한 규모를 보니 왜 아시아 최대 규모라고 불리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저는 강릉에서 열리는 커피축제가 최대 규모인 줄 알았는데, 서울카페쇼에 와보니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크더군요. 앞으로는 굳이 커피축제 즐기러 강릉까지 갈 필요도 없을 듯해요. 코앞에서 이렇게 대규모 행사를 하니.



아무튼 공짜커피나 좀 얻어마실 요량으로 가볍게 들렀는데... 막상 눈앞에 펼쳐진 커피용품들을 보니 또다시 지름신이 강림해버렸습니다. "전시회라서 반짝 할인하는 거다. 끝나면 이렇게 싸게 못 산다"는 호객행위에 그만 넘어갔습니다. 커피란 게 하나를 사면 둘을 사고 싶어지는 법입니다. 집에 있는 서버가 금이 간 관계로, 서버나 하나 살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드립퍼가 탐나서 하리오 드립퍼를 사고... 내려마실 커피 원두도 사야하고. 


그래도 원두는 정말 저렴하더군요. 브라질 커피원두를 100g에 1,000원에 판다고 하길래 처음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진짜 천 원이예요?", 


"네, 맞아요!" 


"아니... 왜 이렇게 싸요?"


전시회 막바지라서 떨이로 싸게 판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 한 봉지도 구입해왔습니다. 아무튼 커피용품으로 두툼한 봉투를 들고오니 뿌듯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돈도 없는데 자꾸 충동구매 하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는 게 후회스러웠던 거죠. 그러면서도 새로 산 하리오 드립퍼로 커피 내려볼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그저 오래도록 잘 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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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마다 신촌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리는 글쓰기 강좌가 오늘로 끝났습니다. 집에서 신촌이 그렇게 먼 것도 아니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야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집 앞이라고 해도 특별한 일 없으면 잘 안 가게 되는 법이죠. 그래서 오늘은 신촌에서 좀 비싸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끔은 무리해서라도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신촌에는 맛집이 참 많습니다. 이화여대, 서강대, 연세대...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이 몰려있는 대학가라 온통 맛집 천지죠. 신촌에서 밥을 먹을라치면 '도대체 뭘 먹어야 할까' 결정장애 증상이 극도로 심해지곤 합니다. 오늘도 뭘 먹어야 하나 계속 고민하다가... 평소 눈 여겨 보았던 중식당이 떠올랐습니다. 


'딤차이'라고 하는 딤섬 전문점입니다. 다만 일반 분식집도 아니고 중식 레스토랑에 가까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인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게다가 한참 사람 많을 저녁 시간... 혼밥하기에는 워낙 난이도가 있어보여서 입구에서 좀 망설이다가 두 눈 질끈 감고 들어갔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일단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더욱이 저처럼 혼밥을 즐기는 분들이 몇 명 있었던 것도 위안이 됐습니다. 괜히 주눅 들었나봐요. 제 맞은 편 테이블에서 저처럼 딤섬 여러 판에 짬뽕 한 그릇 시켜서 열심히 드시는 분을 보면서 마치 그분과 함께 식사하는 것마냥 든든한 느낌을 받았네요.


여기는 딤섬 2판을 주문하면 1판이 서비스로 나옵니다. 짜장면이 4천원이고요. 짜장면은 당연히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딤섬을 한 판만 주문하자니 부족할 것 같고.. 두 판을 주문하면 한 판이 서비스인데 세 판을 다 먹을 수 있을까 좀 걱정스럽더군요. 그래도 기왕 먹는 거 푸짐하게 먹어보자 하는 심산으로 짜장면에 딤섬 세 판을 주문했습니다. 전부 14,000원입니다. 비싼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었다고 봐요. 요즘 웬만한 중식당에서도 짜장면 한 그릇에 6천원 이상 받으니까요.



먼저 짜장면. 4천원이라고 해서 양이 적을 줄 알았는데, 정말 많습니다. 더욱이 면발도 탱탱하고, 고기도 아주 부드럽더군요. 개인적으로 짜장면 맛이 참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딤섬입니다. 사진 순서대로 '차슈빠오'(단 맛이 나는 돼지고기를 넣은 만두), '소고기쇼마이'(다진 소고기에 갖은 양념이 들어간 만두), '딤차이 소롱포'(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를 넣어 육즙이 풍부한 만두)입니다. 개인적으로 차슈빠오와 소롱포가 괜찮았던 것 같아요. 


차슈빠오의 만두 속은 단팥빵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달달한데, 계속 씹다보면 중국 향신료의 맛이 혀끝에 느껴지더군요. 소롱포는 뭣모르고 물었다가 갑자기 육수가 '팍' 터져서 깜짝 놀랐네요. 하마터면 입을 델 뻔... 그만큼 육수로 가득찬 만두입니다. 다만 그 육수가 이 만두의 생명인 듯 합니다. 소고기쇼마이는 너무 퍽퍽해서 별로였습니다.


아무튼 다 먹고 나니 배가 정말 부르더군요. 제가 대식가는 아닌 편이라... 그래도 만족스럽게 잘 먹었습니다. 다만 분위기도 좋고, 안주들도 퀄리티 있겠다 맥주 한 잔 곁들였으면 더 완벽했을텐데 술을 마시지 않았던 게 아쉽습니다. 이후에 바로 강의가 있어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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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서울대입구역 근처 한정식집에서 먹은 '청국장 정식'입니다. 


인당 13,000원인데 2인 이상 주문 가능하고요. 일행이 모두 4명이어서 4인분 주문하니 저렇게 세팅해줍니다. 솔직히 그렇게 저렴한 가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양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고... 맛도 특출나게 맛있고 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늘 기름진 음식만 먹다가 이렇게 담백한 음식도 먹어주고 해야 위장에 부담이 덜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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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주 목요일마다 신촌에 갑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자유기고가 과정' 수업을 듣고 있기 때문인데요, 강의시간이 애매해서 저녁을 해결하는 게 항상 문제입니다. 집에서 먹고 가려면 일찍 먹고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면 금세 허기가 지더라고요. 군것질을 하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이죠.


밖에서 먹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맛집이야 많지만, 요새 밥값이 워낙 비싸서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센터 바로 앞에 저렴하게 저녁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강대학교 학생식당! 그래서 엊그제는 서강대 학식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서강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학생식당이 있는 곳까지 깊숙이 들어와보기는 처음이네요. 마치 서강대생이 된 것마냥 유유자적 캠퍼스를 활보하다가, 학생식당이 있는 '엠마오관'에 가서 학식을 사먹었습니다. 2,700원이라 역시 저렴합니다. 날이 추워진 탓에 뜨끈한 국밥이 땡겼는데, 마침 그날 메뉴도 '소고기샤브탕'. 맛도 괜찮아서 국물 한 숟가락 남기지 않고 싹 비웠네요.



배부르게 저녁 먹고 여유 있게 캠퍼스 구경 좀 하면서 나왔습니다. 


요새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시끄러운데,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바로 서강대 출신이죠. 그래서인지 서강대에도 시국선언 대자보가 많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이 시국선언문 귀퉁이에 욕설이나 낙서를 한 것을 보면서 눈쌀이 찌푸려졌습니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비열하게 저러는 건 옳지 못한 행동이죠. 적어도 대학생이라면, 좀 더 퀄리티 있는 방식으로 의견을 개진했어야 맞는 일이라 봅니다.



강좌가 다음 주가 마지막인지라, 서강대 학식을 또 언제 이용하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신촌에서 저녁을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면 서강대 학식도 괜찮노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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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태원대학교 '난 언제 제대로 연애해볼과' 3강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학과장님께서 강의 전에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제안을 하셔서, 딱히 할 일 없던 저도 따라 나섰습니다. 이태원에 위치한 '허거스(Huggers)'라는 수제버거 전문점이었습니다. 근데 일반적인 수제버거가 아니라 비건(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버거 전문점이라고 합니다. 사실 수제버거 자체가 저에겐 생소한 음식이었는데, 비건버거는 더욱 생소했지요. 그 맛이 참 궁금하더라고요.


점포 자체는 규모가 작은 편이었는데, 한적한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태원의 시끌벅적하고 화려한 모습 뒤에 이렇게 조용한 골목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동네 구멍가게가 더 어울릴 법한 골목길에 수제버거 전문점이 있는 것도 신기하더군요. 약간 부조화스럽긴 했지만, 나름 운치가 있는 것도 같았습니다.



메뉴는 그리 많지 않은데요, 대부분 9천원~1만원 사이를 왔다갔다 합니다. 햄버거 하나에 만 원씩 지불해야 한다는 게, 저로써는 사실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만... 수제버거는 다들 그 정도 하는 모양이더군요. 맥도날드 수제버거도 7~8천원 하는 걸로 알고 있고. 수제버거다보니 일반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요.


그중에서도 저는 '두부칠리버거'라는 1만원짜리 버거를 맛보았는데요, 실제로 버거에 두부가 올려져있더군요. 수제버거를 먹는 건 익숙지 않아서, 처음에 칼질을 어떻게 해야하나 망설이다가... 그냥 맨 위에 덮인 빵과 두부만 걷어내고 썰어 먹었습니다.



맛은 괜찮았습니다. 분명 고기의 질감이 느껴지는 패티가 있었는데, 여기 햄버거들은 고기가 전혀 안 들어간다고. 심지어 달걀, 우유와 같은 동물성 재료도 안 쓴다고 합니다. 오로지 채소로만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그런데도 고기의 질감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콩고기를 제조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제조되는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아무튼 학과장님께서 사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먹었습니다. 매번 얻어먹는 게 죄송할 따름이네요. 덕분에 비건버거라는 것도 먹어보고, 제 입이 호강한 날이었습니다.


다만 자주 찾긴 힘들 것 같습니다. 햄버거 하나 먹고서는 도저히 양이 차질 않아서 말이죠. 만 원씩 내고 사먹었는데 배가 고파서 다른 음식을 또 사먹어야 한다면... 제 주머니 사정으로는 자주 사먹기 힘들 것 같군요. 주머니 사정에 여유가 있을 때, 간식 정도로 사먹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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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통장 잔고가 1,000원 밖에 안되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교통비 등등 돈 나갈 데를 생각하지 않은 채, 계획에 없던 돈을 펑펑 써대다보니 통장 잔고가 바닥이 나버렸죠. 당장 교통비 3만원 지불할 돈이 없어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할 정도로 쩔쩔 매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돈이 떨어지니 사람들 만나는 것 자체가 꺼려지더군요. 어디 가서 커피 한 잔 하자고 할까봐. 그런 상황이 실제로 오면 굉장히 난감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에서야 간신히 숨통이 트였습니다. 중학교 자유학기 강사 월급이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엊그제는 <오마이뉴스>에 쌓아둔 원고료도 들어왔습니다. 통장 잔고가 한 순간에 바닥을 찍었다가, 지금까지 보유해 본 적 없는 거액의 돈이 쌓였네요. 그래봤자 100만원 좀 안 되는 돈이지만, 저한텐 이 정도도 거액이군요.


계획에 없는 돈을 펑펑 써댄 후폭풍이 얼마나 무서운지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돈을 좀 아껴 쓰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혹시 모를 충동구매를 방지하고자, 일부러 자주 쓰는 통장에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겨두고 다른 곳에 돈을 옮겨놨습니다. 그리고 물건을 사거나 할 때는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두 번 세 번 꼼꼼히 점검합니다. 그래도 돈이 들어오니 다시 마음이 풀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아무튼 월급도 들어왔겠다, 오늘 하루는 나만을 위한 고퀄리티의 힐링타임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휴식이 좀 필요한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서평기사 하나를 써야했는데, 글이 유난히 안 풀리더라고요. 지난 번에도 살짝 언급했지만, 글쓰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해도 계속 집중이 안됩니다. 내내 그 글만 생각나거든요. 좋아하는 무예 수련조차 집중이 안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어제 저녁에 송고를 마치고 나니 너무 홀가분하더군요.


그래서 하루 종일 일이 없던 오늘, 강남 센트럴시티 메가박스에 가서 조조로 영화 <럭키>도 보고 점심도 럭셔리한 중화요리 뷔페에서 해결했습니다. 


제가 간 곳은 반포역 뉴코아백화점 5층에 위치한 '샹하오'라는 뷔페입니다. 제가 중국요리라면 환장을 해서, 평소에도 자주 가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가난한 휴학생 주머니사정으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어서 자주 가지는 못했죠. (점심이 15,900원이고 저녁이 22,900원입니다) 하지만 월급도 들어왔겠다 오늘만큼은 정말 나를 위해 써야겠다 싶어서 혼자서 다녀왔습니다.





깐풍기, 고추잡채/꽃빵, 만두, 꿔바로우, 유산슬, 마파두부, 청경채볶음, 토마토계란볶음 등등 제가 좋아하는 중국요리들이 한가득입니다. 뷔페라고 해서 음식들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웬만한 중국집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평소에 먹어보지 못하는 요리들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배가 작아서 다 맛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지만...





내친 김에 와인까지 곁들였습니다. 무제한 와인이 3,000원이고 글래스 와인 1잔이 1,900원인데 백주대낮부터 와인으로 배 채울 건 아니라서 '까베르네 메를로' 라는 와인으로 글래스 한 잔만 시켰습니다. 혼자서 와인에 뷔페에... 누가 보면 <혼술남녀> 찍는 줄 알겠습니다. 하석진 같은 외모가 아니라서 아쉽군요.





퀄리티 있는 혼밥으로 나만의 힐링타임을 충분히 즐겼으니, 내일부터는 다시 빡세게 읽고 또 쓸 준비를 해야겠죠. 


이제 돈도 좀 아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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