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철비


Daum 웹툰 '스틸레인'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북한 군부의 쿠데타로 최고지도자의 유고(有故) 사태가 발생한다는 시놉시스 아래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개인적으로 개봉 전부터 무척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던지라 개봉 당일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영화 내내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눈에 자주 띄는군요. 북한이 드론을 이용해 청와대를 공격하는 것도 웃겼고, 북파공작원 몇 명이 계엄령이 떨어진 수도 서울을 들락날락하면서 국군 부대를 가지고 노는 것도 황당했습니다. (사실 제 친구는 '우리나라 군대라면 충분히 뚫리고도 남을 거다'라며 역설적으로 너무 현실적인 반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만...)


다소 뻔하고 허무한 결말이었지만, 그럼에도 한반도 현실에 빗대어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들인지라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북한 군부의 쿠데타와 남한에 대한 핵미사일 발사 위협,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면서 철수하는 미국, 일본, 중국까지...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못내 우울함과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북한의 잦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여전히 북한의 위협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북한의 존재를 가벼이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턱대고 책임 지지도 않을 전쟁을 부르짖는 것도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잠시 빌린 땅일 뿐이며, 먼 미래의 후손들에게 평화롭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바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딜레마를 푸는 해법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분단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평화라는 화두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합니다.

2. 신과함께 - 죄와 벌


이 작품 역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을 너무 재미있게 봤던 터라 영화화 소식이 들렸을 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공개된 예고편만 봐도 영 아니다 싶었습니다. 원작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캐릭터(진기한 변호사)는 아예 빠져버렸고, CG 등만 보면 그냥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봉 전부터 원작 팬들 사이에서 원성이 높았는데, 막상 개봉하고나니 연일 호평이 쏟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제 친구도 "영화 보다 울었다"면서 "꼭 보라"고 강추를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확실히 원작과는 다른 전개로 이어집니다. 애시당초 원작을 스크린에 옮기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인지 감독이 아예 원작과 다른 노선을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험 부담이 큰 도전이었을텐데, 나름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내용은 아이를 구하다 죽은 소방관(차태현)이 저승차사들과 함께 49일 간 7번의 재판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습니다. 7개의 지옥마다 심판하는 테마(거짓, 천륜, 폭력, 불의, 배신, 살인, 나태)가 있고 각각을 관장하는 대왕들이 등장합니다. 검사 역할을 맡은 판관들로 오달수와 임원희가 등장하는데 시종일관 진지한 상황에서 둘이 깐족거리는 게 눈에 거슬렸습니다. 나름 영화를 스무스하게 끌어보려는 감독의 설정이었을텐데, 저는 별로였습니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저승(신)도 이승(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걸 부각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망자가 무죄선고를 받아야 자신들도 환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변호하는 차사들이나, 반대로 망자가 유죄를 선고받아야 보너스를 받는 탓에 아무리 정의로운 망자여도 어떻게든 죄를 부풀려보려는 판관들을 보면 오늘날 인간사회의 재판제도를 에둘러 비판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찔러서 피 한 방울 안 나올 정도로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 아니라면 손수건 한 장씩 준비하고 가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보고 나온 사람들이 펑펑 울었다길래, '나는 절대 울지 않겠다'며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들어갔습니다만... 아주 두 눈이 벌개지도록 질질 짜면서 나왔습니다. 끝날 때쯤 객석도 훌쩍이는 소리로 가득하더군요. 감독이 사람 울리는 데 아주 재능이 탁월한 듯 합니다. (왜 그렇게 다들 우는 지는 직접 확인해보시길...)


극중에서 염라대왕(이정재)이 남긴 대사가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서 하지 않은 일을 죽어서 하겠다고 한다" 죽어서 후회하지 말고 살아있을 때 잘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죽어서 지옥 가지 않으려면 정말 착실하게 살아야겠습니다.

Posted by 가베치

어느덧 2017년이 저물어갑니다. 올해 초에 세워둔 목표가 뭐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만, 돌이켜보면 그닥 성취한 것은 없는 듯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게 늘 계획대로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올 한 해도 온갖 변수를 맞닥뜨려야만 했습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변수들 앞에서 제가 했던 선택들이 늘 긍정적이고 행복한 결과만 가져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즐거웠던 날들도 많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선택으로 후회와 좌절, 고통의 시간도 길었습니다. 이제 올해를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그런 힘들었던 기억들도 같이 보내고자 합니다.


내년에도 어떤 변수가 또 저를 괴롭히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올해보다는 좀 더 행복한 날들이 많았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 새해를 앞두고, 내년 목표를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현실적인 고민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목표 순서는 우선순위와 상관없이 생각나는대로 매긴 것입니다)


1. 형의권 수련


형의권 수련을 시작한 지 딱 1년이 됐습니다. 혼자 권가만 치다가 최근 발력 단계에 들어서면서부터 쏠쏠한 재미를 맛보고 있는 중입니다. 사형들과 발력을 주고 받을 때마다 느끼는 손맛(?)에 푹 빠졌습니다. 발력이 잘 안될 때마다 답답하고 고민도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련에 대한 회의감이나 슬럼프에 빠져본 적은 없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바쁜 가운데서도 수련의 끈은 결코 놓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취업준비생이 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직 준비를 해야해서 오히려 지난 1년보다도 시간을 내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형의권 수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제가 생각해도 철 없는 행동 같기도 합니다. 사형들도 누누이 '생활이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지난 1년처럼 수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렵더라도, 수련의 끈만은 놓지 않겠노라 다짐해봅니다. 적어도 하루 30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5분씩은 꼬박꼬박 수련을 하겠노라 목표를 세워봅니다.


2. 해금 재시작


전역한 직후에 배우기 시작한 취미활동 중 하나가 해금이었습니다. 형의권 다음으로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열심히 배웠던 악기인데, 주머니사정도 여의치 않고 시간 여유도 없다보니 지난 11월부터 학원을 잠깐 관둔 상황입니다. 집에 악기가 있긴 한데, 학원을 안 나가니 연습조차 게을리하게 됩니다. 이러다간 아예 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요새 조바심이 좀 납니다. 


남자라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악기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탓에, 해금 연습의 끈도 놓고 싶지 않습니다. 내년 초에 상황이 좀 안정되면 다시 학원에 등록해서 연습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이대로 중단하기엔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돈, 열정이 너무 아깝네요.


3. 독서량 100권 달성


올해 초부터 읽은 책들의 목록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60권 정도의 책을 읽었네요. 등하굣길이나 여행갈 때나 항상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었음에도, 워낙 이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서 겨우 이 정도에 그쳤네요. 


무작정 많이 읽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굳이 책을 많이 읽으려는 까닭은 그냥 책 욕심이 많은 성격 탓입니다. 읽지도 않은 책들이 방에 쌓여가는데도, 좀 흥미롭다 싶은 책들이 보이면 일단 사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집안의 서가가 부족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사놓은 책들부터 일단 후딱후딱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내년엔 100권 달성을 목표로 열심히 읽으려고 합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부터 얼른 해치워야겠지요. 특히 이문열의 <삼국지>는 꼭 통독하려고 합니다. 여러 차례 통독에 도전해봤지만, 매번 흐지부지됐기 때문입니다. 6권까지 읽다가 흐름이 끊어졌는데, 내년에는 다시 1권부터 시작해서 10권까지 통독에 성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4. 일본어 공부


최근 들어 일본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보다보니 일본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난 학기 일본어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일본어는 국어와 어순이 비슷해서 쉽다고 하는데, 저한텐 중국어보다 오히려 더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버겁더군요. 알파벳이라고 할 수 있는 히라가나, 가타가나 외우는 것도 머리에 쥐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도 흥미가 있기에 끈기를 갖고 꾸준히 하면 성취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 근처 서점에 가서 일본어 독학을 위한 교재를 한 권 살 생각입니다. 토익이나 다른 자격증 취득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겠지만 취미 수준으로 가볍게 한 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다 기회가 되면 자격증 시험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5. 졸업


현재 4학년 2학기까지 다 마치고 졸업 논문도 제출한 상태라서 정상적이라면 내년 2월 졸업입니다만, 졸업요건 중 하나인 '토익' 통과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수료'로 걸어놓고 졸업을 유예하게 됐습니다.  


졸업 요건 자체가 요식행위에 가까워서 학교에서 요구하는 기준 점수는 낮습니다만, 이번 학기는 학생운동한다고 바빠서 아예 시험 자체를 응시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루 빨리 학교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터라, 우선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토익 공부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내년 8월에 후기 졸업장은 받아야하니까요.


6. 취직 준비


아마 이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듯 합니다. 이제 정말 명실상부 취업준비생이 됐는데, 더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고민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들을 중심으로 진로 탐색과 취직 준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특히 요새 정부에서 알선하는 '취업성공패키지'란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정부에서 청년들에게 취업장려금을 지급하면서 진로 탐색과 취직을 위한 직업훈련까지 컨설팅해준다고 합니다. 제 또래 친구들도 많이 하고 있던데, 일단 저도 이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프로그램과 별도로 토익, 워드 같은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하려고 합니다.

Posted by 가베치


얼마 전에 춘천 외갓댁에 다녀왔습니다.


춘천역에서 외갓댁으로 가려면 소양강을 끼고 있는 길을 지나야 하는데, 평소에는 뭐가 그리 급한지 강의 풍경을 감상할 겨를도 없이 역과 집만을 왕복해왔더랬습니다.


요새 마음이 좀 심란한 터라, 강바람이나 쐴 요량으로 잠깐 들렀습니다. '소양강 스카이워크'라는 게 새로 생겼는데 2천 원인가를 내면 강 중턱까지 이어진 교각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멀리서 봐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거리인데다가 별 것도 없어 보이는 터라 굳이 돈 내고 입장권을 끊진 않았습니다.


한겨울 강바람을 쐬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좀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가베치