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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연재하기 시작한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영혼의 강제동원이 이뤄지고 있던 '대동아성전대비'와 탐방단이 새롭게 찾아낸 '윤봉길 의사 구금소 터'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특히 윤 의사의 구금소 터를 찾아가는 여정은 흥미진진한 내용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때론 감동적이고, 때론 슬프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입니다. 많이들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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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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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독립기념관 주최로 4박 5일 간 열린 '2017 대학생 나라사랑 역사탐방'에 참여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일본 가나자와·도쿄 지역 일대의 독립운동사적지 등을 둘러보는 내용으로 구성됐습니다. 탐방하는 동안 보고 들으며 느꼈던 경험을 탐방수기로 묶어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블로그에 전문을 옮겨오기에는 다소 번거로운 것 같아 앞으로는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뒤, 기사로 깔끔하게 정리된 내용을 블로그에 링크로 첨부하기로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열람과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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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바야흐로 '항일영화' 전성시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하고 있는 요즘이다.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암살>을 시작으로 2016년 작년 한 해에만 <동주> <귀향> <덕혜옹주> <밀정> 등 무려 네 편의 영화가 잇달아 개봉한 것이다. 올여름에도 벌써 <박열> <군함도> 등 두 편의 항일영화가 개봉을 앞둔 가운데, 28일 개봉 예정인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이 13일 언론 및 일반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1920년대 아나키스트 부부의 이야기


영화 <박열>은 1920년대 일본을 무대로 활동했던 아나키스트 항일운동가 박열(1902~1974)과 그의 아내이자 동지 가네코 후미코(1903~1926)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1923년 일본 열도를 뒤흔든 '관동대지진' 사건을 역사적 배경으로 한다. 유례없는 대지진으로 일본 전역이 혼란에 휩싸이자 수습책을 논의하던 일본 정부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살포한다. 


광기에 휩싸인 일본인들은 '자경단'을 만들어 조선인들을 보이는 족족 학살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일본 정부 역시 본토 내 불령선인(일제가 자신들에게 저항하는 조선인들을 얕잡아 부르던 말)들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아나키스트 조직 '불령사'를 이끌며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작전'을 준비하던 박열(이제훈 분)과 가네코 후미코(최희서 분)가 체포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사진: 영화 <박열> 스틸컷 - 출처: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이준익 감독, 마침내 <동주>를 뛰어넘다


영화는 대역죄 혐의로 체포된 박열 부부의 옥중투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공간적 배경은 대부분 좁은 감옥과 재판정에 국한된다. 영화 <암살>과 <밀정> 속에서 묘사된 아슬아슬한 총격전이라든지 스크린을 뒤흔드는 폭파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실제 박열은 황태자 암살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체포된 탓이다.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 동안 이렇다 할 액션 장면이 없다는 점은 자칫 관객들이 지루함을 유발케 할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 이준익 감독의 전작 <동주>가 그랬다. 윤동주 시인의 삶이야 그 자체로 흠잡을 데 없이 고귀했고, 시인의 역할을 맡아 달콤한 목소리로 시(詩)를 읊었던 배우 강하늘의 모습은 팬심을 사로잡을 만했다. 그 결과 입소문을 타고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선전했다. 그러나 영화적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라고 말하기엔 선뜻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장면 없이 시종일관 느릿하고 조용한 템포로만 흐르던 <동주>의 전개는 다소 밋밋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실화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극의 한계일 수도 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시를 무기로 독립운동을 했던 윤동주 시인에게 총을 쥐여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러나 <박열>은 전작 <동주>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 성공했다. 관객들의 눈을 현혹하는 자극적인 전개 없이 역사적 고증에만 충실하면서도 동시에 영화적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인 것이다. 그 열쇠는 바로 '해학'에 있었다.


한국인 특유의 해학적 정서로 그려낸 암울한 시대


실제 역사가 그랬듯이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시대는 암울하기 짝이 없는 시대다. 주권을 잃은 채 노예적 삶을 강요받는 식민지 백성들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결코 즐거운 일일 수가 없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항일영화는 시종일관 진지함과 엄숙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늘 무거운 분위기로 흘러왔던 게 사실이다.


반면 <박열>은 한국인 특유의 해학적 정서로 암울한 시대를 경쾌하게 그려냈다. 일제에 의해 피체되는 험악한 상황에서조차 박열 부부를 비롯한 불령사 회원들은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즐기는가 하면, 다 함께 '인터내셔널가'를 합창하며 유치장을 뮤지컬 무대로 둔갑시킨다.


취조가 시작되자 박열 부부는 오히려 자신들이 검사를 심문하는가 하면 일본인 간수를 통해 서로 간의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등 한마디로 이들을 '가지고 논다'. 상대적으로 일본 내각의 고위 대신들은 박열에게 휘둘리는 어리숙한 캐릭터들로 묘사된다. 캐릭터들의 해학적 묘사에 맞춰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들조차 경쾌하기 짝이 없다.


그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박열이 조선의 관복을 입고 재판정에 나타났을 때다. 박열을 지켜보는 영화 속 법정의 방청객들이 폭소를 터트리는 동시에 스크린 밖 객석에서도 폭소가 터져 나왔을 정도로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 속에 흘러간다.



(사진: 영화 <박열> 스틸컷 - 출처: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물론 해학도 정도를 넘어서면 자칫 가벼워 보일 우려가 있다. 시사회에 앞서 열린 무대인사에서 이준익 감독 역시 "영화의 교훈적 의미와 재미 둘 중 하나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게 고민이었다"고 고백했다. 재미를 잡으려다 자칫 그 시대를 너무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열>은 영화적 재미와 교훈적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박열 부부의 유쾌한 투쟁에 웃음을 짓다가도 "내 육체야 자네들 맘대로 죽이지만 내 정신이야 어찌하겠는가"라며 일갈하는 박열의 모습에 짐짓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시쳇말로 '웃픈 영화'인 셈이다. 일본 제국주의와의 투쟁을 한국인 특유의 해학적 정서로 풀어낸 <박열>은 그래서 항일영화의 새로운 전기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빛을 발한 배우들의 연기... 배우 최희서의 발견


물론 이 역시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가 뒷받침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 박열 역으로 배우 이제훈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영 미덥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실제 박열의 사진을 보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험상궂은 그의 외모를 표현하기에 이제훈은 너무나도 곱상한 외모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의 우려를 깨고 이제훈은 역사 속의 박열을 현실에서 되살려냈다. 연인 가네코를 향해서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눈동자를 하다가도 일본 제국주의를 향해 분노를 쏟아낼 때 눈동자에 서리는 광기는 영락없는 박열 그 자체였다. 타임머신이 있어 그 시대의 박열을 마주했더라면 이제훈의 눈빛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단언컨대 영화 <박열>의 최대 수혜자는 가네코 역을 맡은 배우 최희서라고 하겠다. 이미 <동주>를 통해 이준익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던 그녀는 <박열>을 통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어설픈 조선어를 구사하는 일본 여인의 억양은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에 맞서 분노의 포효를 쏟아낼 때는 그 서슬 퍼런 광기에 소름마저 돋을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최희서는 역사의 뒤편에 가려진 채 주목받지 못하던 가네코 후미코라는 여인을 성공적으로 되살려냄으로써 대중들에게 그 이름을 알리는 데 톡톡한 공을 세웠다.


역사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주인공을 내세워 비교적 덜 알려진 숨은 주인공을 발굴해내는 기법은 이미 이준익 감독이 전작 <동주>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본 방식이었다. <동주>를 통해 관객들은 주인공 윤동주(강하늘 분)보다 친구였던 송몽규(박정민 분)라는 존재에 더 주목했다.



(사진: 영화 <박열> 스틸컷 - 출처: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잊혀진 이들을 만나 반갑고 고마웠던 <박열>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 시인은 알아도 박열은 잘 모르지 않느냐"며 개봉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항일영화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역사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익히 알려진 사실들을 재구성한 사례가 많다. 그러나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라는 이름은 그 짧은 항일독립운동사에서조차 비중 있게 다뤄진 이름들은 아니었다.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삶을 만나는 것은 관객들의 입장에서도 무척이나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역사 속 숨은 영웅들을 발굴해 오늘에 되살리고자 노력하는 이준익 감독의 시도는 그 자체로 박수받아 마땅할 일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시대, 암울했던 삶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며 싸웠으나 역사에서마저 잊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영화 <박열>은 더욱 반갑고 고마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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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독립기념관에서 선발하는 '2017 나라사랑 역사탐방단'에 최종 선발됐습니다.


사실 해당 행사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는데요, 과 선배가 "같이 가보지 않겠느냐"고 권하셔서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바빠서 계속 미루다가 신청 마감날 급하게 써서 냈는데 운 좋게도 선발됐군요. 30명 뽑는데 86명 지원했더군요. 최종 선발된 덕분에 올 여름 일본여행을 가게 됐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전 참 억세게 운이 좋은 놈인 것 같습니다.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는 해외여행은커녕 국내여행도 많이 못 다녀봤는데 입학 후 1학년 때부터 안중근의사기념관, 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장준하기념사업회, 청년백범에 이르기까지... 매년 여름마다 지역을 달리해 중국 내 항일독립운동사적지를 탐방하고 돌아왔으니 말입니다. 그때 사진을 보면 정말 중국에 다녀왔던 기억들이 꿈같기도 합니다.


다만 졸업하기 전까지 일본을 한 번 다녀오지 못한 게 내내 아쉬움으로 남아있던 차였습니다. 실제로 전 태어나서 일본에 가본 적이 없거든요. 어쩌면 제 전공과도 가장 밀접한, 만악(萬惡)의 근원인 일본에 가보지 못했다는 게 모순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졸업하기 전에 이렇게 대학생의 특권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일본 답사를 다녀오게 됐습니다.


이봉창, 윤봉길 의사 그리고 의열단원들의 흔적을 좇아갑니다. 그리고... 야스쿠니 신사도 간다고 합니다. 과연 그곳에 가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벌써부터 감정이 조금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일본 열도에 남아있는 선열들의 흔적과 여전히 살아숨쉬는 극우정치의 망령을 가슴 속 깊이 새기고 돌아오겠습니다.


참가비는 40만원이라고 하는군요. 요새 재정적으로 쪼들려서 난감한 상황입니다만, 미친듯이 글을 기고해서 원고료를 벌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여권도 만들고 분주하고 보내겠군요. 가서 사진도 많이 찍고, 돌아와서 <오마이뉴스>에 기행문을 기고해서 여러분과 경험담을 나누고 싶습니다.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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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제가 수련하고 있는 무예24기는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의 기예를 의미합니다. 이 책에는 당대 중국(명나라)과 일본의 기예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떻게 보면 '국제무술'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요.

오늘은 무예 수련을 하다가 심심해서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고 수련을 했습니다. 우연히 틀게 된 음악이 중국의 전통민요인 장군령(將軍令)이었습니다. 이연걸의 영화 <황비홍>의 OST인 '남아당자강'의 모티브가 된 곡이기도 하고, 전통적으로 황비홍을 소재로 한 영화들에서 자주 배경음악으로 쓰인 곡입니다.

이 곡을 들으며 창을 휘두르다보니 뭔가 평소보다 창을 휘두르는 맛이 남다르더군요. 기창의 기원은 고려라고 하지만, 어쨌든 중국무술의 기본도 봉과 창인지라 장군령을 틀어놓고 해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 휘두르는 맛이 나더군요. 

이어서 왜검(倭劍) 수련을 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음악을 들으면서 왜검 수련을 하면 기분이 더 나지 않을까. 호기심에 유튜브에서 'Japanese Traditional Music'을 검색했는데 마침 사무라이(Samurai)를 주제로 한 음악이 떡 하니 나오더군요. 그래서 그 음악을 틀고 왜검 수련을 했습니다.

흠뻑 땀을 흘리고 나서 드는 생각이, 왜검 수련할 때는 일본 음악까지 틀어놓고 완전히 젖어보는 것도 괜찮은 수련방식이지 싶습니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일본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얼핏 보면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의 효과는 남다르다고 봅니다. 왜검을 수련할 때는 완전히 일본의 음악을 들으며 왜색에 젖어보는 것도 그 무술의 특색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가 됐든 이런 식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다양한 방식으로 수련하는 게 오래 꾸준히 수련할 수 있는 비결이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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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

책 제목: 일본 검도의 역사

저자: 사카이 토시노부

출판사: 해토

출판년도: 2016년



[책 소개]


『일본 검도의 역사』는 ‘세계에 발신하고 싶은 검도의 역사’로서 「검도일본」 2008년 4월부터 2010년 3월호까지 2년간에 걸쳐서 연재해왔던 원고를 가필수정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도’라고 말하여지는 검도의 보다 깊은 부분을 커다란 전통성에 초점을 맞춘 제1부와 문화성에 관계된 제2부, 두개로 나누어 검도에 대하여 탐구한다.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책 감상평]


무예24기를 수련하면서 검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유파의 검술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더군요. 그 과정에서 일본의 검술 역시 제 호기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본이야말로 '검의 나라'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다양한 검술 유파가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다양한 검술(현대검도가 아닌 고류검술)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었지만, 국내에 전문적인 서적이 한 권도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검에 대한 책들은 많지만, 대부분 경기화된 현대 검도(죽도식 검도)에 관한 서적만 줄기차게 나올 뿐, 고류검술에 관한 서적은 거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낙담하고 있던 차였는데,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바로 집어들었습니다. 출간된 지 반 년도 안 된 신간이나 다름 없던 책이더군요.


책은 총 176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 역사편과 2부 문화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 역사편에서는 일본 검도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데, 검(劍)과 도(刀)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이 시대를 거치며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거칠고 투박한 검술이, 평화의 시대를 거치며 세련된 이론으로 발전하고, 종래에는 '격검흥행'이라는 이름으로 죽도식 검도로 통일되어가는 과정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것이 특징입니다. 2부 문화편에서는 일본인들의 다양한 '도검사상'과 도검에 깃든 종교적 특성, 신화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밌게 읽긴 읽었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본 내 고류검술이 유파별로 어떻게 수련을 하고, 어떤 식으로 전투에 임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는데, 그런 내용은 없었습니다. 각 유파를 창시한 시조에 대한 전설 정도만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는 등, 흥미 위주의 서술에 그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물론 쓰카하라 보쿠텐, 미야모토 무사시 등 일본의 검호(劍豪) 이야기는 흥미롭긴 했습니다. 또 일본의 고류검술 유파들의 교육방식도 중국의 전통적인 도제식 교습체계와 비슷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 검술의 단계는 수파리(守破離)로 설명됩니다. 처음에는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형(形)을 그냥 무작정 따라하면서 몸에 익히고, 그 다음에 그 형을 깨트리고 변형시켜 자신의 것으로 발전시키고, 종래에는 모든 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의미도 모르고 스승으로부터 동작을 무작정 따라하는 게 과연 실전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현대의 무도가들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무술가들이 중국무술을 비판하는 근거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전통적으로 이런 방식을 이어왔다고 하니 약간은 혼란스럽군요.


일본의 저명한 검술 유파 시조들이 어떤 식으로 수련을 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었는데, 대부분 신궁(神宮)에서 1000일 동안 기도를 드린 끝에 신의 계시를 얻어 검술의 신묘한 도리를 터득했다는 식의 신화적 서술로 구성되어 있어 아쉬웠습니다. 실제로 그랬을 리는 만무하고, 무언가 수련을 하긴 했을텐데 구체적으로 그들이 어떻게 수련했는가에 대한 서술이 모호하여 무술적인 참고는 별로 되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이 책은 검술의 실기적 특징보다는 문화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양날의 검(劍)에 대해 신성시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던 반면에 도(刀)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면서, 훨씬 강력한 외날의 도(刀)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마음 속으로는 도(刀)의 칼등에 날이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그 날이 자신의 마음을 벤다는 관념을 가지고 전투에 임했다고 합니다. 이런 도검사상의 뿌리를 중국의 한고조와 한국의 김유신으로부터 찾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일본 검도의 궁극적인 목표를 '인간형성'에 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약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저자는 일본 검도가 무도로서 정립되기 시작한 때를 메이지 유신 이후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때 일본이 근대화를 이루면서 '국민상무정신'을 고취할 명분으로 검도를 무도로서 발전시켰고, 그들의 특기인 검도를 전장에서 어떻게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중화학무기가 지배하던 시대에, 냉병기인 검의 실용성이야 당연히 떨어지겠지만, 검도의 정신적 의미가 전시 하의 일본인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거라고 합니다. 이를 방증하듯, 저자는 하나의 사례를 듭니다. 일본의 패망 직후 전범이었던 아나미 고레치카가 할복자살을 하기 직전에, 계고(검도 대련을 의미)를 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의 마음을 정리한 것'이라며 높이 평가하는 듯한 뉘앙스의 말을 한 것입니다. 


그들이 2차 세계대전과 태평양전쟁에서 벌인 만행을 생각하면, 과연 그들이 검도를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인간형성'이 남의 나라를 침략하고, 약자를 병탄하는 것인가 싶어 코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자도 그런 점을 의식했는지 '일본 검술을 배우려고 하는 해외 친구들조차도 일본 검술의 기술적인 부분만을 배우려고 하지,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 배우는 것은 꺼려한다'고 고백합니다.



이 책에 대해 추가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글의 가독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일본어 원서를 번역한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문장들이 번역체임이 티가 날 정도로 어색합니다. 게다가 안그래도 생소한 일본어인데 인명(人名)의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읽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또 번역의 통일성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더군요. 계고를 어디서는 '계고'라고 하고, 어디서는 '게이코'라고 하여, 마치 다른 개념인 것처럼 헷갈리게 서술한 점이 거슬렸습니다.


그리고 주석이 없다는 점도 아쉽네요. 안그래도 어렵고 생소한 용어들로 가득한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간단한 각주라도 하나씩 달아주었으면 좋으련만... 몇몇 개념들은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인터넷 서핑으로 찾아보았습니다만, 어떤 단어들은 아예 국내에도 소개되지 않은 단어들이라 전혀 의미를 모르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역자와 출판사 측의 정성이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어 실망스럽습니다. 고작 176페이지에 12,000원이면 그렇게 저렴한 가격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일본 검도사(史)를 본격적으로 다룬 국내의 몇 안 되는 대중서적인데, 좀 더 신경써서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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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