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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1박 2일로 친구들과 서울 시내 박물관 답사를 다녀왔더랬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곳중에 용산 국립중앙박물관도 코스로 포함이 되어있었는데요, 그곳에서는 마침 '쇠, 철, 강 - 철의 문화사'라는 기획전시가 지난 26일부터 열리고 있었습니다.


인류가 가장 오래 사용한 금속이라는 '철'의 역사를 통해 인류 역사의 흐름을 조망하고 있는 전시였습니다. 동, 서양에서 철이라는 금속을 어떤 방식으로 운용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된 유품의 종류나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제 눈길을 사로잡은 유품들은 '칼'들이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그리고 이란까지 다양한 나라의 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세계적으로 어떤 형태의 칼들을 운용했는지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도'(실제 유물은 남아있지 않아 복제품으로 알고 있습니다)라던가 의병장들이 쓴 칼, 청나라 군인들이 쓴 칼(현재 중국무술에서 사용하는 연검의 형태와 동일합니다)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요새 일본드라마 <신선조> 시리즈를 애청하고 있는 관계로 계속 일본도에만 눈이 가더군요. 보면 볼수록 멋있습니다.


아예 도검 전시회였다면 더 많은 칼들을 볼 수 있었을텐데, 주제가 그렇지 않다보니 전시된 칼의 종류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짧게는 몇 백 년에서부터, 길게는 천 년 이상 오래된 실제 유물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인만큼 연휴 때 한 번 들러서 관람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 성인 6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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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되어버린 차 생활>

그저 몸에 좋다 해서 마시기 시작한 보이차. 언제부턴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끓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자사호에 찻잎을 넣고 끓는 물을 부어 진하게 우려낸 보이차 한 모금을 들이켜면 잠들어있던 육체와 정신이 모두 깨어난다. 그렇게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비 오는 날엔 가만히 앉아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뜨거운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낭만적인 일이다. 차 마시는 시간만큼은 누구에게도 간섭받고 싶지 않은 게 내 심정이다. 바삐 살아가는 와중에도 차 한 잔 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틈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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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링크: http://omn.kr/np5n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기 시작한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영혼의 강제동원이 이뤄지고 있던 '대동아성전대비'와 탐방단이 새롭게 찾아낸 '윤봉길 의사 구금소 터'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특히 윤 의사의 구금소 터를 찾아가는 여정은 흥미진진한 내용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때론 감동적이고, 때론 슬프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입니다. 많이들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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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링크: http://omn.kr/nojs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독립기념관 주최로 4박 5일 간 열린 '2017 대학생 나라사랑 역사탐방'에 참여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일본 가나자와·도쿄 지역 일대의 독립운동사적지 등을 둘러보는 내용으로 구성됐습니다. 탐방하는 동안 보고 들으며 느꼈던 경험을 탐방수기로 묶어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블로그에 전문을 옮겨오기에는 다소 번거로운 것 같아 앞으로는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뒤, 기사로 깔끔하게 정리된 내용을 블로그에 링크로 첨부하기로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열람과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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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의 명물 '통인동 커피공방' 커피를 드디어 맛보게 됐습니다.


이곳 커피가 그렇게 유명하고 맛있다고 하는데, 그쪽에 갈 일이 없어 커피 원두는 항상 동네 근처에서 사먹곤 했습니다. 삼청동의 유명한 단골 커피가게도 있었고요. 게다가 요새는 보이차에 빠져서 커피 자체를 잘 안 마시게 되면서 통인동 커피공방에 갈 일이 더더욱 없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블로그에서 '경복궁의 봄'이라는 블렌딩 원두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구미가 당겨 주문했습니다. 직접 갈 필요 없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해도 보내줍니다. 더욱이 최초 가입시에는 배송비 면제 쿠폰을 주기 때문에 배송비도 들지 않습니다.


지난 주 내내 징검다리 연휴였던지라 주문한 지 한참만인 엊그제 드디어 왔습니다. 포장지를 까보니 정성스러운 포장이 눈에 띕니다. 핸드드립 맛있게 추출하는 가이드 팜플렛도 들어가 있고, 서비스 원두(케냐 AA)도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가 은근히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죠 ^^ 경복궁의 봄이라는 컨셉답게 일러스트와 문구도 아기자기합니다. 얼른 커피를 마셔보고 싶게 만드는군요.




그런데 이날 시간이 너무 늦어 커피를 마시지 못했습니다. 밤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므로...


고로 오늘 마셨습니다.


두둥...!



음...


너무 오랜만에 커피를 마셨나봅니다.


핸드드립 솜씨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물 조절도 실패했고, 감이 잘 안 오는군요. 하긴 드립도구에 먼지가 얹힐 지경이었으니.. 앞으로는 커피를 자주 마셔야겠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열심히 커피 클래스 찾아다니면서 커피를 찬양했던 저였는데 말이죠.


어쨌거나 드립은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원두 본연의 향마저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당히 좋은 향이 나더군요. 테이스팅 노트를 찾아봤습니다. 아래와 같답니다.



솔직히 아직은 코튼캔디니 벌꿀, 커피 블로썸 이런 맛을 느낄 정도의 미각은 못되서리.. 그래도 '경복궁의 봄'이라는 컨셉에 맞게 향긋한 꽃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통인동 커피공방 커피는 워낙 유명하고 커피맛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곳이니 커피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 주문해서 드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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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시절, 나는 유독 커피를 좋아했다. 일과를 마친 뒤 막사로 복귀해 후임들과 나눠마시던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은 지친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묵직한 향기와 혀 끝에 감기는 씁쓸한 맛. 동고동락하며 부대끼던 후임들과 나눠마시던 커피였기에 추억 한 스푼 보태져 더욱 진한 향기로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그 맛을 잊지 못했던 나는 전역 후 본격적으로 커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동네 문화센터를 찾아가 주부들 틈에 끼어 '홈바리스타' 강의를 열심히 듣고 관련 책도 사서 읽었다. 얼마 없는 용돈을 쪼개 커피를 내리기 위한 도구와 원두까지 구매해 직접 내려마시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런데 이 커피란 녀석은 알면 알수록 이해하기 힘든 녀석이었다. 커피콩이면 다 같은 콩인 줄 알았더니 그것도 생산지와 로스팅(볶는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인 원두로 재탄생한다. 더욱이 같은 원두라고 할지라도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 프렌치 프레스 등 내리는 도구와 방식에 따라 제각각의 맛을 내는 게 아닌가.



그때부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법'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매일 새로운 카페에 들러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바리스타들에게 맛있게 커피 내리는 법을 귀동냥하러 다니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나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커피를 내릴 수 있을까' 고민만 깊어졌다.


그때 우연히 만난 바리스타 한 명이 내게 귀띔을 했다.


"커피에 정답은 없어요. 아무리 실력 있는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도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맛 없는 커피인 거죠. 굳이 정답을 찾고자 한다면 자기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커피가 정답 아닐까요?"


그 말에 나는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아무리 세계적인 요리사가 만든 요리도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맛 없는 음식일 뿐이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단순하면서도 명징한 진리를 두고 나는 먼 길을 돌아 방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후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찾겠다는 미련한 여행은 끝났다. 이제 나는 커피를 마실 때면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를 먼저 생각한다. 잠들어있던 커피콩을 깨워 그 속에 숨어있던 향과 맛을 살려내는 역할을 하는 이들이 바리스타들이기 때문이다. 커피 본연의 성질에 자신만의 개성을 섞어 적절한 풍미로 되살려낸 바리스타들의 커피를 마시며 나는 드넓은 커피의 세계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중이다.



그러고 보면 커피는 '삶'을 떠올리게 한다. 커피에 정답이 없듯, 삶 역시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천편일률적인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마다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요, 서로 다른 꿈과 목표를 세우고 그를 위해 달려간다. 우리들은 결국 모두 삶을 추출하는 바리스타들인 셈이다.


* 수원대 2017학년도 1학기 교양 <문예창작의이론과실제> 과제를 위해 쓴 수필

* 블로그에 수필 끄적이는 건 자주 하던 일이거니와 <오마이뉴스>에서 그렇게 열심히 글을 써대는데도, 매번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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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강원 산간에 내린 눈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동장군의 마지막 발악이었나보다.

4월이 되자마자 거짓말처럼 날씨가 따뜻해졌다.

힘 잃은 바람은 뜨거운 햇볕 아래 맥을 추지 못하고

돋아나는 잔디와 피어난 개나리, 목련은 기어이 봄이 오고야 말았음을 말해준다.


잘 가라 겨울아.

머지 않아 또 만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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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마시던 소타차(작은 바가지처럼 둥글게 말아놓은 형태의 차)가 아직 남았지만, 보이차도 한 종류만 마시려니 영 물리더군요. 좀 다양한 종류의 차를 한꺼번에 구비해놓고 그때 그때 마시는 게 좋지 않나 싶어서 엊그제 지유명차 종로점을 찾았습니다.


보이차의 종류가 워낙 많은 터라 시음을 해보지 않고서 함부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사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막상 우려냈을 때 내 입맛에 정말 안 맞을 경우 후회할 수도 있죠. 음식이니 환불이나 교환도 안될 테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보이차 전문점에서는 고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차를 시음해보고 구매하게끔 권합니다.


저 역시 이날 앉은 자리에서 1시간 가까이 점장님이 내려주시는 다양한 종류의 보이차를 마셔봤습니다. 새로 입고된 원미소타부터 맹송숙전, 강성숙전까지... 새로 나온 원미소타는 마시자마자 땀이 주륵주륵 나는 등 열감이 장난아니었습니다만, 약간 밍밍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점장님은 강성숙전이라는 차를 추천해주셨는데 딱히 몸에서 열감이 별로 안 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맹송숙전'이라는 차를 구입했습니다. 예전부터 맹송숙전이 좋다고 해서 한 번 마셔보고 싶었거든요. 가격은 한 편에 7만원입니다. 아껴 먹으면 두고 두고 꽤 오랜 시간 마실 수 있으니 비싼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저도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 뒤로는 가급적 차에는 지갑 여는 걸 마다하지 않으려는 편이라...


그리고 1만 5천원짜리 지유소타차도 한 통 구입했습니다. 이건 아마 지유명차에서 가장 저렴한 보이차에 속할 겁니다. 가끔씩 생각나는 맛이라 맹송숙전이나 원미소타가 물릴 때 입맛 전환용(?)으로 마시기 위해 샀습니다.


여하간 보이차를 마시면서부터 술을 멀리하게 됩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밤마다 혼술하는 게 인생의 낙이었는데요, 보이차를 마시면서부터 이상하게 알코올이 별로 안 땡깁니다. 어쩌다가 한 잔 마셔도 몸이 술을 거부합니다. 지난 번 회식 때 소맥을 몇 잔 마셨는데 금세 머리가 아프고 속도 울렁거리더라고요. 술이라면 환장하는 편이었는데 놀라운 변화죠. 


반면에 보이차는 계속 마시고 싶어지네요. 요즘에는 학교 갈 때도 아침에 한 잔씩 우려서 보온병에 담아가기도 합니다. 마시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신체적 변화는 못 느끼고 있습니다만... 꾸준히 마시다보면 천천히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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